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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밀수 논란, 2NE1 박봄은 ‘판도라의 상자’일까?

글·구희언 기자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뉴시스 제공

입력 2014.08.14 11:33:00

인기 걸 그룹 2NE1의 멤버 박봄이 과거 마약을 밀반입했지만 입건조차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검찰의 직무 유기일까. 4년 전 사건이 지금 이슈화된 이유에도 관심이 쏠린다.
마약 밀수 논란, 2NE1 박봄은 ‘판도라의 상자’일까?

박봄은 기사 보도 이후 출연 중이던 프로그램 녹화에 불참했다.(사진은 지난해 3월 18일 태국에서 인천으로 귀국하는 박봄의 모습)

2NE1 멤버 박봄(30)이 과거 마약 밀수 혐의로 입건 유예 처분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빚고 있다. 6월 30일 세계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박봄은 2010년 10월 마약 밀수 혐의로 입건 유예 처분을 받았다. 4년 전 사건이 이제 와서 보도된 것도 의문이지만, 그간 마약 밀수 범죄에 강경한 대응을 보여 온 검찰이 박봄에게만은 관대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박봄은 2010년 10월 12일 국제우편을 통해 마약류로 분류되는 암페타민 82정을 자신의 거주지인 서울 압구정동 아파트가 아닌 할머니가 거주하는 인천으로 수취해 인천국제공항 세관에 적발됐다. 검찰은 이후 1주일간의 기간을 두고 이 사건을 조사했지만, 이용된 암페타민의 숫자가 치료 목적으로 쓰는 수준인 4정에 불과했고 연예인이라 도주 우려가 없다는 점,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내사 사건 접수 후 42일 만인 11월 30일 입건 유예 조치했다. 입건 유예는 범죄 혐의가 인정되었으나 입건까지 할 사안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마약 스캔들 진실은?

암페타민은 각성제의 일종으로 환각, 각성 및 중독성이 있다. 국내에서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규정돼 대통령령으로 사용이 금지돼 있다. 필로폰으로 불리는 메스암페타민과 엑스터시 등과 같은 계통의 약물이기도 하다.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국가 관리 하에 의료 목적으로만 복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당시 검찰 조사 과정에서 박봄은 국내에서 암페타민이 마약류로 분류된다는 사실을 몰랐으며 수년간의 병원 기록과 처방전을 제출해 치료 목적으로 반입했음을 주장했다. 할머니 집으로 물품을 받으려 한 것도 직업 특성상 집을 자주 비우다 보니 집에 상주하는 할머니가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었다고. 그러나 이런 박봄의 주장이 정상 참작의 여지가 있을지는 몰라도 사건화조차 되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강용석 변호사는 jtbc ‘썰전’에서 “마약 사건은 구속 수사가 원칙이다. (치료 목적으로 반입했다면) 무죄 판결이 나야지 입건 유예는 말도 안 된다. 봐준 건 확실하다”라고 말했다.



세계일보의 보도 이튿날인 7월 1일 박봄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대표 양현석은 블로그에 “박봄은 2NE1 데뷔 전 오랜 기간 미국에서 살았고 어릴 적 축구 선수가 꿈이었다. 같이 경기를 하던 중 친한 친구가 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걸 목격했고 수년간 정신과 상담과 심리 치료를 병행해왔다. 4년 전까지 미국 대학 병원에서 정식으로 약을 처방받아 수년간 복용했으나, 바쁜 스케줄로 미국에 갈 수 없어 어머니와 할머니가 같은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우편으로 전달받는 과정에서 문제가 된 것이다. 하지만 미국 대학 병원 측으로부터 지난 몇 년간의 진단서와 진료 기록, 처방전 등을 전달받아 조사 과정에서 제출했고 모든 정황과 증거가 인정되어 무사히 마무리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검찰의 ‘봐주기’ 의혹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그와 비슷한 시기 유사한 방식으로 암페타민을 밀반입했던 삼성전자 직원 A씨는 구속 기소됐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두 사건 모두 같은 검사가 맡았다. A씨는 2010년 8월 국제 특송 항공 화물기를 이용해 암페타민 29정을 미국에서 한국으로 밀반입했다가 적발돼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 징역 3년형을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A씨가 실형을 받은 이유에 대해 “책을 들여오는 것처럼 위장해서 책 안을 파내고 그 속에 암페타민을 숨겨 들여왔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박봄 역시 “편지 봉투 절반 크기의 소포 상자에 젤리 형태의 사탕과 암페타민을 함께 담고 겉면에 ‘젤리류’라고 적었다”는 점에서 두 사건은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미국에서도 암페타민 성분 각성제는 해외 반출과 대리 처방이 금지돼 있고, 암페타민이 불법인 국가로의 반출도 금지하고 있다. 박봄이 ‘암페타민이 수입 금지 약품인지 몰랐다’고 말한 대목은 YG엔터테인먼트 측의 주장과도 배치된다.

양현석의 해명은 박봄의 실제 나이 논란까지 불러일으키며 역효과만 낳았다. 온라인에 2000년 10월 미국 메인주 현지 신문에 실린 ‘젊은 축구 선수의 죽음’이라는 기사와 박봄이 학창시절 축구선수로 활약한 기사가 올라온 것. 이 기사에 따르면 박봄으로 추정되는 한국 출신 축구 선수 제니 박은 1998년에 고등학생으로, 대략 나이를 계산해도 이미 30대 중반이다. 박봄의 프로필상 나이는 1984년생이다. 네티즌은 암페타민에 이어 그의 실제 나이에 대해서도 설왕설래하고 있는 상황이다.

4년 전 사건이 왜 이제서야?

마약 밀수 논란, 2NE1 박봄은 ‘판도라의 상자’일까?

현재 박봄이 속한 걸 그룹 2NE1은 공연차 일본에 머물고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이 4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문제가 된 이유는 뭘까. 이에 관해 CBS노컷뉴스는 세계일보 (박봄 관련) 보도의 내막을 둘러싼 배경을 설명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지난해 10월 세계일보 기자가 ‘KBS 황수경 아나운서와 최윤수 검사 부부의 파경설’이라는 허위 사실을 정보지에 흘린 혐의로 구속됐는데 세계일보가 이에 대한 보복성으로 검찰 흠집 내기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는 것이다. 이어 세계일보 관계자의 입을 빌려 “사실관계는 제대로 해명하지 않고 검찰이 물타기한다”라며, “진실을 규명하는 차원에서라도 보도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보도했다. 세계일보는 연일 박봄 관련 보도를 이어나가고 있다. 7월 8일에는 박봄 사건이 입건 유예된 것에 검찰 윗선의 개입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보도했고, 이튿날에는 당시 사건이 검찰, 법무부 수뇌부에 보고가 되었으며 이를 묵인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논란이 커지자 박봄은 7월 11일 출연 중이던 SBS ‘룸메이트’ 촬영에 불참했다. 그는 ‘룸메이트’ 입주 1백 일 기념 이벤트로 기획된 일본·대만 여행 촬영 일정에서도 빠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박봄은 2NE1 공연차 일본에 체류 중이다.

여성동아 2014년 8월 6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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