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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Portland!

여행자와 거주자, 세상 모든 이에게 지상천국 포틀랜드

기획 · 정수현 프리랜서 | 사진 · 정수현, REX

입력 2015.05.06 17:39:00

미국 오리건 주의 포틀랜드는 ‘느림, 단순함, 자연’으로 상징되는 킨포크 문화가 탄생한 도시로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킨포크만으로 한정하기에는 상상 이상으로 창조적이고 생기가 흘러넘치는 곳이다. 틴에이저든 노인이든 모두가 행복한 도시. 이 모순적인 명제가 가능한 곳이 바로 여기 포틀랜드다.
Welcome to Portland!
WHY PORTLAND?

힙스터들이 몰리는 도시에는 일정한 패턴과 특유의 문화가 있다. 한때의 브루클린과 베를린이 그랬고, 최근 몇 시즌 동안은 LA 다운타운이 그랬다. 지금은 포틀랜드다. 지난해 일본 패션 매거진 ‘뽀빠이’에서는 포틀랜드 특집호를 만들어냈고, 역시 일본에서 발행한 ‘트루 포틀랜드’라는 가이드 북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여러 나라의 언어로 번역되어 출판되었다. 게다가 미국 인터넷 뉴스 매체인 ‘VOCATIVE’가 발표한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가이드’에서도 포틀랜드는 당당하게 1위에 등극했다. 이 매체의 선정 기준은 평균 수입과 취업률, 집세, 자전거 전용 도로의 유무와 맛있고 싼 테이크아웃 음식점이었다. 또 포틀랜드는 커피숍과 라이브 음악에 대한 접근성이 뛰어나고 고품질 마리화나가 가장 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으니, 자유를 사랑하는 창조적인 젊은이들에게는 진정 지상천국일 수밖에!

개인적으로 포틀랜드를 직접 방문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빈티지 마켓과 환상적인 음식, 맥주와 커피, 그리고 포틀랜드 남자들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에디터와 같은 이유로 포틀랜드를 방문한다면 그 여행이 실패할 확률은 제로다. 빈티지 마켓은 옷, 그릇, 가구, 조명, 패브릭까지 어떤 종류에 관해서든 우리를 만족시킬 만한 저렴하고 질 좋은 가게가 가득하고, 음식에 관해서라면 1백 쪽짜리 리포트를 쓸 수 있을 정도로 환상적이다. 맥주와 커피는 굳이 설명이 필요 없다. 포틀랜드에서 퍼브나 브루어리를 방문하면 무조건 5~6잔이 한 번에 제공되는 샘플러를 선택할 것. 라거, 에일, IPA등 모든 종류의 물 좋은 맥주는 본전 생각이 들지 않게 해줄 것이다. 물론 10달러가 채 되지 않을 정도로 가격까지 착하다. 커피 역시 포틀랜드에서는 하루 2~3잔이 과하게 여겨지지 않을 만큼 다양한 산도와 향을 자랑한다. 끝으로 포틀랜드의 남자들에 대해 언급하자면, 그들은 언뜻 벌목꾼처럼 덥수룩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섬세하게 정돈된 수염을 가졌다. 게다가 오래된 리바이스 501 청바지에 반스 스니커즈를 신고 울리치나 펜들턴의 재킷을 걸쳤다. 세련된 취향을 자랑하지만 다른 도시의 힙스터들처럼 자신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포틀랜드에서 만난 여성들의 친절함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싶다. 그들은 지역에서 수공예로 만든 뷰티 제품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도시 생활과 동시에 목가적인 라이프를 즐긴다. 그리고 그들은 한결같이 ‘우리가 포틀랜드를 그들처럼 사랑할 수밖에 없게끔’ 한없이 상냥한 태도로 여행자들의 다정한 친구가 되어준다. 포틀랜드가 미국 젊은이들에게 가장 살고 싶은 도시라면, 전 세계 여행자들에게는 결코 떠나고 싶지 않은 도시인 동시에 꼭 다시 오고 싶게 만드는 도시다.

PORTLAND BEST 5

사실 포틀랜드의 베스트를 뽑는다는 건 베를린에서 맛없는 맥주와 소시지를 찾는 것처럼 어려우면서도 의미 없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포틀랜드 어디에서든 맛있는 음식과 멋진 음반, 환상적인 맥주와 커피를 발견할 수 있으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골라낸 포틀랜드의 베스트는 이 지역의 상징과도 같은 장소들이다. 포틀랜드에 와서 이곳에 들르지 않는다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이다. 이외에도 모두가 반드시 가봤으면 하는 곳들이 가득하다. 커피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바꿔줄 ‘스텀프타운 커피’, 피로를 잊게 해줄 달콤한 도넛으로 채워진 ‘부두 도넛’, 트러플 오일로 프렌치프라이를 만들어내는 ‘리틀 빅 버거’, 환상적인 수제 생파스타를 제공하는 ‘그라사’, 12가지 이상의 크래프트 맥주를 선보이는 ‘베일리스 탭룸’, 빈티지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퀄리티와 착한 가격의 ‘버펄로’, 전 세계의 숨어 있는 레코드를 공짜에 가까운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에브리데이 뮤직’에도 부디 들러주기 바란다.



1 ACE HOTEL

에이스 호텔을 전 세계적으로 알리고 힙스터들을 불러 모은 건 뉴욕 에이스지만 그 시초는 포틀랜드였다. LA, 런던, 뉴욕의 에이스 호텔과 다른 점은 세련된 취향의 사람들이 모이지만 까다롭거나 유별나지 않고 평온하며 여유로운 분위기가 유지된다는 것. 포틀랜드 다운타운의 모든 문화는 여기서 출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다. 지역 주민과 여행자 모두에게 오픈된 에이스 호텔의 로비는 일종의 커뮤니티에 가깝다. 로비와 연결된 스텀프타운 커피를 사와 처음 본 옆 사람에게 말을 걸어보자. 그 누구도 이런 상황을 어색해하지 않을 거다.

2 POWELL’S BOOKS

1970년대에 마이클 파웰은 시카고에서 헌책방을 열었다. 그해 여름 한 시즌 동안 아들과 함께 헌책방에서 일했던 아버지 월터 파웰은 아들과 함께한 그 시간을 특별하게 간직했다. 그 이후 그는 고향인 포틀랜드로 돌아와 새로운 헌책방을 열었는데, 그것이 바로 포틀랜드의 명소로 자리 잡은 파웰 북스다. 이곳에서는 초등학생부터 80대 노인까지 하루 종일 책을 읽고 1층에서 커피를 마신다. 책 사이사이에 자리 잡은 기념 상품을 구경하는 것도, 신간들 사이에서 놀라운 가격의 절판된 서적을 발견하는 것도 모두 신나는 경험이 될 듯하다.

3 CLYDE COMMON

포틀랜드에서 육류와 생선으로 만든 가장 창의적인 요리를 맛보고 싶다면 클라이드 커먼을 방문하면 된다. 여기서는 지역 주민들이 기르는 가축과 채소를 이용해 매일 다른 메뉴가 마련되고, 오픈 주방에서는 수려한 외모의 셰프들이 그 어디에서도 맛보지 못한 형태의 플레이트를 창조해낸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어린 송아지고기를 잘게 다져 달걀노른자에 버무린 후 크래커에 발라 먹거나 송어를 모닝글로리와 곁들여 치즈소스에 찍어 먹는다. 태어나서 한 번도 보지 못한 음식들이지만 결코 낯설거나 거북하지 않다. 게다가 클라이드 커먼의 인테리어는 근사하고 서빙하는 사람들도 멋지지만, 혼자 가거나 옷차림이 초라해도 머뭇거릴 필요가 없을 정도로 편안하다. 식전 빵이나 크래커를 수없이 요구해도 부끄럽지 않은 곳이다.

4 GRAND MARKET PLACE

17팀의 셀러들이 공동으로 판매하는 빈티지 마켓으로 가구, 의류, 그릇, 인테리어 소품, 그림과 사진까지 우리 집을 꾸밀 수 있는 모든 것이 한곳에 모여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국내보다 적어도 3~4배 저렴한 가격에, 흔히 발견할 수 없는 ‘레어템’들이 가득하다. 이곳에 들를 때는 한 가지만 각오하면 된다. 포틀랜드를 떠날 때 우리의 트렁크가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을 각오해야 한다는 것!

5 JAPANESE GARDEN

에이스 호텔 뒤편에서 비누와 크리스털 등을 판매하는 셀렉트 숍 ‘플로라’의 숍 마스터가 에디터에게 포틀랜드에서 가장 멋진 장소로 추천한 곳이다. 처음엔 ‘포틀랜드에서 웬 일본식 정원?’이라고 생각했지만, 포틀랜드를 떠나는 날 그의 말대로 온몸을 정화시켜준다는 숲의 공기를 느껴보기로 했다. 일본 정원 설계자인 도노 다쿠마 교수가 설계한 이 가든은 포틀랜드 한가운데서 가장 신선한 공기와 바람, 여유, 평온함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버스정류장에서 한 시간 이상 산을 올라야 하지만 그 시간이 억울하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리프레시를 경험할 수 있다.

Welcome to Portland!
Welcome to Portland!
1 번사이드 지역의 빈티지 숍들에서는 곳곳에서 숨겨진 보물 같은 아이템을 발견할 수 있다.

2 포틀랜드 주민들은 평온하지만 개성있는 그들만의 지역 문화를 유지하고 싶어 한다.

3 포틀랜드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바이크 전문 스토어.

4 이탤리언 캐주얼 다이닝 그라사의 파르메산 치즈가 듬뿍 들어간 샐러드.

5 차이나 타운 근처의 부두 도넛은 1시간의 줄서는 시간을 잊게 해줄 정도의 맛을 자랑한다.

6 모든 세대와 문화가 공존하는 다운 타운의 서점 파웰 북스는 반드시 들러야 할 명소.

7 에이스 호텔 뒷편의 푸드 트럭은 전 세계의 젊고 유능한 셰프들이 모이는 명소

8 포틀랜드 북부는 갤러리나 아트북 서점들이 모여 있는 예술적인 동네다.

Welcome to Portland!
디자인 · 김수미

여성동아 2015년 5월 6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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