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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investment #building

이종석 한효주 엄지원처럼 나도 꼬마빌딩에 투자할까

EDITOR 정혜연 기자

2019. 09. 07

부동산 투자로 돈을 벌었다는 연예인들의 성공 사례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강남 아파트 한 채가 20억원을 훌쩍 넘은 지금, 같은 값이라면 꼬마빌딩에 투자하는 게 수익률이 더 좋다는 말도 나온다. 꼬마빌딩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알아둬야 할 사항을 짚어봤다.

한효주, 갈현동 27억원 매입, 이종석, 한남동 30억원 매입.

한효주, 갈현동 27억원 매입, 이종석, 한남동 30억원 매입.

최근 1~2년 사이 부동산 시장에는 ‘똘똘한 한 채’ 붐이 일었다. 정부가 다주택자를 겨냥해 세금, 대출 등 전방위로 규제를 내놓자 변화의 움직임이 생긴 것. 같은 가격이면 주택 여러 채를 가지고 있기보다 제대로 된 하나를 보유하는 편이 이익이라고 판단한 다주택자들이 서울 강남권 고가 아파트로 눈을 돌린 결과였다. 

이런 탓에 현재 강남권에는 전용 84㎡ 기준 20억~30억원짜리 아파트가 대폭 늘었다. 아파트 한 채가 웬만한 건물 한 채 가격에 육박하는 시대가 온 것. 하지만 주택의 경우 정부가 ‘집값 안정’을 목표로 규제를 쏟아내는 실정이라 추가 보유가 쉽지 않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투자자들 사이에 주택보다 규제가 덜하고 임대수익이 높은 꼬마빌딩으로 눈을 돌리는 이가 늘고 있다.

리모델링으로 수익 올린 이종석, 미래가치 내다본 한효주

일찌감치 꼬마빌딩 투자로 수익을 올린 연예인들의 성공 케이스는 이를 염두에 둔 사람들에게 좋은 교본이 된다. 배우 이종석(30)은 지난해 3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대지면적 122㎡, 지상 2층짜리 노후 주택을 30억원에 매입했다. 자기자본금은 15억1천만원, 대출은 14억9천만원이었다. 

해당 건물은 1987년 지어진 주택으로 2013년 한 차례 리모델링했다. 현재 카페와 명품 의류 편집숍이 임차하고 있다. 총 보증금 1억원, 월세 6백30만원으로 투자금 대비 연 임대수익률은 약 2.6%다. 현재 해당 건물의 건폐율은 47.89%, 용적률은 95.78%인데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 속해 있기 때문에 향후 용적률 300%까지 증축할 수 있다. 

이종석의 꼬마빌딩은 미래가치가 높은 편이다. 한남동의 고급 주택단지인 ‘한남더힐’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붙어 있는 데다가 고급 빌라와 대사관 등이 밀집한 ‘유엔빌리지’와도 인접해 고급 상권으로 분류된다. 한남대교만 건너면 강남으로 이동하기도 편리해 향후 매매가 상승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배우 한효주(32)는 철저히 미래가치에 주목한 투자로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5월 대다수가 빌딩 투자처로 손꼽는 강남권이 아닌 은평구 갈현동에 지상 2층 규모의 꼬마빌딩을 매수한 것. 매매가는 27억원으로 이 가운데 대출 15억원, 자기자본금 12억원이 투입됐다. 

해당 건물은 2004년 준공됐으며 대지면적은 393.3㎡ 규모이고 건폐율은 58.97%, 용적률은 112.8%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입 당시 이미 세탁 업체 크린토피아에서 전 층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지금도 계속 임차를 유지하고 있다. 보증금 1억원에 월세 5백50만원으로 연 임대수익률은 투자금 대비 2.5% 정도다. 해당 건물은 제2종 일반주거지역에 속해 향후 용적률 250%까지 증축할 수 있다. 

한효주 건물이 위치한 곳은 서울 지하철 3호선, 6호선 등 2개 노선이 정차하는 연신내역 인근이다. 이곳은 연신내역을 중심으로 ‘연신내 로데오거리’가 형성돼 있으며 크게 4개 상권이 합쳐져 유동 인구가 상당하다. 또한 수도권 광역 교통망인 GTX-A 노선 개통 호재와 갈현1구역 재개발 사업 등이 예정돼 향후 매매가 상승이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개발 가능성에 따른 미래가치는 건물 시세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직전 건물주는 2017년 22억원에 해당 건물을 매입했는데 1년 뒤 한효주는 5억원 오른 27억원에 매입했다. 1년 사이에 22.7%가 오른 것. 현재 정확한 시세는 파악하기 어렵지만 인근 꼬마빌딩 호가가 3.3㎡당 3천2백만원인 것을 토대로 추산하면 한효주 꼬마빌딩은 약 37억원가량인 것으로 파악된다.

3년 사이 3배, 꼬마빌딩 투자 전문가 엄지원

엄지원, 연희동 21억원 매입

엄지원, 연희동 21억원 매입

가장 최근 꼬마빌딩에 투자해 화제가 된 이는 배우 엄지원(42)이다. 그는 지난 3월 서대문구 연희동에 대지면적 175.2㎡, 지상 2층 규모 건물을 21억원에 매입했다. 총 매입액 가운데 자기자본금이 15억4천3백만원이고, 대출이 약 5억5천7백만원이다. 자기자본 가운데 절반은 엄지원이, 나머지는 엄지원의 고향 지인이 투자해 공동명의로 매입한 점이 눈에 띈다. 

해당 건물은 1970년 준공됐다가 2012년에 한 차례 리모델링을 했다. 엄지원이 매입할 당시 이 건물은 1층 카페와 2층 레지던스가 임차하고 있었다. 보증금 2천만원에 월세 3백50만원으로 연 임대수익률은 투자금 대비 2.1%로 알려졌다. 건물이 속한 지역은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적률을 최대 250%까지 높여 증축할 수 있다. 현재 용적률은 177.17%로 여유가 있으나 리모델링한 지 7년밖에 지나지 않아 증축 가능성은 낮게 평가된다. 

엄지원의 연희동 꼬마빌딩 투자에 대해 평가하기는 다소 이르다. 해당 건물은 연세대학교 서북쪽 연희초등학교 건너편에 위치해 연세대 상권으로 분류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렇다고 최근 2~3년 사이 급부상한 연남동 경의선 숲길 공원과 가까운 편도 아니다. 오히려 주택이 밀집한 주거지역으로 상권이 활성화되기에 한계가 있다. 


엄지원, 성수동 15억원 매입

엄지원, 성수동 15억원 매입

오히려 부동산 업계에서는 엄지원이 2016년 4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매입한 대지면적 171㎡, 지상 2층 규모의 꼬마빌딩 투자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당시 엄지원은 대출 8억원에 자기자본 7억원을 들여 총 15억원에 해당 건물을 매수했다. 1층은 유리공업소와 식당이 임차하고 있었는데 연간 임대수익은 매입가의 약 1.3%로 그다지 높지 않았다. 

반면 이곳의 건물 시세는 꾸준히 오르는 추세다. 서울 지하철 2호선 뚝섬역에서 성수역에 이르는 구두거리는 최근 몇 년간 성수동 상권으로 주목받았고, 현재까지도 상권은 계속 확장되는 분위기다. 이곳 상권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까닭은 용도지역 때문. 성수동은 공업소가 밀집한 준공업지역이 대부분인데 건물 증축 시 용적률을 최대 400%까지 높일 수 있다. 비교적 증축 폭이 큰 제3종 일반주거지역도 용적률이 최대 300%인 점을 감안하면 33.3%가량 이득을 본 셈이다. 

그러면 해당 건물의 현재 시세는 어느 정도일까. 꼬마빌딩 거래를 전문으로 하는 원빌딩중개법인 조남인 팀장은 “지금은 3년 전 매입 가격의 3배를 불러도 매각이 가능한 건물이다. 최근 2년 사이 서울 아파트 값이 빠르게 오르면서 땅값도 동반 상승해 일반 건물 역시 몸값이 높아졌다. 특히 성수동은 앞으로도 호재가 많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일반인들의 투자 문의가 꾸준한 곳이다. 엄지원 씨가 3년 전 성수동 꼬마빌딩을 저렴한 가격에 매입한 것은 매우 현명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미래가치·임대수익·배후수요 등 꼼꼼히 따져야

건물 매입은 주택을 사는 것과는 상당히 다르다. 일반적으로 아파트를 매입할 때 수요자들은 언제 지어졌는지, 세대수가 어느 정도인지, 교통편은 잘 마련돼 있는지, 학교는 가까운지, 상가나 체육 시설은 있는지 등을 꼼꼼히 따진다. 철저히 주거를 목적으로 생활의 편리함에 초점을 맞춰 매입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 건물에 투자할 때는 미래가치를 내다보는 것이 1순위다. 미래가치는 개발 가능성이 좌우하는데 건물의 용도지역이 어디에 속하는지, 인근에 개발 계획이 예정돼 있는지, 교통망 신설이 예고돼 있는지 등을 따지게 된다. 

앞서 투자 케이스에서도 알 수 있듯 건물 소재지가 제1·2·3종 일반주거지역, 상업지역, 공업지역 여부에 따라 건폐율과 용적률은 달라지기 마련이다. 건폐율이란 전체 대지면적 대비 건물 1층의 바닥면적 비율인데 건물을 얼마나 넓게 지을 수 있느냐를 알려주는 지표다. 도시 과밀화 억제의 일환으로 위해 정부에서 건축 밀도를 조절하기 위해 마련한 규정인데, 건축물 간 간격을 둬 일조·채광·통풍 등을 확보해 쾌적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용적률은 대지면적에 대한 건축물의 연면적(각 층 바닥면적을 합한 값) 비율인데, 건물을 얼마나 높이 올릴 수 있는지에 대한 지표다. 대지면적 100㎡인 땅의 건폐율이 50% 이하, 용적률이 150% 이하라면 최대 3층까지 건물을 높일 수 있다. 

즉, 용도지역에 따라 건물의 증축 가능성이 결정되고, 이는 건물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부동산인포 권일 팀장은 “건물을 증축할 때 건폐율과 용적률에 맞춰 설계를 하는데 디자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비율이 조절된다. 꼬마빌딩이 밀집한 곳을 보면 지붕이 사선으로 깎여 있는 특이한 형태를 볼 수 있는데 이는 용도 제한과 일조량 규제 등을 반영한 결과다. 한 걸 그룹 멤버의 경우 이를 무시한 증축 공사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꼬마빌딩이라도 투자하기 전 이런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발계획과 교통망 신설 역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사항이다. 직접적으로 개발 예정지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인근에 개발이나 교통망 신설이 예정돼 있다면 인구 유입을 예측할 수 있고, 상권 활성화가 기대되기 마련이다. 특히 최근에는 GTX-A·B·C, 신안산선, 경전철 등 신규 교통망 확충이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 한효주 역시 이러한 개발계획을 반영해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임대수익도 꼬마빌딩 투자 시 기본적으로 살펴봐야 할 요소다. 권 팀장은 “최근 기준금리가 낮아지는 추세기 때문에 꼬마빌딩 연 임대수익률이 2~3% 정도면 양호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상권이 확장되는 곳이라면 리모델링한 뒤 임대수익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가능성도 미리 파악해두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을지 여부는 배후수요를 파악하면 알기 쉽다. 상주하는 인구의 연령층과 직업군을 파악하고, 업무지구 혹은 교육특구인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 조남인 팀장은 “교육열에 따라 아파트 값이 오르는데 건물도 마찬가지다. 학원가가 밀집한 상권이라면 향후 임대수익을 높일 여지가 있다. 또 최근 핫한 상권을 쫓아가기보다는 수요가 꾸준한 안정적인 곳이 장기적으로 좋다. 업무지구와 주거지가 혼합된 곳이라면 주중, 주말 수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꾸준한 임대수익과 지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임차인과의 권리 관계, 건물의 상태, 담보대출 한도 등 구체적으로 들여다봐야 할 것들이 적지 않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매입을 희망하는 지역의 꼬마빌딩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취합하길 권한다. 빌사남(빌딩을 사랑하는 남자) 김윤수 대표는 “아파트 투자와 달리 빌딩 투자는 따져봐야 할 부분이 많다. 땅의 용도, 임대수익률, 임차인 관리 등 여러 가지 평가 기준에 따라 가격도 달라진다. 전문가를 만나 의견을 들어보는 것은 물론, 본인이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파악해야 투자 결정을 내리기 좋다”고 조언했다.

사진 박해윤 홍중식 기자 디자인 김영화 자료제공 빌사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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