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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세계 여성 한탄 속 ‘베니스의 신랑’ 된 조지 클루니

글·두경아 자유기고가|사진·뉴시스 AP 제공

2014. 11. 18

여배우·모델들과 숱한 염문을 뿌려온 할리우드 스타 조지 클루니가 두 번째 결혼식을 올렸다. 한 차례 이혼 경력이 있는 그는 “다시는 결혼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해왔지만, 인권 변호사 아말 알라무딘을 만난 지 1년 만에 유부남이 됐다. 베니스에서 열렸던 초호화 결혼식&알라무딘의 매력.

9월 27일, 이탈리아 베니스에서는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세기의 결혼식이 거행됐다.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배우 리스트에 빠지지 않고 등장해온 할리우드 배우 조지 클루니(53)와 인권 변호사 아말 알라무딘(36)의 결혼식이다.

예식은 철저하게 비공개로 진행됐지만, 이날의 분위기는 언론을 통해 공개된 사진으로 가늠해볼 수 있다. 미국 대중지 ‘피플’에는 행복한 듯 두 사람이 서로 이마를 맞대고 있는 모습과 케이크 커팅 등 뒤풀이 광경이 표지에 공개됐으며, 또 다른 수많은 언론을 통해서는 수상 택시를 타고 베니스를 누비는 모습도 공개됐다. 모두 영화 속 한 장면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인데, 이는 딱딱한 인권 변호사 이미지보다는 로맨스 영화의 주인공이 어울리는 미모의 신부 덕분이다.

결혼식 하객의 면면을 보면 더 영화 같다. 맷 데이먼, 브래드 피트·안젤리나 졸리 부부, 샌드라 블록 등 동료 배우들을 비롯해 모델 신디 크로퍼드 부부와 록 그룹 U2의 보노, ‘보그’ 미국판 편집장 안나 윈투어 등 1백40명이 참석해 결혼식을 빛냈다.

비용만 1백30억원, 초호화 결혼식

세계적인 스타답게 결혼식 규모도 대단했다. 결혼식은 베니스의 7성급 호텔인 아만 카날 그란데에서 진행됐는데, 결혼식에 들인 비용만 1백30억원이 넘는다. 결혼식에 초청된 게스트들의 호텔 숙박비, 식비, 교통비 등 모든 비용을 클루니가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스트들의 호텔방에는 ‘먼 길을 오신 만큼 그 수고로움에 보답하도록 하겠다’는 메모가 있었다고 한다. 축가와 공연 등으로 이뤄진 자축 행사에만 40억원 가까운 비용이 들었다고 한다.



철저하게 비공개로 진행된 만큼 보안에도 만전을 기했다. 보안 요원만 4백 명이 투입됐으며, 결혼식 사진 유출을 막기 위해 하객들에게 카메라 없는 휴대전화를 별도로 제공했다.

신부 알라무딘은 이날 사라 버튼의 웨딩드레스를 입었다. 사라 버튼은 알렉산더 맥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국의 왕세손비 케이트 미들턴도 결혼식 때 그가 디자인한 웨딩드레스를 입었다. 주례는 작가이자 전 로마 시장인 월터 벨트로니가 맡았다. 벨트로니 전 시장은 클루니가 2007년 수단 다르푸르 난민 구호 활동으로 인권상을 받을 때 인연을 맺은 이후 절친한 사이로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결혼 이틀 후인 9월 29일 베니스 시청 근처 카발리궁에서 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결혼 서약을 했다.

‘인권 운동’이 맺어준 인연

조지 클루니와 아말 알라무딘의 첫 만남은 이탈리아에서 이루어졌다. 두 사람은 지난해 9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한 자선 행사에서 처음 만났으며, 시리아·수단 인권 향상을 위해 활동하던 클루니와 인권 변호사인 알라무딘은 ‘인권’이라는 공통 관심사로 급속도로 가까워져 지난해 말 연인이 됐다. 두 사람은 올해 4월 약혼했으며, 결혼식에 앞서 8월 초 영국 런던에서 혼인 신고를 했다.

이 부부의 신혼집은 영국도, 미국도 아닌 이탈리아에 마련됐다. 만남과 결혼이 있던 이탈리아는 여러모로 두 사람에게 뜻깊은 곳이다. 클루니는 “이탈리아는 우리 둘이 처음 만난 곳이다. 추억의 장소다. 신혼 생활도 여기서 할 것”이라고 전했다. 측근에 따르면 두 사람은 현재 2세 출산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알라무딘은 1978년 레바논에서 학자 출신 아버지와 언론인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1980년 레바논 내전이 극에 달하던 당시 영국으로 이주했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미국 뉴욕대 로스쿨에서 공부했으며, 유엔 레바논 특별법정조사위원회 등에서 활동하면서 본격적으로 국제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2011년 미국 기밀 정보를 폭로한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샌지와 율리야 티모셴코 전 우크라이나 총리 등을 변호하면서 유명해졌다. 현재 코피 아난 전 UN 사무총장의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클루니 역시 인권 운동에 관심이 많다. 수단 다르푸르 분쟁에서 발생한 대규모 인종 학살을 목격하면서 본격적으로 인권 운동에 뛰어들었다. 이 지역 난민 구호 활동에 참여했고, 각종 단체로부터 여러 차례 인권상을 받았다. 2011년부터는 남수단의 분리 독립 운동에 참여, 두 차례 수단을 방문해 수단 정부군을 비판했다. 워싱턴 주재 수단 대사관 앞에서 수단 정부군에 항의하는 시위로 체포된 경험도 있다.

할리우드 대표 배우이자 영화감독을 겸하고 있는 조지 클루니는 그동안 줄리아 로버츠, 르네 젤위거 등 수많은 여배우들과 사귀는 등 여성 편력으로 유명했다. 공식적인 연인 타이틀을 단 여성만도 10명이 넘지만, 결혼 경력은 단 한 번이다. 1989년 영화배우 탤리어 밸섬과 결혼했지만 3년 만에 이혼했다. 이 결혼이 불행했는지 클루니는 “다시는 결혼하지 않을 것”이라고 누차 말한 바 있다.

클루니, 노벨평화상 첫 부부 수상?

일각에서는 클루니가 알라무딘과 결혼한 것을 미국 정계에 진출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보기도 한다. 그의 롤 모델이 영화배우 출신이었던 레이건 전 대통령이라는 말도 나온다. 구체적으로 2018년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출마할 예정이고, 이후 미국 대선에 나설 거라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모든 것은 추측일 뿐이고, 분명한 것은 두 사람이 부부가 되면서 각자가 해왔던 일에 더욱 탄력을 받을 거라는 사실이다.

실제로 지난 10월 15일 영국 런던 대영박물관에 전시된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의 대리석 벽화 조각 ‘엘긴 마블’의 환수 기자회견에 알라무딘이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그녀는 영국 국적이지만 그리스 편에서 ‘엘긴 마블’ 환수를 위한 자문 역할을 하고 있다. 결혼 이후 연예인 못지않은 주목을 받고 있는 알라무딘의 행적 역시 이전보다 더 큰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조지 클루니 역시 ‘엘긴 마블’을 그리스에 돌려주라고 영국에 공개적으로 촉구한 바 있다.

이러한 활동 덕분인지, 일각에서는 이들이 노벨평화상의 첫 부부 수상자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클루니의 결혼식에서 들러리를 섰던 그의 친구도 “클루니와 이날의 신부 아말 알라무딘이 노벨 평화상 첫 부부 수상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외면뿐만 아니라 내면까지도 아름다운 클루니 부부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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