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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미처몰랐던 박형식

글 · 김지영 기자 | 사진 · 홍중식 기자, 스타제국 SBS 제공

입력 2015.09.15 14:06:00

아이돌 그룹 ‘ZE:A’ 멤버로 연예계에 데뷔해 예능 프로그램 ‘일밤-진짜사나이’, 드라마 ‘상속자들’과 ‘가족끼리 왜 이래’를 거쳐 최근 종영한 ‘상류사회’의 순정파 매력남 유창수를 완성해낸 만능 엔터테이너 박형식. 하지만 그가 지금껏 보여준 모습은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도 그는 무한한 긍정 에너지로 자신을 계속 성장시킬 테니까.
우리가 미처몰랐던 박형식
다채널 시대가 도래한 후 안방극장에서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는 드라마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억’ 소리 나는 몸값을 자랑하는 톱스타를 출연시키고도 시청률 5%를 밑도는 성적을 기록한 드라마가 한둘이 아니다. 그런데 무슨 천운을 타고났는지, 아니면 대중이 진가를 미처 알지 못한 것인지 몰라도 이 사람이 출연한 드라마들은 줄줄이 두 자릿수 시청률을 올렸다. 아이돌 그룹 ‘ZE:A(제국의 아이들)’ 멤버 겸 배우로 활약 중인 박형식(26) 얘기다.

드라마 ‘상속자들’(2013)과 ‘가족끼리 왜 이래’(2014)에 출연할 때만 해도 MBC 예능 프로그램 ‘일밤-진짜사나이’에서 각인된 아기병사 이미지에 머물러 있던 그는, 7월 말 인기리에 종영한 SBS 드라마 ‘상류사회’를 통해서는 진한 남자의 향기를 물씬 풍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자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순정파 재벌 2세 유창수로 열연한 덕분에 많은 누나 팬도 확보했다. 최근 ‘가장 연애하고 싶은 남자’를 묻는 한 설문 조사에서는 김우빈 다음으로 높은 2위에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

드라마가 끝난 지 일주일이 지난 8월 초,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데뷔 후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두 달여의 시간을 마감한 섭섭함과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마지막 촬영을 하고 나서 이제 유창수와는 끝이구나 하고 생각하니 이상한 기분이 들었어요. 시원하기보단 섭섭하고 아쉬운 마음이 컸죠. 처음에 대본을 보고 나서 소속사 실장님이 유창수와 최준기(성준이 연기한 남자 주인공) 중 누가 좋으냐고 묻기에 주저 없이 유창수라고 말했는데, 촬영하면서 유창수가 더욱 좋아졌어요. 창수로 살면서 남자다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고 ‘박형식에게 이런 느낌도 있구나. 어린 줄만 알았는데 남자의 향기가 난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어요. 다 작가님과 감독님이 저의 가능성을 믿어주신 덕분이에요.”

#1. 배우



현장에서 부딪히며 느끼고 배운다


우리가 미처몰랐던 박형식
박형식을 배우의 길로 이끈 건 2011년 출연한 뮤지컬 ‘늑대의 유혹’이었다. 노래와 춤, 연기라는 삼박자를 필요로 하는 뮤지컬에서 선배들의 모습을 곁눈질로 살피고 따라 하며 대중과 호흡하는 무대에 재미를 느낀 그는 이듬해 드라마라는 신세계에 발을 들여놓는 새로운 모험에 나섰다. 이 드라마가 바로 그의 데뷔작인 ‘바보 엄마’. 2013년에는 연기 활동에 좀 더 박차를 가해 KBS ‘시리우스’와 tvN ‘나인 : 아홉 번의 시간여행’에서 주인공의 아역을 맡았고, SBS ‘상속자들’에선 김우빈과 이민호의 절친 역으로 출연해 시청자의 주목을 끄는 데 성공한다. 박형식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지난해 KBS 50부작 주말 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에 도전했다. 경험이 일천한 신인 배우가 소화하기에는 버거운 작품임에도 그는 주인공 가족의 막내 역을 맡아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연기해내며 배우로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다졌다. ‘상류사회’에서 그가 연기한 유창수는 그런 열정과 노력들이 차곡차곡 쌓여 빛을 발할 수 있었던 캐릭터다.

“연기 지도를 따로 받은 적은 없고 현장에서 부딪히며 배우고 있어요. ‘가족끼리 왜 이래’를 함께한 선배님들이 일러준 장음과 단음의 차이, 발성과 호흡법 등이 연기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작품을 할 때마다 제가 연기한 캐릭터의 좋은 점도 제 몸에 쌓이는 기분이에요. 남의 장점을 제 것으로 잘 만들거든요. 유창수에게선 자신감을 얻었어요. 예전에는 말실수를 할까 봐 말을 아꼈는데 유창수를 연기하면서 제 의사를 스스럼없이 표현할 수 있게 됐어요. 이런 점은 앞으로 제가 살아가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국내외 배우들이 열연을 펼친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연기를 배운다. 그 가운데서도 그에게 가장 큰 감동을 선사한 작품은 영화 ‘레미제라블’이었다.

“뮤지컬을 경험해선지 노래로 감정을 표현하는 배우들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감동이 몰려왔어요.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 장 발장이 의자에 앉아 말없이 죽어가는 장면에서는 그의 아픔이 절절하게 느껴져서 펑펑 울었죠.”

‘상류사회’에서도 그는 여러 번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를 닮아 감성이 풍부하기는 해도 눈물이 헤픈 편은 아닌데, 유창수와 사랑에 빠진 이지이(임지연)를 대할 때면 감정 몰입이 극에 달해 절로 눈물이 났다고 한다. 방영 내내 임지연과 좋은 호흡을 보여준 그는 “연기는 ‘주거니 받거니’가 중요한데, 내가 준 감정을 임지연 씨가 다 받아줘서 좋은 느낌으로 연기할 수 있었다”며 “임지연 씨의 가식 없는 솔직한 연기가 좋았다. 좋아하는 감정을 숨기지 않고 털털하고 순수하게 다가오는 모습을 보며 연애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극 중 두 사람의 모습이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흐뭇해질 정도로 잘 어울려 이들이 ‘진짜 사귀면 좋겠다’는 응원군도 많았다. 박형식은 임지연과 커플 연기를 할 때마다 “만날수록 사랑에 더 깊이 빠져드는 작품 속 감정을 실제의 그것처럼 느낄까 경계하며 ‘이지이 캐릭터에 현혹되지 말자’는 주문을 외웠다”고 고백했다.

“지이를 보고 있으면 진짜 사랑스러워서 사랑에 빠지는 감정에 계속 몰입했어요. 작품을 할 때는 진짜 사랑했어요. 박형식과 임지연이 아닌 창수와 지이로 만나는 건데도 가만두면 정말 사랑할 것 같은 위험한 신호를 감지했죠. 이지이가 임지연인지, 임지연이 이지이인지 헷갈릴 정도여서 연기와 실제의 감정을 혼동하지 않으려고 조심했죠.”

#2. 남자의 사랑

모든 것을 내려놓을 만큼 열렬한 로맨스가 로망


우리가 미처몰랐던 박형식
박형식은 화면으로 볼 때보다 실물이 더 훈훈하고 헌칠하다. 그동안 작품을 함께한 남자 배우들 중에 모델 출신이 많아 그가 상대적으로 작아 보였는데, 185cm의 키에 얼굴은 웬만한 여자보다 작아 비율이 좋다. 게다가 눈동자가 크고 속눈썹이 짙고 길어 “서클렌즈를 꼈다” “가짜 속눈썹을 붙였다”는 오해를 살 정도. “코 수술을 했느냐는 말도 정말 많이 들었다”는 그는 “이참에 확실하게 해두자면, 모두 자연산”이라고 밝혔다.

▼ 유창수의 모습에 반해 누나 팬들이 엄청나게 늘어났다고 들었어요.

제 또래보다 누나들이 저를 더 좋아하시더라고요. 제 또래 여성들은 무뚝뚝하고 나쁜 남자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좀 데어봐야 착한 남자를 찾겠죠. 하하하.

▼ 팬들이 선물을 많이 해주겠어요.

드라마를 찍는 동안 잘 먹고 힘내라고 밥차, 커피차, 간식차, 분식차에 심지어 치킨차까지 보내주셨어요. 스태프들과 같이 먹으라고요.

▼ 실제로도 유창수처럼 사랑하는 여자에게만 마음을 쏟는 순정파인가요.

그런 것 같아요. 한계가 있을 순 있지만, 인간관계를 가볍게 여기지 않거든요.

▼ 이상형이 있나요.

따로 정해놓은 이상형은 없지만 이지이 같은 타입이면 좋아요. 원래 제가 먼저 다가가지 못하는 성격이고 말도 많지 않아서 여자가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걸 좋아해요. 그렇다고 너무 적극적인 것은 별로예요. 그 완급 조절을 이지이가 완벽하게 했죠. 감독님도 이지이는 세상 모든 남자를 다 꼬일 수 있는 캐릭터라고 인정하셨어요. 진짜 그런 여자를 만난다면 저도 사랑할 것 같아요. 아무리 섹시하고 도도한 매력이 있어도 얘기가 잘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어요. 만날 쳐다보고만 있을 수도 없고, 대화가 잘 통해야죠.

▼ 연상의 여자도 상관없나요.

연하보다 오히려 연상이 편한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 조언을 해주는 것보다 듣는 것이 좋더라고요. 지금 같아서는 여섯 살 연상까지 커버할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 학창 시절에도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나요.

없었어요. 왜냐하면, 남자도 여자한테 관심이 생겨야 자신을 꾸며서 어필하려고 하는데, 여자한테 관심이 없어서 상대가 어떤 눈빛을 제게 보내는지도 몰랐어요. 그러다 친구들이 여자친구를 사귀기에 연애가 뭔지도 모르면서 친구들에게 꿀리기 싫어 중2 때 처음 사귀어봤는데, 연락을 잘 안 한다고 상대방이 못마땅해해서 금방 시들해졌어요.

▼ 이성에게 진지한 관심이 생긴 건 언제인가요.

기획사 연습생으로 지내던 고등학교 2~3학년 때요. 그때는 여자친구와 사귀고 있었어요. 그 친구가 첫사랑인데, 2010년 제가 가수로 데뷔하고 대학에 들어가면서 헤어졌어요. 회사에서 여자친구를 못 만나게 하려고 휴대전화를 뺏어서 당시로서는 따를 수밖에 없었죠.

▼ 지금도 여자에게 관심이 별로 없나요.

그런 편이에요.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도, 여자에 대해 좀 알아야 관계가 진전될 텐데 아는 게 별로 없어서 연애를 못할까 봐 걱정이에요. 고등학교 때 이후로도 여자친구를 사귀어보려고 했는데, 제가 자기애가 강하고 일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 ‘썸’은 있었을지라도 사랑에 빠지지는 못했어요.

▼ 앞으로 어떤 사랑을 하고 싶은가요.

유창수처럼 조건 따지지 않고 온 마음을 다해 아껴주고, 함께할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을 내려놔도 좋을 정도로 순수하고 열렬한 사랑을 해보고 싶어요. 이 사람을 안 보면 도무지 살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그런 사랑이요.

▼ 그토록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부모가 반대해도 연애하고 결혼할 건가요.

물론이죠. 연기를 하며 노하우가 좀 생겨서 창수처럼 잘 설득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 역시 엄마도 사랑하니까요(웃음).

#3. 아이돌

노래로만 감성 전하는 발라드로 승부하고 싶어


어릴 적 박형식은 부모의 가르침을 잘 따르는 평범하고 순한 아이였다. 장래 희망도 어머니가 바라는 변호사나 검사, 경찰이었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스스로 꿈을 품어본 적이 없던 그가 연예계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중학교 시절 교내 밴드부원으로 활동하면서부터다.

“교내에 특별활동을 위한 여러 동아리가 있었는데 노래를 좋아해서 오디션을 거쳐 밴드부에 들어갔어요. 제 포지션은 보컬이었는데, 밴드부와 함께 대회에 나가 상도 타고 그랬어요. 그러다 중학교 졸업을 앞두고 좋은 추억을 만들자며 나간 대회가 제가 살던 용인시에서 개최하는 ‘청소년음악경연대회’였는데, 거기서 1등을 차지하며 그 자리에 있었던 많은 연예기획사의 캐스팅 매니저들에게서 명함을 받았어요. SM, JYP 등 국내 굴지의 기획사가 다 있었는데 그 가운데서도 저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곳에 연습생으로 들어갔죠.”

고등학교 3년 내내 그는 연습생 생활을 했다. 1교시부터 7교시까지 학교 수업을 듣고 용인에서 서울에 있는 연습실까지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갔다가 한밤중이 돼서야 돌아왔다. 그 바람에 학교 친구들을 사귀지도 못하고, 성적에 신경 쓸 겨를도 없었지만 학업보다 기획사에서 실시하는 테스트가 그에겐 더 중요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연습실 문을 두드려 가수 데뷔를 목표로 실력을 갈고닦는 고된 과정을 반복했지만 마음이 즐겁고 신나선지 힘든 줄도 몰랐다고 한다. 그렇게 1년을 연습생으로 지낸 그는 그곳에서 더는 연습생을 키울 수 없는 상황에 이르러 그를 캐스팅한 매니저를 따라 지금의 소속사인 스타제국으로 이적했다. 스타제국에서 연습생 생활을 이어가며 댄스 실력을 보강한 그는 2010년 아이돌 그룹 ZE:A의 일원으로 데뷔의 꿈을 이룬다.

우리가 미처몰랐던 박형식
▼ 가수 활동을 하면서 겪은 고충이 있나요.

춤을 배우는 게 쉽지 않았어요. 노래는 원래 좋아했지만 춤은 전혀 생각지 못했거든요. 주 종목이 발라드여서 노래로만 감정을 전하고 싶은데 춤까지 추려니까 힘들었어요. 그렇다고 춤을 안 출 수도 없고, 이왕 출 거면 밀리고 싶지 않아서 열심히 배웠죠. 하지만 지금도 춤을 추는 게 어색하게 느껴져요. 춤 자체는 매력이 있지만 춤에 소질은 없어요.

▼ 데뷔 초반에는 지금처럼 주목받지 못해 실망하지 않았나요.

전혀요. 준비도 안 돼 있었고, 가창력도 뽐낼 만한 수준이 아니었겠죠.

▼ 지금은 멤버들 가운데 존재감이 몇 등 정도라고 생각합니까.

1등은 광희 형이죠. 국민 예능인 아닙니까. 모르면 간첩인 프로그램(‘무한도전’)을 하고 있으니까요. (임)시완이 형은 무거운 작품을 많이 해서 부모님 세대는 시완이 형보다 저를 더 많이 알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시청률이 40%를 넘은 드라마도 했으니까요. 하하하.

▼ 아이돌 그룹 멤버로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뭔가요.

해외 스케줄이요. 저한테는 그게 여행이었어요. 데뷔 전에는 외국에 간 적이 없는데 가수가 되고 나서는 일본, 말레이시아, 태국, 아부다비 등 해외를 많이 다녔어요. 외국에 가면 멤버들과 함께 호텔에서 야경 보고, 아침마다 조식 뷔페를 즐기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명소를 돌아다니면서 잊지 못할 추억들을 만들었죠.

▼ 해맑고 구김살이 없어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모르고 곱게 자란 느낌이 나요.

아들만 둘 있는 집에서 막내로 자라다 보니 부모님이 배우고 싶은 건 다 배우게 해주셨고, 과외도 엄청 많이 받았어요. 부모님에게 늘 감사하죠. 공부할 수 있게 좋은 여건을 만들어주시고, 삼시 세끼 먹여주시고, 옷도 사주시고, 제가 가수의 길을 가고자 할 때도 적극 응원해주셨거든요. 하지만 용돈을 넉넉하게 주시진 않았어요. 제가 좀 더 달라고 때를 써도 ‘학생이 이 정도면 되지’ 하셨어요. 정말 잘 키워주셨어요(웃음).

우리가 미처몰랐던 박형식
#4. 미래

돈과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감동을 주는 배우


가수로 데뷔했지만 이제는 연기하는 모습이 더 친숙하다. 최근 들어 그가 솔로 앨범을 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 것도 그런 현실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노래와 연기 중 어느 쪽이 더 재미있는지 묻자 그는 재치 있는 비유를 들었다. “노래할 때는 체육을 하는 것 같고, 연기할 때는 수학 문제를 푸는 것 같다”는 것. 이유인즉슨 이렇다.

“노래는 특별한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부르고 싶은 대로, 느끼는 대로 불러도 별문제가 되지 않아요. 하지만 연기는 대사가 정해져 있고 상대방과의 호흡이 중요해서 발성, 표정, 눈짓, 손짓 하나까지 캐릭터에 맞춰야 해요. 노래에도 음정과 박자가 있지만 제 방식대로 풀어갈 수 있어 자유로운데, 연기는 틀 안에서만 자유로울 수 있는 한계가 존재하죠. 둘 다 그 나름의 매력과 재미가 있지만, 그 때문에 연기할 때는 노래할 때와는 다른 감성에 빠져 있어요.”

▼ 롤 모델로 여기는 가수가 있나요.

(박)효신이 형이요. 완전 팬이에요. 데뷔 후 친분이 생겨서 형이 뮤지컬 연습할 때 보러 갔다가 충격을 받았어요. 제게 박효신은 이미 완벽한 가창력의 교본인데도 본인은 부족함을 느껴서 피나게 연습하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니 제 자신이 부끄러워지면서 형이 정상의 자리에 있는 이유를 알 것 같았어요. 가수로서든, 배우로서든 좋은 자극이 됐죠.

▼ 배우로서 꼭 해보고 싶은 역이 있나요.

아직 연기 경험이 많지 않아서 해보고 싶은 배역도 많아요. 어제 집에서 영화 ‘연평해전’을 봤는데 이현우 씨가 맡은 의무병, 진구 씨가 열연한 의리의 조타수, 김무열 씨가 연기한 정장 캐릭터 모두 욕심나더라고요. 하하하. ‘만약 나라면 어떻게 연기했을까’ 생각하면서 봤는데 진짜 재미있었어요. 그동안 경험한 캐릭터에 다시 도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나이 들어 가면서 연기의 폭과 깊이가 달라지니까요.

▼ ‘연평해전’을 보면서 앞으로 군대 갈 일이 걱정스럽지 않았나요.

화생방 훈련은 두려워요. ‘일밤-진짜사나이’에서 두 번이나 받았는데도 덜컥 겁나요. 하하하. 개인적으로는 공군에서 복무하고 싶어요. 아버지도 공군 출신이고, 육군과 해군은 프로그램에서 경험해봤거든요. 하지만 어찌할지는 닥쳐봐야 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10년 후쯤에는 어떤 모습이기를 바라나요.

정말 연기를 잘하는 속이 꽉 찬 배우, 감동 주는 배우가 돼 있으면 좋겠어요. 연기자 선생님들이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돈이나 인기에 연연하지 마라. 10년, 20년 뒤에 너를 지켜줄 건 실력밖에 없다.” 절대 흘려들어선 안 될 말씀이라 가슴에 새겼어요. 인기와 돈은 열심히 일하다 보면 따라온다고 생각하거든요. 실력을 키우는 게 관건이죠. 10년 후에는 결혼도 했으려나. 내일이라도 정말 좋아하는 여자를 만나면 어찌될지 모르니까요. 사실 그동안 아이돌이어서 하지 말아야 할 게 많았는데, 연기를 하면서는 스스로 채워가야 할 것이 많아졌어요. 남이 어떻게 보든지 제 자신을 갈고닦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됐고요. 연기하면서 좀 성숙해진 느낌이에요(웃음).

▼ 무척 건강한 사고방식을 갖고 있네요. 상대방의 좋은 점만 보려고 하잖아요. 그런 점이 자신을 계속 성장시키고, 더 기대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아닐까요.

그런가요. 하하하. 상대의 장점을 닮고자 하는 건 맞아요. 누구에게서든 좋은 점을 보면 닮고 싶거든요. 마음자세가 중요하더라고요.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갖는 거요.

디자인 · 최진이 기자

여성동아 2015년 9월 6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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