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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drink

맛에 취하고 멋에 취하는 전국 양조장 열전

글 오한별 프리랜서 기자

입력 2022.02.06 10:30:02

선대가 물려준 레시피에 새로운 재료를 더하거나 이색적인 패키지로 변화를 꾀하는 전국의 양조장들.

#신평양조장

충남 당진시, 그곳에서도 ‘신평면’은 해풍을 맞고 자란 질 좋은 쌀이 나는 곡창지대다. 1933년 시작된 신평양조장의 역사는 3대에 걸쳐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89년 전통의 신평양조장은 백련 잎을 첨가해 발효한 프리미엄 막걸리로 유명하다. 여름에 따서 말린 연잎을 볶아 익힌 뒤 잘게 찢어 막걸리를 발효할 때 넣었다가 걸러낸다. 이렇게 만든 백련 막걸리는 연잎의 은은한 향과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막걸리 특유의 텁텁함도 연잎이 잡아준다. 옛 미곡 창고를 전통주 문화 체험을 할 수 있게 꾸민 공간에서 대표와 함께 막걸리 빚기, 누룩전 만들기 등도 해볼 수 있다.

ADD 충남 당진시 신평면 신평로 813
MENU 백련 생막걸리 3000원대

#금풍양조장

3대에 걸쳐 90년 동안 막걸리를 빚어온 금풍양조장. 인천 강화도에 위치한 이곳은 90년 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것이 특징. 주말이면 전국 곳곳에서 막걸리를 사려는 사람이 모여든다. 금풍양조 막걸리의 비밀은 맛 좋기로 유명한 강화 쌀과 선대부터 사용해온 우물물이다. 양조장이 있는 온수리 일대 지하수는 예로부터 ‘약수천’이라고 불렸다. 피부병 완화에 효험이 있다는 말에 따라 예전부터 사람들이 목욕을 즐겼다고 한다. 물이 좋으면 필연적으로 술맛도 좋을 수밖에 없다. 향이 그만인 금풍양조 막걸리는 탄산이 없고, 감미료를 넣지 않아 담백하며 목 넘김이 부드럽다. 겉으로 보기에 고풍스러운 건물 안에 들어가면 멋진 카페도 있어 한자리에서 전통과 트렌드를 같이 즐기기 좋다. 전통주 소믈리에 체험, 막걸리 거르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니 한번 방문해보자.

ADD 인천시 강화군 길상면 삼랑성길 8
MENU 금풍양조 막걸리 7500원. 

#팔팔양조장

‘최고의 막걸리를 결정짓는 것은 최상급 쌀’이라고 믿는 MZ세대 청년 세 명이 꾸려가는 팔팔양조장. 이곳의 시그너처인 팔팔막걸리 재료는 김포금쌀 추청미다. ‘팔팔’이라는 이름에는 ‘쌀을 수확하기까지 농부가 88번의 정성을 쏟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팔팔양조장의 목표는 자연스러운 단맛을 지니면서 탄산이 없는 막걸리를 만드는 것. 집요하게 발효과정을 관찰하며 실험한 덕분에 곡물 등 재료에서 우러나는 자연스러운 단맛이 인상적인 막걸리가 탄생했다. 바나나, 배 등 과실이 내는 달콤함도 산뜻하고 가볍게 다가온다. 입안에 텁텁함이 남지 않는 깔끔한 맛이라 여러 병 마셔도 질리지 않는다. 통통 튀는 색감의 트렌디한 패키지도 매력적!



ADD 경기도 김포시 김포대로1216번길 84-74
MENU 팔팔막걸리 5000원 

#두술도가

경북 문경 희양산 자락에 자리 잡은 두술도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반도체 엔지니어로 일하던 부부가 귀국해 술을 빚고 있는 양조장이다. 두술도가 막걸리는 멥쌀만으로 만드는 데도 단맛과 신맛의 균형감이 탁월하다. 기본적으로 부드러우며 안주 없이도 마시기 좋아 알음알음 입소문이 났다. 그 가운데 문경 특산품 오미자를 넣은 ‘오! 미자씨’ 막걸리는 마니아가 생겼을 만큼 인기. 막걸리병에 붙은 라벨의 예술성도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는 데 한몫 했다. 마을 공동체에서 동화를 그리는 전미화 작가가 제작한 라벨은 MZ세대 취향을 저격한다. ‘맨땅에 헤딩’ 식으로 술을 만들면서 자신들의 스토리를 써가는 두순도가의 또 다른 막걸리가 기대된다.

ADD 경북 문경시 가은읍 가은5길 7 아자개장터
MENU 희양산 막걸리 9000원


#순진도가

부산 다대포 몰운대 쪽에서 50년 넘게 영업하는 식당 ‘할매집’은 바다 전경을 감상하며 푸짐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 사람들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이곳이 북적이는 또 다른 이유는 3대째 이어온 막걸리 맛 때문. 여기서 판매하는 막걸리는 부산 사하구에 있는 양조장 순진도가 작품이다. 순진도가는 할매집 며느리가 운영하는 곳으로, 전통 누룩으로 빚은 막걸리에 딸기를 넣은 순진탁주 딸기가 특히 유명하다. 딸기 함유량이 20%에 달해 막걸리를 마시면 특유의 알코올 냄새 대신 상큼한 딸기 향이 진하게 남는다. 기분 좋은 단맛도 입안에 가득하다. 순진도가는 판매처가 많지 않다. 막걸리를 구매하고 싶으면 전화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문의하자.

ADD 부산시 사하구 다송로 7 상가 8호
MENU 순진탁주 딸기 7000원

#배상면주가

배상면 선생이 설립한 배상면주가는 전통을 살리되 시대 흐름에 맞춰 꾸준히 새로운 술을 개발하는 곳이다. 경기 포천에 자리한 ‘산사원’은 배상면주가의 철학이 가장 잘 반영된 곳. ‘산사나무 정원’ 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술 박물관으로, 우리 민족이 발전시켜온 300여 가지 가양주의 역사와 빚는 방법 등에 대한 내용이 전시돼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그 가치를 인정해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이곳에서 열리는 ‘무료 시음마당’에 참여하면 과일주·증류주·막걸리 등 각양각색 가양주와 전통주 및 안주를 시식할 수 있다. 산사원에서는 배상면주가 주류 시음과 구매도 가능하다.

ADD 경기도 포천시 화현면 화동로432번길 25
MENU 느린마을 막걸리 4500원 

사진제공 금풍양조장 두술도가 배상면주가 순진도가 신평양조장 팔팔양조장



여성동아 2022년 2월 6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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