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EOPLE

fandom

#자발적 #글로벌 #따로 또 같이 아이돌 팬덤의 ‘착한 덕질’

글 윤혜진 프리랜서 기자

2022. 02. 03

찬 바람이 부는 계절이면 그 어느 때보다 훈훈한 소식에 마음이 간다. 올겨울에도 곳곳에 따뜻한 손길이 전해진 가운데 기부와 선행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아이돌 팬덤이 늘고 있다.

방탄소년단 팬클럽 아미는 온오프라인 공간에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방탄소년단 팬클럽 아미는 온오프라인 공간에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K팝 시장이 커지면서 팬덤의 영향력도 어마어마해졌다. 최근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와 미국 인디애나대 릴리 패밀리 필란트로피 스쿨이 공동 연구한 바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슈가 부상한 2020년 팬덤의 기부 규모가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자선 활동의 자발성도 커졌다. 예전에는 스타가 모범을 보이면 팬클럽이 뒤따르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2019년부터 팬덤이 앞장서 선행을 베푸는 사례가 많아졌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요즘 연예기획사 가운데 상당수는 팬들의 물품 서포트를 받지 않는다”며 “요즘은 팬들이 자발적으로 기부를 한 뒤 소속사로 기부증서를 보내거나 팬 사인회에서 직접 스타에게 기부증서를 보여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에는 K팝 팬들이 모여 기후 변화 이슈를 논하는 ‘케이팝 포 플래닛 (K-POP 4 Planet)’이라는 플랫폼도 만들었다. 이곳에서는 국내 엔터테인먼트사를 대상으로 ‘죽은 지구에 K팝은 없다(No K-pop on a Dead Planet)’ 라는 주제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세계 어디에나 있는 ‘아미’의 글로벌 선행

방탄소년단 팬덤의 선행을 기록한 SNS 게시물들.

방탄소년단 팬덤의 선행을 기록한 SNS 게시물들.

연말·연초 가장 바빴던 팬덤은 아마도 방탄소년단 팬클럽 ‘아미’일 듯하다. 멤버 뷔 생일(12월 30일), 지민의 자작곡 ‘약속’ 발표(12월 31일) 3주년과 지민이 데뷔 멤버로 확정돼 처음으로 공개된 날(1월 12일) 9주년, 정국데이(1월 9일) 등이 계속 이어졌다. 이를 기념해 세계 각국에서 기부와 선행 소식이 쏟아졌다.

먼저 뷔 중국 팬클럽 ‘바이두 뷔바’는 뷔의 본명을 딴 ‘태형 희망 초등학교’ 2호 건립 등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지민 팬들도 올겨울 △인도의 아동교육 지원 단체 △캐나다 구세군 △칠레 암 환아 지원단체 등에 기부 릴레이를 펼쳤다. 1월 9일 ‘정국데이’에는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팬이 NGO 기부를 인증했다. 해외 팬 연합 ‘골든 JK유니온’이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전달하기도 했다. 정국은 2018년 시즌그리팅 달력을 통해 1월 9일을 ‘JK DAY’라고 칭하면서 “아무거나 뭐라도 해서 (인터넷에) 올리기”라고 했다. 이때부터 ‘선행 인증’은 정국 팬덤 사이에서 일종의 약속이 됐다.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아미의 선행은 계속된다. 글로벌 팬의 마음 건강을 지키기 위한 활동을 하는 심리 전공자 팬 모임(@BTS_AHC)이 있다. 지난해 12월 LA 콘서트 참석차 미국으로 향하던 국내 아미가 해외로 입양되는 유기견 이동 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아미들은 지금도 자신이 속한 어딘가에서 ‘I purple you’(뷔가 만든 사랑한다는 의미의 신조어)를 실천하고 있다.

#다니티가_다니엘을_사랑하는방법

평소 기부를 실천하는 가수 강다니엘.

평소 기부를 실천하는 가수 강다니엘.

공식 팬클럽이 없던 시절부터 강다니엘에게 응원이 필요할 때마다 기부 활동을 해온 강다니엘 팬덤 ‘다니티’. 특히 2019년 말 강다니엘이 건강상 이유로 활동을 중단했을 때는 ‘#다니티가_다니엘을_사랑하는방법’이란 해시태그로 SNS에 기부 인증 릴레이를 펼치며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돼줬다. 온라인에서 기부 모금을 진행한 적이 있는 팬 권미영(29) 씨는 “강다니엘 님은 평소 기부를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해왔다. 팬들이 그 생각을 알게 되면서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 팬은 결국 아티스트를 닮는 듯하다”고 했다. “나의 작은 기부가 누군가에게는 행복으로 전달되는 점이 좋다”고 기부하는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올겨울에도 다니티의 기부는 현재진행형이다. 먼저 강다니엘의 26번째 생일(12월 10일)을 기념해 그의 고향인 부산 영도구에 난방비 1210만원을 지원했다. 영아 임시 보호 간이 시설 베이비박스에도 같은 액수인 1210만원을 전했다. 다니티 내 ‘세상의중심♥강다니엘’ 팀은 국제개발협력 NGO 지파운데이션에 국내 학대피해아동지원금 121만원을 기부했다. 팬 밴드 ‘3050’도 부산 영도구에 위치한 지역아동센터에 강다니엘이 모델이었던 치킨 브랜드 상품권을 선물했다.

따로 또 같이 활동하는 엑소 팬덤

아이돌그룹 엑소와 팬덤은 어린이들의 꿈을 지원하는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이돌그룹 엑소와 팬덤은 어린이들의 꿈을 지원하는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는 아이돌그룹 엑소의 경우 각 멤버별 팬 커뮤니티의 기부 활동이 활발하다. 공통점은 자라나는 새싹 ‘어린이’에 관심이 많다는 것. 멤버 도경수의 팬 커뮤니티 ‘D.O.경수다움’은 도경수의 생일인 1월 12일을 기념해 최근 한국소아암재단에 사랑의 성금 2000만원을 전달했다. D.O.경수다움이 지난 3년간 한국소아암재단에 기부한 총액은 6520만원에 달한다.

카이 팬 커뮤니티 ‘종달새’ 또한 2016년부터 카이의 생일마다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소아암 치료비를 전달해왔다. 이 밖에도 시우민과 수호, 세훈, 백현의 팬들이 각자 좋아하는 스타의 이름으로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기부한 바 있다. 시우민의 또 다른 팬클럽 ‘시우민애(愛)엘사’는 2017년부터 푸르메재단에 장애 어린이 재활치료를 위한 기금을 기부하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엑소 역시 난치병 아동의 소원을 이뤄주는 메이크어위시 한국지부의 요청을 받고 2016년, 2018년, 2019년 세 차례 투병 생활 중인 팬을 공연에 초대해 잊을 수 없는 하루를 선사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어린이들의 꿈을 후원하는 그 스타에 그 팬들이다.

아이돌 팬덤만 하나요?
우리도 합니다

엄청난 화력의 임영웅 팬클럽 ‘영웅시대’

회원 수가 16만 명에 달하는 임영웅 팬클럽 ‘영웅시대’는 지부별로 기부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헌혈증 기부와 플로깅을 하는 ‘영웅시대 위드히어로 강원’부터 서울 종로구에 벤치와 나무를 기부한 ‘영웅시대 위드히어로 경기1.6.7.서경 밴드’에 이르기까지 방식은 다양하지만 임영웅에게 받은 기쁨을 세상에 전하고자 하는 마음만큼은 똑같다.


핫하다 핫해! 댄서 아이키 팬클럽

케이블 채널 엠넷의 ‘스트릿 우먼 파이터’ 프로그램 종영 이후 쏟아지는 러브 콜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댄서 아이키는 최근 그 무엇보다 힘이 나는 응원을 받았다. 아이키 팬클럽 ‘그이키에 그이끼들’이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맞춰 밀알복지재단에 170만원을 기부한 것. 기부금은 홀로 자녀를 양육하는 여성 취약계층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기적을 만들어가는 농구선수 허웅 팬클럽

지난해 여름 아이돌 전유물로 꼽히는 지하철 광고를 진행해 눈길을 끈 농구선수 허웅 팬클럽 ‘미라클허웅’. 연말에는 허웅 선수의 올스타 팬 투표 역대 최다 득표를 기념하며 NGO 희망조약돌에 독거노인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지원하는 겨울 이불 76채를 기부했다.

사진 동아DB 
사진제공 KBL 물고기뮤직 인터넷 홈페이지 캡처 인스타그램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