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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column

부모의 왜곡된 자식 사랑

박선영 더하우 영성경영연구소 대표

2020. 09. 24

박선영의 우리 아이 큰 그릇으로 키우기


더하우 영성경영연구소 대표이자 태광실업 고문. 태광실업의 수장으로서 업무를 수행하는 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며 자신의 한계를 느끼고 대안을 찾기 시작했고, 영성에서 답을 얻었다. 인간은 누구나 저마다의 본성을 타고났으며, 영성회복을 통해 자신의 가치와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한다. 더하우 영성경영연구소를 통해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 기업 컨설팅 노하우를 공유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입시 특혜 의혹에 이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군대 특혜 의혹으로 대한민국 부모와 젊은이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릅니다. 

사회의 모범이 되어야 할 권력자들의 비상식적인 행위는 위법성 여부를 떠나 지탄받아야 마땅합니다. 그러한 행위에 적극 조력한 사람들 역시 개인의 이익을 앞세운 기회주의자임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 문제를 좀 더 근본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자 합니다. 

요즘 세간에는 “아빠가 조국이 아니라서 미안해” “엄마가 추미애가 아니라서 미안해”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회자되고 있습니다. 그들처럼 자녀에게 특혜를 주지 못하는 것에 대한 자조 섞인 표현일 겁니다. 그런데 부모의 왜곡된 사랑이 당사자인 자식에게는 어떤 영향을 끼칠지 생각해보셨습니까. 저는 이 사태가 자식을 귀하게만 키우겠다는 부모의 무지함이 되레 자식을 망치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선명히 보여주는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큰 부모 밑에는 큰 자식이 나오기 어렵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부모가 자식을 내 자녀가 아닌 한 인격체로 바라보고 올바르게 양육하기는 대단히 어렵다는 말입니다. 부모들이 앞뒤 가리지 않고 자식을 위해 한다는 어리석은 행위들이 자식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질까요. 사사건건 간섭당한다고 느낄 때에는 짜증 나는 스트레스요, 편안하고 안락할 때는 부모로부터 받는 당연한 혜택으로 여길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자녀를 키우는 것은 반듯한 인격체로 완성시키는 ‘양육’이 아닌 ‘사육’입니다. 부모의 좁은 울타리에서 길들여진 사람이 주변과 편안하게 어울릴 용기와 자신감이 있을 리 없습니다. 사람, 그리고 세상이 두려워질 것입니다. 

요즘 젊은 남성들은 여성이 두렵고 아내가 겁난다고 말합니다. 어릴 때는 엄마의 품 안에서 사육을 당하고, 커서는 그 대상이 여자 친구 그리고 아내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사람에게는 군 생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한 세대 위 선배로부터 들은 이야기입니다. 군에서 첫 휴가를 나왔을 때는 모친이 부둥켜안으며 눈물로 반겨주셨다고 합니다. 두 번째 휴가를 나왔더니 얼굴을 보자마자 “왜 이리 휴가를 자주 나오느냐”고 하셨답니다.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형편에 휴가 나온 자식이라고 계속해서 특별하게 대해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또 군대에서 접했던 경험들이 사회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부대에서는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부대낍니다. 산골 출신, 어촌 출신 그리고 도시 출신의 사람들이 서로의 경험을 나누며 세상을 좀 더 넓게 볼 수 있는 간접 경험을 하게 됩니다. 또 내가 경험하지 못한 일을 접하고 배울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입니다. 

자녀는 내 자식이기 이전에 한 세상을 살아가야 할 온전한 인격체입니다. 혹시 여러분도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지는 않았지만 왜곡된 자식 사랑을 하고 계신 것은 아닙니까. 

부모의 과잉보호가 복이 아닌 화가 되어 자식을 힘들게 합니다. ‘악산은 (산)사태가 없다’고 합니다. 밖으로 드러난 큰 바위, 그 틈을 비집고 자리 잡은 나무는 서로 얽히고설켜 단단히 산을 붙잡고 있습니다. 태풍이 불고 홍수가 나도 거뜬히 견디지요. 여러분도 자식을 스스로 강해질 수 있도록 놓아서 키우십시오. 세상의 모진 비바람도 묵묵히 극복해나갈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빼앗지 마시길 부탁드립니다. 지진이 나면 대나무 밭으로 피신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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