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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woman

태릉이 놓친 인재 김민경, 근육 부자 정유인... 여자라서 더 멋진 프로 근육러

글 이나래

입력 2021.08.02 10:30:02

5년 만에 열리는 도쿄 올림픽부터 농구, 골프, 야구, 축구 등 각종 운동 예능까지 브라운관은 바야흐로 ‘근수저’의 전성시대다. 특히 운동 그 자체에 몰입하면서 건강하게 만들어낸 여성 스타의 근육이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여성의 운동은 오래 전부터 다이어트와 같은 뜻으로 간주되었다. 1990년대 생활체육계를 휩쓸었던 에어로빅부터,아예 ‘연예인의 다이어트 비디오’라는 이름을 달고 소개되어 몸매 관리의 비법처럼 여겨지던 요가와 필라테스까지. 운동의 목적이 오직 슬림한 몸매에만 있는 듯한 분위기가 형성된 까닭에, ‘운동을 해서 살은 빼고 싶지만 근육이 생기는 건 싫다’는 앞뒤가 맞지 않는 질문이 헬스 트레이너들을 지치게 하기도 했다.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으로 시작해 ‘마녀들’과 ‘골 때리는 그녀들’이 이어가는 여성 운동 예능의 흐름이 더 반가운 것은 절대로 끊어질 것 같지 않던 운동과 다이어트의 연결고리 대신, 운동의 연관 검색어를 성취감과 즐거움으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미있게 운동하고, 가쁜 호흡 속에서 깊은 만족감을 느낀 후에 맛있는 음식으로 허기를 달래면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체력과 근육이 따라오는 것은 당연한 일. 누구보다 힘차게 운동하며 근육의 순기능을 선보이고 있는 TV 속 스타들에게서 힌트를 얻어보자.

‘태릉이 놓친 운동의 귀재’ 
김민경

축구, 필라테스, 격투기 등 각종 운동을 ‘도장깨기’ 수준으로 섭렵하고 있는 김민경.

축구, 필라테스, 격투기 등 각종 운동을 ‘도장깨기’ 수준으로 섭렵하고 있는 김민경.

‘근수저’라는 단어를 만들어낸 사람이 운동선수가 아니라 개그우먼이라는 사실은 아이러니하다. 심지어 통통한 몸매를 키워드로 삼아 웃음을 불러일으키던 김민경이라면 상황은 더욱 놀라워진다. 김민경이 운동능력을 발견하게 된 계기도 우연에 가깝다. 출연 중이던 먹방 프로그램 ‘맛있는 녀석들’ 방송 5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운동을 주제로 한 유튜브 콘텐츠 시리즈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이하 ‘운동뚱’)에 출연할 대상을 선발하는 복불복 게임을 진행했는데 하필 그녀가 당첨된 것이다. 이전부터 힘이 세다는 이유로 ‘민경 장군’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던 그녀는, 이 복불복 게임에서 탁월한 근력을 선보였다. 책상에 놓인 4개의 아령 중 (책상에 붙어 있어서) 들 수 없는 아령을 뽑는 사람이 ‘운동뚱’에 출연한다는 룰이었는데, 그녀는 책상에 붙여놓은 아령을 골랐음에도 불구하고 책상까지 들어올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심지어 ‘아령은 한 손으로 들어야 한다’는 룰이 추가되었음에도 한 손으로 아령과 책상을 모두 들어올리며 기자회견장의 취재 열기를 한껏 끌어올리고 기대감을 고조시키는 역할까지 해내고야 말았다.

그리고 마침내 시작된 ‘운동뚱’에서 스타 트레이너 양치승 관장과 함께 ‘살을 빼는 다이어트가 아니라 근육을 키우는 벌크업에 도전하자’는 목표를 세운 그녀는 자신조차 몰랐던 운동능력을 발산하면서 양치승 관장을 매 순간 놀라게 만들었다. 예정되었던 10회차가 종료되는 날, 근력운동 기구 5개에서 700kg이 넘는 중량을 달성한 탓에 운동에서 해방되지 못하고 다음 종목에 다시 도전하는 고난의 행군을 시작하게 되었다. 격투기 선수 김동현, 필라테스 강사 심으뜸 등 내로라하는 선수와 코치들이 그녀의 재능에 감탄했고, ‘태릉이 잃어버린 인재’라는 별명을 얻기에 이른다. 양준혁으로부터 야구를, 김미현으로부터 골프를, 이천수로부터 축구를, 김동현으로부터 킥복싱을 배우면서 마치 ‘도장 깨기’ 수준으로 실력을 입증하고 있는데, 이처럼 다양한 종목에서 탁월한 성취를 거둘 수 있는 까닭은 코어가 월등히 단단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마흔 살에, 팔자에 없는 줄 알았던 운동을, 프로그램 때문에 시작한 덕분에 새 인생을 살게 된 그녀가 전하는 가장 선명한 메시지는 ‘체중과 운동능력은 상관이 없다,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상상 밖의 운동능력이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가 아닐까. 특히 필라테스에 도전할 당시 김민경 본인 역시 “필라테스에 관심이 있었지만 날씬하고 여릿여릿한 분들에게 어울리는 운동이라고 생각했다” 말한 적이 있고, 유튜브에 ‘김민경 씨를 보고 나도 필라테스에 도전해도 괜찮겠다는 용기를 얻었다’는 댓글이 여럿 달린 것만 봐도 확인할 수 있을 듯. 실제로 김민경이 여러 가지 운동을 섭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 쏟아지면서부터 여성 출연자가 중심이 된 다양한 종류의 운동 예능이 전파를 타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많은 여성들에게 선택지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출산 후에도, 생활체육으로도
근육을 만들 수 있어! 이시영, 가희

만능 스포츠맨 가희와 이시영은 유튜브와 SNS를 통해 꾸준히 운동하는 모습을 공유한다.

만능 스포츠맨 가희와 이시영은 유튜브와 SNS를 통해 꾸준히 운동하는 모습을 공유한다.

체지방 아래 근력을 숨겨놓았던 김민경과는 다르게, 이시영은 깎은 듯한 근육을 보유한 ‘근육 성골’에 가깝다. 2020년 12월 중순, 넷플릭스를 통해 드라마 ‘스위트 홈’의 티저 영상이 공개된 직후 ‘괴물보다 더 CG 같은 이시영의 등 근육’이라는 타이틀의 기사가 인기 뉴스에 랭크됐을 정도. 그래픽 작업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큼 조각 같은 근육은 체지방률 8%의 경이로운 자기 관리와, 꾸준한 운동에 비결이 있다는 것이 트레이닝을 담당했던 박정식 트레이너의 설명이다. 그가 ‘W Korea’ 유튜브 채널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이시영은 배역을 준비하면서 6개월에 걸쳐 매일 1시간 30분에서 3시간 정도 운동했다고. 각 동작이 어떤 근육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파악했기 때문에 운동 효과가 더욱 컸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사실 그녀의 근육이 6개월 만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익히 알려진 것처럼 이시영은 2010년부터 권투선수로 활약하며 아마추어 대회를 섭렵, 실업팀에 입단하고 국가대표로도 선발된 이력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약 5년간 연예인보다 권투선수로 더 자주 언론에 등장했을 만큼 운동에 몰두했고, 그 과정에서 프로선수의 체력과 체격을 갖춘 경험도 있다. 다만 습관성 어깨 탈골로 최근에는 취미 수준으로만 권투를 즐긴다고.

이후 한동안 가수 션, 월드 클래스 축구선수 이영표·조원희와 팀을 이루어 한강 러닝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마라톤에 심취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션과 이영표, 조원희에 뒤지지 않는 페이스를 유지해 화제가 됐다. 심지어 최근에는 등산계의 아이돌로 거듭난 상황.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실내 운동이 어려워지자 산을 자주 찾던 그녀가 유튜브 채널에 등산 콘텐츠를 업로드하면서 산악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더니, 올해 1월에는 등산 잡지의 표지모델로까지 등장하면서 명실공히 등산계의 아이돌임을 입증하기도 했다. 참고로 해당 잡지는 창간 이래 최초로 연예인을 표지모델로 섭외했다고. 그녀의 다양한 생활체육 활동을 벤치마킹하고 싶다면 유튜브 채널 ‘이시영의 땀티(땀나는 티비)’를 훑어보자.

SBS 웹 예능 ‘문명특급’이 기획한 ‘다시 컴백해도 눈감아줄 명곡’(이하 ‘컴눈명’)으로 화려하게 컴백한 애프터스쿨에서 가장 눈길을 끈 멤버는 역시나 리더이자 센터인 가희였다. MZ세대에게는 ‘프로듀스 101’의 카리스마 넘치는 선생님으로 더 잘 알려졌던 가희가 무대로 돌아온 후, 그녀에 대한 관심은 다시 한번 폭발했다. 특히 아이를 둘 낳은 엄마라고는 짐작할 수 없을 만큼 건강한 그녀의 몸매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2018년 여름 둘째를 출산한 후 바로 몸매 관리에 돌입해 6개월 만에 비키니를 입는 데 성공했다는 그녀의 운동 비법은 주 2회 필라테스로 알려졌지만 실제로 그녀는 모든 운동을 섭렵한 스포츠 마니아라고. 애프터스쿨 시절 진행한 인터뷰에서 유이가 “(가희는) 못하는 운동이 없다”고 설명한 적도 있다. 가희가 운영하고 있는 SNS 채널만 봐도 쉽게 눈치챌 수 있는데 유튜브 플레이리스트에는 강도 높은 체력 운동부터 가벼운 스트레칭, 피트니스, 아침 요가, 서핑 트립 등 다양한 운동 영상이 업로드돼 있고 최근에는 최신 K팝 그룹의 춤을 커버해 올리면서 탁월한 댄스 실력도 함께 뽐내는 중. 인스타그램에서는 수영과 골프를 즐기는 모습도 포착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콘텐츠는 발리와 서울을 오가면서 되풀이되는 격리 생활을 겪은 그녀가 셀프 트레이닝을 위해 촬영한 홈트 영상. 인스타그램에 6월 말 업로드한 변형 마운틴클라이밍 영상에는 “초대박 유산소, 집에서 노래 한 곡 완수하면 당신은 복근의 소유자”라는 코멘트가 달려 있으니 부럽다면 도전해봐도 좋을 듯.

내 몸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
수영선수 정유인

‘노는 언니’ 출연 이후 자신의 몸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정유인.

‘노는 언니’ 출연 이후 자신의 몸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정유인.

유치원 때부터 스포츠 클럽을 다니면서 운동능력을 발견해 자연스럽게 수영선수로 성장했다는 정유인은 E채널 예능 프로그램 ‘노는 언니’ 출연 이후 대중에게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은 케이스다. 얼굴은 문근영, 근육은 여자 마동석이라는 별명만큼 독보적인 캐릭터를 지닌 그녀에게도 고민은 있었다고. 그것은 바로 숨만 쉬어도 근육이 자란다는 농담을 들을 만큼 떡 벌어진 어깨와 팔, 광배근. 맞는 옷을 찾기 어려워 남성복 매장을 순회한 일이 많을 정도로 하늘이 내린 근수저임에도 불구하고, ‘여자 어깨가 저렇게 넓다고? 보충제를 먹거나 편법을 쓴 거 아냐?’ ‘저 정도로 넓은 어깨는 좀 부담스럽지 않아?’ 같은 시선은 그녀를 위축되게 만들었다. 사진을 찍었을 때 어깨가 너무 부각되는 것이 아닐까 고민하면서 포토샵으로 보정을 하기도 했다는 그녀지만, 최근에는 민소매 티셔츠를 즐겨 입을 만큼 마인드가 달라졌다. ‘노는 언니’ 출연 후 “근육 너무 멋있다”는 반응이 쏟아지면서 좀 더 자신의 몸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됐다는 것이 정유인 선수의 설명이다. 실제로 그녀는 예전부터 보이는 것보다 운동능력 자체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해왔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에는 부력을 키우기 위해서 체지방을 늘리는 노력을 감행했을 정도다. 방송 출연 후 SNS에 쏟아지는 팬레터 중에는 “정유인 선수를 보고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는 내용이 많다고 하니, 그녀가 보여준 것은 비단 근육만이 아니라 자신감일지도 모를 일이다. 서핑을 무척 좋아하지만 부상 염려 때문에 자제하고 있는 현역 선수 정유인, 하지만 은퇴 후라면 웨이크보드나 웨이크서핑에도 도전해볼 의향이 있다고 하니 만약 수중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정유인의 궤적을 따라 운동해보는 것도 좋을 듯.

여자들의 생활체육,
좀 더 엿보고 싶다면?
지금까지 소개한 스타들이 너무나 ‘넘사벽’의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좀 더 다양한 여성들을 보면서 자극을 받아보는 것도 좋을 듯. 마침 최근에는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여성 생활체육을 다룬다.

요즘 가장 화제를 모으고 있는 생활체육 프로그램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이다. ‘운동뚱’ 김민경을 필두로 무려 37명이나 되는 여성 출연진이 6팀을 이루어 필드를 누비고 있다 보니 롤 모델을 찾기도 쉽다. 국가대표 출신 선수 또는 선수 가족으로 구성된 ‘FC 국대 패밀리’나 액션배우 출신들이 포진한 ‘FC 액셔니스타’, 큰 키가 강점인 모델 군단 ‘FC 구척장신’ 등 각각의 팀이 저마다의 매력을 자랑하지만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그룹은 개그우먼들이 똘똘 뭉친 ‘FC 개벤저스’와 독보적인 에이스 박선영을 앞세운 ‘FC 불나방’일 듯.

선수들 역시 축구의 매력에 흠뻑 빠진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줬는데, 특히 개벤저스 주장을 맡은 개그우먼 신봉선의 경우 에피소드가 그야말로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중이다. 연습경기장 사용이 불가능해지자 길에 서서 엉엉 울었거나 인터뷰 영상을 찍는 PD에게 몸 풀어야 하는데 왜 촬영하냐고 항의하고, 개그계 대선배인 이경실에게는 “그런(방송) 마인드로 하면 안 된다”고 엄하게 경고까지 한다. 신봉선의 말처럼 “축구 이외에 모든 삶이 엉망인 상태”가 무엇인지를 짐작할 수 있을 듯. 비단 신봉선뿐 아니라 이 프로그램을 통해 생활체육의 매력을 깨달은 다른 선수들도 속속 간증에 나선다. 모델 한혜진은 “최근에 이렇게까지 큰 성취감을 느낀 적이 있나 싶을 만큼 행복해서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고 말했고, 배우 최여진 역시 “내 돈으로 축구화를 살 거라고는 꿈도 못꿨는데, 혼자서는 느끼지 못했던 호흡과 감정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수 신효범은 “노래를 대할 때와 비슷한 열정이 생겼다. 공이 그렇게 아름다운 줄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이 외에 김민경이 다양한 종목에 도전하는 ‘운동뚱’은 유튜브를 통해 볼 수 있고, 에이핑크 윤보미와 치어리더 박기량, 전 리듬체조 국가대표 신수지가 야구선수로 나서는 여성 야구단의 이야기 ‘마녀들’ 역시 스트리밍 플랫폼 웨이브와 유튜브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사진 뉴스1 게티이미지
사진제공 IHQ SBS 인스타그램



여성동아 2021년 8월 6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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