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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5가 임성기 약국에서 세계적 성공 스토리 이룬 한미약품

기획 · 김지영 기자 | 글 · 박재명 동아일보 소비자경제부 기자

입력 2015.12.10 09:44:00

최근 세계 제약업계의 역사를 새로 쓴 기업이 있다. 글로벌 제약회사들과 연달아 수조원대의 신약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한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이 제약업계 관계자들조차 “놀랍다”고 표현하는 ‘대박’ 수출을 연거푸 이뤄낸 비결은 무엇일까.
종로 5가 임성기 약국에서 세계적 성공 스토리 이룬  한미약품

1 복제약 개발로 시작해 자체 신약 개발로 대박을 친 한미약품. 사진은 발기부전 치료제 ‘구구’ 개발에 환호하는 직원들의 모습. 2. 마이클 트라우트만 박사가 6월 8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제75회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한미약품과 공동 개발 중인 신약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3 한미약품 주가는 올 들어 10배가량 폭등했다.

한미약품이 최근 국내 제약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수출 계약을 연달아 맺는 위업을 달성했다. 3월 미국의 다국적 제약사 일라이 릴리와 8천억원을 받고 관절류머티즘 표적 치료제(HM71224)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7월에는 독일의 다국적 제약회사인 베링거 인겔하임에 폐암 치료제(HM61713) 개발 및 상업권을 8천3백억원에 판매했다. 11월 5일에는 프랑스 사노피에 당뇨 치료제 3종(퀀텀 프로젝트) 기술을 수출하는 4조8천억원 규모의 ‘대박’ 계약을 체결했다. 11월 9일에도 얀센에 당뇨 및 비만 치료제(HM12525A)를 수출하는 1조원 규모의 계약을 맺는 등 올해 들어서만 약 7조5천억원의 실적을 올린 것이다.

이 같은 실적은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가 빚어낸 결과다.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계가 드링크제와 비타민 등 의약 외품 판매에 열중하던 2000년대 초부터 전문 의약품 개발에 몰두했다. 해외 신약의 제네릭(복제약) 개발로 시작해 점차 자체 신약 개발로 방향을 전환한 것. 지난해 한미약품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액은 20% 수준. 올해도 연 매출의 19%를 R&D에 투자하고 있다. 최근 5년간 누적 R&D의 규모만 5천억원대다.

이렇게 해서 탄생시킨 기술이 바로 ‘랩스커버리’다. 한미약품이 최근 다국적 거대 제약사에 수출한 신약은 모두 랩스커버리 기술이 적용됐다. 한미약품 입장에서는 R&D를 통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만들어낸 셈이다. 랩스커버리는 쉽게 설명하자면 신체에 바이오 의약품의 약효가 미치는 시간을 늘려주는 기술이다. 통상 약물은 신체에 들어가면 소변으로 배출되거나 몸에 흡수되며 약효를 잃는다. 특히 바이오 의약품은 지속 기간이 더 짧다.

랩스커버리는 약효를 가진 물질에 특수 단백질을 붙여 소변 배출이나 신체 흡수를 막아 약효가 지속되는 시간을 늘린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사노피에 기술을 수출한 당뇨 치료제는 통상 일주일에 한 번 약을 투여해야 하는 당뇨 환자들이 한 달에 한 번만 약을 투여해도 되는 효과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천기술은 여러 분야에 응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한미약품은 이미 수출한 당뇨와 비만 치료용 신약 외에도 왜소증 치료 호르몬제와 백혈구 감소증 치료제 등에 랩스커버리 기술을 접목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종로 5가 임성기 약국에서 세계적 성공 스토리 이룬  한미약품

약국에서 시작, 남다른 추진력으로 한미약품의 대박 수출을 일궈낸 임성기 회장.

실적 떨어져도 ‘연구개발(R&D)’에 힘쓴 뚝심 경영



이 같은 기술 개발은 회사 연구진의 의지만으론 이뤄지지 않는다. 한미약품 안팎에서는 연이은 기술수출 ‘홈런’의 비결로 임성기(75) 한미약품 회장의 추진력을 꼽고 있다. 임 회장은 중앙대 약학과를 졸업한 뒤 1967년 서울 종로5가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임성기 약국’을 설립하며 제약 분야에 발을 디뎠다. 1973년 한미약품을 설립하고 2000년 의약 분업을 계기로 회사 규모를 키웠다. 정부가 2010년부터 불법 제약 영업 단속에 나서 실적이 나빠진 이후에는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신약 개발에 나서자”고 직접 독려했다.

이때부터 회사의 관심은 R&D로 쏠렸다. R&D에 투자하는 돈이 늘어나면서 회사 실적은 떨어졌다. 병원 영업에 집중한 다른 제약사에 비해 실적이 나빠지며 주위의 우려도 커졌지만 임 회장은 흔들림 없이 신약 개발을 밀어붙였다. 그 결과가 올해 연이어 터져나온 것이다.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글로벌 제약사와 달리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신약 물질을 포기하고 과감한 의사 결정을 통해 선택과 집중을 해 기술 수출을 이뤘다”며 “이는 임 회장이 신약 개발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진 · 동아일보 사진DB파트, 한미약품 제공

디자인 · 김수미

여성동아 2015년 12월 6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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