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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10대들의 핫 트렌드, 화장품 대신 ‘마스크 꾸미기’

글 이나래

2020. 09. 03

자신만의 감각으로 꾸민 마스크가 명품이나 화장품을 대신해 SNS 인싸템으로 떠올랐다. 코로나19로 우울해진 일상에 소소한 재미를 더하는 마스크 꾸미기 트렌드를 소개한다.

자수, 스티커 등을 이용한 마스크 꾸미기 놀이가 인기로 떠올랐다. [사진제공 이형민]

자수, 스티커 등을 이용한 마스크 꾸미기 놀이가 인기로 떠올랐다. [사진제공 이형민]

요즘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 채널과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서는 10대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마스크 꾸미기’가 인기다. 마스크를 목에 걸 수 있도록 만들어진 스트랩은 대화를 하거나 커피를 마실 때 마스크를 보관하기 마땅치 않다는 지극히 실용적인 측면에서 시작됐지만, 똑같은 흰색 마스크의 물결 속에 나만의 개성을 더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부각되면서 사용자가 늘고 있다. 이에 비해 한 땀 한 땀 수를 놓아 자신이 원하는 장식을 더하는 마스크 꾸미기는 그야말로 ‘꾸밈’에만 목적이 있다. 길어봤자 며칠이면 수명을 다하는 마스크에 굳이 그렇게 공을 들일 필요가 있을까. 10대들은 왜 마스크 꾸미기에 나선 걸까.

코로나19 시대 우울 달래는 ‘방구석’ 취미생활

인스타그램에 #마꾸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다양한 마스크 꾸미기 게시물을 만날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 #마꾸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다양한 마스크 꾸미기 게시물을 만날 수 있다.

“친구들 SNS에 올라왔는데, 예쁘고 재미있어 보여서 시작했어요” 경기도 용인에 거주하는 중학교 3학년 황은솜 양은 다른 이들이 SNS에 올린 사진을 보고 재미있겠다는 생각에 마스크 꾸미기를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이 올린 도안을 참고해 체리나 하트, 구름, 파인애플 등의 자수를 완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0분 남짓. “밑그림만 잘 그리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정도”라는 것이 황 양의 설명. 네다섯 장의 마스크를 완성하는 데 두 시간 남짓을 보내고, 이 과정을 촬영해 유튜브에도 업로드했다. 주변에서 뜨거운 반응을 보내 더 만족스러웠다. 

“다들 예쁘다고 말해줘서 뿌듯했어요. 한 번 쓰는 마스크라 아깝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만큼 예쁘니까 중요한 날에 쓰라는 얘기도 들었죠.” 


인스타그램에 #마꾸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다양한 마스크 꾸미기 게시물을 만날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 #마꾸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다양한 마스크 꾸미기 게시물을 만날 수 있다.

황 양의 이야기 속에는 요즘 사람들이 마스크 꾸미기에 열광하는 요소가 모두 들어있다. 가장 먼저 외출이 쉽지 않아진 상황에 집에서 즐길 수 있는 간단한 취미생활이 필요하다는 것이 사람들을 마스크 꾸미기의 세계로 끌어들인 가장 큰 이유다. 실제로 코로나19가 한창 확산되던 올 봄에 가장 화제가 되었던 달고나 커피나 수플레 케이크도 ‘킬링타임’의 측면에서 인기를 얻은 아이템들이 아니던가. 최근에는 꼼지락꼼지락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수공예 취미에 관심이 쏠리는 추세다. 실제로 네이버의 취미쇼핑 검색어에는 ‘보석 십자수’와 ‘마스크 스트랩 만들기’, ‘마스크 줄’이 인기 순위에 올라있다. 주중에는 학원, 주말에는 영화관이나 쇼핑몰로 향했을 발걸음이 꽉 막힌 까닭이다.

마스크에도 나만의 색깔을 더할래!

캐릭터 스티커를 활용해 꾸민 마스크. [사진제공 황미숙]

캐릭터 스티커를 활용해 꾸민 마스크. [사진제공 황미숙]

얼굴의 절반 이상을 가리는 마스크에 자신만의 개성을 더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마스크 꾸미기에 나선 이들도 있다. 모공 지우개 팩트, 발색 좋은 틴트 등이 그동안 10대를 대변하는 인싸 뷰티템이었다면 2020년에는 마스크 자수가 그 역할을 미약하게나마 대신하고 있다. 



새로 나온 틴트를 써보고 주변에 공유하곤 하던 17세 김새롬 양은 얼마 전 마스크 꾸미기에 동참했다. 

“요즘은 어딜 가든 마스크를 써야 하니까 화장을 하면 묻어나서 오히려 거추장스럽더라고요. 그런데 얼굴이 너무 초췌해 보이는 건 싫고요. 마스크에라도 귀여운 패턴을 넣어보면 어떨까 싶어서 시도해봤어요. 간단한 꽃무늬와 제 이름 이니셜을 수놓았는데 마음에 들어서 앞으로도 외출하는 날에는 포인트로 넣어보려고 해요.” 

이렇게 만든 마스크로 부가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바로 ‘인증’이 그것. 친구들과의 만남이 제한된 요즘, SNS로 소통하는 10대에게 좋은 콘텐츠가 된다는 의미다. 실제로 마스크 꾸미기는 청소년들이 많이 사용하는 틱톡에서 시작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으로 퍼져나가며 트렌드가 됐다. 자수나 수공예를 전문으로 다루는 유튜버들도 10대들의 요청을 받아 마스크 꾸미기 영상을 제작했다고 말한다. 

“자수나 수공예, DIY를 주제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데 10대 구독자들의 요청에 따라 마스크 꾸미기 콘텐츠를 제작해 봤어요. 직접 본 주변 사람들도 예쁘다고 칭찬해줬고, 영상도 반응이 좋아서 최근에는 2편도 제작했습니다.” 

‘까망콩’이라는 닉네임으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이형민 씨가 업로드 한 ‘마스크에 자수하는 5가지 방법’은 2주 만에 조회수 2만 건을 기록하며 호응을 얻었다. 구독자 60만 명을 확보한 유튜버 ‘옐언니’의 마스크 자수 영상은 업로드 10일 만에 조회수 22만 건을 기록했고, 구독자 19만인 ‘오조’의 ‘자수 마스크 리폼하기’ 영상은 11만 명이 시청했을 정도다.

자수부터 스티커까지, 마꾸의 진화

자수로 장식한 마스크. 한 번 쓰고 버리기 아까울 정도다. [사진제공 황은솜]

자수로 장식한 마스크. 한 번 쓰고 버리기 아까울 정도다. [사진제공 황은솜]

스티커를 활용해 좀 더 쉽게 마스크를 꾸미는 케이스도 있다. 스티커를 사용하면 다양한 디자인을 편리하게 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다. 화려한 타투 스티커부터 아기자기한 팬시 스티커, 귀여운 캐릭터 스티커까지 원하는 대로 골라 붙이기만 하면 되니 만족도도 높다. 특히 유아나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을 키우는 가정에서 캐릭터 스티커나 네임 태그 스티커를 붙이는 방법이 인기다. 여섯 살과 여덟 살 난 두 딸을 키우고 있는 황미숙 씨는 아이들과 놀이로 마스크 꾸미기를 시작했는데 덕분에 아이들이 마스크를 덜 답답해한다고 말했다. 

“좋아하는 캐릭터로 꾸며주면 나만의 특별한 마스크라는 생각에 마스크를 좀 더 좋아하게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역시나 아이들이 만족해하고, 마스크도 더 잘 쓰고 있게 돼서 성공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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