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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nterior

집콕시대, 마음까지 깨끗해지는 미니멀리스트의 집

글 정혜미

2020. 12. 04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는 사람의 첫 번째 변화는 ‘집’에서부터 시작된다. 경기도 광주 오포읍 신축 아파트에서 비우고 덜어내며 여유롭게 사는 법을 배우고 있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욱 씨의 집을 소개한다.

시골에서 자란 이욱 씨의 기억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툇마루를 거실에 담았다. 거실 마루는 이욱 씨가 인테리어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다.

시골에서 자란 이욱 씨의 기억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툇마루를 거실에 담았다. 거실 마루는 이욱 씨가 인테리어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다.

4천만원으로 신축 아파트 취향에 맞게 리모델링

“신축 아파트 입주라 특별히 집을 뜯어고칠 필요는 없었어요. 하지만 똑같이 찍어낸 듯한 공간과 저는 맞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마치 이곳엔 꼭 TV를 놓으라고 말하는 듯한 아트월, 내 동선과 상관없이 이미 짜인 수납장과 붙박이장, 벽지 등. 좀 유난스러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 공간에선 살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난 해 1월 경기도 광주 오포읍 신축 아파트에 입주한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욱 씨는 모델하우스에서 처음 집을 보았을 때부터 꼭 인테리어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인테리어 콘셉트를 잡기 위해 자료 조사를 많이 했어요. 사진도 많이 보고 책도 많이 읽었는데, 그 과정에서 미니멀 라이프와 미니멀 인테리어에 관심을 갖게 됐죠. 자료 조사를 하면서 재미있게 읽은 책이 레브드홈의 선혜림 대표가 쓴 ‘처음 시작하는 미니멀 라이프’였어요.” 그는 선혜림 대표를 꼭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에 무작정 이메일을 보냈고, 그렇게 만나 한 달간의 인테리어 작업이 시작됐다. 

소파와 TV가 없는 거실. 원목 가구만이 거실을 따뜻한 분위기로 만들어준다.

소파와 TV가 없는 거실. 원목 가구만이 거실을 따뜻한 분위기로 만들어준다.

이욱 씨가 원하는 것은 명확했다. 우선 TV와 소파가 없는 거실이다. 이 두 가지가 거실에 있으면 삶이 평범하고 지루해질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평상.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냈기 때문에 따뜻하고, 평화로운 기억으로 남은 툇마루와 마당 풍경을 거실에 옮겨두고 싶었다.

“처음부터 거실 평상을 생각하고 오셔서 그 부분에 가장 초점을 맞췄죠. 평상이 슬림한 라인으로 떨어질 수 있도록 빗각 시공(45도 시공)을 진행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하기 위해 폭이 넓고 길이가 긴 원목마루를 마감재로 활용했어요.” 레브드홈 선혜림 대표는 의뢰인이 미혼이고 혼자 지내는 공간을 어떻게 꾸미고 싶은지 원하는 부분이 명확했다고 말한다.

미니멀 라이프를 실현하다

주방도 미니멀 인테리어로 마무리했다. 군더더기 없는 화이트 & 원목 인테리어로 집이 더욱 깔끔해 보인다.

주방도 미니멀 인테리어로 마무리했다. 군더더기 없는 화이트 & 원목 인테리어로 집이 더욱 깔끔해 보인다.

1 답답했던 신발장을 철거하고 미니 신발장을 제작한 뒤 한켠에 원목 벤치를 두었다.
2 중문의 위치를 바꾸며 생긴 가벽에 답답하지 않게 긴 창을 내어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3 집 내부의 베이지 톤이 화장실까지 이어지도록 욕실을 인테리어했다.

1 답답했던 신발장을 철거하고 미니 신발장을 제작한 뒤 한켠에 원목 벤치를 두었다. 2 중문의 위치를 바꾸며 생긴 가벽에 답답하지 않게 긴 창을 내어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3 집 내부의 베이지 톤이 화장실까지 이어지도록 욕실을 인테리어했다.

“대표님과의 소통은 어렵지 않았어요. 제가 원하는 시안들을 찾아 대표님께 보여드렸고, 대표님은 그것들을 실질적으로 인테리어에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한 자료들을 보여주셨어요. 제가 원하는 포인트를 너무 잘 알고 계셔서 특별한 어려움 없이 잘 진행됐어요. 비용은 4천만원 정도 들었고요.” 자신이 원하는 부분을 쏙쏙 캐치하는 선혜림 대표를 전적으로 믿었기 때문에 그는 공사 시작 후 완성되기까지 작업 현장에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 “미니멀하면서도 포근함이 느껴지는 공간으로 완성하고 싶었어요. 가구 및 소품이 많지 않은 클라이언트의 특징을 살렸지만 너무 단조로워 보일 수 있다는 것이 문제였죠.” 그래서 선반, 벤치 등 작은 가구에 우드 포인트를 활용해 공간에 따뜻함을 더하고자 했다. 집의 얼굴이 되는 현관에서부터 밝은 기운을 담고 싶었다. 답답해 보이는 신발장을 제거하고 미니 신발장을 새로 제작한 뒤 원목 벤치를 옆에 두었다. 거실에도 원목으로 만든 심플한 행잉 선반을 두어 따뜻한 기운을 주면서도 여백의 미를 살렸다. 




똑같은 원목 침대를 두 개 놓은 아늑한 침실. 혼자인 지금도, 결혼 후 둘이 되었을 때도 편안한 잠자리를 누릴 수 있다. 답답해 보이던 안방의 새시를 철거하고, 폴딩 도어를 설치해 개방감을 주었다.

똑같은 원목 침대를 두 개 놓은 아늑한 침실. 혼자인 지금도, 결혼 후 둘이 되었을 때도 편안한 잠자리를 누릴 수 있다. 답답해 보이던 안방의 새시를 철거하고, 폴딩 도어를 설치해 개방감을 주었다.

이욱 씨는 안방에 두 개의 침대를 두길 바랐다. 지금은 혼자 지내지만 결혼하고 나서도 침대는 두 개를 쓰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서재 겸 작업실 방은 특별한 인테리어 없이 책과 직접 만든 소품들로 채워 넣었다. 마지막 남은 방 하나는 아직 시공 전이다. 가벽을 설치해 드레스룸과 시네마룸으로 만들고자 선혜림 대표와 한창 이야기 중이다. 부모님 댁에서 살다 독립해 이사한 첫 번째 집이기 때문에 심사숙고해 꾸미고 싶은 마음이 크다.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하는 집답게 소품이 많지는 않다. 꼭 필요한 것 위주로 두었고, 액자는 직접 작업한 것들도 있다. 요즘엔 식물에 관심이 생겨 동네 화원에서 화분을 하나둘씩 들여오고 있다. 

“조용한 이 동네에서 오래 살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사 왔어요.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며 차분하게 살면 좋겠다고 다짐하면서요. 벌써 공간에 무언가 차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앞으로 미니멀 라이프를 더 실천하며 살려고 해요. 이제 이 공간을 함께 누리며 지낼 수 있는 한 사람만 들어오면 좋겠네요(웃음).”

디자인&시공 레브드홈 사진제공 레브드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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