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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beauty

패션 브랜드 화장품 기자가 직접 써 보니…

이진수 기자

2022. 08. 11

각종 패션 브랜드가 코즈메틱 신사업 확장에 나선 지 3년여가 지났다. 야심 찬 시도와 달리 뷰티 잔혹사라고 소문난 패션·유통사의 PB 뷰티 브랜드들. 무엇이 문제일까. 뷰티 포화 시장에서 단순 주목을 받지 못한 것인지, 제품력의 문제인지 기자가 대기업 유통사 4곳의 제품을 직접 써보고 그 이유를 밝혀보기로 했다. 

두 달 전 코오롱 FnC가 전개하는 화장품 브랜드 ‘엠퀴리’의 ‘코어 파워’ 라인 샘플을 받아볼 기회가 생겼다. 평소 사용하던 스킨케어 제품이 똑 떨어져 새 제품을 구입하기 전까지 써볼 생각이었다. ‘신생 브랜드인가?’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라 테스트해보기 전까지 큰 기대가 없었으나 사용 후기는 한마디로 기대 이상. 며칠 사이에 피부가 맑아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후 정품을 ‘내돈내산’할 생각으로 엠퀴리를 검색했는데 ‘코오롱 뷰티’ ‘코오롱 화장품’ 연관검색어가 줄지어 나왔다. 문득 패션 브랜드에서 론칭한 화장품들의 성적표가 궁금해졌다. 그래서 현대백화점 그룹 패션 계열사 한섬의 ‘오에라’, LF의 ‘아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연작’까지 대기업 패션 브랜드의 뷰티 제품을 써보기로 했다.

총 4개 브랜드 제품을 두 달간 2주씩 사용해보고 제품력을 직접 비교했다. 결과적으로 제품력은 우수한 편!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갓성비·고렴이 그 어떤 뷰티 브랜드 제품과 견주어도 상위권이었다. 참고로 기자의 피부 타입은 ‘수부지(수분 부족형 지성)’다.

마스크 안에 향수를 뿌렸나?
#한섬 ‘오에라’ 멀티 베네핏 캘리브레이터

한섬 ‘오에라’ 멀티 베네핏 캘리브레이터 80ml 37만5000원.

한섬 ‘오에라’ 멀티 베네핏 캘리브레이터 80ml 37만5000원.

현대백화점 그룹 계열 패션 전문 기업 한섬이 지난해 8월에 출시한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 초고가 브랜드답게 9만원대부터 123만원에 달하는 제품까지 있다. 제품력이 탁월하다면, 피부과 다닐 돈 아껴 얼마든지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을 터. 오에라의 시그니처 제품 멀티 베네핏 캘리브레이터를 사용해봤다. 주름과 미백 기능성이 담긴 화장품. 피부 톤과 피붓결, 탄력을 이상적인 상태로 가꿔볼 수 있는 피부 보정 에센스다.

우선 제품 뚜껑을 열자마자 니치 향수와 같은 짙은 향료 냄새가 풍겼다. ‘화장품에 향수 기능을 더해서 가격에 센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처럼 흐르는 제형에 무척 가볍다. 효과적인 사용 방법 설명에 맞게, 동봉된 전용 패드에 적당량을 덜어 피붓결을 따라 부드럽게 닦아낸 뒤 필요한 부위에 소량을 덧발랐다.

해당 제품의 장점은 여러 번 발라도 가벼운 텍스처와 고급스러운 향. 미세하게 피부 톤이 밝아진 것 같기도 하다. 2주간 큰 변화는 없었다. 닦토(닦아내는 톤너)용으로 적합한 제품인데, 아침마다 이걸 바른 후 마스크를 쓰면 마스크 안이 제품 향으로 가득 차 계속 킁킁거리게 된다. 특히 잔향이 좋다. 강한 향을 즐기거나 뭘 발라도 괜찮은, 모공 하나 없는 타고난 피부라면 선택하는 데 고민의 여지가 없을 듯.



일주일만 써보세요, 피부가 달라집니다.
#LF ‘아떼’ 바이탈 씨 좀 라인과 비건 릴리프 선 에센스

 LF ‘아떼’ 바이탈 씨 좀 필링 젤 클렌저 200ml 3만5000원(왼쪽)  LF ‘아떼’ 비건 릴리프 선 에센스 SPF50+ PA++++ 70ml 4만2000원.

LF ‘아떼’ 바이탈 씨 좀 필링 젤 클렌저 200ml 3만5000원(왼쪽) LF ‘아떼’ 비건 릴리프 선 에센스 SPF50+ PA++++ 70ml 4만2000원.

LF가 2019년 10월에 론칭한 첫 여성 비건 화장품. 씨 좀 라인을 이틀 사용하고, ‘어우, 이건 아닌데’ 중단했다가 다시 쓰고 반했다. 레몬과 찻잎을 우린 듯한 독한 향이 난다. 향기로운 제품은 아니다. 클렌저는 살짝 녹진한 점도에 사용감이 굉장히 부드럽다. 딱 데일리용. 사용을 멈추게 한 건 앰풀이다. 완전 물 제형에 스포이트를 누르자마자 얼굴을 타고 일직선으로 흐르른다. 피부 상태가 좋지 않은 부위에 닿으면 따갑고, 입술에 묻기라도 하면 그 맛이 ‘웩’ 할 정도. 리바이브 밤은 끝이 뾰족한 용기가 위생적이고 유분기가 있는 피부 장벽 크림. 사용감이 대체로 리치하게 느껴졌고, 첫인상에 호감을 사진 못했다.

비타민 C가 함유된 고기능 화장품을 처음 써봤다. 타사 제품을 먼저 사용한 후 참고 다시 도전했는데 웬걸! 인생 제품으로 꼽을 만큼 피부가 깨끗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겉만 그럴듯해지는 게 아니라 피부 속부터 건강해지는 느낌. 여전히 피부 트러블이 있는 부위에는 따끔했지만, 피부 톤이 맑아지고 진정 효과가 뛰어났다. 트러블은 며칠 사이에 금방 들어갔다. 유분기가 있지만, 피부에 유수분 밸런스를 맞춰줄 정도로 기름지진 않다.

LF ‘아떼’ 바이탈 씨 좀 리바이브 밤 50ml 5만5000원(왼쪽). LF ‘아떼’ 바이탈 씨 좀 토닝 컨센트레이트 20ml 4만5000원.

LF ‘아떼’ 바이탈 씨 좀 리바이브 밤 50ml 5만5000원(왼쪽). LF ‘아떼’ 바이탈 씨 좀 토닝 컨센트레이트 20ml 4만5000원.

여기에 선 제품은 화룡점정이다. 눈 감고 사용하면 선크림인 줄 모를 만큼 가벼운 수분 에센스 제형. 백탁 현상까지 거의 제로다. 좋다고 하도 소문을 내고 다녀, 주위 지인들까지 구매하게 만들었다. 씨 좀 라인은 ‘무조건 냉장 보관, 참고 쓰기!’를 기억하자. 더위에 지친 여름용으로 그만이다.


촉촉, 보습 만능 세럼
#신세계인터내셔날 ‘연작’ 전초 컨센트레이트

신세계인터내셔날 ‘연작’ 전초 컨센트레이트 75ml 11만5000원.

신세계인터내셔날 ‘연작’ 전초 컨센트레이트 75ml 11만5000원.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2018년에 자체 론칭한 화장품 브랜드 ‘연작’. 한국 자생 원료를 사용해 한방 화장품으로 소문났다. 그중 인기 제품 전초 컨센트레이트를 만났다. 사용 후기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우유 세럼’. 보습력 있는 크림 세럼이다. 한방 화장품이 워낙 잘 맞는 피부 타입이라 기대가 컸다. 정확한 사용감 측정을 위해 다른 제품 사용을 생략하고, 가능한 한 연작의 세럼만 서너 번 덧발라봤는데 그리 건조하지 않았다. 스포이트 길이가 길어서 여러 단계 제품과 같이 사용할 경우 한 번만 짜서 써도 충분하다. 시원한 용량이 마음에 든다.

밀키함 덕분에 영양감도 좋고, 꼽을 만한 단점이 별로 없다. 효과가 단번에 나타나는 편이 아니라, 전초 컨센트레이트 라인(토너, 크림, 클렌저)를 함께 사용하면 훨씬 좋겠다. 효삼, 치자, 침향이 들어가 미약한 한방 향이 난다. 다가올 가을·겨울에 세트로 사용해볼 만하다.

뷰티 알못은 이걸 쓰세요
#코오롱 FnC 엠퀴리 코어 파워 라인

코오롱 FnC 엠퀴리 코어 파워 퍼스트 에센스 155ml 5만2000원(왼쪽). 코오롱 FnC 엠퀴리 코어 파워 크림 50ml 6만9000원. 8 코오롱 FnC 엠퀴리 코어 파워 세럼 50ml 10만8000원.

코오롱 FnC 엠퀴리 코어 파워 퍼스트 에센스 155ml 5만2000원(왼쪽). 코오롱 FnC 엠퀴리 코어 파워 크림 50ml 6만9000원. 8 코오롱 FnC 엠퀴리 코어 파워 세럼 50ml 10만8000원.

지난해 코오롱 FnC에서 리론칭한 ‘엠퀴리’. ‘코어 파워’ 라인을 사용하고 ‘미리미리 피부 관리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코어 파워 퍼스트 에센스는 이미 내돈내산해 열심히 사용 중이다. 샘플까지 사용 기한이 한 달여 정도다. 안티에이징을 20대부터 관리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천천히 하면 되겠지, 하면서 간과했는데 코어 파워 라인을 써보고 다르다는 걸 알았다. 트러블 하나 안 나도록 피부 속을 정화해주는 느낌. 피부가 맑아진다는 걸 경험했다. 해당 라인을 쓰고 나서 지인들에게 “피부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들었다.

가장 중요한 메이크업 단계에서도 흡수력이 빨라 화장이 밀리지 않는다. 촉촉한데 가볍고, 보습까지 알차다. 사용감이 산뜻한 편. 계절을 크게 타지 않을 듯하다. 에센스와 세럼의 경우 가벼우면 건조한 경향이 있는데, 살짝 흐르는 콧물 제형으로 수분이 꽉 차 있다. 크림의 영양과 탄력이 피부 기초 공사를 마무리해주는 느낌이다. 특히 크림 제형이 굉장히 독특한데, 생크림을 냉동실에 얼린 듯 부드러우면서 단단한 텍스처다. 최애 제품이기에 더욱 아쉬운 점은 양이 적다는 것. 빨리 없어질까 아껴서 쓰게 된다. 수분과 기능으로만 가득 채웠다는 느낌이 강해 수부지, 지성 피부 타입에게 강력 추천한다.

사진 박해윤 기자 홍태식
사진출처·제품협찬 아떼 연작 오에라 엠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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