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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성·홍진호·박명수가 청춘에게 물었다 정말 이번 생은 글렀냐고.

글·구희언 기자 | 사진·김형우 조영철 기자

입력 2014.07.15 13:34:00

B급의 아이콘에서 요즘 가장 핫한 스타가 된 세 남자가 여의도 너른 들판에 떴다.
2만여 명의 대한민국 청춘이 참석해 이들과 함께 울고 웃었다.
김보성·홍진호·박명수가 청춘에게 물었다 정말 이번 생은 글렀냐고.
올해로 6회째인 ‘청춘페스티벌’은 강연 문화 기업 마이크임팩트가 주최하는 국내 최대의 야외 강연 페스티벌이다. 지금까지 김태호 MBC PD, 개그맨 정형돈, 배우 이순재·이범수, 김주하 MBC 아나운서, 피아니스트 이루마 등 다양한 분야의 연사가 참여해 수많은 청춘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올해는 6월 7~8일 양일간 서울 여의도 너른 들판과 물빛 무대에서 행사가 열렸는데, 페스티벌의 주제는 ‘이번 생은 글렀어요’였다. 이 주제를 놓고 요즘 핫한 세 남자, ‘의리의 아이콘’ 김보성과 ‘지니어스한 남자’ 홍진호, ‘명언 제조기’ 박명수가 연사로 나섰다. 2만여 명의 대한민국 청춘이 이들과 함께 울고 웃었다.

김보성의

일리 있는 의리 인생


김보성·홍진호·박명수가 청춘에게 물었다 정말 이번 생은 글렀냐고.

김보성의 기부 철학은 오른손이 한 일은 오른손도 모르게 하라는 것이다.

“의리! 의리!”

이젠 이 말만 들어도 떠오르는 단 하나의 이름, 김보성(48·본명 허석). 이날 무대에 오른 그는 관객과 함께 ‘의리’를 외치며 토크를 시작했다. 요즘 ‘강제 전성기’를 맞은 그는 CF와 방송 출연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보성은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피해자 돕기에 써달라며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측에 성금 1천만원을 전해 잔잔한 감동을 줬다. 당시 그는 “아직 주식 때문에 남은 빚이 있어 ‘의리의 사나이’로서는 더 큰 금액을 해야 마땅하지만, 큰 금액이 아니라 미안하다”는 말을 전했다. 그의 기부 철학은 ‘오른손이 한 일은 오른손도 모르게 하라’. 그는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이 있지만 ‘난 오른손이 한 일은 오른손도 모르게 하라’는 마음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의리 공화국을 꿈꾸는 남자

트레이드마크가 된 짙은 색 선글라스에 얽힌 이야기도 들려줬다. 김보성은 고등학생 때 친구를 구하려고 13대 1로 싸우다 망막을 다쳐 시각장애 6급 판정을 받았다. 그래서 실내에서도 선글라스를 쓴다. 아내 박지윤 씨가 남편의 시력 회복을 위해 결명자차와 해독 주스, 아사이베리 주스를 챙기며 눈시울을 붉히던 장면이 방송에 나오기도 했다. 그는 한쪽 눈의 시력을 잃은 것에 대해서도 “별거 아니라고 생각한다. 단지 경험이었다”며 쿨하게 말했다.

“이 세상에는 저보다 더 훌륭한 분들이 의리를 가지고 있을 겁니다. 그런 분들이 많다면 언젠간 우리나라가 ‘의리 공화국’이 될 수 있겠죠. 사람들이 의리를 가지고 행동하더라도 두려움은 생길 수밖에 없어요. 그 두려움은 극기하는 자세로 이겨내야 합니다.”

취업 문제로 고민하는 대학생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기성세대의 생각과 관념에 기죽지 말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고, 개성에 따라 행동하길 바랍니다. 자신의 유토피아가 현실화될 수 없다는 게 참 슬프지만, 많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야 더 성숙해질 수 있고 나중에 더욱 큰 확신을 가진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이어 “많은 대학생이 취업 준비를 하면서 일방적인 을이 되는데, 개인의 개성을 잘 살린다면 취업에서도 문제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강연을 마무리하면서는 품에서 종이를 꺼내 시를 낭독하기도 했다. ‘청춘’이라는 제목의 자작시였다. 그는 “진정한 자유 속에/이 세상 끝나는 순간이 오더라도/찰나의 순수한 야망/진실과 사랑의 진동으로 하늘의 심금을 울려/청춘이라는 단어에 녹아 남았으면 좋겠다/아직 희망은 많이 남아 있다/힘내라 청춘!”이라고 말해 환호를 받았다.

김보성·홍진호·박명수가 청춘에게 물었다 정말 이번 생은 글렀냐고.

홍진호는 우승도 좋지만 그를 위해 열심히 하는 과정 자체를 즐긴다고 했다.

홍진호가 말한다

지니어스하게 산다는 것


‘폭풍 저그’ 전 프로게이머 홍진호(32)는 ‘2’의 화신으로 불린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인생은 ‘2’를 빼놓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2남 중 둘째로 태어나 스타크래프트 게임판에서는 2등만 22번을 했다. KT배 스타리그 왕중왕전에서 우승한 날은 공교롭게도 2002년 2월 22일이었다. ‘테란의 황제’ 임요환에 이어 프로게이머 2번째 억대 연봉자인 데다, 스타리그 명예의 전당에 역대 2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억대 연봉 장기 계약을 체결한 것도 프로게이머 중 2번째였다. 심지어 공군ACE 소속 당시 부대 복귀를 위해 구매한 기차표에 찍힌 자리는 2호차 22번이라고 쓰여 있었다.

“처음에는 2등이란 게 불편했어요. 만년 준우승자로 얽매이는 느낌이었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게 좋아졌어요. 1위를 향해 올라갈 여지가 있다는 거고, 하나의 이슈가 된 거잖아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니 이제는 에너지가 되어줘요. 저는 몰아치면 몰아칠수록 강해지는 타입이거든요.”

지금은 이렇게 말하지만 현역 시절에는 만년 2인자 자리가 편하지만은 않았을 터. 스스로를 개그 소재로 삼기까지 얼마나 긴 시간을 보냈을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그에게는 2004년 프로게이머 임요환과 대결한 스타리그에서 세 차례 모두 같은 전술에 패한 가슴 아픈 기억이 있다. ‘전설의 삼연벙’이라 불리는 경기 영상에 대해서도 “지금은 전설이라고 미화됐지만 당시에는 어떻게 프로가 똑같은 전략에 세 번 당하냐고 해서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했다.

비난을 에너지로 승화시킨 남자

“그때 멘탈은 박살났어요. 그 경기에서 지고 1년간 슬럼프가 왔었어요. 그러다 이 악물고 다시 시작했어요. 버티는 게 답이더라고요. 사람이 내려갈 데가 있으면 올라오기도 하잖아요. 다시 제 모습을 찾으니 ‘한번 겪어봐야 강해지는구나’ 싶더라고요. 그 이후부터는 어떤 힘든 일에도 항상 ‘이것만 견디면 더 강해진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어요.”

슬럼프를 이겨내는 방법은 뭘까. 그는 “정답은 없는 것 같다. ‘승부’라는 테마를 갖고 오랜 기간 살았지만 결국 견디는 것밖엔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스타크래프트 팬들에게 홍진호는 이미 전설이지만 요즘 세대에게 그는 tvN 서바이벌 두뇌게임 ‘더 지니어스 : 게임의 법칙’ 우승자이자 방송인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1등 한 기분을 묻자 그는 “굉장히 좋았다. 물론 상금도 커서 좋았다”고 했다.

“정말 오랫동안 1등을 갈구하고 추구해왔지만 늘 1등의 문턱에서 좌절했기에, 정상에 가면 제가 보지 못한 게 있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올라보니 생각보다 볼 게 없더라고요. 생각해보면 전 우승이라는 핑계로 열심히 하는 과정 자체를 재밌어한 것 같아요. 99%까지 갔다가 1%가 부족해서 넘어졌는데, 그걸 채우고 싶다는 간절함이 여기까지 달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줬죠.”

이날 강연 중간 그가 ‘더 지니어스 : 게임의 법칙’에서 남다른 두뇌 회전을 보여준 명장면이 상영됐다. jtbc 추리 예능 프로그램 ‘크라임씬’에서도 번뜩이는 두뇌 회전을 보여주고 있는 홍진호. 그처럼 남다르게 생각하고 앞서 나가려면 어떤 훈련이 필요할까. 그는 “예전부터 남들과 조금 다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고 했다.

“어릴 때 시골에 살았는데 항상 친구들과 ‘탐험놀이’라고 뚫린 길이 아닌 다른 길을 찾아가는 놀이를 하곤 했어요. 어떤 상황에서든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생각하는 게 습관이다 보니 번뜩이는 게 나름 특화되지 않았나, 생각도 들어요. 힘들거나 위험이 닥치면 집중이 잘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인생 모토는 ‘진인사대천명’. 그는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과정의 소중함을 알고 만족할 줄 알자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도 그렇게 계속 살아왔는데, 나름대로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인생에서 특정한 목적이 있고 그걸 따라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좋은 건 (목적의) 노예가 되는 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그게 자연스럽게 따라오도록 하는 거예요. 전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할 때 그 어떤 것보다 동기 부여가 강하게 되거든요.”

그는 “경쟁 사회가 되다 보니 사람들이 결과를 내는 데에만 매달리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결과에 흔들리지 않고 자기 안에 중심을 잡는 게 중요하다.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죄의식 느끼지 말고, 과정 자체를 즐기며 자유롭게 살라”고 강조했다.

박명수의 일침

이번 생은 글렀다고?


김보성·홍진호·박명수가 청춘에게 물었다 정말 이번 생은 글렀냐고.

박명수는 잘 하는 일에 재투자하는 것을 주저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개그맨, MC, 프로듀서, DJ 하고 있는 박명수입니다. 반갑습니다.”

흥겨운 댄스 음악과 함께 무대에 오른 박명수(45)는 행사의 주제인 ‘이번 생은 글렀어요’를 언급하며 “이번 생이 그른 게 아니고 다음 생은 없다”고 강조했다.

“제 어록 아시죠? 거기 정답이 숨어 있습니다. 늦었다 생각하면 너무 늦었다. 티끌 모아 티끌. 꿈은 없고요, 그냥 놀고 싶어요. 그게 정답이에요. 아르바이트해서 돈 모아도 집 사기 어려워요. 그냥 써야 됩니다. 그럼 어떻게 써야 되냐, 자기 몸에 써야 됩니다.”

그는 “몸은 재산이다. 내가 뭘 잘하는지 알고 거기 투자하라”고 했다.

“저축하지 말고 몸에 쓰라는 건 그런 거예요. 자동차를 잘 만들거나 미용 기술이 뛰어나면 그 실력을 향상시키는 데 투자하라는 겁니다. 가수 김진표 씨가 레이싱을 워낙 좋아했는데, 지금 금호타이어 레이싱팀 감독을 하고 있어요. 자신에게 투자 안 했으면 그렇게 못 했을 겁니다. 자기가 뭘 잘하는지 알고 거기에 재투자해야 돼요. 그러면 10~20년 후 만족스런 직업을 얻는 거거든요. 그러다 그게 잘되면 제2의 직업이 되고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죠. 그러니 시간을 내서라도 그런 부분에 투자하시기 바랍니다.”

올해로 개그맨 생활 20년째인 그는 지금 어디에 투자하고 있을까. 방송 활동을 하며 좋아하는 음악 공부를 꾸준히 해온 그는 최근 10여 년간 꿈꿔오던 개인 녹음실을 마련했다. 일렉트로닉 음악의 매력에 푹 빠진 그는 “예전에는 노래 한 곡 만들려면 악기가 많이 필요했는데, 내가 좋아하는 장르는 컴퓨터로 곡을 만들기에 예전보다 가능성이 많이 열렸다. 크리에이티브함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한 도전하는 남자

개그맨으로도 충분히 성공했는데 다른 장르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연예계 생활을 하고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다 보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돼요. 그렇다고 제가 술 먹고 아무 데나 누워있을 수도 없잖아요. 여러분이 찍어서 SNS에 올리니까(웃음). 그래서 정말 하고 싶던 음악을 듣는 걸 넘어 만들게 된 거예요. 그러다 재미가 붙어서 DJ도 하게 됐고, 댄스 음악 축제 UMF에도 DJ 자격으로 나가게 된 겁니다. 처음으로 상하이 클럽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플레이하기도 했고요. 올해 제가 마흔다섯 살인데 그렇게 계속 연습하고 있습니다. 그 자체로 정말 즐겁고, 해외에 나가서 뭔가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요.”

그는 “정말 잘하는 걸 찾아라. 한정된 공간에서 한정된 정보로만 인생을 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저는 좋지 않은 환경(외모)을 가졌지만 그걸 장점으로 만들었잖아요. 작은 마켓 말고 큰 마켓을 보세요. 새로운 사람 만나고, 새로운 환경에서 활동할 수 있는 소재를 만드는 거죠. 저에게는 그게 DJ 음악인 거고요. 개그는 외국 나가서 하려면 영어도 잘해야 하고 어렵지만, 음악은 그런 게 아니라 충분히 가능성이 있거든요. 그래서 계속 공부 중입니다.”

그는 “퀄리티 있는 삶을 사는 게 중요하다”며 “그러려면 성공해야 하는데, 나 혼자 잘해서 되는 건 거의 없다. 주위에 성공한 분들과 관계를 잘 만들어두라”고 조언해 웃음을 줬다.

“10여 년 전의 전 그저 평범한 비호감 개그맨이었어요. 우연찮게 유재석 씨, ‘무한도전’ 멤버 등 좋은 동료들을 만나서 지금까지 방송을 할 수 있었는데, 인생을 살면서 좋은 동료가 큰 도움이 됩니다. 여러분도 옆에 있는 사람이 소중하다는 걸 꼭 느끼기 바랍니다.”

운동에도 열심인 그는 “젊은 친구들은 운동할 때 손이 안 보일 정도로 빠르다. 누워 있다가도 ‘젊은 친구들과 경쟁하려면 이래선 안 돼’하며 벌떡 일어나게 된다”고 했다. 그리고는 “마흔다섯 살인 나도 벌벌 떨면서 도전하지 않느냐. 젊다는 게 가장 큰 무기니까, 지금 시작하라”고 말했다.

“성공하는 사람은 향후 10년까지 내다보며 계획을 세우죠. 시간은 정말 빨리 지나갑니다. 한 번 사는 인생이니 성공해야 하고, 성공해야 한다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퀄리티 있는 삶을 사세요. 명심하세요. 다음 생은 절대 없습니다.”

여성동아 2014년 7월 6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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