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위 ‘짤’이라고 불리는 사진이나 그림이 대표적인 밈의 하나이며, 비의 ‘깡’처럼 노래에 맞춰 춤을 추어 챌린지를 전파하는 것 또한 밈의 일종이다. 밈 문화는 디지털 기기를 몸의 일부처럼 장착한 MZ세대들(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함)에 의해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쇼트폼(Short-form) 영상을 공유하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흥미를 유발하는 콘텐츠를 베이스로 새롭게 편집된 밈이 생산되면, 그것을 본 다른 사용자들이 이를 끊임없이 복제, 확산시키는 것이다.
대부분의 비주얼 콘텐츠를 스마트폰 같은 디지털 기기로 시청하는 데 익숙한 MZ세대들에게 60분짜리 영상은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심지어 몇 분짜리 유튜브 영상을 지루하게 느끼는 젊은이들도 있다. 쇼트폼 영상은 이런 MZ세대들에게 최적화된 콘텐츠다.
이미 MZ세대에게 인스타그램과 틱톡은 기존 세대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들은 실생활에서만큼이나 SNS상에서의 이미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팔로어 수는 사회적 지위와 다름없다. SNS에 올릴 사진을 찍기 위해 옷을 사고, 화장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MZ세대들은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이 나오거나, 색다른 포맷의 커뮤니케이션 툴이 출시 혹은 획기적인 콘셉트의 게임이 론칭됐을 때 그것을 받아들이고 경험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마치 주식 투자처럼 지금의 첫 시도가 미래를 위한 엄청난 포석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미국 10대들이 선호하는 애플리케이션 2위에 오른 틱톡

방탄소년단도 신곡을 공개할 때 틱톡에 업로드한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8월 틱톡 다운로드 전면 금지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틱톡이 1억 명가량의 사용자로부터 수집한 개인 정보를 중국 정부에 넘길 우려가 있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에 틱톡의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는 미국 워싱턴 D.C. 연방법원에 틱톡 다운로드 금지를 막아달라는 항소장을 제출했다. 워싱턴 D.C. 연방법원이 생존이냐 퇴출이냐 기로에 놓였던 틱톡의 손을 들어주며 다운로드 금지라는 미국 정부의 행정명령을 철회하도록 권고하면서, 일단 기사회생의 판로를 마련했다. 틱톡이 오라클과 월마트를 파트너로 맞이해, 틱톡 글로벌을 설립하며 미국 회사로서 변모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 이번 결정에 주효했다는 평가다. 미국 정부가 여기에 또다시 항소하면서 틱톡 다운로드 가능 여부는 기나긴 소송전에 돌입했지만, 미국 법원이 최종 판단을 내리는 데 있어 틱톡이 인스타그램을 제치고 유튜브에 이에 미국 10대들이 선호하는 애플리케이션 2위에 오른 점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뿐만이 아니라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틱톡의 인기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K팝을 대표하는 아이돌들이 틱톡을 애용하면서 인지도가 치솟았다. 최근 한국 가수로는 최초로 빌보드 핫100 차트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BTS)은 신곡을 발매할 때 틱톡에 동영상을 업로드한다. 2020년 2월, 4집 앨범 ‘ON’ 발매 하루 전 수록곡 전부를 틱톡에 선공개하면서 함께 진행한 ‘온 챌린지’는 시작한 지 60시간 만에 1억 뷰를 돌파하며 큰 화제를 모았고 쇼트폼 영상의 엄청난 파급력을 보여주었다.
꼰대의 잔소리처럼 긴 것은 극혐

틱톡 홈페이지에 올라온 15초 짜리 재미있는 영상들. 지난 해 미국 틱톡 다운로드 수가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넘어섰다.
사람들은 현재를 알면 다음이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언제나 그랬듯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그 중심에는 새로운 세대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MZ세대들이 소위 ‘꼰대’라고 부르는 기성세대의 긴 잔소리를 ‘극혐’이라고 표현하는 것에 고스란히 힌트가 담겨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MZ세대가 스마트폰으로 한 번에 콘텐츠를 시청하는 시간은 평균 6분 30초에 불과하다. 긴 것이 미덕인 시대도 있었지만, 지금은 민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간단명료하고 임팩트 있게 요점만 전달하는 것, 지금의 시대가 요구하는 커뮤니케이션의 답이다.
조엘 킴벡의 칼레이도스코프

뉴욕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기네스 팰트로, 미란다 커 등 세기의 뮤즈들과 작업해왔다. 현재 브랜드 컨설팅 및 광고 에이전시 ‘STUDIO HANDSOME’을 이끌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 틱톡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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