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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앵커로! 김주하 컴백 인터뷰

“혼자가 됐지만, 당당한 모습 보여주고 싶어요”

글 · 두경아 자유기고가 | 사진 · 이상윤,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15.08.25 11:37:00

기나긴 이혼소송, 오랜 직장이던 MBC 퇴사….
지난했던 시간을 뒤로하고 김주하가 다시 앵커 자리에 앉았다. 종합편성채널 MBN으로 이적하며 특임이사라는 날개도 달았다.
4년 만에 앵커로! 김주하 컴백 인터뷰

2012년 7월 MBC 재직 당시 서울 광화문에서 자사 파업 관련 1인 릴레이 시위에 참여한 김주하.

“아침에 푹 주무시라고 만남의 시간을 오전 11시로 잡았는데…. 이렇게 일찍 오셨네요.”

7월 16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 12층 대강당에서 열린 MBN ‘뉴스8’ 기자회견에서 김주하(42)가 처음 꺼낸 말이다. 그는 본인이 기자회견의 주인공이 된 것을 못내 어색해하며 강당 무대 위가 아닌 아래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는 “이런 자리는 불편해서 갖지 않으면 좋겠다고 부탁을 드렸는데, 각각 만나뵙기 어려울 것 같아서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주하가 4년 만에 앵커로서 복귀를 알리는 순간이었다.

내 진심을 알아주는 곳에서 일하고 싶어

2011년까지 MBC 마감 뉴스인 ‘뉴스24’ 앵커로 활약했던 그는 딸을 출산하며 휴직에 들어갔고 2013년 방송 복귀 후에는 뉴미디어국 인터넷뉴스부에서 기자로 근무하며 ‘경제뉴스’를 진행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2013년 이혼소송을 시작하며 하차해야 했고 급기야 지난 3월 퇴사했다. 이런 행보로, 그의 이적은 일찌감치 예견된 바 있다. 실제로 한 종합편성채널로 이적한다는 것이 기정사실처럼 보도됐다가 해프닝으로 마무리되기도 했다. 그는 이에 관해 “여러 방송국에서 나를 만나려고 했던 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렇다면 여러 방송사 가운데 그가 MBN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고마웠어요. 여러분들도 제 개인사를 아시겠지만, 그동안 힘들고 지쳐 있었어요. 아이들과 지내고 싶은 마음에 몇 달을 쉬고 싶었죠. 그런데 (방송사에서 제의가 와서) ‘당분간 쉬고 싶다’ 말씀드리면 대부분 ‘다른 곳과 약속을 하셨죠?’라고 물었어요. 제가 진심으로 말했는데 이걸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에 속상했죠. 하지만 이곳은 곧이곧대로 들어주셨어요. ‘그럼 언제 연락을 드리면 되겠느냐?’고 하더군요. 그런 부분이 좋게 다가왔습니다.”



그는 “(MBN이) 우리 집과 가장 가깝기도 하다”고 웃으며 말했지만 답변에서 충분한 고민의 흔적이 느껴졌다. 아무래도 종합편성채널의 정치적 성향이 신경 쓰였을 법하다. 그는 과거 육아휴직 중에도 MBC 본부 조합원으로서 1인 시위에 나서는 등 다소 진보적인 성향을 보였다.

“사실 저는 인터넷 댓글을 잘 안 봐요. 보면 상처를 받으니까요. 친한 지인들에게 (대중의) 분위기 정도를 전해 들을 뿐이죠. 그런데 뉴스에서 보수와 진보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어요. 제가 정말 원하는 것은 진실을 전하는 뉴스입니다.”

18년을 몸담았던 정든 직장을 떠나기는 쉽지 않았을 터. 그는 1997년 MBC 아나운서로 입사해 2000년부터 ‘뉴스데스크’를 진행하며 스타 앵커로 승승장구했다. 이후 2004년 기자로 전직했다가 2007년 앵커로 복귀해 주말 ‘뉴스데스크’를 단독으로 진행하며 MBC 간판 앵커로 자리를 굳혔다. 이런 행보 덕분에 그는 JTBC로 이적해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손석희 보도 담당 사장과 종종 비교된다. 게다가 진행하는 뉴스 시간대도 같아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손석희 선배는 저보다 어른이고, 한 방송사 보도국의 사장이신 분이에요. 반면 저는 이사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역량이 많지 않아요. 이런 상황에서 손 선배와 같은 시간대에 뉴스를 진행하고, 경쟁 구도에 놓인다는 것은 굉장한 부담이에요. 처음에는 영광이었지만 지금은 부담으로 다가오네요. 손 선배도 굉장히 언짢으실 것 같아요. 그분을 제가 따라가기는 힘들죠.”

김주하의 이혼소송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1월 법원은 전남편 강씨가 2004년 이혼 전력을 숨긴 채 결혼했으며, 결혼 이후 외도와 폭행을 일삼았다는 사실을 인정해 강씨는 김씨에게 위자료 5천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또한 김주하의 명의로 된 27억여원의 재산 중 강씨가 기여한 13억여원을 강씨에게 분할하라고 결정한 바 있다. 현재 두 사람은 이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 7월 7일로 잡혀 있던 항소심 2차 변론 기일은 8월 18일로 연기됐다. 그는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자리에서 “한참 힘든 시간을 보내고, (이혼을) 결심하고 본의 아니게 개인사가 세상에 알려졌다”며 그간의 힘든 이야기를 털어놨다. 세상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이혼녀’보다 ‘이혼남’을 보는 시선이 관대한 것이 사실이다.

‘이혼녀’ 시선 무시하기 “쉽지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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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일이 세상이 알려진 뒤 문자 메시지를 받았어요. 지인들, 친구들, 언니들이었죠. 메시지는 ‘사실 나도 혼자가 된 지 5년 됐어’, ‘선배, 저 사실 3년 전에 남편과 헤어지고 아이하고만 살아요’라는 내용이었어요. 그런 걸 보면서 눈물이 날 뻔했어요. 평소 굉장히 가깝고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왜 나에게조차 이야기를 안 한 걸까’ 하고 말이죠.”

김주하는 새삼 ‘나는 이러지 말아야지’ 하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러나 세상은 그리 만만치 않았다.

“혼자가 됐어도 당당하게 사는 모습을 적어도 그분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런 모습을 보여줄 겨를도 없이 오히려 뉴스에서 하차하게 됐죠. 제 개인사가 공적인 업무에 영향을 주는 일은 없을 줄 알면서도 회사는 저를 부담스러워했어요. 아직까지 세상은 제 생각과 다를 때가 많아요. 그래서 제게 다시 기회가 주어진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통계를 보면 이혼 비율이 높은데, 왜 제가 이혼 사실을 숨기고 살아야 할까요? 혼자가 되고 재혼도 할 수 있는데….”

오랜만에 앵커로 나타난 김주하는 그간의 마음고생을 말해주듯 예전보다 야윈 모습이었고, 커트 머리도 더 짧게 쳐 전보다 강한 인상을 줬다. 다만 단아한 분위기만은 여전했다. 여전히 예쁘다는 반응에는 겸손하게 화답했다.

“아나운서는 그 자리에 앉아 있기 때문에 ‘예뻐’ 보이는 것뿐이에요. 그렇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사실 전 나이 드는 모습을 매일 조금씩 보이면 상관없는데, 쉬다가 갑자기 나오다 보니 사람들이 ‘어머 늙었어!’라고 반응할까 봐 겁나더라고요.”

김주하는 방송인에겐 예쁜 외모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잘 가꿔 오래도록 지키고 싶은 건 시청자와 함께하는 삶이라고 한다.

“방송 복귀를 앞두고 다이어트를 좀 했더니 뱃살은 안 빠지고 볼 살만 빠져서 고민이에요. 그래도 뉴스를 진행하는 사람으로서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진실을 전하는 사람으로서, 자연스럽게 나이 들어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좀 더 욕심을 보이자면, 시청자들과 함께 나이 들어가고 싶습니다.”

디자인 · 김수미

여성동아 2015년 8월 6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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