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서 만나는 색다른 GUCCI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구찌(Gucci)의 감성과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서울에서 열린다. 명품 브랜드들이 미술을 자신들의 영역에 끌어들이는 건 최근의 트렌드이기도 하다. 루이비통은 지난해 ‘루이비통 메종 서울’에 전시 공간인 ‘에스파스 루이비통 서울’을 개관하고 자코메티 특별전에 이어 버질 아블로의 사진전을 열었다. 에르메스는 2007년부터 서울 도산공원 앞에 ‘아뜰리에 에르메스’를 개관해 꾸준히 전시를 열고, 아티스트들을 발굴해 후원한다.4월 17일부터 대림미술관에서 열리는 ‘이 공간, 그 장소: 헤테로토피아’는 구찌가 서울의 문화 경관과 현대미술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프로젝트로, 서울의 독립 및 대안 예술 공간의 복합적인 역사와 헤테로토피아(Eterotopia)에 대한 고찰을 담고 있다. ‘Heteros(다른)’에 ‘Topia(장소)’를 접목한 ‘Eterotopia’는 유토피아(이상향)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현실에 존재하면서도 그 밖의 다른 온갖 장소들에 대해 이의 제기를 하는, 말하자면 ‘저항과 대안’의 공간을 의미한다. 구찌는 헤테로토피아를 개인이 타인 혹은 주변 환경과 관계를 맺는 방식을 통해 ‘바람직한 미래를 만들 수 있는 장소’라고 새롭게 정의한다.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와 큐레이터 미리암 벤 살라가 함께 큐레이팅한 이번 전시는 특히 장르와 성별 사이의 관계에 대한 윤리적이고 미학적인 가치,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자기표현의 중요성과 영원한 인류학적 매니페스토 등에 관한 담론을 담고 있다. 메리엠 베나니, 올리비아 에르랭어, 이강승, 마틴 심스 등 아티스트들이 구찌 스타일로 시각화된 이미지를 통해 규범적 · 지배적 담론의 협소한 시각에 재치 있게 의문을 던진다.
~7월 12일/서울 종로구 대림미술관
이종건 개인전 ‘세 개의 기둥과 하나의 벽’
건축과 공간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로 설치 작업을 해온 이종건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갤러리의 전시 공간을 새롭게 해석하는 조각,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본래 벽은 내부와 외부를 단절하거나 연결시키고 기둥은 하중을 지탱하는 동시에 공간에 중심을 만들기도 한다. 그런데 전시장에 설치된 벽은 세 개의 기둥을 펼치고 서로 중첩해 반복적으로 배치한 벽지로 되어 있으며, 벽지 표면은 벽돌·창살·문짝 등 재료적 속성과 질감이 시각적으로 남아 있으나 반복적인 배치로 인해 단순한 기하학적 구성으로 보이기도 한다.~5월 23일/서울 종로구 피비갤러리
윤양호 개인전 ‘Selbst Fragen 스스로 묻다’
독일에서 활동하는 작가 윤양호는 현대미술에 선(禪)을 접목시킨 단색화를 주로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선 색면 추상과 질감을 통해 반복과 변화의 이치를 표현한 50여 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기존의 작품 세계와 유사하게 ‘블루’ 계열의 색도 사용했지만 이번엔 노랑, 주황, 빨강 등을 곳곳에 사용한 점이 눈여겨볼 만하다.~5월 29일/서울 용산구 갤러리비선재
‘마놀로 발데스’전
한국과 스페인 수교 70주년을 맞아 스페인의 거장 마놀로 발데스의 대형 조각 작품 ‘La Pamela’를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 위에 설치하는 프로젝트다. 마놀로 발데스는 스페인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아티스트 중 한 명으로 렘브란트, 고야 등의 명작에서 영감을 얻어 조명과 색상의 촉감을 추상화해 표현하는 대형 작품을 만들어왔다. ‘La Pamela’는 파리 방돔 광장과 싱가포르 가든스 바이 더 베이, 뉴욕 보태니컬 가든을 비롯한 전 세계 유수한 명소에 설치된 작품이다.~6월 28일/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김재용 ‘도넛 피어’전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알록달록 도넛이 미술관 벽을 가득 채운다. 김재용은 밀가루 대신 흙으로 도넛을 굽는 도자 작가다. 신작인 청화 도넛은 미국 문화인 도넛에 한국 전통적인 채색 기법, 중동의 카펫 문양을 접목시킨 것이다. 전시 제목 ‘도넛 피어’는 ‘두려워 말라(Do not fear)’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5월 31일/서울 종로구 학고재갤러리
디자인 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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