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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흔 선수 딸 화리, 아역 탤런트 데뷔기

글·김유림 기자|사진·이기욱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14.06.17 10:58:00

KBS 주말극 ‘참 좋은 시절’에는 귀여운 외모와 실감 나는 사투리 연기로 드라마 인기를 견인 중인 아역 연기자가 있다. 홍화리가 그 주인공. 야구 선수 홍성흔의 딸인 화리는 연기는 물론 공부도 똑소리 나게 잘하는 엄친딸이다. 배우 유망주 홍화리와 모델 출신 엄마 김정임 씨를 만났다.
홍성흔 선수 딸 화리, 아역 탤런트 데뷔기
‘아역 보는 재미’에 드라마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요즘 안방극장 최고 ‘귀요미’는 KBS ‘참 좋은 시절’의 홍화리(10)가 아닐까. 극 중 옥택연의 쌍둥이 딸 동주로 열연 중인 홍화리는 인형같이 예쁜 외모에 똑 부러지는 연기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또 최근 두산 베어스 주장 홍성흔 선수의 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시 한 번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현재 초등학교 3학년인 홍화리는 홍성흔 선수가 롯데 자이언츠에 몸담고 있는 동안 아빠를 따라 4년간 부산에서 살았다. 그 덕에 이번 드라마에서도 경상도 사투리를 완벽하게 구사한다. 부산 출신인 엄마 김정임(41) 씨의 ‘특별 훈련’도 한몫했다.

서울 잠실 자택에서 만난 김정임·홍화리 모녀는 누가 봐도 ‘부럽다’는 소리가 절로 나올 만큼 친구처럼 다정했다. 모델 경력 13년의 김씨는 사진 촬영 중 딸의 포즈를 직접 점검해주며 분위기를 유쾌하게 이끌었고, 화리 역시 똑똑하고 야무진 답변으로 ‘엄친딸’의 면모를 보였다. 먼저 화리에게 첫 드라마 촬영 소감을 물었다.

“처음 해보는 거라 재밌어요. 내가 진짜 동주가 됐다고 생각하면 연기하는 게 그렇게 힘들지 않아요. 얼마 전에 택연 오빠가 ‘사실은 내가 니네 오빠가 아니고 아빠’라고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엄마랑 집에서 미리 대사를 맞춰보던 중 너무 마음이 아파서 눈물이 나오더라고요. 엄마랑 저랑 다 놀랐어요(웃음).”

화리가 연기자로 데뷔하기까지 JYP엔터테인먼트 표종록 부사장의 끈질긴 권유가 있었다. 화리는 어려서부터 아빠의 경기를 보러 야구장에 자주 다니면서 대형 기획사 관계자들의 눈에 띄어 수차례 영입 제안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김씨는 매번 “아직 연예인 시킬 생각이 없다”며 거절했는데, ‘참 좋은 시절’ 캐스팅 단계에서 표 부사장이 “화리와 딱 맞는 캐릭터”라며 오디션을 적극 추천했다.

공부 욕심도 많은 만능 재주꾼



홍성흔 선수 딸 화리, 아역 탤런트 데뷔기

프로야구 통산 10번째 1천 타점을 달성한 홍성흔은 5월 17일 잠실야구장에서 가족과 함께 시상식을 가졌다.

“진짜 고민 많이 했어요. 표 부사장님이 KBS 주말극이면 모든 연기자들이 눈독 들이는 자리고 작가, 감독 모두 정말 훌륭하니 믿고 시작해도 좋을 거라고 하더라고요. 화리한테 물었더니 하고 싶다고 해서 그럼 오디션이라도 보자고 했죠. 감독님은 이미 경상도 지역 연기 학원에 등록돼 있는 1백60명 정도의 여자아이들 프로필을 다 훑어본 상태였는데, 화리를 처음 만나보시고는 ‘화리가 만약 앞으로 여배우의 삶을 살게 된다면 내가 이 여배우의 첫 감독으로서 어떻게 해야 할지, 오늘 밤 고민을 많이 해봐야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에 확 믿음이 갔어요.”

캐스팅이 확정된 뒤 만난 김진원 PD는 화리와 김씨에게 단도직입적으로 “아빠가 유명해서 화리가 뽑힌 게 아니다. 화리가 잘해서 캐스팅된 거니까 앞으로 어떤 말이 들려도 속상해하지 말고 열심히 하자”고 말했다고 한다.

“촬영장에서 보면, 감독님이 무릎을 꿇고 화리와 눈높이를 맞춰 말씀을 해주세요. 부족한 건 어떻게 하면 되는지 설명해주고, 잘한 건 칭찬도 많이 해주시니까 화리도 촬영장 가는 걸 즐거워해요. 처음 우려했던 것에 비해 아이가 잘해주고, 현장에서 만나는 분들 모두 아이에게 우호적으로 대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에요.”

요즘 김씨는 화리의 매니저와 스타일리스트를 자처하고 있다. 부산에 있을 때 부티크를 운영하면서 남다른 패션 감각을 뽐낸 김씨는 화리의 촬영 의상도 직접 준비한다. 처음에는 양말 하나까지 완벽하게 세팅하려고 동대문으로 달려가기도 했는데, 드라마가 어느 정도 방영된 뒤부터는 협찬이 많이 들어와 한결 수월하다고 한다. 그럼에도 워낙 꼼꼼한 성격이라 신발이며 액세서리 등 소소한 것까지 챙기다 보면 하루가 짧다. 남편 의상 역시 그가 책임지고 있는데, 그 덕에 홍성흔은 야구계에서 옷 잘 입는 선수로 통한다.

화리는 앞으로도 계속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원래 꿈은 가수인데 연기를 잘하다 보면 가수도 될 수 있을 거라 믿는다”며 당차게 말했다. 화리가 가수를 꿈꾸는 데는 가수 비의 영향이 크다. 홍성흔과 형, 동생 하며 친하게 지내는 사이인 비는 화리가 갓난아기일 때부터 친조카처럼 예뻐했다고 한다. 콘서트 때도 항상 스태프들과 함께 무대 맨 앞에서 공연을 보게 해줬다고. 김씨가 화리에게 연기를 시킬지, 말지 고민할 때도 ‘삼촌’으로서 진심 어린 충고를 해줬다.

“감독님 만나고 얼마 안 됐을 때였는데 지훈이(비)한테 전화가 왔어요. 다음 날이 군 제대 후 첫 무대 데뷔하는 날이라 정신이 없었을 텐데 화리 얘기를 하면서 잠깐 연습실로 오라고 하더라고요. 그날 지훈이는 ‘분명 좋은 기회이기는 하지만 굳이 지금이 아니어도 언제든 때가 올 테니 잘 생각해서 판단하라’고 했어요. 진심으로 아이를 위해 하는 말이라는 걸 아니까 참 고맙더라고요. 그러고 보면 화리가 복이 많은 것 같아요(웃음).”

홍성흔 선수 딸 화리, 아역 탤런트 데뷔기
연기가 처음인데도 카메라 앞에 서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화리는 요즘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예전처럼 학교 공부에 충실할 수 없다는 것. 실제로 화리는 공부 욕심 많은 모범생이다. 특히 두 살 때 한글과 영어를 구분했을 정도로 어학에 남다른 재능이 있다고 한다. 얼마 전에는 대치동 영어 학원에서 개최한 영어 말하기 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다. 외국으로 연수를 다녀온 적이 없는데도 현지인과 거의 흡사한 발음과 억양을 구사한다고. 홍성흔과 같은 팀인 두산 베어스 용병 선수들도 화리의 영어 실력을 보고 “숨 쉬는 데까지 정확하다”며 감탄했다고 한다.

“남편이 용병 선수들과 만날 때면 꼭 화리를 데리고 나가요(웃음). 얼마 전부터는 화리가 중국어도 배워보고 싶다고 해서 1주일에 한 번 학습지 선생님이 집으로 오세요. 첫 수업을 하던 날 선생님 말씀이 ‘화리가 이미 성조나 기본적인 걸 다 알아서 교재 레벨을 높여야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서점에서 중국어 책을 한 권 사준 적이 있는데 그걸 보고 혼자 공부를 했던 모양이에요. 화리는 어려서부터 질문이 참 많았어요. 아이가 묻는 것에 답하다보면 하루가 다 갔죠. 하루는 남편이 ‘어떻게 자면서까지 아이 질문에 답해줄 수 있냐’며 놀라더라고요(웃음). TV도 지난해 처음 보여주기 시작했어요. 그 전까지는 모든 걸 책으로 해결했는데, 아이 역시 엄마랑 서점에 가는 걸 가장 좋아했어요. 갈 때마다 딱 한 권씩만 사줬더니 아이가 이 책 저 책 보면서 고심 끝에 한 권을 골라오더라고요.”

딸에게 자극받은 홍성흔도 맹활약 중

화리보다 세 살 어린 남동생 화철이는 누나와는 정반대 성향이라고 한다. 인터뷰 중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아파트 로비를 누비는 모습이 전형적인 개구쟁이 꼬마였다. 대신 아빠를 닮아 야구에 남다른 소질이 있다고 한다. 특히 볼을 던질 때 손목 스냅이 예사롭지 않고, 왼손잡이라 야구할 때 유리하다. 평소 홍성흔은 ‘내 자식만큼은 절대로 야구 시키지 않겠다’는 생각이었지만 화철이가 점점 커갈수록 야구 재능을 살려줘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반면 김씨는 적극 찬성이다.

“아이들은 각자 타고난 재능이 다르잖아요. 그 재능을 얼마나 살려주느냐가 부모의 몫인 것 같아요. 화철이가 다니는 유치원에서 숙제를 안 해가는 아이는 아마 화철이밖에 없을 거예요. 집에서까지 공부하는 걸 너무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숙제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어요. 명문대, 대기업에 들어가지 않아도 아이들 스스로 성취감을 느끼고 행복감이 드는 그런 일을 하면 좋겠어요.”

홍성흔보다 세 살 연상인 김씨는 모델로 활동할 당시 지인의 소개로 남편을 처음 만났다. 결혼 후 그는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차려주는 밥은 잘 먹지 않을 정도로 예민한 남편 내조를 위해 많은 희생을 감내했다. 그럼에도 그는 “처음부터 운동선수 아내의 숙명이라 생각해서인지 억울한 마음은 들지 않는다”며 웃었다. 김씨의 지극정성 덕분인지 홍성흔은 결혼 후 지금까지 야구 선수로서 큰 부침 없이 꾸준한 행보를 이어왔다. 특히 요즘 홍성흔의 방망이는 연일 불을 뿜어내며 홈런을 날리고 있다. 지난해 15개의 홈런을 쏘아 올린 데 이어 올해는 시즌의 3분의 1도 지나지 않은 5월 15일 현재 벌써 11호 홈런을 기록했다. 홍성흔의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은 2010년 롯데 시절 기록한 26개다.

“남편이 지난해에는 마음고생을 좀 했지만 올 시즌에는 자기 기량을 마음껏 뽐낼 수 있으면 좋겠어요. 며칠 전에는 ‘아직은 딸한테 질 수 없지’ 하면서 기분 좋게 경기장으로 향하더라고요. 화리가 연기를 시작하면서 남편에게 예전만큼 신경을 못 써줘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오히려 경기를 더 잘해줘서 고마워요. 대신 경기장은 아무리 바빠도 꼭 가려고 해요. 마치 징크스처럼 제가 없으면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다고 하거든요. 아침마다 오늘 경기에서 쓸 방망이도 정해줘야 해요(웃음).”

홍성흔 가족은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기부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부녀가 패션지 화보 촬영을 하고 받은 6백만원에 사비 4백만원을 더해 총 1천만원을 아프리카 물 부족 지역에 우물을 마련해주는 기금으로 기부했다. 결혼한 첫해 1백만원으로 기부를 시작한 이들은 해마다 조금씩 금액을 늘려 현재까지 7천만원 정도를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내놓았다.

“아이들에게도 기부의 의미를 수시로 얘기해주려고 해요. 아프리카 우물 마련을 위한 기부를 화리 이름으로 한 이유도 그 때문이죠. 요즘 들어 감사한 삶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아요. 건강하게 잘 자라주는 아이들과 가장으로서 많은 걸 절제하며 운동에만 전념하는 남편까지, 제가 더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이유라 생각해요. 한 가지 더 바람이 있다면, 화리가 어엿한 숙녀로 자랄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따뜻한 격려를 해주셨으면 하는 거예요. 예쁘게 잘 키우겠습니다(웃음).”

여성동아 2014년 6월 6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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