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혜미
입력 2020.12.04 10:30:01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는 사람의 첫 번째 변화는 ‘집’에서부터 시작된다. 경기도 광주 오포읍 신축 아파트에서 비우고 덜어내며 여유롭게 사는 법을 배우고 있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욱 씨의 집을 소개한다.

시골에서 자란 이욱 씨의 기억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툇마루를 거실에 담았다. 거실 마루는 이욱 씨가 인테리어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다.
4천만원으로 신축 아파트 취향에 맞게 리모델링
“신축 아파트 입주라 특별히 집을 뜯어고칠 필요는 없었어요. 하지만 똑같이 찍어낸 듯한 공간과 저는 맞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마치 이곳엔 꼭 TV를 놓으라고 말하는 듯한 아트월, 내 동선과 상관없이 이미 짜인 수납장과 붙박이장, 벽지 등. 좀 유난스러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 공간에선 살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난 해 1월 경기도 광주 오포읍 신축 아파트에 입주한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욱 씨는 모델하우스에서 처음 집을 보았을 때부터 꼭 인테리어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인테리어 콘셉트를 잡기 위해 자료 조사를 많이 했어요. 사진도 많이 보고 책도 많이 읽었는데, 그 과정에서 미니멀 라이프와 미니멀 인테리어에 관심을 갖게 됐죠. 자료 조사를 하면서 재미있게 읽은 책이 레브드홈의 선혜림 대표가 쓴 ‘처음 시작하는 미니멀 라이프’였어요.” 그는 선혜림 대표를 꼭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에 무작정 이메일을 보냈고, 그렇게 만나 한 달간의 인테리어 작업이 시작됐다.

소파와 TV가 없는 거실. 원목 가구만이 거실을 따뜻한 분위기로 만들어준다.
“처음부터 거실 평상을 생각하고 오셔서 그 부분에 가장 초점을 맞췄죠. 평상이 슬림한 라인으로 떨어질 수 있도록 빗각 시공(45도 시공)을 진행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하기 위해 폭이 넓고 길이가 긴 원목마루를 마감재로 활용했어요.” 레브드홈 선혜림 대표는 의뢰인이 미혼이고 혼자 지내는 공간을 어떻게 꾸미고 싶은지 원하는 부분이 명확했다고 말한다.
미니멀 라이프를 실현하다

주방도 미니멀 인테리어로 마무리했다. 군더더기 없는 화이트 & 원목 인테리어로 집이 더욱 깔끔해 보인다.

1 답답했던 신발장을 철거하고 미니 신발장을 제작한 뒤 한켠에 원목 벤치를 두었다. 2 중문의 위치를 바꾸며 생긴 가벽에 답답하지 않게 긴 창을 내어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3 집 내부의 베이지 톤이 화장실까지 이어지도록 욕실을 인테리어했다.

똑같은 원목 침대를 두 개 놓은 아늑한 침실. 혼자인 지금도, 결혼 후 둘이 되었을 때도 편안한 잠자리를 누릴 수 있다. 답답해 보이던 안방의 새시를 철거하고, 폴딩 도어를 설치해 개방감을 주었다.
“조용한 이 동네에서 오래 살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사 왔어요.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며 차분하게 살면 좋겠다고 다짐하면서요. 벌써 공간에 무언가 차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앞으로 미니멀 라이프를 더 실천하며 살려고 해요. 이제 이 공간을 함께 누리며 지낼 수 있는 한 사람만 들어오면 좋겠네요(웃음).”
디자인&시공 레브드홈 사진제공 레브드홈
여성동아 2020년 12월 68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