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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수연목서×한영수: 여름에서 겨울’ 전시, 목공과 사진의 만남

윤혜진 프리랜서 기자

2023. 09. 26

한영수문화재단과 수연목서 갤러리에서 목공예가와 사진가가 협업한 색다른 전시를 선보인다. ‘수연목서X한영수: 여름에서 겨울’이란 타이틀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한국 광고사진의 대부 한영수 작품 중 여름부터 겨울까지의 다양한 풍경을 소개한다.

사진가의 입장에서 액자란 사진과 전시 공간을 이어주며 작품의 가치를 높이는 하나의 장치와 같다. 넓은 의미에서는 작품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9월 20일부터 12월 31일까지 경기 여주에 위치한 수연목서에서 열리는 ‘수연목서X한영수: 여름에서 겨울’전은 단순한 사진전을 넘어 목공예와 사진의 적극적인 협업을 시도한 전시다. 사진가이자 목공예가로 활동 중인 수연목서의 최수연 대표와 한영수문화재단 한선정 대표가 공동으로 기획했다. 한선정 대표가 이번 전시에 소개할 한영수 작가의 작품을 선정하고, 최수연 대표는 전시 작품에 어울리는 액자를 제작하며 함께 고민하고 답을 찾아갔다.

ⓒ한영수_수연목서×한영수: 여름에서 겨울_한영수문화재단 제공

ⓒ한영수_수연목서×한영수: 여름에서 겨울_한영수문화재단 제공

또한 이번 전시가 열리는 복합문화공간 수연목서도 전시를 한층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2개의 쌍둥이 건물로 이뤄진 수연목서는 우리나라와 관련된 사진 책과 건축 관련 책을 수집 및 소장, 판매하는 전문 책방이자 편히 쉴 수 있는 카페다. 아울러 가구를 만드는 목공소와 전시를 위한 갤러리도 운영해 다양한 사진 작품과 책, 가구를 한자리에서 만나는 재미가 있다. 특히 이번 ‘수연목서X한영수: 여름에서 겨울’ 전시는 수연목서 갤러리의 개관전으로 조금 더 신경을 썼다. 다채로운 공간의 성격에 맞춰 여러 연령층이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작품들을 선별해 총 15점을 선보이며, 한영수문화재단이 만든 사진엽서를 수연목서 나무 액자에 넣은 작은 사이즈의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다. 엽서 액자들은 부담 없는 가격에 소장도 가능하다.

우리나라 광고사진 1세대 한영수 작가

한국 광고사진의 대부로 손꼽히는 한영수 사진들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나 마크 리부 같은 초기 매그넘 작가들의 작품을 연상시킨다. 대상을 택하는 탁월한 능력과 구도의 완벽함, 그리고 다양한 앵글과 절묘한 타이밍으로 완성해 기록적 가치뿐만 아니라 뛰어난 미적 가치를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영수_수연목서×한영수: 여름에서 겨울_한영수문화재단 제공

ⓒ한영수_수연목서×한영수: 여름에서 겨울_한영수문화재단 제공

최근 들어 특히 그의 작품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14년 아를 포토 페스티벌(Rencontres d’Arles photo festival), 2017년 뉴욕국제사진센터(International Center of Photography), 2018년 LA 개인전, 2019년 하버드대학교 아시아센터 개인전 등을 통해 많은 작품이 소개됐다. 뉴욕국제사진센터에서 열린 개인전의 경우 한국 사진작가로서는 최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LA카운티미술관, 헝가리사진박물관 등도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최수연 수연목서 전경과 갤러리 전시 공간. 옛 풍경과 클래식한 나무 액자, 가구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최수연 수연목서 전경과 갤러리 전시 공간. 옛 풍경과 클래식한 나무 액자, 가구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한영수 작가가 시대의 다양한 모습을 빼어난 조형성을 바탕으로 우아하게 담아낼 수 있었던 이유는 작가의 생애와 관련 깊다. 1933년 개성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한영수는 청년 시절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전쟁이 끝난 후 서울로 돌아와 황폐해진 도시의 모습을 마주한 그는 한국 최초의 리얼리즘 사진 연구 단체인 ‘신선회’에서 사진가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광고사진가로 변신해 1966년 한영수사진연구소를 설립했다. 한영수사진연구소는 1960년대 한국 경제의 급격한 성장과 함께 한국 광고 및 패션 사진에 선구자적인 역할을 했다. 1999년 작고하기 전까지 한영수는 수많은 사진 단체와 문화기관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저서로는 1987년 출간한 사진집 ‘삶’이 있다. ‘삶’에는 한국전쟁 이후 서울의 역사적 모습을 기록한 다양한 사진을 선별해 담았다.



이번 전시를 주최한 한영수문화재단은 한영수의 딸 한선정이 설립했다. 한선정 대표는 작가의 필름과 관련 기록을 보존하고 그의 업적을 알리기 위해 다양하게 노력 중이다. 빈폴과 2020 S/S 패션 컬래버를 진행했으며, 2021년에는 라이카 코리아와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우리가 모르는 도시’ 프로젝트를 성황리에 마무리 지었다. 출판물로는 네 권의 사진집이 있다. 1950∼60년대 서울 모습을 담은 ‘서울모던타임즈’를 2014년 펴낸 것을 시작으로 2015년 ‘꿈결 같은 시절’, 2017년 ‘시간 속의 강’, 2020년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를 출간했다. 사진으로 보는 ‘한영수 전집’이다.


‘수연목서×한영수: 여름에서 겨울’

작품을 보다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팁을 소개하자면, 관람 시간을 여유 있게 잡고 전시회장에 갈 것. 수연목서는 2021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을 수상할 만큼 빼어난 공간미를 자랑한다. 가을 수목이 어우러진 야외 멋진 공간에서 특별한 전시를 만끽한 후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다 보면 몸도 마음도 힐링이 되는 완벽한 가을 소풍이 될 것이다.

주소 경기도 여주시 산북면 주어로 58 수연목서
기간 9월 20일~12월 31일
운영시간 수~금요일 오전 10시 30분~오후 6시, 토요일 오전 10시 30분~오후 9시, 일요일 오전 10시 30분~오후 8시(월~화요일 휴관)


#10월전시 #한영수 #수연목서 #여성동아

사진제공 한영수문화재단, 최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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