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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cooking

반짝이는 초록 보물, 완두로 만든 브런치

글 김민경 프리랜서 기자

입력 2022.04.16 10:30:02

봄이 오면 산에 들에 풀이 자란다. 늘 먹던 봄나물도 좋지만 다른 재료, 색다른 요리로 가족 입맛 살리고 솜씨의 폭도 넓혀보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즐겁게 먹을 수 있는 제철 홈스토랑 메뉴를 소개한다.

반짝거리는 초록 보물, 완두

완두는 봄의 진주다. 올록볼록 탐스럽게 여물며 초록색 꼬투리를 꽉 채워 자란다. 봄의 완두는 부드러움과 달콤함을 갖고 있다. 여름까지 생완두를 구할 수 있지만 더워질수록 부드러움은 단단함으로, 달콤함은 담백한 녹말 맛으로 변해간다. 봄 완두는 되도록 꼬투리째 파는 것을 사야 싱싱하고 맛도 좋다. 꼬투리가 마르지 않은 것, 잘 여문 콩이 볼록하게 차 있는 것을 고른다.

봄철 햇완두는 오래 익힐 필요가 없다. 너무 익으면 무르고, 고운 색도 바랜다. 무엇보다 보드랍지만 확실하게 느껴지는 좋은 식감이 사라진다. 귀여운 연둣빛이 더욱 선명해질 정도로만 데치고, 볶고, 구워 먹자. 적당하게 익은 완두는 그 자체로 달고 고소해 맛있다. 완두를 바로 요리해 먹지 않을 경우 실온에 두지 말고 꼬투리째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해야 생생한 맛이 유지된다.

구하기 다소 어렵지만 ‘슈거스냅(sugar snap)’이라는 완두 닮은 콩이 있다. 꼬투리째 아삭아삭, 날것 그대로 씹어 먹을 수 있는 콩이다. 콩 특유의 비린 맛이 전혀 없고 촉촉한 단맛만 난다. 슈거스냅을 구할 수 있다면 꼬투리째 완두처럼 요리해 먹자. 다른 봄 샐러드에 곁들여도 맛있다. 슈거스냅 꼬투리에 달린 덩굴손도 같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연하다.

우리에게 완두는 익숙하지만 요리하기는 조금 낯설다. 생완두나 마른 완두는 주로 밥이나 떡에 넣는다. 통조림 완두는 샐러드나 카레, 짜장 등에 넣기도 한다. 조금 부지런을 떨면 마늘 조금과 양파, 완두를 볶아 생크림을 넣고 한소끔 끓여 곱게 갈아 만드는 완두 수프 정도를 해볼 수 있다. 하지만 완두 수프는 사실 녹말이 충분히 생긴 여름 완두로 만드는 게 더 낫다. 봄의 완두는 진주답게 알알이 즐기는 게 격에 맞고, 그 편이 요리도 수월하며 맛도 좋다.

완두콩 토스트
바게트, 호밀빵, 시골빵(캄파뉴) 스타일의 담백한 빵을 두툼하게 썰어 살짝 구워둔다. 실파를 가늘게 어슷썬다. 부추를 2~3등분해 사용해도 된다. 완두콩은 끓는 물에 담가 살짝 데쳐 물기를 완전히 뺀 다음 소금, 후추, 레몬즙, 민트 잎을 뜯어 넣고 버무린다. 허브는 좋아하는 것으로 바꾸거나 빼도 된다. 완두에 실파와 올리브오일을 넣고 살살 버무려둔다. 빵에 리코타 치즈를 듬뿍 바른다. 크림치즈나 버터도 좋지만 산뜻한 맛을 살리려면 프레시 치즈 종류가 좋다. 치즈 위에 맛을 낸 완두콩을 듬뿍 올려 먹는다.



완두 카르보나라
전통적인 까르보나라는 ‘구안찰레(guanciale)’라는 돼지 볼살로 만든 햄과 달걀노른자, 검은 후추로 만든다. 구안찰레 대신 품질 좋은 베이컨을 쓰고, 달걀 대신 생크림을 아주 조금 넣어 완두 까르보나라를 만들자. 베이컨을 작게 썰어 올리브오일에 볶아 익혀둔다. 파스타를 물에 넣고 삶다가 거의 다 익을 때쯤 완두를 넣어 함께 익힌다. 완두와 파스타를 각각 건지고 파스타 삶은 물은 1컵 정도 남겨둔다. 베이컨 볶은 팬에 생크림을 아주 조금 넣고 따뜻해지면 파스타와 콩을 넣어 재빠르게 섞는다. 여기에 파스타 삶은 물을 넣어 농도를 조절한다. 소금, 후추로 간을 맞춘다. 완두만으로 아쉽다면 파스타 볶을 때 시금치를 넣어 함께 익혀도 맛있다.

#봄채소요리 #완두카르보나라 #여성동아

사진&자료제공 팬앤펜 ‘식스 시즌’ 사진 게티이미지



여성동아 2022년 4월 7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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