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으로 시작해 ‘마녀들’과 ‘골 때리는 그녀들’이 이어가는 여성 운동 예능의 흐름이 더 반가운 것은 절대로 끊어질 것 같지 않던 운동과 다이어트의 연결고리 대신, 운동의 연관 검색어를 성취감과 즐거움으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미있게 운동하고, 가쁜 호흡 속에서 깊은 만족감을 느낀 후에 맛있는 음식으로 허기를 달래면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체력과 근육이 따라오는 것은 당연한 일. 누구보다 힘차게 운동하며 근육의 순기능을 선보이고 있는 TV 속 스타들에게서 힌트를 얻어보자.
‘태릉이 놓친 운동의 귀재’
김민경

축구, 필라테스, 격투기 등 각종 운동을 ‘도장깨기’ 수준으로 섭렵하고 있는 김민경.
그리고 마침내 시작된 ‘운동뚱’에서 스타 트레이너 양치승 관장과 함께 ‘살을 빼는 다이어트가 아니라 근육을 키우는 벌크업에 도전하자’는 목표를 세운 그녀는 자신조차 몰랐던 운동능력을 발산하면서 양치승 관장을 매 순간 놀라게 만들었다. 예정되었던 10회차가 종료되는 날, 근력운동 기구 5개에서 700kg이 넘는 중량을 달성한 탓에 운동에서 해방되지 못하고 다음 종목에 다시 도전하는 고난의 행군을 시작하게 되었다. 격투기 선수 김동현, 필라테스 강사 심으뜸 등 내로라하는 선수와 코치들이 그녀의 재능에 감탄했고, ‘태릉이 잃어버린 인재’라는 별명을 얻기에 이른다. 양준혁으로부터 야구를, 김미현으로부터 골프를, 이천수로부터 축구를, 김동현으로부터 킥복싱을 배우면서 마치 ‘도장 깨기’ 수준으로 실력을 입증하고 있는데, 이처럼 다양한 종목에서 탁월한 성취를 거둘 수 있는 까닭은 코어가 월등히 단단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마흔 살에, 팔자에 없는 줄 알았던 운동을, 프로그램 때문에 시작한 덕분에 새 인생을 살게 된 그녀가 전하는 가장 선명한 메시지는 ‘체중과 운동능력은 상관이 없다,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상상 밖의 운동능력이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가 아닐까. 특히 필라테스에 도전할 당시 김민경 본인 역시 “필라테스에 관심이 있었지만 날씬하고 여릿여릿한 분들에게 어울리는 운동이라고 생각했다” 말한 적이 있고, 유튜브에 ‘김민경 씨를 보고 나도 필라테스에 도전해도 괜찮겠다는 용기를 얻었다’는 댓글이 여럿 달린 것만 봐도 확인할 수 있을 듯. 실제로 김민경이 여러 가지 운동을 섭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 쏟아지면서부터 여성 출연자가 중심이 된 다양한 종류의 운동 예능이 전파를 타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많은 여성들에게 선택지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출산 후에도, 생활체육으로도
근육을 만들 수 있어! 이시영, 가희

만능 스포츠맨 가희와 이시영은 유튜브와 SNS를 통해 꾸준히 운동하는 모습을 공유한다.
이후 한동안 가수 션, 월드 클래스 축구선수 이영표·조원희와 팀을 이루어 한강 러닝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마라톤에 심취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션과 이영표, 조원희에 뒤지지 않는 페이스를 유지해 화제가 됐다. 심지어 최근에는 등산계의 아이돌로 거듭난 상황.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실내 운동이 어려워지자 산을 자주 찾던 그녀가 유튜브 채널에 등산 콘텐츠를 업로드하면서 산악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더니, 올해 1월에는 등산 잡지의 표지모델로까지 등장하면서 명실공히 등산계의 아이돌임을 입증하기도 했다. 참고로 해당 잡지는 창간 이래 최초로 연예인을 표지모델로 섭외했다고. 그녀의 다양한 생활체육 활동을 벤치마킹하고 싶다면 유튜브 채널 ‘이시영의 땀티(땀나는 티비)’를 훑어보자.
SBS 웹 예능 ‘문명특급’이 기획한 ‘다시 컴백해도 눈감아줄 명곡’(이하 ‘컴눈명’)으로 화려하게 컴백한 애프터스쿨에서 가장 눈길을 끈 멤버는 역시나 리더이자 센터인 가희였다. MZ세대에게는 ‘프로듀스 101’의 카리스마 넘치는 선생님으로 더 잘 알려졌던 가희가 무대로 돌아온 후, 그녀에 대한 관심은 다시 한번 폭발했다. 특히 아이를 둘 낳은 엄마라고는 짐작할 수 없을 만큼 건강한 그녀의 몸매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2018년 여름 둘째를 출산한 후 바로 몸매 관리에 돌입해 6개월 만에 비키니를 입는 데 성공했다는 그녀의 운동 비법은 주 2회 필라테스로 알려졌지만 실제로 그녀는 모든 운동을 섭렵한 스포츠 마니아라고. 애프터스쿨 시절 진행한 인터뷰에서 유이가 “(가희는) 못하는 운동이 없다”고 설명한 적도 있다. 가희가 운영하고 있는 SNS 채널만 봐도 쉽게 눈치챌 수 있는데 유튜브 플레이리스트에는 강도 높은 체력 운동부터 가벼운 스트레칭, 피트니스, 아침 요가, 서핑 트립 등 다양한 운동 영상이 업로드돼 있고 최근에는 최신 K팝 그룹의 춤을 커버해 올리면서 탁월한 댄스 실력도 함께 뽐내는 중. 인스타그램에서는 수영과 골프를 즐기는 모습도 포착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콘텐츠는 발리와 서울을 오가면서 되풀이되는 격리 생활을 겪은 그녀가 셀프 트레이닝을 위해 촬영한 홈트 영상. 인스타그램에 6월 말 업로드한 변형 마운틴클라이밍 영상에는 “초대박 유산소, 집에서 노래 한 곡 완수하면 당신은 복근의 소유자”라는 코멘트가 달려 있으니 부럽다면 도전해봐도 좋을 듯.
내 몸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
수영선수 정유인

‘노는 언니’ 출연 이후 자신의 몸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정유인.
여자들의 생활체육,
좀 더 엿보고 싶다면?

요즘 가장 화제를 모으고 있는 생활체육 프로그램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이다. ‘운동뚱’ 김민경을 필두로 무려 37명이나 되는 여성 출연진이 6팀을 이루어 필드를 누비고 있다 보니 롤 모델을 찾기도 쉽다. 국가대표 출신 선수 또는 선수 가족으로 구성된 ‘FC 국대 패밀리’나 액션배우 출신들이 포진한 ‘FC 액셔니스타’, 큰 키가 강점인 모델 군단 ‘FC 구척장신’ 등 각각의 팀이 저마다의 매력을 자랑하지만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그룹은 개그우먼들이 똘똘 뭉친 ‘FC 개벤저스’와 독보적인 에이스 박선영을 앞세운 ‘FC 불나방’일 듯.
선수들 역시 축구의 매력에 흠뻑 빠진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줬는데, 특히 개벤저스 주장을 맡은 개그우먼 신봉선의 경우 에피소드가 그야말로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중이다. 연습경기장 사용이 불가능해지자 길에 서서 엉엉 울었거나 인터뷰 영상을 찍는 PD에게 몸 풀어야 하는데 왜 촬영하냐고 항의하고, 개그계 대선배인 이경실에게는 “그런(방송) 마인드로 하면 안 된다”고 엄하게 경고까지 한다. 신봉선의 말처럼 “축구 이외에 모든 삶이 엉망인 상태”가 무엇인지를 짐작할 수 있을 듯. 비단 신봉선뿐 아니라 이 프로그램을 통해 생활체육의 매력을 깨달은 다른 선수들도 속속 간증에 나선다. 모델 한혜진은 “최근에 이렇게까지 큰 성취감을 느낀 적이 있나 싶을 만큼 행복해서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고 말했고, 배우 최여진 역시 “내 돈으로 축구화를 살 거라고는 꿈도 못꿨는데, 혼자서는 느끼지 못했던 호흡과 감정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수 신효범은 “노래를 대할 때와 비슷한 열정이 생겼다. 공이 그렇게 아름다운 줄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이 외에 김민경이 다양한 종목에 도전하는 ‘운동뚱’은 유튜브를 통해 볼 수 있고, 에이핑크 윤보미와 치어리더 박기량, 전 리듬체조 국가대표 신수지가 야구선수로 나서는 여성 야구단의 이야기 ‘마녀들’ 역시 스트리밍 플랫폼 웨이브와 유튜브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사진 뉴스1 게티이미지
사진제공 IHQ SBS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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