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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걷기 여행의 동행자는 루이스 페르난도 이리바르네 레스투차 주한 우루과이 대사. 1996년 외교관이 돼 스페인·벨기에 등 주로 유럽에서 일해온 그에게 한국은 대사로서 첫 부임국이다. 루이스 대사는 한국의 미디어를 공부하면서 85년의 역사를 가진 여성지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한다. 게다가 그 ‘여성동아’가 일제강점기에 손기정 선수 일장기 말소 사건으로 정간되기도 했으며 꾸준히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 점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한국 부임에 이어서 완벽한 행운으로” ‘여성동아’와 함께하는 한국의 걷기길 여행에 초대된 그는, 눈이 부시게 푸른 날 아침, 운동화를 신고 부여로 달려왔다.
백마강길은 백제의 마지막 도읍지 사비성(부여)을 관통하는 백마강을 따라 걷는 숲길이다.
왕흥사지, 낙화암, 고란사, 부소산성 등 백제 역사의 흔적을 찾아가는 길이기도 하다.
6세기 백제 위덕왕이 죽은 아들을 위해 지은 왕흥사는 백제 금속공예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정교한 금은동 사리함이 나온 곳이다. 그 수준으로 보아 절집도 매우 훌륭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지금은 직사각형 모양의 터만 백금빛 갈대숲이 호위하듯 감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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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부여 백마강길 여행에는 드론도 합류했다. 가을 하늘에서 본 백마강.](https://dimg.donga.com/ugc/CDB/WOMAN/Article/5b/ce/83/ae/5bce83ae21c2d2738de6.jpg)
이번 부여 백마강길 여행에는 드론도 합류했다. 가을 하늘에서 본 백마강.
이런 역사를 알고 나면 트로트를 좋아하지 않아도 배호의 ‘추억의 백마강’ 노랫말이 각별해진다. 더구나 가을 백마강에서 듣는다면야. 이런 게 유행가의 힘이다.
사라진 나라 백제의 흔적에 떠도는 고요하고 미묘한 소회는, 유행가 가사처럼 외국인이 제대로 느끼기가 쉽지 않다. 내 어깨가 무거워진다. 그래도 이번 여행으로 루이스 대사가 백제를 이해하게 된다면 그가 한국 속으로 아주 깊이 들어오는 계기가 될 것이다. 루이스 대사가 늦가을 부여를 찾은 이번 여행이 특별한 의미를 갖기 시작했다.
“서울과 가까이 이렇게 평화로운 곳이 있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깨끗하고, 순수하고, 아름다운 곳에 올 수 있어서 행복하고요. 완벽한 날이에요.”
신라 선화 공주는 백제 청년 서동이랑 사귄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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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본 궁남지.](https://dimg.donga.com/ugc/CDB/WOMAN/Article/5b/ce/83/97/5bce83970236d2738de6.jpg)
밤에 본 궁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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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암에서 몸을 던진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지은 백화정.](https://dimg.donga.com/ugc/CDB/WOMAN/Article/5b/ce/83/75/5bce837500d0d2738de6.jpg)
낙화암에서 몸을 던진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지은 백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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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남지의 수로에 놓인 돌다리.](https://dimg.donga.com/ugc/CDB/WOMAN/Article/5b/ce/83/85/5bce83851747d2738de6.jpg)
궁남지의 수로에 놓인 돌다리.
해가 저무는 백마강은 너무 아름답고 너무나 조용히 비어 있어서 비로소 국사책에서 읽었던 사실들이 무대 위의 비극처럼 생생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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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에서 얻은 자연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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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궁남지는 국내 최대 연꽃 서식지로 유명하다. 덕분에 이곳에서는 연잎차, 연잎밥 등 연을 주재료로 한 정갈한 음식이 발달해 있다. 어린 연잎을 건조해 우려낸 연잎차는 한 모금 머금는 순간 입 전체에 은은한 향이 퍼진다. 연잎에 찹쌀과 각종 곡식을 넣고 쪄낸 연잎밥은 영양이 풍부하고 항균 효과뿐 아니라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과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행작가 손미나가 추천하는 부여 백마강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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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소산길(낙화암, 고란사) 1.9km-백제보길(백제보) 5.5km-천정대길(천정대) 2.9km-문화단지길(백제문화단지) 1.4km-왕흥사지길(왕흥사터) 1.9km-부산길(부산) 1.3km-희망의 숲길(수북정) 1.3km-선화공원길(신동엽시인의 비) 2km-궁남지길(궁남지) 3.6km-구드래조각공원길(구드래조각공원, 구드래나루터) 2.7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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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미나 작가와 루이스 주한 우루과이 대사는 부여 백마강길 걷기에 두루누비(durunubi.kr) 사이트를 활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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