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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골다공증 명의 상담소] “골다공증 초고위험군의 최대 적은 재골절”

글 이현준 기자

2022. 02. 18

골다공증을 앓으면 뼈가 약해져 골절이 발생하기 쉽다. 뼈가 한 번 부러지면 쉽게 재골절로 이어져 악순환이 반복된다. 골절은 합병증을 동반해 사망 위험을 높인다. 김광균 건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골절 초고위험군 환자에게 적극적인 약물 치료를 권장한다.





#두 번째 사연 “제가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이라는데 위험한 건가요?”

“안녕하세요, 부산에 거주하는 60대 후반 여성입니다. 아들 부부의 맞벌이로 얼마 전부터 손주 육아를 돕고 있는데요, 멀쩡하던 허리가 아파 병원을 찾았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여러 검사를 해보시더니 저보고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이라고 하셨어요. 이미 척추압박골절이래요. 왜 저는 초고위험군이 될 때까지 아무것도 몰랐을까요?”

골다공증은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린다.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치명적 질환이다. 골다공증으로 한 번 뼈가 부러진 환자 4명 중 1명은 1년 내 재골절을 경험한다. 고관절 재골절 경우 1년 내 사망률이 17%에 달한다.



근래엔 골다공증으로 인해 골절 위험이 높은 환자군을 ‘골절 초고위험군’으로 분류한다. 이들에겐 약물 치료가 권고된다. 김광균 건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골절 발생 위험이 높은 골절 초고위험군에게는 빠르게 골절 위험을 낮추고 강력하게 골밀도를 개선할 수 있는 치료가 필요하다. 근래에 골흡수 억제와 골형성 촉진을 동시에 할 수 있게 됐다. 골절 초고위험군을 위한 맞춤치료가 가능한 상황”이라며 “추가 골절이 발생하면 합병증 탓에 사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의료진, 가족, 지인과 함께 골절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골다공증은 어떤 질환이며 왜 발생하는 건가.

골다공증은 뼈에 구멍이 많이 생겨 골절이 발생하기 쉬운 상태가 되는 질환이다. 원인은 여러 가지다. 여성의 경우 폐경을 기점으로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서 발병 위험이 급격하게 높아진다. 스테로이드 등 약물 장기 복용으로 인해 뼈가 약해지는 경우도 있다.

특별한 증상이 없는데 꼭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이유가 있나.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골다공증으로 인해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면 1년 안에 사망할 확률이 20%에 달한다. 암보다도 사망률이 높다.

골절 초고위험군이란 무엇인가. 치료는 어떻게 하나.

골다공증으로 골절이 발생할 위험이 굉장히 높은 환자 군을 말한다. 골절을 경험했거나 골다공증 치료 중 골절이 발생한 환자, 또는 뼈의 밀도를 측정한 T-score(양방사선골밀도검사 또는 초음파골밀도로 측정된 골밀도를 건강한 젊은 성인 평균과 비교해 표준화한 점수)가 -3.0이하인 환자, 스테로이드나 항암제 등 뼈를 약하게 하는 약물을 장기간 복용하고 있는 환자 등이 이에 해당된다. 한 번 골절된 환자의 경우 1년 안에 재골절이 일어날 확률이 80%에 이른다.

골절 초고위험군이라면 골절을 예방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골절 위험을 빠르게 낮추고 골밀도를 높일 수 있는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골다공증 치료제에는 뼈의 흡수를 막는 ‘골흡수 억제제’와 새로운 뼈의 생성을 돕는 ‘골형성 촉진제’가 있다. 최근에 골흡수 억제와 골형성 촉진이 동시에 가능한 약이 출시됐다. 골절 초고위험군 대상 1차 치료제로 권고되고 있다. 기존의 어떤 약보다 빠르게 골밀도를 높인다. 골절 예방 효과가 강력하다.

치료를 통해 골밀도가 개선된 이후에도 치료를 이어가야 하나.

골다공증을 앓는 건 골흡수와 골형성 간 균형이 이미 무너진 상태라는 의미다. 적절한 치료를 이어가지 않으면 골밀도가 다시 떨어질 수 있다.

골다공증 치료약엔 경구제와 주사제가 있다. 각각 어떤 장단점이 있나.

경구제는 매일 먹는 약부터 한 달에 한 번 먹는 약까지 있다. 주사제는 한 달에 한 번, 6개월에 한 번, 1년에 한 번 투여하는 약이 있다. 투약 간격이 짧으면 순응도가 떨어진다. 자주 병원에 가기 어렵다면 투여 기간이 긴 주사제가 효과적일 수 있다.

약물 치료 외에 낙상을 막으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시력 저하 등 신체적인 이유가 있는지, 복용하는 약물이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는지 등을 전문의와 함께 점검해야 한다. 넘어질 우려가 있는 물건을 치우는 등 주변 환경을 정리하길 권장한다. 사회‧환경적인 요인도 고려해야 한다.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계층에서 낙상이 더 많이 발생한다. 사회 경제적 고립을 줄이기 위한 정부‧관련 기관의 노력도 중요하다.

골다공증 환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첫째 골절이 발생했을 때 이를 가벼이 여기면 안 된다. 목숨이 달린 일이라는 자각이 필요하다. 특히 고관절 골절의 경우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골절로 와병생활을 시작하면 욕창이 생기고 대소변을 가리기 힘들어진다. 요로계 감염으로 인해 패혈증이 발생한다. 통증 때문에 폐활량이 줄어 흡인성 폐렴이 생긴다. 움직임이 적어져 정맥 혈액 순환에 문제가 생긴다. 그 여파로 혈전증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골다공증으로 골절을 겪은 환자의 70%가 제대로 된 관리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의료진뿐 아니라 정부와 관련 기관 협업을 통해 2차 골절에 대비하는 ‘골절 예방 서비스(fracture liaison service)’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은 증상이 없더라도 폐경 후에 정기적으로 골밀도 검사를 받길 권장한다. 주변의 고연령자에게도 적극적으로 권유하길 바란다. 골다공증 치료가 생명을 살리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골다공증 #재골절 #골절초고위험군 #여성동아

사진 조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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