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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column

‘고개 숙인 남자’를 위한 한방 보정(補精) 요법

한의사 이근희

입력 2022.06.09 10:30:02

진료실에서 환자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건강관리에 신경을 덜 쓴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일단 남자 환자가 의료기관에 혼자 오는 일 자체가 드물다. 부모님 혹은 배우자 손에 이끌려 내원하더라도 남성들은 자기 증상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기보다는 겸연쩍은 표정으로 한쪽에 앉아 있기 일쑤다. “아…, 저…, OO 때문에 왔는데요…” 하다가 이야기를 멈춰버리는 것이다. 그렇지만 예외 질환이 있다. 혼자서, 심란한 표정으로 자신의 증상을 호소하는 병. 바로 발기부전이다.

발기부전은 남성의 성기능 장애 가운데 하나다. 남자는 성적 자극을 받으면 내분비계 호르몬이 작용해 음경 내부에 있는 해면체로 혈액이 몰린다. 그 결과 음경이 단단해진다. 어릴 때는 시도 때도 없이 발기 현상이 나타나 곤란을 겪는 사람이 많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발기가 잘되지 않거나, 발기 지속시간이 짧아지면 남성들은 크게 당황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발기부전이다.

우리나라 남성 상당수는 이런 증상을 겪는 것을 수치스럽게 여겨 배우자는 물론 의료인에게조차 알리지 못하고 끙끙 앓는다. 혼자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따라 하거나 음성적으로 거래되는 무허가 발기부전 약을 복용하다 증상을 악화시키는 분들도 있다. 그들과 비교하면 병원을 찾아와 발기부전 문제를 상담하는 남성들은 찬사를 받을 만하다.

발기부전은 결코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며 남성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문제다. 원인을 알면 개선 방법 또한 찾을 수 있다. 먼저 ‘심인성 발기부전’을 보자. 아침에 일어났을 때는 발기가 잘되고 자위도 잘하는데, 유독 성관계를 가지려 할 때만 발기가 되지 않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신체적 원인 없이 발생하는 이러한 발기부전은 스트레스, 자신감 저하, 우울증 등 정신적 문제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이때는 마음의 고통을 해결하면 몸의 이상도 함께 해결된다.

신체적 문제로 발기부전이 나타날 때는 원인을 좀 더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가장 흔한 이유는 음경 주변 혈관 장애다. 그로 인해 혈류에 문제가 생기면 발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교통사고 등으로 발기에 관여하는 신경 장애가 생겨 발기부전이 나타나기도 한다. 드물지만 호르몬 분비 문제가 발기부전을 야기하기도 한다. 간혹 고혈압치료제나 이뇨제 등의 성분이 발기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몸의 문제로 발생하는 ‘기질적 발기부전’은 서서히 진행되며 아침 발기나 자위 또한 불가능한 특징을 보인다. 중장년 남성의 경우 혈액순환 능력이 떨어지고, 고혈압·고지혈증·당뇨·비만 같은 성인병이 발생해 기질적 발기부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한의학에서는 발기부전을 양위(陽痿)라고 한다. 남성이 시들어 힘 있게 일어나지 못하는 병을 의미한다. 이때는 근본적으로 소모된 정(精)을 보충해야 한다는 게 한의학의 접근이다. 이때 정은 정자가 들어 있는 정액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선천적으로 타고난 생명 에너지의 근원, 건강 그 자체를 뜻한다. 그래서 한의학에서는 임신을 목적으로 한 경우를 제외한 성관계는 최대한 지양해야 한다고 본다. 이를 어기면 정신 활동이 둔해지고, 면역력이 떨어지며, 발기부전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의학의 발기부전 치료법에는 소모한 정을 보충하는 보정(補精)과 지나친 성생활로 손상된 음경의 간근(肝筋) 치료 등이 있다. 또 칠정(七情)이라 불리는 기쁨(喜), 분노(怒), 슬픔(悲), 우울(憂), 고민(思), 놀람(驚), 공포(恐) 중 기쁨을 제외한 감정은 발기력을 감퇴시키므로 감정적 평온을 유지하는 양생법(養生法)을 사용해야 한다고 본다. 발기부전은 단순히 병일 뿐, 자존심과 연결 지을 일이 아니다. 의료인, 배우자, 가까운 친구들과 상의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더 이상 고개 숙일 필요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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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이근희의 건강 체질 만들기

MZ세대 한의사. 원광대 한의대를 졸업하고, 경희대 한의학대학원에서 안이비인후피부과 전공으로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수서 갑산한의원 진료원장을 거쳐 현재 경북 경주 안강 갑산한의원에서 환자를 만나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



여성동아 2022년 6월 7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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