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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중 피소 사건 일지

환상 깨져버린 ‘폭행돌’

글·김유림 기자|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14.10.16 13:58:00

아이돌 그룹 ‘SS501’ 출신 가수 겸 배우 김현중이 여자친구를 폭행한 혐의로 고소됐다가 소 취하로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대중의 차가운 시선과 ‘폭행돌’이라는 꼬리표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현중 피소 사건 일지
조각 같은 얼굴과 훈훈한 미소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한류 스타로 자리매김한 김현중(28)이 폭행으로, 그것도 교제 중이던 여자친구에게 폭행을 휘둘러 고소됐다는 사실이 팬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지난 8월 말 김현중의 전 여자친구 A씨는 김현중을 폭행 및 상해 치상 혐의로 고소했다가 사건 한 달여 만인 9월 17일 취하했다. 이로써 김현중을 둘러싼 폭행 사건은 종결됐지만 그의 이미지는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사건은 지난 8월 20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서울 송파경찰서에는 ‘김현중에게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이 접수됐다. 고소 당사자인 A씨는 본인을 김현중과 지난 2년간 교제한 여자친구라 밝히면서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총 4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증거 자료로 전치 2주와 전치 6주에 해당하는 진단서도 제출했다. 전치 6주에 해당하는 진단서에는 갈비뼈에 금이 갔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이 내용은 이틀 뒤 언론을 통해 알려졌고 김현중의 소속사인 키이스트는 8월 23일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김현중 측은 “그동안 아껴주신 팬들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한다”고 밝힌 뒤 두 사람이 2년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는 맞지만 교제는 최근 몇 달간 했고, 심한 말다툼 끝에 감정이 격해져 몸싸움이 있었던 건 인정하나 2개월간의 상습 폭행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김현중 측은 갈비뼈에 금이 간 것에 대해서도 예전에 서로 장난을 치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이라고 해명한 뒤 그 길로 월드 투어를 위해 태국 방콕으로 출국했다.

그러자 A씨는 한 언론에 그동안 두 사람이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와 사진을 공개하며 김현중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A씨가 공개한 2012년 4월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을 보면 김현중은 자신의 집에서 A씨를 포옹한 채 밝게 웃고 있다. 또한 A씨 주장에 따르면 두 사람은 지난해 8월 김현중의 친형 결혼식에도 참석했고, 올해 초 골프장과 제주도 등에서 데이트를 즐겼다고 한다. 두 사람이 주고받은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봐도 교제 기간이 2년이 넘었음을 알 수 있다. A씨가 공개한 2013년도 문자 메시지에는 ‘보고 싶다. 사랑해. 오빠가 잘해줄게. 같이 살래?’ 등의 내용이 적혀 있고, 지난 8월에는 김현중이 두 사람의 관계를 정리하면서 ‘미안하다. 잃어버린 2년을 다시 찾길 바란다’고 써 보냈다. 이것만 본다면 김현중이 주장한 몇 달간의 교제는 신빙성을 잃는다.

A씨 주장에 따르면 두 사람이 다툰 원인은 ‘여자 문제’였다고 한다. 5월 30일 폭행이 이뤄진 날에도 A씨가 그만 헤어지자고 말하자 김현중이 왜 자꾸 의심하느냐며 손과 발을 이용해 A씨를 폭행했다는 것이다. 사건 당일 두 사람은 ‘온몸이 멍투성이다. 내가 이렇게 맞을 이유가 없지 않냐’(A씨) ‘미안하다. 이제 그만하자. 너 때문에 몇 년간 못 봤던 내 모습을 본 것 같다’(김현중)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또 김현중은 갈비뼈에 금이 간 상황을 장난으로 치부했지만, A씨는 엄연한 폭행이었고 다음 날 자신의 지인에게 ‘김현중과 싸웠다. 내일 (동반 여행) 가기 힘들 것 같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을 만큼 상황이 심각했다고 주장했다.

이로써 스스로 상습적인 폭행이 아니었음을 입증하지 않는 한 더 이상 빠져나갈 구멍이 없게 된 김현중은 결국 피소 12일 만인 9월 2일 처음으로 경찰서에 출두했다. 하지만 이날도 김현중은 4시간에 걸친 경찰 조사에서 “말다툼을 하다 몸싸움이 있었다”며 전치 2주에 해당하는 한 건의 폭행 혐의만 인정했고, 경찰은 양측의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만큼 대질심문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A씨, 한때 사랑했던 사람의 파멸 원치 않아

김현중 피소 사건 일지
그렇게 서로 다른 주장으로 팽팽하게 대립각을 세우던 두 사람에게서 화해 분위기가 감지된 건 추석 연휴 직후인 9월 12일. 이날 김현중의 법률 대리인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두 사람이 감정을 풀어가는 중이다. 김현중이 한때 사랑했던 연인의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 사과문을 작성하고 있다”고 밝힌 것. 결국 김현중은 법률 대리인의 예고처럼 3일 뒤 자신의 홈페이지에 A씨에 대한 사과문을 공개했다.

사과문에서 김현중은 ‘이번 일로 2년 동안 서로 믿고 사랑했던 그 사람에게 정신적, 육체적으로 많은 상처를 줘 미안하다. 남자로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한 내 자신이 부끄럽다’며 후회의 글을 남겼다. 또 그는 ‘이번 사건은 전부 나의 잘못으로 생겨났으니 그 사람은 비난받을 이유가 전혀 없다. 그 사람에게 다시 한 번 사죄하고, 그 사람의 가족 및 지인들에게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무엇보다 그 사람이 나의 사과를 받아주고 용서해주길 바란다’고 적었다.

그러자 A씨는 고심 끝에 결국 9월 17일 고소를 취하했다. A씨의 법률 대리인인 썬앤문파트너스 선종문 변호사는 “처음부터 고소인이 원했던 건 상대방의 진실한 사과였다. 무엇보다 고소인은 한때 사랑했던 사람이 이번 일로 파멸되기를 원치 않는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밝혔다. A씨는 고소장을 접수하기까지도 혼자 많은 갈등을 겪었다고 한다. 이미 지난 5월 부모에게 자신이 폭행당한 사실이 발각되는 바람에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고소장을 접수할 뻔했지만 남자친구에 대한 연민으로 끝내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는 것. 하지만 이후에도 폭행이 지속적으로 이뤄지자 결국 A씨는 스스로 고소라는 마지막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A씨가 김현중을 용서하고 고소를 취하한 것은 그의 사과를 진심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선종문 변호사에 따르면 김현중은 사과문 게재 후 A씨를 직접 만나 거듭 사과를 했고 A씨 또한 어떤 금전적 대가 없이 고소를 취하했다고 한다.

이로써 김현중은 폭행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사건에서 그래도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는 평가를 조심스레 얻고 있다. 피해 여성을 금품을 요구하는 또 다른 가해자로 둔갑시키지 않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A씨에 대한 마지막 예의를 지켰다는 것. 그렇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폭행이란 행위 자체는 그 어떤 것으로도 용서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는 점이다.

여성동아 2014년 10월 6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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