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한산성 4대 문 가운데 가장 웅장한 남문 ‘지화문’.
성곽 길이가 12.1km에 달하는 남한산성은 통일신라 시대에 쌓은 주장성을 기초로 하여 조금씩 증축돼 오늘의 모습을 갖췄다. 1636년 병자호란 때 인조가 이곳으로 행궁을 옮겨 청나라 12만 대군과 대치했던 곳이기도 하다. 시대극 출연을 계기로 한국에 더 많은 애정을 갖게 됐다는 이 파란 눈의 청년은 역사 속으로 난 길을 따라 걸으며, 가까운 곳에 있음에도 미처 알지 못했던 아름다운 풍광과 파란만장한 이야기에 마음을 열었다.


경기유형문화재인 망경암 마애여래좌상.

망경암은 고려 말 무학대사가 세웠다고 알려져 있는데, 조선 초 여러 왕들이 이곳을 찾아와 국가의 안녕과 백성의 평안을 빌었다는 설이 전해진다. 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빌딩 롯데월드타워도 한 손에 잡히는 이곳에서는, 왕들도 겸손한 마음으로 그 속에 깃든 사람들의 삶을 보살폈을 것이다.
파비앙은 망경암의 전망에 감탄을 멈추지 못했다.
‘롯데월드타워에서 사진 찍은 외국인은 많지만, 남한산성에서 롯데월드타워 찍은 프랑스 사람은 아직 못 봤다’면서.




감성 풍부한 프랑스 남자 파비앙의 말처럼 매 순간, 한 걸음 걸을 때마다 나에게 충실한 사람이야말로 행복을 누릴 자격이 있다.

산성역(8호선) 입구에 설치된 산성폭포.
먼 훗날 우리는어떻게 기억될까


남한산성 남문 아래쪽에 자리한 비석숲. 남한산성 불망비.
지화문 입구에서 파비앙이 재미있는 안내판을 발견했다. 프랑스인이 아니라면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를 안내판에는 한국에 파견된 프랑스 영사 이폴리트 프랑뎅이 1892년 당시 남한산성 남문의 풍경을 촬영한 2장의 사진이 게시돼 있다. 사진 속의 성문은 어쩐지 지금보다 더 젊고 늠름한 모습이다. 먼 훗날 우리는 어떻게 기억될까. 견고한 모습도 좋고 반짝여도 좋겠다. 아아. 무엇보다 인간적인 모습으로, 따뜻하게.

남한산성 남문 지화문에서 내려다본 전경.
남한산성에서 얻은 자연의 맛

성남누비길 1구간 남한산성길을 따라 걷다 보면 ‘단대동 닭죽촌’이 나온다. 성남시가 1990년대에 남한산성 등산로 주변에 있던 닭죽집을 한데 이주시켜 재정비한 곳이다. 이곳에서는 닭죽, 닭백숙, 닭볶음탕, 유황오리, 오리탕 등 다양한 닭 요리를 내는 식당들이 있다. 아울러 정갈한 한정식을 내는 식당도 많다.
여행작가 손미나가 추천하는 성남누비길 1구간 남한산성길



복정동 기와말(복정동주민센터 부근)-영장산 정상- 망경암-산성폭포(인공폭포)-산성역-불망비-남한산성 남문(지화문)

손미나 작가와 파비앙 씨는 성남누비길 1구간 남한산성길 걷기에 두루누비(durunubi.kr) 사이트를 활용했습니다.
기획 김민경 기자 취재 김명희 이혜민 기자 사진 김성남 조영철 기자 동영상 연출_김아라 PD 전효임
디자인 김영화 제작지원 한국관광공사 매니지먼트 곽상호 스타일리스트 김기만 손민지
참고도서 ‘나는 누비길을 걷는다’(좋은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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