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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웨이의 판다’로 유명세 탄 판다코리아닷컴 이종식 대표

최태원 SK 회장 둘째 딸과 함께 중화권 대상 쇼핑몰 설립

글·김유림 기자|사진·조영철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14.11.14 14:03:00

지난 10월 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탕웨이가 판다 인형을 들고 레드 카펫에 서자 과연 인형의 정체는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는 다름 아닌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둘째 딸 민정씨가 창업에 참여해 화제를 모은 역(逆)직구 사이트 판다코리아닷컴의 홍보물. 이 사건으로 단숨에 화제로 떠오른 판다코리아닷컴의 이종식 대표를 만났다.
‘탕웨이의 판다’로 유명세 탄 판다코리아닷컴 이종식 대표
지난 9월 해군사관학교 장교교육대대에 지원 입대한 최태원 SK 회장 둘째 딸 최민정(23) 씨가 입대 전 벤처 경영인으로도 활약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화제다. 중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국 중소기업 제품을 판매하는 역(逆)직구 사이트 판다코리아닷컴(www.pandakorea.com)의 창업 멤버였던 것. 군 입대 준비도 오랫동안 해온 민정 씨는 해군 지원과 동시에 퇴사해 지금은 주주의 신분만 갖고 있지만 전역 후 회사 복귀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

이래저래 세인들의 관심을 모은 이 회사의 실질적 대주주는 이종식(37) 대표. 동아일보 기자를 거쳐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년특별위원회(이하 청년특위)에 몸담았던 이씨는 지난해 손승원 위메프 전 상품기획 팀장, 윤상규 네오위즈게임즈 전 대표와 손잡고 창업을 구상했다. 그 과정에서 아트센터 나비 노소영 관장의 소개로 딸 민정 씨와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베이징대 광화관리원대(경영대) 생활을 포함해 중국에서 8년 동안 유학한 민정 씨는 이 대표와 처음 만난 자리에서 “정말 해보고 싶었던 일”이라며 사업 합류 의사를 밝혔다고. 또 지난해 말 귀국과 동시에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판다코리아닷컴 사업 설명회를 직접 열었다. 이 대표는 “민정 씨가 대학에 들어간 뒤로 집에서 용돈을 받아본 적이 없을 정도로 독립심이 뛰어나고 자기 주관이 뚜렷해 사업을 준비해가는 과정에서도 상당한 능력을 보였다”고 극찬했다.

“‘판다코리아의 성공은 대한민국 중소기업의 성공’이 저희 회사의 모토예요. 청년특위 시절 청년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중소기업 대표들을 모시고 간담회를 가질 기회가 많았는데 늘 그분들이 하시는 말씀이 ‘우리는 좋은 물건을 만들 테니 새 정부는 이 물건들을 팔 수 있는 채널을 만들어달라’는 거였어요. 거기에서 착안해 중소기업과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주자는 취지로 창업을 기획하게 됐고, 특히 한국에서도 직구족이 급증하는 것처럼 한류를 사랑하는 중화권 직구 소비자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판단에 직구 쇼핑몰을 만들었어요.”

실제로 판다코리아닷컴이 판매하는 제품의 90% 이상을 우리나라 중소기업에서 만들고, 중국 소비자에게 가장 익숙한 SNS 서비스인 ‘QQ’와 ‘위쳇’ 등과 연계해 100% 중국어로 상품을 소개한다. 결제 시스템도 중국 소비자의 90% 이상이 사용하는 알리페이를 도입해 로그인과 구매까지 1분 안에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를 마련했다.

유통 사이트의 성패는 초창기 시장 선점에 달려 있는 만큼 판다코리아닷컴은 사이트 정식 개장과 동시에 대대적인 홍보 이벤트를 펼쳤다. 10월 1일부터 7일까지 중국 최대의 명절인 국경절을 맞아 한국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서울 중구 명동에서 사이트 가입 이벤트와 함께 홍보 물품을 나눠주는 행사를 벌였고, 앞서 9월에는 중국동포민속문화대축제 메인 스폰서로 참여하는 등 중국 관련 행사를 통한 사이트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는 탕웨이가 이 회사 로고가 박힌 판다 인형을 들고 레드 카펫을 밟은 덕에 상당한 홍보 효과를 누렸다.



“이날 행사가 끝난 후 상하이 지사에서도 난리가 났었어요(웃음). 탕웨이가 저희 회사가 선물한 판다 인형을 들어주고, 또 그 인형을 다시 관객에게 던지는 쇼맨십까지 발휘하는 바람에 사이트 방문객이 엄청나게 늘었거든요. 판다는 중국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탕웨이에게 선물해도 어색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아시아 전역 상대로 사업 확장할 계획

‘탕웨이의 판다’로 유명세 탄 판다코리아닷컴 이종식 대표

중국 인기 여배우 탕웨이가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선물로 받은 판다코리아닷컴의 판다 인형을 들고 레드카펫을 밟는 모습.

판다코리아닷컴의 직원 수는 20여 명. 그중 중국인이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이종식 대표를 포함해 나머지 한국인 직원들은 일주일에 세 번, 아침마다 한족 혹은 조선족 직원들에게 중국어를 배우고 있다. 판매 물품 선정 또한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인데, 직원들 중 3분의 1이 유수 유통 기업에서 활동하던 MD 출신으로 제품 선별 능력 면에서 어느 유통 사이트에 뒤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직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가격 경쟁력도 확보했다. 이종식 대표는 “우리나라 대형 온라인 쇼핑몰과 비교해 분명 경쟁력이 있다. 일반 유통 회사와 달리 수수료를 받는 것이 아니라 도매가로 들여와 우리가 가격을 책정하기 때문에 마진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판다코리아닷컴의 주력 판매 물품은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차(茶)와 화장품 등인데, 향후 콘돔 등의 피임 기구도 OEM 형식으로 생산해 판매할 예정이라고 한다.

“유통 채널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이든 팔 수 있다는 거예요. 좋은 물건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다면 반드시 소비자들에게 선택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조만간 스칸디나비아 프리미엄 영유아 브랜드도 론칭할 계획이고, 중국 사이트가 안정기에 접어들면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전역을 상대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입니다.”

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 유치. 국제약품과 배우 한채영의 남편이 대표로 있는 이엔이바이오가 대표적인 투자사이고 해외 투자 제안도 늘고 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일차적으로는 국내 굴지 기업의 투자가 이뤄져야 하고, 중국인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만큼 궁극적으로는 중국 회사의 투자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자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이종식 대표는 지난해 청년특위에서 일할 당시 미래창조형 인재상을 담은 책 ‘청년학개론’을 펴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청년들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강연도 열었는데, 그 과정에서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나 스스로 도전하지 않고 누구에게 도전을 강요할 것인가’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결국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불모지의 길을 걷기로 한 이 대표는 “이 땅의 많은 젊은이들과 함께, 그리고 우리나라 경제를 책임지는 중소 상인들과 함께 열심히 달려가겠다”고 힘찬 포부를 밝혔다.

여성동아 2014년 11월 6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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