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e 1 귀가 찢어져 엉엉 울었어요
Q 꿈에서 귓불 뚫는 꿈을 꿨습니다. 성형외과에 갔는데, 귓불을 쭉 찢더니 가운데 구멍 정도만 남겨둔 채 다시 꿰매는 걸 보고 기겁했죠. 꿈속이었지만 고통이 너무도 생생하게 전달됐어요. 벌겋게 변한 귀를 보고는 엉엉 울었습니다.
A 꿈은 우리가 자는 동안 그다음 날 일상에 영향을 줄지 모를 잉여 감정을 처리해줍니다. 이 꿈도 마찬가지입니다. 거의 모든 신경쇠약은 대인 관계에서 비롯되며 인간관계의 본질은 결국 소통, 말에서 시작해서 말로 끝나기 마련입니다. 상대의 말엔 내용은 물론 어조나 억양 등에 여러 가지 감정이 담겨 있으며, 오만 종류의 감정들이 나의 감정에 반복적으로 영향을 미쳐 불안이나 우울을 야기합니다. 귀는 우리 감각기관 중 상대의 말을 들을 수 있는 유일한 곳입니다. 그런 귀가 일방적으로 훼손당하는 꿈을 꾸셨다면, 현재 나와 가까운 상대 중 한 명이 내게 던지는 가시 돋친 말에 지친 건 아닌지 떠올려보세요.
귀(耳)와 마음(心)이 너무 바짝 붙어 있으면 결국 창피함(恥)의 노예로 전락됩니다. 귀가 얇다는 표현도 있듯, 다른 분들의 말에 내 주관이 너무 쉽게 좌지우지되면 수치심(羞恥心)에서 헤어나기 어렵습니다. 타인의 말 몇 마디를 나의 거울로 삼지 마시길 바랍니다. 가장 정확한 거울은 나의 감정입니다.
case 2 또다시 사기를 당했어요
Q 금전적 사기를 당하는 꿈을 꿨습니다. 실제로 예전에 가까운 지인에게 돈을 떼인 적이 있는데, 그것과 무관하게 다른 사람에게 또 사기를 당하는 꿈이었어요. 가방을 샀는데, 너무 비싼 가격에 샀다는 걸 나중에 알고 어찌나 속상하고 원통하던지 잠이 깨고 나서도 분노가 한참을 갔습니다.
A 실제 가까운 사람에게 배신을 당한 상처가 있으시군요. 그와 유사한 감정이 아마 최근에 다시 자극돼 올라온 것 같습니다. 말씀처럼 억울하고 화가 나지만 정작 어떻게 해볼 수 없는 그런 상황인 것 같은데 이럴 때 우린 ‘맹독(猛毒)성’ 감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절망 혹은 무력감이 바로 그런 감정들 중 하나입니다.
가방은 여성에게 있어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아이템입니다. 소위 명품 브랜드치고 가방 안 만드는 회사는 없습니다. 어떤 경우 가방은 힘과 통제력의 상징입니다. 좌절과 무력감, 분노로 점철된 사람은 종종 가방을 잃어버리는 꿈을 꾸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연 주신 분의 경우, 때로는 내가 원하는 걸 얻으려면 예상치 못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case3 남자친구의 아이를 임신했어요
Q 남자친구와 사귄 지 3년 정도 됐지만 결혼을 앞두고 그에 대한 확신이 없어져 고민이었는데 꿈속에서 아이를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고 무척 당황했어요. 늘 남자친구의 무심함이 싸움의 원인이었는데, 꿈속에서도 역시 아이를 낳는 제 옆에 남자친구가 없더군요.
A 과연 이 남자를 나의 평생 반려자로 믿어도 될까? 아마 결혼을 앞둔 대부분의 여성들의 고민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물며 사연 주신 분처럼 신의(信義)를 흔든 남자친구라면 두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꿈은 불안이 강렬할수록 기괴한 특수 효과(?) 대신 실제 인물을 등장시킵니다. 현재 품고 있는 걱정을 여과 없이 보여줍니다. 사연 보내주신 분의 꿈이 그렇습니다. 함축적인 상징이나 암호 같은 스토리 대신, 실제 존재하는 남자친구와 관계에 대한 걱정이 고스란히 나왔습니다. 그만큼 현재 심리가 매우 절박하다는 뜻입니다. 꿈에서 원치 않는 임신을 했고 출산까지 했으나 정작 남자친구는 옆에 없었습니다. 향후 생길지 모를 실망스런 상황이 고스란히 꿈에서 표현됐습니다. 이처럼 꿈은 미리 극단적인 상황을 체험하게 함으로써 마음의 예방접종을 시켜줍니다. 또 다른 측면에서 본다면, 아기는 결국 내면의 연약하고 어린 또 다른 나, 심리적 어린 아기일 수도 있습니다. 꿈은 결혼이란 큰일을 앞두고 지나치게 상대방에게 의존하고 계신 분에게 좀 더 자율적으로 성장하길 권하고 있습니다. ‘사랑은 서로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라는 생텍쥐페리의 말을 전해드리며, 혼자 살아도 아쉬울 것 없을 때 하는 것이 결혼임을 재차 강조해드립니다.
고된 건 세상만이 아닙니다. 우리 안, 그러니까 마음속에서 벌어지는 내면의 갈등이 어쩌면 훨씬 더 버거울지도 모릅니다. 특히 인생의 후반부로 접어들수록 더더욱 그러합니다. 굳이 구분하자면 인생 전반부에는 외부 세상과 적응하는 데 온 힘을 들이곤 합니다. 하지만 어린 마음일지라도 내면의 무의식은 남녀 가릴 것 없이 뜨거운 용암처럼 우리 안에서 꿈틀댈 뿐 아니라 현자(賢者)의 지혜를 보여주곤 합니다. 비록 영문도 모르고 지구로 소환된 우리들이지만 내면세계가 지향하는 바를 일찍 깨달을 수 있다면 우린 그만큼 풍족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것입니다.
김현철 정신과 전문의
‘무한도전’에 출연해 욕정 전문가로도 불렸던 정신과 전문의. 경북대 의과대학을 졸업했으며 현재 대구에서 정신건강의학과 ‘공감과 성장’을 운영하고 있다. 모든 꿈에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는 믿음으로 각종 TV,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보통 사람들의 걱정과 불안을 위로해주는 따뜻한 감성의 소유자. 저서로는 ‘불안하니까 사람이다’ ‘우리가 매일 끌어안고 사는 강박’ ‘어젯밤 꿈이 당신에게 말하는 것’ ‘뱀파이어 심리학’ 등이 있다.
Q 꿈에서 귓불 뚫는 꿈을 꿨습니다. 성형외과에 갔는데, 귓불을 쭉 찢더니 가운데 구멍 정도만 남겨둔 채 다시 꿰매는 걸 보고 기겁했죠. 꿈속이었지만 고통이 너무도 생생하게 전달됐어요. 벌겋게 변한 귀를 보고는 엉엉 울었습니다.
A 꿈은 우리가 자는 동안 그다음 날 일상에 영향을 줄지 모를 잉여 감정을 처리해줍니다. 이 꿈도 마찬가지입니다. 거의 모든 신경쇠약은 대인 관계에서 비롯되며 인간관계의 본질은 결국 소통, 말에서 시작해서 말로 끝나기 마련입니다. 상대의 말엔 내용은 물론 어조나 억양 등에 여러 가지 감정이 담겨 있으며, 오만 종류의 감정들이 나의 감정에 반복적으로 영향을 미쳐 불안이나 우울을 야기합니다. 귀는 우리 감각기관 중 상대의 말을 들을 수 있는 유일한 곳입니다. 그런 귀가 일방적으로 훼손당하는 꿈을 꾸셨다면, 현재 나와 가까운 상대 중 한 명이 내게 던지는 가시 돋친 말에 지친 건 아닌지 떠올려보세요.
귀(耳)와 마음(心)이 너무 바짝 붙어 있으면 결국 창피함(恥)의 노예로 전락됩니다. 귀가 얇다는 표현도 있듯, 다른 분들의 말에 내 주관이 너무 쉽게 좌지우지되면 수치심(羞恥心)에서 헤어나기 어렵습니다. 타인의 말 몇 마디를 나의 거울로 삼지 마시길 바랍니다. 가장 정확한 거울은 나의 감정입니다.
case 2 또다시 사기를 당했어요
Q 금전적 사기를 당하는 꿈을 꿨습니다. 실제로 예전에 가까운 지인에게 돈을 떼인 적이 있는데, 그것과 무관하게 다른 사람에게 또 사기를 당하는 꿈이었어요. 가방을 샀는데, 너무 비싼 가격에 샀다는 걸 나중에 알고 어찌나 속상하고 원통하던지 잠이 깨고 나서도 분노가 한참을 갔습니다.
A 실제 가까운 사람에게 배신을 당한 상처가 있으시군요. 그와 유사한 감정이 아마 최근에 다시 자극돼 올라온 것 같습니다. 말씀처럼 억울하고 화가 나지만 정작 어떻게 해볼 수 없는 그런 상황인 것 같은데 이럴 때 우린 ‘맹독(猛毒)성’ 감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절망 혹은 무력감이 바로 그런 감정들 중 하나입니다.
가방은 여성에게 있어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아이템입니다. 소위 명품 브랜드치고 가방 안 만드는 회사는 없습니다. 어떤 경우 가방은 힘과 통제력의 상징입니다. 좌절과 무력감, 분노로 점철된 사람은 종종 가방을 잃어버리는 꿈을 꾸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연 주신 분의 경우, 때로는 내가 원하는 걸 얻으려면 예상치 못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case3 남자친구의 아이를 임신했어요
Q 남자친구와 사귄 지 3년 정도 됐지만 결혼을 앞두고 그에 대한 확신이 없어져 고민이었는데 꿈속에서 아이를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고 무척 당황했어요. 늘 남자친구의 무심함이 싸움의 원인이었는데, 꿈속에서도 역시 아이를 낳는 제 옆에 남자친구가 없더군요.
A 과연 이 남자를 나의 평생 반려자로 믿어도 될까? 아마 결혼을 앞둔 대부분의 여성들의 고민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물며 사연 주신 분처럼 신의(信義)를 흔든 남자친구라면 두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꿈은 불안이 강렬할수록 기괴한 특수 효과(?) 대신 실제 인물을 등장시킵니다. 현재 품고 있는 걱정을 여과 없이 보여줍니다. 사연 보내주신 분의 꿈이 그렇습니다. 함축적인 상징이나 암호 같은 스토리 대신, 실제 존재하는 남자친구와 관계에 대한 걱정이 고스란히 나왔습니다. 그만큼 현재 심리가 매우 절박하다는 뜻입니다. 꿈에서 원치 않는 임신을 했고 출산까지 했으나 정작 남자친구는 옆에 없었습니다. 향후 생길지 모를 실망스런 상황이 고스란히 꿈에서 표현됐습니다. 이처럼 꿈은 미리 극단적인 상황을 체험하게 함으로써 마음의 예방접종을 시켜줍니다. 또 다른 측면에서 본다면, 아기는 결국 내면의 연약하고 어린 또 다른 나, 심리적 어린 아기일 수도 있습니다. 꿈은 결혼이란 큰일을 앞두고 지나치게 상대방에게 의존하고 계신 분에게 좀 더 자율적으로 성장하길 권하고 있습니다. ‘사랑은 서로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라는 생텍쥐페리의 말을 전해드리며, 혼자 살아도 아쉬울 것 없을 때 하는 것이 결혼임을 재차 강조해드립니다.
고된 건 세상만이 아닙니다. 우리 안, 그러니까 마음속에서 벌어지는 내면의 갈등이 어쩌면 훨씬 더 버거울지도 모릅니다. 특히 인생의 후반부로 접어들수록 더더욱 그러합니다. 굳이 구분하자면 인생 전반부에는 외부 세상과 적응하는 데 온 힘을 들이곤 합니다. 하지만 어린 마음일지라도 내면의 무의식은 남녀 가릴 것 없이 뜨거운 용암처럼 우리 안에서 꿈틀댈 뿐 아니라 현자(賢者)의 지혜를 보여주곤 합니다. 비록 영문도 모르고 지구로 소환된 우리들이지만 내면세계가 지향하는 바를 일찍 깨달을 수 있다면 우린 그만큼 풍족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것입니다.
김현철 정신과 전문의
‘무한도전’에 출연해 욕정 전문가로도 불렸던 정신과 전문의. 경북대 의과대학을 졸업했으며 현재 대구에서 정신건강의학과 ‘공감과 성장’을 운영하고 있다. 모든 꿈에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는 믿음으로 각종 TV,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보통 사람들의 걱정과 불안을 위로해주는 따뜻한 감성의 소유자. 저서로는 ‘불안하니까 사람이다’ ‘우리가 매일 끌어안고 사는 강박’ ‘어젯밤 꿈이 당신에게 말하는 것’ ‘뱀파이어 심리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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