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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시터 연결 플랫폼 '도그메이트' 정나래 이사

두경아 프리랜서 기자

2022. 08. 23

‘반려동물도 베이비시터처럼 전문 시터가 돌봐주면 어떨까?’ ‘도그메이트’는 이런 생각에서 출발한 방문 펫시터 연결 플랫폼이다. 도그메이트 정나래 이사는 “건강한 반려동물 문화를 위해서는 펫시터가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 반려동물이 가족의 일원으로 인식되면서, 반려동물 돌봄에 대해 더 깊게 고민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1인 가구나 맞벌이 가정에서 반려동물이 보호자 없이 보내는 시간이 길 때, 위생이나 식사 문제를 비롯해 정서적 교감과 놀이 등에 공백이 생기기 마련. 이 경우 반려동물에게 건강상의 문제나 분리불안병이 생길 수 있고, 짖음 같은 문제 행동이 나타나기도 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베이비시터처럼 반려동물을 돌봐줄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번쯤 해봤을 터.

반려동물 문화가 일찌감치 자리 잡은 미국에서는 펫시터를 단순 아르바이트가 아닌 전문 돌봄 제공자로 인식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반려동물 돌봄 서비스를 전문으로 연결하는 플랫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중 대표 주자는 도그메이트. 2015년 10월 론칭한 도그메이트는 지금까지 3만6680마리(8월 14일 기준)의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14만1586건의 돌봄 서비스를 진행했다. 하루 평균 돌봄 서비스 이용 횟수는 3000여 건에 달한다. 도그메이트를 운영하는 이하영 대표와 정나래 이사는 부부이자 사업파트너로, 푸들 2마리를 키우고 있다. 이들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 역시 펫 돌봄 서비스가 필요해서였다.

“유기견 임시 보호를 하고 있었는데, 여행 가기가 너무 어렵더라고요. 당시 남자 친구이자 지금의 남편에게 임시 보호견을 맡겼는데, 그 과정에서 펫시터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게 됐죠. 남편도 반려동물을 혼자 키우면서 애로 사항을 느끼고 있었거든요. 남편이 외국 사례를 찾아보더니 “국내에서도 가능하겠다” 해서 함께 펫시터 플랫폼 사업을 시작하게 됐어요.”

50 대 1 경쟁률, 펫시터 되려면

액션캠 장비, 이중 산책 줄, 명함, 배변 가방 등 도그메이트가 펫시터에게 제공하는 물품들.

액션캠 장비, 이중 산책 줄, 명함, 배변 가방 등 도그메이트가 펫시터에게 제공하는 물품들.

도그메이트는 개와 고양이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펫시터들은 반려동물 밥 주기, 환경 정리, 실내 놀이, 산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병원 방문이나 미용 숍, 유치원 등의 장소까지 픽업해주는 서비스도 있다. 돌봄은 30분 단위로 예약할 수 있으며, 비용은 실내에서만 이뤄지는 서비스의 경우 30분에 1만5000원. 야외 산책이나 대형견일 경우 비용이 추가된다. 아직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과 부산 일부 지역, 천안에서만 서비스가 가능하다.

도그메이트는 엄격한 선발 과정을 통해 펫시터를 뽑는다. 경쟁률도 높고, 조건도 꽤 까다로운 편. 1000명 정도가 지원하면 그중 20명 정도만 발탁된다고. 펫시터 응시 조건은 3년 이내에 반려동물을 키운 경험이 있거나 반려동물을 키운 경력 10년 이상이다. 펫시터 지원자는 온라인으로 지원서를 제출(1차 서류 접수)한 뒤 2차 서면 인터뷰, 3차는 화상 인터뷰(혹은 대면 인터뷰)를 거친다. 이렇게 선발된 펫시터들은 오프라인 4시간 직무 교육을 받고 현장에 투입된다. 이때 계절별 유니폼이나 액션캠 장비, 이중 산책 줄, 명함 등 활동에 필요한 물품을 지원받는다.



“펫시터 선발 과정을 통해 직업에 대한 진정성이 있는지, 실제 반려동물을 키운 경험이 있는지 등을 가늠해요. 펫시터는 전문적인 지식이 없으면 힘든 일이거든요. 생명을 다루는 일이다 보니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고요. 최대한 반려동물이 다치지 않도록 교육하고 여러 장치를 추가해 대비하지만, 그렇다고 사고가 나지 않는 건 아니에요. 그래서 회사에서는 안전 보상 책임 보험에 가입해서 자체 보험을 운영하고 있어요.”

도그메이트는 반려동물 돌봄에 관한 여러 가지 안전·안심 대책을 운영 중이다. 산책 서비스 중에는 하네스와 이중 산책 줄을 사용한다. 펫시터들이 돌봄 내내 액션캠을 장착하고, 보호자와 채팅하면서 서비스를 진행할 수도 있다. 돌봄이 끝난 뒤에는 꼼꼼한 돌봄 일지를 보호자에게 전달한다. 펫시터는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더없이 좋은 직업이다. 대부분 동물을 좋아하지만 키울 여건이 안 되는 사람들이 선택한다고 한다. 부업으로도 제격이다. 자신이 원하는 지역과 시간을 정해서 활동할 수 있기 때문에 펫시터가 부업인 경우가 70%나 된다. 특히 경력 단절 여성들에게 인기라고.

정나래 이사는 도그메이트 사업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많다고 말한다. 반려동물 돌봄 서비스를 받는 사용자뿐 아니라, 돌봄을 제공하는 펫시터 입장에서도 감동적인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

“인상적인 리뷰가 있었어요. 노견은 물이나 음식을 스스로 먹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서 특별한 돌봄이 필요하거든요. 노견을 키우는 보호자분께서 거의 매일 저희에게 반려견 돌봄을 맡기셨는데 얼마 전 그 반려견이 결국 무지개다리를 건넜어요. 보호자님께서 ‘도그메이트 덕분에 반려견이 사랑을 많이 받다가 갔다’고 하시더군요. 또 임신을 한 상태에서 막달까지 활동하신 펫시터분도 인상적이에요. 그분은 ‘강아지, 고양이를 돌보면서 태교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회사 생활을 오래 했지만, 펫시터로 활동했던 시간이 가장 행복했다’고 하시더라고요.”

현재 도그메이트는 플랫폼을 통해 펫시터 파견뿐 아니라 앱을 통한 반려동물 행동 교정 훈련을 진행 중이다. 이 서비스는 수의학과 행동학 교수, 반려동물 훈련사 등 전문가와 함께 개발했는데, 훈련 주체는 보호자다. 정나래 이사는 “가장 좋은 훈련은 보호자가 직접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도그메이트는 짖음이나 분리 불안 등의 개선을 위해 매일 교육 미션을 제공하는데, 누적 이용자 6200여 명 중 80%가 “문제 행동 개선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지금은 도그메이트 서비스가 돌봄에 특화돼 있다면, 앞으로는 반려견의 교육이나 생애주기를 책임질 수 있는 서비스를 목표로 해요. 더 나아가 식습관이나 건강까지 아우르고 싶고요. 반려동물은 나이 들면서 많은 부분이 변하는데 그때마다 보호자의 수고를 덜어주고, 반려동물과 끝까지 함께할 수 있게끔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펫시터 #도그메이트 #여성동아

사진 김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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