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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공식커플 아모레 서민정, 보광 홍정환

EDITOR 정혜연 기자

2020. 04. 23

재벌가 혼사는 비즈니스와도 같다. 당사자가 부부의 연을 맺는 것만으로 두 회사는 조력자 관계를 형성하기 때문. 아모레퍼시픽과 보광그룹이 혼사를 통해 손을 맞잡게 됐다.

대한민국 20대 주식 부호 1위에 매년 이름을 올려온 서민정 아모레퍼시픽 뷰티영업전략팀 과장(29).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2녀 가운데 장녀인 서민정 씨는 아모레퍼시픽 지주회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 주식을 2백41만2천7백10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전체 주식의 2.93%에 해당하며 53.9%를 가진 서경배 회장 다음으로 많은 규모다. 주식 평가액은 4월 17일 종가 기준 약 1천5백8억원이다. 서민정 씨는 이외에 비상장 계열사인 에뛰드(19.5%), 에스쁘아(19.52%), 이니스프리(18.18%) 등의 지분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개로 만나 호감, 결혼 임박

서민정 씨의 행보는 항상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미국 코넬대학교 경제학과를 나와 ‘재벌 후계자들의 사관학교’라 불리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 베인앤드컴퍼니에서 근무했고, 2017년 1월 아모레퍼시픽 뷰티사업장 생산관리직 사원으로 입사했다. 당시 회장 딸이 평사원으로 입사하자 사내에서도 그를 보기 위해 몰리는 등 관심이 집중됐다. 

이후 입사 6개월 만에 사직서를 낸 그는 돌연 공부를 위해 중국행을 선택했다. 그해 9월 중국 베이징에 있는 청쿵상학원(長江商學院·CKGSB)에 진학한 것. CKGSB는 아시아에서도 손꼽히는 갑부인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이 2002년 설립한 사립 MBA다. 이곳을 석사 졸업한 서민정 씨는 2019년 10월 아모레퍼시픽 뷰티영업전략팀에서 다시금 일을 시작했다. 

올해 한국 나이로 서른이 된 서 씨가 어떤 사람과 결혼할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된 것이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4월 8일 아모레퍼시픽은 서 씨가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고 있다는 사실을 대외적으로 알렸다. 상대는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의 1남1녀 중 장남인 홍정환 씨(35). 할아버지는 보광그룹 창업자인 고(故) 홍진기 회장이고, 첫째 고모는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씨다. 

홍정환 씨는 현재 아버지 홍석준 회장을 도와 보광창업투자에서 일하고 있다. 홍석준 회장은 고 홍진기 회장의 4남2녀 가운데 넷째로 1978년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1986년 노스웨스턴대 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그해 삼성코닝에 입사해 곧바로 이사대우 자리에 올라 업무를 시작했고, 1995년 삼성전관(현 삼성SDI) 상무를 거쳐 2002년 삼성SDI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이후 2007년 삼성SDI에서 나와 보광창업투자 회장으로 취임했다. 



홍 회장이 이끄는 보광창업투자는 1989년 중소기업 창업투자를 목표로 세워진 곳이다. 공시된 기업 정보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자본금 1백29억1천만원, 매출액 약 32억2천5백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분율은 홍석준 회장이 46.73%,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이 7.54%, 홍라영 전 리움미술관 총괄부관장이 7.54%다. 

홍정환 씨는 보광창업투자에서 투자심사를 총괄하고 있다. 기업공시에 따르면 보광창업투자는 지난 20년간 24건의 포트폴리오에 대해 총 2백97억원을 투자 집행한 것으로 나타난다. 투자 대상은 특정 업종을 공략해 선정하기보다는 전방위로 뻗어 있다. 투자한 회사는 바이오 업종 ‘엠비디’ ‘비비비’, 금융 업종 ‘티웨이브’ ‘모인’, 엔터테인먼트 업종 ‘팟빵’ ‘마이뮤직테이스트’ ‘클라우드게이트’ 등이다.

롯데·농심에서 삼성까지 이어지는 양가 혼맥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의 장남 홍정환 씨가 보유한 
한남더힐은 정재계 인사와 연예인들이 거주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의 장남 홍정환 씨가 보유한 한남더힐은 정재계 인사와 연예인들이 거주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서민정 씨와 홍정환 씨가 결혼할 경우 아모레퍼시픽 그룹은 농심·롯데로 이어진 재계 연결고리를 보광·삼성으로까지 넓히게 된다. 이미 아모레퍼시픽 그룹은 알짜 기업과 혼맥을 유지하고 있다. 

먼저 서경배 회장은 1990년 신춘호 농심 회장의 막내딸 윤경 씨와 결혼하면서 국내 굴지의 식품회사와 사돈을 맺었다. 신춘호 회장은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둘째 동생이기도 하다. 아모레퍼시픽 그룹은 넓게 보자면 농심과 더불어 롯데까지 혼맥을 이룬다. 

홍정환 씨의 친가 쪽을 살펴보면 고 홍진기 회장의 장남은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이고, 차남은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 4남은 홍석규 보광 회장이다. 장녀는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차녀는 홍라영 전 리움미술관 총괄부관장이다. 홍정환 씨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과는 사촌지간이다. 

서민정 씨와 홍정환 씨가 결혼할 경우 두 사람이 보유한 주식 및 자산 가치는 2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민정 씨는 아모레퍼시픽그룹 및 계열사 주식 외에 농심홀딩스 지분 1만3천2백1주(0.28%)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하반기 지분 가치의 합이 2천억원을 넘겼다. 올해 1분기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자산 가치가 하락해 1천5백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홍정환 씨는 BGF 50만2천1백13주(0.52%)와 BGF리테일 26만8천9백86주(1.56%)를 보유하고 있으며 자산 가치는 총 4백억원 정도다. 또 홍 씨는 국내 최고가 아파트인 서울 용산구 ‘한남더힐’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사람의 결혼이 화제가 된 또 다른 이유는 근래 보기 드문 재벌 간 혼사기 때문. 최근 재벌 후계자들은 정재계 인사의 자제가 아닌 일반인과의 결혼이 다수였다. 지난해 11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은 한화그룹 신입사원 연수 과정에서 처음 만난 여성과 10년 교제 끝에 결혼해 화제가 됐다. 미국 명문 사립학교 세인트폴 고등학교와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김 부사장은 재계에서도 유명한 엄친아였다. 그를 사윗감으로 눈독 들인 재벌가가 여럿 있었으나 김 부사장이 연애결혼을 고집했다는 소문이 돌 정도였다. 앞서 2017년 최태원 SK 회장의 장녀 윤정 씨는 네 살 연상의 회사원 윤 모 씨와 결혼했고, 2017년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장녀 함연지 씨도 고등학교 때 처음 만나 7년간 교제한 동갑내기 회사원과 결혼했다. 모두 연애를 거쳐 결혼까지 이어진 케이스다. 이 때문에 서민정 씨와 홍정환 씨의 교제 소식이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한편 아모레퍼시픽에서 두 사람의 교제 사실을 알린 만큼 결혼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 재벌가 결혼식은 정재계 인사가 총출동하는 등 화려하게 이뤄졌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국내외 경제 상황을 고려해 양가가 어떤 결혼식을 올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 지호영 기자 디자인 김영화 사진제공 아모레퍼시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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