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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에서 가을을 보다

우먼동아일보

입력 2014.09.18 18:17:00

Special Space
높고 푸른 하늘을 향해 뻗은 한옥 처마 끝 선이 유난히 아름다운 계절이 왔다. 한옥이 주는 푸근함과 멋스러움은 사람의 마음을 치유해주는 묘한 힘이 있다. 서울 도심의 아담한 한옥 두 곳에서 가을을 맞았다.


한옥에서 가을을 보다

Hanok Space 1.
가회동 꼭대기에 네 식구가 사는 집 日優齋[일우재]
가회동 한옥마을 꼭대기까지 오르고 오르다 보면 즐비한 한옥집 중에 유난히 전망 좋은 아담한 한옥 한 채가 나온다.  ‘하루가 넉넉하고, 햇살이 넉넉하라’는 뜻을 담은 일우재란 이름의 이 한옥에는 네 명의 가족이 살고 있다. 82.64m2(25평) 대지에 49.58m2(15평) 규모의 작은 한옥이지만 한옥이 주는 고풍스러운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한옥에서 가을을 보다

마당 좋은 집
가회동 꼭대기에 있어서일까? 유난히 하늘과 더 가깝게 느껴지고, 탁 트인 듯하면서도 폭 싸여 있는 듯한 안락함을 주는 묘한 매력을 지닌 마당. 서울 한복판에서 이처럼 자유롭고 프라이빗한 마당을 가진 집이 얼마나 있을까? 이 집의 안주인 우혜원 씨 역시 마당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마당은 아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간이에요. 한여름에는 수영장이 되었다가 가을에는 온 가족이 둘러앉아 식사를 하는 식탁이 되기도 한답니다.” 마당은 비 오는 날에는 똑똑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를 만들고, 겨울에는 하얀 눈이 소복히 내려 또 다른 풍경을 만든다. 햇살이 좋을 때는 빨래 말리기에 더없이 좋다. 이처럼 마당은 감성적으로나 실용적으로나 사람에게 선물하는 것이 무궁무진하다. 여느 아파트나 빌라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마당이 주는 심리적 여유는 무엇보다 큰 선물이다. 굳이 마당에 나가지 않고 집 안에서 마당만 바라보고 있어도 힐링이 되니 마당이야말로 한옥이 더욱 빛을 발하는 공간이다.


한옥에서 가을을 보다

전통과 모던의 완벽한 조화, 침실
일우재의 공간 중 어느 하나 특별함이 묻어나지 않는 곳이 없지만, 특히 부부침실은 이집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의 질투와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곳이다. 붙박이장처럼 보이는 격자문을 살며시 열면 아늑하고 포근한 침실이 나온다. 불필요한 공간은 없애고 오로지 침실의 역할에만 충실하도록 꾸며 추억의 다락방 같기도 하고, 유럽의 산장 같기도 하다. 침실에는 숨은 공간이 또 하나 있다. 벽의 격자문을 열면 나오는 수납공간인데, 이곳에 계절 지난 옷이나 잘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보관하고 있다. 전통적인 감각은 살리고 불필요한 것은 최대한 배제한 침실은 전통과 모던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다.

감성과 실용성이 공존하는 공간
침실과 주방 사이에는 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작은 공간이 마련돼 있다. 나무로 만든 대형 칠판을 통해 가족 간에 소통을 이루는 곳으로 활용하고 있다. 아이들은 칠판에 먹고 싶은 음식이나 하고 싶은 것 등을 쓰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이 칠판이 돋보이는 또 다른 이유는 그 뒤에 수납공간이 있다는 것. 칠판을 당기면 숨은 공간이 열리는데, 그곳에 청소 도구 같은 살림살이를 수납하고 있다. 주방과 침실 사이의 데드 스페이스를 가족의 소통 공간이자 수납공간으로 활용하는 센스가 돋보인다.



마당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서재 겸 가족 공간
마당이 한눈에 보이는 서재는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으로, 이곳에서 책을 읽고 차를 마시고 피아노를 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서재가 특별한 또 다른 이유는 가족만 아는 비밀의 공간이 숨어 있기 때문. 피아노 옆의 방바닥에 보이는 작은 구멍에 손가락을 넣고 위로 올리면 나타나는 지하 공간이 바로 그 비밀의 공간이다. 이 지하 공간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비밀의 장소이자 점점 늘어가는 살림살이들을 보관하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서재의 지하 공간이나 칠판 뒤 수납공간 등 가족만 알 수 있는 비밀의 공간이 일우재를 좀 더 특별한 집으로 만든다.


한옥에서 가을을 보다

1 침실 옆 두 개의 문을 지나야 들어갈 수 있는 아늑한 욕실. 2 아들 방과 주방이 미닫이 문으로 연결돼 있어 아이와 엄마가 대화하기 좋다.


공간 활용이 돋보이는 아이 방
일우재의 양쪽 끝에는 똑같은 모양의 아이 방이 두 개 자리하고 있다. 하나는 아들, 하나는 딸의 방으로 다락방을 연상시키는 복층 구조의 방이 아기자기한 느낌을 자아낸다. 아이 방은 특히 좁은 공간을 십분 활용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2층에는 침실을 마련하고 그 아래는 놀거나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주방 옆의 아들 방은 요리하는 엄마와 아이가 마주 보면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연결된 공간으로 만들었다.


한옥에서 가을을 보다

1 창을 통해 햇살이 많이 들어올 수 있도록 창문을 통유리로 만들었다. 한옥의 나무와 문양을 살려 겉창문과 벽 문양 등을 만들어 멋을 더했다. 2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카페로 들어가는 중문이 나온다. 나무틀에 유리를 끼워 만든 중문은 좁은 공간을 넓어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고, 문을 닫았을 때는 한 폭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액자 같은 역할을 한다. 3 마당에 위치한 보일러실은 나무문을 달아 깔끔하게 만들었다.


Hanok Space 2.
한옥의 구조를 온전히 간직한, 카페 융
팔판동의 좁은 골목 사이에 위치한 한옥 카페 융은 전통 한옥 지붕과 대문 사이에 어색한 듯 어울리는 영어 간판 ‘cafe yung’과 아래위로 열리는 창문 모양이 눈길을 끄는 곳이다. 외국인은 물론 한국 사람들도 아늑한 한옥의 정취를 느끼기 위해 많이 찾는 곳으로 유명하다. 카페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중문이 나오고, 그 문을 열고 들어서면 작은 마당이 나온다. 여러 개의 문을 지나 마주친 작은 마당에 서 있으면 마치 작은 아지트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주거 공간으로 사용하던 한옥의 기본 구조를 최대한 살려 리모델링해 한옥이 주는 편안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한옥 카페 구석구석 엿보기

한옥에서 가을을 보다

1 주거 공간으로 사용될 당시 마당이던 공간을 그대로 살려 야외 테라스처럼 꾸몄다. 천장은 자연광이 들어오도록 투명 소재로 만들고 밋밋한 벽은 전통 문양을 넣어 마치 작품을 걸어놓은 듯한 효과를 냈다. 2 통유리창을 통해 실내에서도 마당의 풍경을 느낄 수 있다. 실내 폭은 좁은 편이지만 천장이 높은 데다 통유리로 돼 있어 답답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무엇보다 한옥의 상징인 서까래가 고풍스러운 운치를 더한다. 3 창문 안으로 창틀이 넓은 나무문을 짜 넣어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4 마루에 앉아 한옥의 정취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절로 차분해진다. 5 아담한 규모의 한옥 곳곳에 전통 문양을 배치해 인테리어 효과를 더했다.





기획· 한여진 기자 | 진행·김수영 프리랜서 | 사진·홍중식 기자 | 촬영협조·북촌HCR

여성동아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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