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넨 드레스가 트렌드의 중심에 섰다. 바삭한 특유의 질감에 섬세한 디테일을 더하며 어느 때보다 우아하고 세련된 스타일로 재해석됐다. 알베르타페레티는 보디라인을 따라 흐르는 드레이프가 일품인 맥시 드레스로 여성스러움을 극대화한 반면, 르메르는 프린팅과 패치워크 디테일을 가미해 빈티지한 감성을 연출했다. 로베르토카발리 역시 대담한 컷아웃 장식의 리넨 드레스를 선보이며 색다른 로맨틱 무드를 제안했다. 셔츠형 드레스도 다채롭게 변주됐다. 오버사이즈 셔츠 드레스에 와이드 팬츠를 레이어드한 이세이미야케와 그린 컬러 셔츠 드레스로 넘치는 청량감을 선보인 하이크가 보기 좋은 예. 멋과 낭만이 깃든 리넨 드레스는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존재감으로 트렌드를 견인하며 올여름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어디 밝고 가벼워야만 리넨일까. 이번 시즌 어두운 색감과 차분한 무드를 입은 리넨이 등장해 쿨함의 정의를 새롭게 쓰고 있다. 줄리아이레나타는 날렵한 실루엣을 강조한 다크 네이비 리넨 드레스로 전통적인 리넨의 이미지에서 탈피했고, 사무엘귀양은 올이 풀린 듯한 빈티지 리넨 셔츠에 슬릿 스커트를 한 벌로 입어 도회적인 감각을 드러냈다. 이 외에도 프란시스코칸시노는 블랙 리넨을 활용한 홀터넥 맥시 드레스로, 스칼스튜디오는 넉넉한 셔츠와 팬츠 차림의 올 블랙 리넨 룩으로 무대를 힘 있게 이끌었다. 한편 상하이패션위크에서 주목받은 야이는 살결이 비치는 시폰 리넨 슬리브리스 드레스에 구김 디테일을 더해 섬세한 미학을 구현했다. 여성성과 남성성을 동시에 품은 블랙 리넨은 무더위 속에서도 스타일의 긴장을 잃지 않는 이들을 위한 세련된 선택지다.

폭염에도 슈트를 포기할 수 없다면 가벼운 리넨 소재가 정답이다. 특히 이번 시즌엔 전통적인 테일러링에서 벗어난, 한결 부드럽고 여유로운 실루엣의 리넨 슈트가 대세다. 대표적인 예는 스텔라맥카트니. 아버지의 옷장에서 꺼낸 듯한 오버사이즈 리넨 슈트에 셔츠 대신 골드 메탈 장식의 주얼리 브라를 택해 파격적인 스타일링을 완성했다. 마이클코어스 역시 미니멀한 반팔 슈트 셋업에 니트 브라톱을 더해 여성들에게 은근한 해방감을 선사했다. 엠케이디티스튜디오는 포켓 장식을 가미한 재킷 형태의 셔츠와 와이드 팬츠 그리고 트렌치코트를 세트로 연출해 편안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냈다. 소재에 관한 탐구도 계속됐다. 제이슨우는 빛바랜 듯한 빈티지 날염의 리넨 슈트로 소재에 깊이를 더했고, 산드라웨일은 한 겹 코팅한 듯 광택 있는 리넨 셋업으로 독창적인 아이덴티티를 구축했다.

자연스러운 구김이 매력적인 리넨은 그 자체로 시각적인 텍스처를 만들어낸다. 리넨 아이템 하나만 잘 골라도 전반적인 스타일에 톤과 무드를 입힐 수 있는 것. 특히 셔츠나 팬츠처럼 기본이 되는 아이템일수록 시원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만들기에 제격이다. 경쾌한 체크 패턴 리넨 셔츠에 같은 톤의 팬츠를 매치해 편안하지만 격식 있는 분위기를 선보인 조르지오아르마니와 토즈, 도톰하게 짠 리넨 셔츠에 배기팬츠를 착용해 캐주얼하게 마무리한 로로피아나, 두꺼운 울 소재의 튜브톱에 스웨이드 바짓단을 덧댄 리넨 팬츠 그리고 풍성한 술 장식 부츠로 계절의 공식을 비튼 루이비통, 판초 스타일의 크롭트 점퍼와 리넨 배기팬츠로 스타일의 균형감을 조율한 버버리까지 리넨이 가진 힘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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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제공 로로피아나 루이비통 르메르 사무엘귀양 산드라웨일 스칼스튜디오 야이 엠케이디티스튜디오 줄리아이레나타 프란시스코칸시노 하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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