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6~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
CES의 핵심은 ‘일상의 변화’에 있다. 물론 CES에 대한 관심은 신기술을 비롯한 비즈니스 측면에 쏠린다. 하지만 그 기술이 빛을 발하는 것은 신기함을 넘어 일상으로 자리 잡는 과정에서다. 특히 최근 가전은 생활 영역을 뛰어넘어 IT산업의 마중물이 되고 있다. CES 2023으로 점쳐보는 미래의 일상들.
01 VR 헤드셋 끼면 영화 속으로
캐논이 선보인 VR 헤드셋 코코모.
코로나19 팬데믹은 비대면 서비스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놓았다. 그 이전에는 ‘만나지 않아도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는 가능성 중심으로 발전했다면, 팬데믹 시기엔 비대면 서비스가 유일한 대안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특히 가상현실은 비대면 시기에 관계의 목마름을 해소할 수 있는 적극적인 방법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상현실과 메타버스가 기대만큼의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특유의 모호한 느낌을 씻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CES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가상 세계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영상 및 광학기기 특화 기업 캐논은 부스에 영화 속 무대를 꾸며놓았다. 영화 ‘식스센스’를 연출한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신작 ‘노크 앳 더 캐빈’ 배경이 된 오두막이다. 가상현실 헤드셋을 쓴 채 오두막으로 들어가면 실제 영화 속 한 장면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영화 속 배우와도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니콘은 부스에 오토바이를 설치했다. 거대한 LED(발광다이오드) 앞에서 관람객들은 미래형 오토바이를 타는 듯한 가상현실 체험을 할 수 있다.
가상현실의 핵심은 소통에 있다. 가상현실에서 다른 사람을 만나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무엇인가를 함께할 수 있어야 완성된다. 이번 CES에서는 지금까지 보지 못한 기술이 등장했다기보다는 메타버스에 적합한 기술들이 제자리를 찾고 대중화하는 과정에 있다고 봐야 한다. 물론 메타버스에 대한 회의감은 점점 커지고 우리의 생활 역시 다시 대면으로 돌아가고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중요한 건 이미 우리가 비대면을 경험했다는 것이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대면과 비대면의 이분법이 아닌 ‘소통’에 방점을 찍은 하이브리드 제품이 등장할 때다.
02 구글과 삼성을 연결하는 ‘매터’
SK텔레콤의 수소드론. 니콘이
제조사가 다른 기기 간의 통신은 거의 불가능하고, 스마트폰으로 전자제품을 구동하더라도 각 제조사별로 별도의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야 한다. 음성 인식 어시스턴트와 연결하는 것도 쉽지 않다. 연결성에 있어 기기 선택의 자유를 제약받는 셈이다. 이번 CES에서 눈에 띄기 시작한 ‘매터(matter)’는 그 장벽을 허무는 기회다.
매터는 구글, 애플, 아마존 등 플랫폼 기업을 비롯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기업, 그리고 퀄컴을 비롯한 통신·반도체 기업들이 참여한 표준 가전 연결 규격이다. 현재 220여 개 기업이 참여해 기존의 독자적인 연결 방법을 허물고 모든 기기가 통일된 규격으로 통신하도록 약속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전이 서로 연결되고, 이를 애플의 스마트폰이나 아마존 알렉사로 자유롭게 제어하는 시대가 머지않았다.
생각해보면 한 기업의 가전으로 집 안 전체를 꾸밀 수는 없다. 매터는 가장 어려운 장벽을 허물어내는 출발점이다. 그동안 각자도생을 이어온 기업들이 표준 규격을 통해 서로 연결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03 팬데믹이 낳은 달걀, 디지털 헬스케어
‘CES 2023’에 설치한 오토바이 부스.
얼굴 스캐닝을 통해 건강을 체크하는 기술(왼쪽부터).
04 인류의 영원한 숙제, 지속가능성
삼성전자가 ‘CES 2023’에서 공개한 스마트싱스 스테이션.
”1월 6일(현지 시간) CES 2023 개막일 첫 기조연설자로 나선 존 메이 ‘존디어’ 최고경영자(CEO)의 말이다. 존디어는 세계 최대 농기계 회사다. 1차산업을 대표하는 농업 분야에서도 지속가능성이 화두로 떠올랐다는 뜻이다. 기계는 단순히 인간의 일손을 거드는 역할을 넘어, 급변하는 환경과 식량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고 있다.
CES는 ‘지속가능성’을 올해 핵심 키워드 5가지 중 하나로 선정했다. 특히 환경 문제는 이제 더 미룰 수 없는 주제다. 기후변화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고, 폐기물과 각종 환경 파괴는 당장 해결해야 하는 사회적 문제가 되었다. 이번 CES에서 삼성전자는 기기 간 연결을 통해 낭비되는 전력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가전제품에 적용했다. 바로 스마트싱스 가전 플랫폼에 이용한 것이다. SK는 탄소중립과 이에 대한 실천 방향을 이번 CES의 핵심 주제로 소개하기도 했다.
태양열을 이용해 전력을 만드는 텐트, 코일 대신 그래핀을 활용해 에너지를 절감하는 난로 등 일상과 맞닿은 제품도 선보였다.
지속가능성은 기업의 생존과도 연관돼 있다. 유럽연합(EU)·미국은 무역에서 탄소 배출 규제를 날로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CES는 기업들이 새로운 시대에 얼마나 준비돼 있는지를 볼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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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뉴스1 뉴시스 AP뉴시스
사진제공 CES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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