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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 이태임, 섹시스타의 스트레스는 어디서 왔나

글 · 김유림 기자 | 사진 ·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15.04.15 10:54:00

지난 3월 연예계는 난데없는 욕설 파문으로 술렁였다. MBC 예능 ‘띠동갑내기 과외하기’ 촬영 중 이태임이 예원에게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는 것인데,‘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었던 일이 이태임의 ‘전 프로 하차’로 이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욕설’ 이태임, 섹시스타의 스트레스는 어디서 왔나
지난 2월 24일 제주도 서귀포 앞바다에서는 방송 촬영 중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카메라가 돌아가는 가운데 여배우가 후배 가수에게 욕설을 퍼부은 것. 사건의 무대는 MBC 예능 ‘띠동갑내기 과외하기’, 등장인물은 이태임(29)과 ‘쥬얼리’ 멤버 예원(26)이다. 이 사실은 3월 2일 이태임이 건강상의 이유로 MBC ‘띠동갑내기 과외하기’에서 자진하차 한다고 밝힌 데 이어 이튿날 한 언론 매체가 진짜 하차 이유가 욕설 파문 때문이라고 보도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사건 당시 이태임은 바다 속에서 나와 샤워를 마친 뒤였는데, 갑자기 이태임이 예원에게 화를 내며 심한 욕설을 하는 등 소란을 일으켰고, 급기야 촬영이 중단됐다고 한다.

이 일이 알려지자 이태임을 향한 네티즌들의 맹공격이 시작됐다. 증권가 지라시에도 이태임이 한 욕설이라며 정제되지 않은 욕설들이 실려 떠돌아다닌다. 그러자 이태임은 3월 4일 ‘스타뉴스’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먼저 그는 “말도 안 되는 소리들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당시 막 바다에서 나온 뒤였다. 너무 추워서 샤워를 하고 왔는데 그 친구(예원)가 반말을 하더라. 너무 화가 나서 참고 참았던 게 폭발해 나도 모르게 욕이 나왔다. 욕을 한 건 정말 잘못했지만 그날 현장에서도 일절 상의 없이 모든 게 임의대로 진행됐고 그런 과정에서 기분이 몹시 나빴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자신의 섹시 이미지가 부각되면서 사람들로부터 이유 없이 비난 받는 것 같아 괴롭다는 얘기도 쏟아냈다. 그는 “사람들은 섹시스타로 주목받는 여배우는 그냥 마음에 안 들어 하는 것 같다. 마치 마음대로 해도 되는 장난감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정말 힘들다. 연예계를 떠나는 문제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괴로운 심경을 밝혔다. 하지만 이태임의 인터뷰는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켰다. 욕을 했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상대에 대한 사과 없이 자기 합리화에 급급한 모습이었다는 지적이다.

2008년 드라마 ‘내 인생의 황금기’로 데뷔한 이태임은 아름다운 외모와 몸매로 스타성을 인정받았지만 출연하는 작품마다 흥행에 실패하고 섹시스타의 이미지만 남아 스트레스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영화 ‘황제를 위하여’에서 수위 높은 노출을 선보였지만 흥행에 실패했고, 야심차게 시작한 SBS 드라마 ‘내 마음 반짝반짝’도 저조한 시청률로 주목받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한 연예계 관계자는 “원래 자신이 꿈꿨던 배우상과 다른 길을 가고 있다고 느껴 괴로움이 컸던 걸로 보인다. 사실 이태임은 이번 사건이 있기 전에도 심적 괴로움을 호소하며 약간의 소동이 있었던 걸로 안다. 비단 이태임뿐 아니라 모든 연예인들이, 미국 할리우드 배우들처럼 정기적으로 정신적 컨설팅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욕설’ 이태임, 섹시스타의 스트레스는 어디서 왔나

이태임은 이번 ‘욕설 파문’으로 출연 중이던 ‘띠동갑내기 과외하기’와 ‘내 마음 반짝반짝’에서 동시 하차했다.

예원 등장에 불편한 심기 욕으로 표출



이태임은 3월 5일 자신의 소속사를 통해 다시 정식으로 사과의 뜻을 전했다. 보도자료를 통해 그는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바다 속으로 들어가기 전에 예원이 먼저 나에게 말을 걸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말이 나를 걱정해주는 친근한 말처럼 들리지 않았다. 예원에게 상처 줘서 미안하고 그 순간 느껴지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해서는 안 되는 말을 내뱉은 나 자신이 후회스러우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그는 “촬영 전 예원이 깜짝 게스트로 출연한다는 걸 몰랐던 게 사실”이라고 언급하며 이날 갑작스런 예원의 등장에 기분이 언짢았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 외에도 이태임은 지라시에 돌고 있는 것처럼 높은 수위의 욕을 하지는 않았다고 강조하며 “같이 고생하고 도와줬던 ‘띠동갑내기 과외하기’ 제작진과 이재훈 씨에게 미안하다. 향후 더 좋은 활동을 할 예원에게도 진심으로 응원한다고 전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그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다음날 한 연예매체가 사건 현장을 직접 찾아가 당시 상황을 재구성해 보도하면서 다시금 논란에 불이 붙었다. 이 매체는 이태임에게 물질을 가르쳐준 해녀 할머니와 베트남 출신 며느리 A씨를 인터뷰했는데, A씨에 따르면 예원이 물에 들어갔다 나온 이태임에게 “언니, 춥지 않아요?”라고 묻자, 1분간 정적이 흐른 뒤 이태임이 “씨X, X쳤냐? XX버린다”라고 욕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 또 A씨는 “(이태임이) 심지어 때리려는 자세를 취해 스태프들이 뜯어 말렸다”고 밝히며 욕설 내용에 대해선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 기사가 보도된 뒤 예원은 소속사를 통해 이태임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보도자료에서 그는 “이태임 선배님도 힘든 상황에서 촬영에 임하고 계셨음을 알아주길 바라며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계실 선배님이 용기를 내 먼저 사과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으로 이태임은 출연 중이었던 SBS 드라마 ‘내 마음 반짝반짝’에서도 중도 하차했다. 현재는 모든 연예 활동을 중단한 채 병원에 다니며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임의 매니저는 “이번 일로 정신적,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어 했다. 지금은 컨디션 조절을 하며 몸 상태가 회복되기를 기다리는 게 우선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돌아보면 이태임이 사과문에서 밝혔듯이, 연예인들 사이의 경쟁 심리가 상당한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 연예기획사 대표는 “예나 지금이나 현장에서 보면 미묘한 감정싸움은 늘 있다. 이태임의 경우처럼 혼자 주목을 끌던 와중에 갑자기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면 충분히 기분이 나쁠 수 있다. 하지만 요즘은 인터넷과 SNS를 통해 작은 일도 순식간에 퍼져나가기 때문에 이번처럼 현장에서 대놓고 다투는 경우는 거의 없다. 어느 정도 이름 있는 연예인은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과는 함께 일하지 않겠다고 미리 제작진에 말해두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태임이 섹시 이미지 때문에 이유 없이 비난 받는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연예인은 타인의 시선을 즐길 줄 알아야 하는데 이태임의 경우 그게 조금 힘든 것 같다. 물론 그동안 그가 겪었을 스트레스와 회의도 이해하지만, 이는 어쩔 수 없는 연예인의 숙명이기도 하다. 연예계에서 끝까지 버티려면 비난하는 소리도 스스로 걸러서 들을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디자인 · 이지은

여성동아 2015년 4월 61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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