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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SENSE&SEXIB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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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미소년 | 일러스트·송다혜

입력 2014.10.07 17:56:00

어느 여름밤에, 사실 날짜도 정확하게 기억한다.
지난해 8월 31일이었다. 여름에 휴가도 제대로 못 다녀왔는데 9월을 맞는 게 싫었다.
그래서 그 어수선한 마음에 오랜만에 수진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선생님, 좋아요. 아.”

“너, 가슴이 이렇게 큰데 왜 가리고 다녔어?”

“사람들이 쳐다보는 거 싫어요.”

나는 수진이의 헐렁한 블라우스를 이로 물고 치켜올린 후 가슴과 가슴 사이에 얼굴을 넣었다. 땀 냄새가 좋았다.

“선생님, 근데 왜 이렇게 빨리 넣었어요.”



“괜찮아, 씻고 또 하면 돼.”

“선생님, 스무 살 같아요.”

나는 더 힘을 냈다. 우우우욱! 아, 좋아. 새삼 느끼는 거지만 남자들이 왜 어린 여자랑 사귀고 싶어하는지 너무 알겠다. 수진이는 스물두 살이고, 나는 서른다섯 살이다. 수진이는 내가 맡고 있는 강좌의 학생이었다. 어떤 강좌였는지는 말해줄 수 없다. 추적이 가능하니까. 8주면 끝나는 강좌였지만 우리는 1년 넘게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나한테 이유는 간단하다. 수진이가 예쁘니까. 물론 얼굴이. 몸이. 특히 엉덩이가. 지난달에도 지지난달에도 이 글에 엉덩이 얘기랑, 어린 여자 얘기를 했던 것 같은데…. 하지만 뭐, 이게 다 사실이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 일부러 나이 많은 여자랑 잔 얘기를 지어서 할 수도 없고. 그리고 이 연재를 계속 읽은 사람이면 알겠지만 나… 집 밖에서 나쁜 짓을 최소화해야 하는 신분임. 아예 안 할 수는 없잖아!

남자는 적극적인 여자에게 약하다

아무튼 수진이는 언젠가부터 내 일을 돕게 됐다. 일이 그 이상한, 몸으로 하는 그 일이 아니라, 다른 일이다. 나는 회사도 다니고, 강의도 해야 하고, 이건 비밀이지만 회사의 클라이언트가 내게 부탁한 다른 일도 해주고 있다. 그래서 수진이에게 일을 좀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여기서 순서를 정확하게 알려둘 필요가 있는데, 섹스가 먼저였다. 일단 섹스를 했다. 어느 여름밤에, 사실 날짜도 정확하게 기억한다. 작년 8월 31일이었다. 여름에 휴가도 제대로 못 다녀왔는데 9월을 맞는 게 싫었다. 그래서 그 어수선한 마음에 오랜만에 수진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밤 11시 30분이었다.

“수진아.”

“네, 선생님. 무슨 일이세요?”

“아, 음, 아니야. 그냥.”

“선생님, 왜 말을 하려다 말아요.”

“왜냐면, 너가 들어줄 수 없는 일이거든.”

“….”

“늦었다, 집에 가야지.”

“늦게 들어가도 돼요. 제가 들어줄 수 없는 일이 뭐예요?”

이 글을 읽는 여자들은 아니, 일상에서 어쩜 저렇게 진부한 연애 영화 같은 대화가 가능한지 의아해할 수도 있다. 내가 중학생이었다면 나도 그렇게 생각했겠지만… 실제 저런 일은 많다. 그러니까 뭔가, 딱, 맞아 들어가는 순간이 있다.

30분 후, 약속한 장소에서 수진이를 만났다.

“우리 정말 해?”

내가 물었다.

“안 할 거면 가만있는 사람 왜 건드려요?”

“어, 너 이런 애였니. 하하하.”

나는 일부러 크게 웃었다.

“근데, 선생님은 나랑 왜 하고 싶어요?”

여자들은 꼭 이런 걸 묻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예쁜 낯선 여자와 늘 섹스를 하고 싶고, 넌 내 예쁜 낯선 여자니까. 하지만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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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네 생각이 나. 여자친구는 있지만.”

결혼 전이었다. 그리고 여자친구 따위 없다고 거짓말을 할 수도 없었다. 수업 시간에 이미 말을 해버려서.

“여자친구 있는 건 괜찮아요. 저도 남자친구 있으니까.”

“너 생겼어?”

“네. 일주일 됐어요. 하지만 아직 남자친구랑은 안 했어요.”

귀여워서 입 맞추고 싶었다.

“뽀뽀하자.”

“싫어요.”

“왜?”

“이 닦고 할래요.”

이랬던 수진이가 모텔에 들어가서 내가 등 뒤에서 가슴을 만지자마자 “선생님, 좋아요”를 연이어 외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수진이의 팬티 속에 손을 넣었을 때 수진이가 돌발적으로 어떤 행동을 했는지는… 여기 적을 수 없다. 아, 그냥 적어? 수진이가 이 글을 보면… 나 고소당하는 거 아닐까? 모르겠다. 그냥 적어야지. 수진이가 내 고무줄 반바지를 훌렁 내리더니 팬티 위를 핥기 시작했다. 믿을 수 없는 광경이어서 더 황홀했다. 역시 남자는 적극적인 여자에게 약하다. 사실 그 이후 광경은 남자들끼리 얘기하는 ‘먹혔다’에 가까운데, ‘먹히는 거’에 관한 얘기는 다음 달이나 다다음 달에 따로 적어야겠다. 아무튼 우리는 그날 했고, 그다음 날도 했다. 자주 했다. 밤 11시쯤에 ‘뭐해?’라고 메시지를 보내면 자정쯤에 우리는 모텔에 있었다. 수진이는 ‘취준생’, 즉 취업준비생이기 때문에 시간이 많았다.

그러다가 수진이가 나랑 일을 하게 된 것이다. 나는 수진이에게 돈을 줬다. 일을 하면 돈을 주는 게 당연하니까. 그리고 수진이는 가성비가 좋았다. 일을 잘, 많이, 빨리 했다. 물론 우리는 지난여름만큼 자주는 아니었지만 섹스도 했다. 그리고 물론 수진이는 내 기를 쪽쪽 빨아먹었다. 그런데 갑자기 일이 줄었다. 수업을 한두 달 쉬게 됐고, 클라이언트가 부탁하는 일도 횟수가 줄었다. 하지만 수업은 곧 다시 시작할 거고 일도 곧 다시 많아질 가능성이 있으니까, 수진이랑도 일을 멈출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냥 돈을 줬다. 그런데 하필 그날 돈을 주고, 한동안 일은 없었고, 우리는 모텔에 온 것이다.

“선생님, 요즘 일이 너무 없어서 돈 받기가 좀 그래요.”

하필 수진이가 내 그거를 입에 넣었다 빼며 말했다. 돈 얘기만 빼면, 여느 때와 다를 게 없었던 건데…. 다시 내 그거를 넣었다 빼며, 돈 얘기를 굳이 반복해서 말했다. 그냥 얘나 나나 서로 기분이 묘했다. 그냥 내가 느끼기에 수진이는 평소보다 더 파이팅이 넘쳤다. 오래… 입에 넣고 있었다. 나는 정신없이 느끼는 와중에도 야한 말을 하고 싶었다. ‘그럼 돈 받은 만큼 일을 해!’ 속으로만 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섹스가 이어졌다. 난 수진이를 평소보다 거칠게 다뤘다. 평소에 “이리 와”라고 말했다면 그날은 “일루 와, ×××”라고 말했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

“선생님, 어떻게 해드려요? 아.”

수진이는 계속 이렇게 말했다.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그 밤의, 아, 그땐 낮이었다. 일요일 낮. 아무튼 그날의 느낌을 못 잊겠다! 돈을 더 주고 싶었다. 더 더, 만날 만날! 하지만 그런 섹스는 그날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갑자기 일이 엄청나게 많아졌고, 그래서 나도 수진이도 바빠졌고, 모두가 알다시피 몇 개월 후에 내가 결혼을 했기 때문이다. 수진이는 여전히 나와 함께 일하고, 나는 언제 또 수진이에게 ‘뭐해?’라고 메시지를 보낼지… 모르지만….

미소년

작업 본능과 심연을 알 수 없는 예민한 감수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으며, 남성들의 통속화된 성적 비열과 환상을 드러내는 글을 쓴다.

여성동아 2014년 10월 6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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