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을 얻을 수 있는 홈 오피스
by전혜연(에디터 겸 마케터)
@wjsowjso
브랜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거나 제안하고, 콘텐츠를 기획해 때로는 직접 촬영까지 하는 만능 재주꾼 전혜연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족의 공간을 과감하게 재구성했다. 재택근무와 온라인수업으로 인해 식구들이 하루 종일 집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하는 상황. 업무 공간과 휴식 공간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면서도 적절하게 분리돼야 한다고 판단한 그는 2층 단독주택을 매입해 1층은 오피스로, 2층은 주거 공간으로 꾸몄다. 특히 오피스의 경우 다양한 업무를 진행하는 만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고. “마냥 늘어지지 않게 약간의 긴장감이 도는 분위기를 만들고자 했어요. 커튼 대신 블라인드, 나무 말고 스틸 소재를 사용했죠. 색감도 블랙 & 화이트의 모노톤으로 모던하게 꾸몄습니다.”
글을 쓰고 콘텐츠를 제작하는 창조적인 작업 시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예술 작품이나 오브제를 곳곳에 배치하는 방법도 선택했다. 특히 아르떼미데의 티지오 조명이나 잭슨카멜레온의 톤 조명은 외적인 아름다움은 물론 본질적인 기능 면에서도 업무에 큰 도움을 주는 아이템이라고. “최근 제 SNS 계정에 #작업자의테이블엔무엇이있는가라는 해시태그로 홈 오피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을 소개하고 있어요, 조말론 디퓨저, 언롤서피스의 리유저블 텀블러, 탬버린즈 손소독제, 헤이의 펜 트레이, 윤라희 작가의 오브젝트 등이 있어요.”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는 팬데믹의 봄을 맞이한 그는 키가 큰 식물을 들여 좀 더 생명력 넘치는 홈 오피스를 꾸미고, 가치 있는 일을 더욱더 많이 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멀티플레이어를 위한 테마형 홈 오피스
by홍인혜(창작자)
@lunapunch
카피라이터, 만화가, 에세이스트, 시인…. ‘루나’라는 닉네임으로 더 잘 알려진 창작자 홍인혜 씨는 흔히 말하는 N잡러다. 자연히 작업실에서 보내는 시간도 길게 마련. 최근 일의 효율을 높이려고 홈 오피스를 다시 꾸몄다. “제가 일에 따라 뇌의 다른 부분을 구동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카피라이터로서 광고나 마케팅적 글쓰기를 할 때는 좀 더 냉철하고 이성적인 사람이, 시나 에세이를 쓸 때는 좀 더 격정적이고 감성적인 사람이 돼야 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작업 환경도 달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란히 놓여 있던 책상 두 개를 멀리 떼어내고, 주변을 최대한 다른 분위기로 꾸미는 것만으로도 1룸 2오피스가 완성됐다. 이성적인 업무를 할 때 쓰는 책상은 집중력을 올리기 위해 최대한 간결하게 정리했다. 루나파크 다이어리 프로젝트로 직접 만든 체크리스트와 탁상시계가 업무 영역의 수호자.
감성적인 작업을 할 때 앉는 책상에서는 보통 시를 읽거나 쓰고, 그림 그리기 등의 일을 하는 만큼 책상 위에 좋아하는 것들을 잔뜩 늘어놓아 분위기에 녹아들 수 있도록 꾸몄다고. 스탠드 불빛 대신 은은한 독서 램프와 촛불을 활용해 새벽 감성을 충전할 수도 있다. 작업실 1단계 리뉴얼이 완료된 지금, 숙제로 남은 아이템은 의자. “의자라는 것이 미학적인 부분만 추구하면 앉기가 불편하고, 기능적인 부분만 따지자면 아름답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물론 아름답고 기능이 탁월한 제품도 있겠지만 그런 것은 또 너무 비싸더라고요. 하하. 올해 목표는 작업실에 어울리는 의자를 구하는 것이랍니다.”
비대면 미팅에 최적화된 홈 오피스
by조블리(리빙 & 인테리어 인플루언서)
@jo3vely
일곱 살, 다섯 살, 세 살 3남매를 키우면서 식탁을 주 무대로 삼았던 ‘전업맘’이 자신만의 공간을 꾸미게 된 건 아이들이 어린이집 등원을 시작하면서 여유 시간이 생긴 덕분이다.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 직접 제작한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사이버대학교에 편입해 상담심리학 공부를 다시 시작하려 하니 공간이 절실해진 것. 때마침 선물 받은 아이맥 한 대가 힘을 실어줬다. 안방 한편 비어 있던 공간에 심플한 책상과 빈티지한 의자를 두니 어엿한 미니 홈 오피스가 탄생했다. 이후 몇 달 동안 공간을 열심히 사용하면서 책상이 벽을 바라보는 배치보다 벽을 등진 배치가 훨씬 활용도 높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요즘 언택트로 하는 행사가 많다 보니 영상 미팅을 자주 하게 되더라고요. 책상을 벽 쪽으로 붙여두면 등 뒤 공간, 즉 저희 집이 많이 노출되기도 하고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것을 깨달아 책상을 벽에서 떨어트려 배치하기로 했어요. 책상 방향을 돌리니 모니터가 있던 벽면이 심심하게 느껴져 평소 제가 모아둔 예쁜 엽서를 붙였죠. 이게 제 홈 오피스의 메인 포인트가 됐어요.” 이 벽은 그녀가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인테리어 스폿이다. 빈티지한 인테리어의 카페를 연상시키는 데다 화상 미팅 시 훌륭한 배경도 돼준다고.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아무리 예쁜 소품이라도 깨지거나 망가질까 봐 쉽사리 꺼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엽서나 포스터 등을 활용한 ‘벽꾸’는 좋은 대안이 될 듯.
나만의 취향을 담은 파라다이스
by김민정(그래픽 디자이너)
@_little.forest
오피스라는 단어가 내뿜는 고정관념-모던하거나 딱딱하거나-도 그래픽 디자이너 김민정 씨의 오롯한 취향 앞에서는 제 색깔을 조금쯤 잃어버린 걸까.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하고 디자인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그의 홈 오피스는 그야말로 ‘빈티지’ 또는 ‘코지’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아늑하고 정감 넘치는 공간으로 탄생했다. “홈 오피스 콘셉트는 ‘제가 좋아하는 물건으로만 채운 공간’입니다. 좋아하는 물건, 참고할 만한 샘플, 언제든 읽을 수 있는 책, 항상 흘러나오는 음악이 이 공간을 구성해요. 방 밖으로 나서면 가족이 함께 사는 생활공간이지만, 이 방만큼은 가족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저만의 장소고 좋아하는 것에 둘러싸여 일할 수 있는 파라다이스라고 생각하거든요.” 이처럼 확고한 기준이 있기에 그의 공간에 입성한 아이템은 어느 하나 허투루 고른 것이 없다. 오래된 빈티지 책상과 의자는 친정아버지의 선물이라 더욱 애틋하다고. 특히 눈에 띄는 아이템은 웅장함이 느껴지는 지류함. 디자이너답게 샘플지나 참고할 만한 패키지를 보관하는 용도로 쓰면서, 동시에 그의 취향을 전시하는 장소로도 활용한다. “오래되고 낡고 얼룩지고 허름하면서 자리는 엄청 차지하는 가구이지만, 이 공간만큼 제가 좋아하는 것들의 집합체도 없어요. 상단에는 그때그때 맘에 드는 것을 배치합니다. 어떨 때는 문구류, 어느 날은 책이나 잡지, 엄마가 사주신 오래된 민화 액자를 올려두기도 하죠. 좋아하는 소품이나 영감을 얻을 만한 물건으로 바꾸기도 하고요. 시각적 활용 면에서도 이만큼 좋은 가구가 없네요.” 디자이너의 감성과 영감을 끊임없이 불러일으키는 충전소 구실을 하는 셈. 이처럼 완벽하게 자기 취향인 공간을 구축했기 때문에 더더욱 주의해야 하는 점도 있다고 한다. “좋아하는 물건이 쌓인 공간이다 보니 잠시라도 방심하면 한눈을 팔거나 딴짓을 하게 돼요! 그래서 저는 매일의 ‘투 두(to do)’ 리스트를 굉장히 꼼꼼하게 작성하는 편입니다.” 업무 잔여량을 시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시간 관리에 유용하다는 귀띔이다. 아이패드 프로와 매직 키보드는 카카오톡으로 진행되는 커뮤니케이션을 더욱 원활하게 해주는 그의 추천템.
#홈오피스 #재택근무 #인테리어 #여성동아
기획 최은초롱 기자 사진출처 김민정·전혜연·조블리·홍인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