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30년대&1960년대 현모양처 위한 교양지

새로 나온 생활용품을 소개하고 패션 트렌드를 전하는 포맷은 지금의 잡지와도 매우 흡사하다. 특히 패션 화보는 지금 봐도 어색하지 않고 고급스러움이 느껴진다.
독자층의 폭은 그리 넓지 못했다. 책을 읽을 정도의 학식이 있고, 잡지가 제안하는 소비 트렌드를 생활에 반영할 수 있을 만큼의 경제력도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1970년대 ‘여성동아’ 기사에 ‘식모를 대하는 법’ ‘가정교사 없이도 아이 성적 올리는 법’ 등이 실린 걸 보면 중·상류층 주부들을 주요 독자로 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970년대 이후 급속한 경제 성장으로 인한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반영, 패션·뷰티·요리·레저 등의 섹션을 통해 새로운 물건과 바뀌는 트렌드를 발 빠르게 소개하기 시작했다. 이는 요즘 여성지의 포맷과도 매우 흡사한데 ‘새 상품 안내’라는 타이틀 기사에는 ‘프린스 토스터, 공작 연필, 숯불고기 풍로’(1972년 5월호) 등의 신상품이 소개돼 있고, ‘편물을 붙인 활동복 포근한 누비옷’(1975년 1월호)이란 기사를 보면 최신 유행하는 누비옷의 활용성과 디자인을 설명하며 도안까지 실었다. 별미인 북어무침, 흰 구두의 더러움 손질법, 헌 책가방 재생법, 도라지 껍질 벗기기 등 전국 독자들이 보내온 살림 아이디어를 묶어 소개한 ‘살림의 힌트’란 코너도 실려 있다.
여성 지위 향상과 궤를 같이하며 발전
‘여성동아’의 이러한 트렌드 선도는 여성 지위 향상으로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소비의 주체가 여성 자신이 되고, 살림이 더 이상 ‘솥뚜껑 운전’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을 가꾸는 전문적인 일로 개념 자체가 바뀌면서 여성들의 삶 전반이 자기 주도적으로 변해간 것.
이렇게 1970~80년대부터 꾸준히 진행된 여성의 지위 향상은 1990년대 들어 서서히 가시화됐다. 일례로 집에 드레스 룸이나 파우더 룸 등 주부를 위한 전용 공간이 생기기 시작했고, 주방 역시 단순히 식사를 준비하던 곳에서 책을 읽고 기록하는 등의 자기 발전의 공간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이 과정에서 ‘여성동아’는 감각 있는 주부들의 인테리어 화보를 비중 있게 다루는 등 참신한 인테리어 트렌드를 제시하기 시작했다. 나아가 기사 영역이 예술과 문화로까지 범위가 확대되었고, 이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의 삶을 조명하는 기사도 수시로 다뤄졌다.
인터뷰 기사의 경우에는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이 있고, 미래 지향적인 성향을 지닌 인물들을 주로 소개했다. 세계를 평정한 파워 우먼을 비롯해 인생 밑바닥에서 불굴의 의지로 다시 일어선 인물, 자신의 한계를 스스로 뛰어넘고 정상에 우뚝 선 스포츠인 등의 삶을 조명함으로써 독자들 내면에 잠재돼 있는 꿈과 열정을 재점화하려 노력했다. 또한 자기실현에 멈추지 않고 대의를 위해 헌신적 삶을 사는 이들의 스토리로 독자들에게 어떤 인생이 진정 아름다운 삶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기회도 제공했다.
당당한 포즈와 대담한 표정으로 바뀐 표지 모델들

1970년대 이후 ‘여성동아’를 통해 인테리어 및 요리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하는 독자들이 늘어났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표지 모델들의 표정과 포즈, 의상이 점점 대담해졌다. 강렬한 눈빛과 포즈는 물론이고 노출에도 거리낌이 없다. 그만큼 표지는 모델 자신의 매력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무대로 발전해왔고 독자들 역시 표지만 보더라도 그달 잡지의 정체성을 한 번에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지금껏 ‘여성동아’는 독자들과 함께 성숙하고 아름다워졌다. 앞으로도 ‘여성동아’는 독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영원한 ‘청춘의 길’을 걸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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