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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기자의 캐치 업

신용카드, 이달에 얼마나 긁었나요?

글·구희언 기자 | 사진·REX 제공

2014. 06. 03

1년 중 신용카드에 불이 나는 달은 언제일까. 한국은행에서 집계한 2013년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 통계를 살펴보니 무심결에 긁는 줄 알았던 카드 사용 내역에도 소비 트렌드가 있었다.

신용카드, 이달에 얼마나 긁었나요?
이달 월급도 ‘스치듯 안녕’이었다. 신용카드를 쓰면 월급의 사이버 머니화를 쉽게 경험한다. 두둑한 현금을 손에 쥐기 쉽지 않은 직장인은 대체 어디에서 카드를 긁는 걸까.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2012년 민간최종 소비액 중 66.3%인 4백51조3천4백억원이 신용카드로 결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서 집계한 지난해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을 살펴보면 우리의 ‘긁는 행위’에도 일정한 트렌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먹고, 넣고, 질러라. 우리의 신용카드 사용 신조를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다.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매달 신용카드를 가장 많이 긁는 곳 Top3는 일반 음식점, 주유소, 홈쇼핑·인터넷 쇼핑몰이었다. 그렇다면 다른 업종은 언제 최고의 매출을 올릴까.

병원은 1월에 연중 최다 카드 사용 실적을 올린다. 추운 날씨로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기 때문. 종합병원과 일반 병원, 기타 의료 기관이 모두 바쁜 시기다. 방학을 맞아 성형외과를 찾거나 치아 교정을 하는 이들도 소비에 한몫한다. 종합병원의 카드 매출은 6천5백35억5천만원, 일반 병원 8천6백94억원, 기타 의료 기관 9천5백36억9천만원이었다.

1년 중 책이 가장 많이 팔리는 시기는 3월. 신학기라 문구업체(1천4백29억원)도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리는 시기다. 지난해 3월 서점에서 개인이 긁은 카드 금액은 2천2백52억2천만원에 달했다. 어린이날, 어버이 날, 스승의날 ‘스리 콤보’를 자랑하는 5월은 12월과 7월에 이어 신용카드가 열심히 일하는 때다. 옷장을 열 때마다 입을 옷이 없는 여자들이 카드를 뽑아드는 시기이기도 하다. 지난해 5월은 화장품점(2천9백54억8천만원), 안경점(1천3백91억9천만원), 패션 잡화점(1천99억6천만원)이 그해 최고 수익을 올렸다.

12월, 7월, 5월 순으로 카드 사용액 많아



7월과 8월은 휴가철이자 여름방학 시즌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방학에도 제대로 놀지 못한다. 지난해 학원에서 사용된 카드 금액은 7월이 8천3백2억5천만원으로 연중 최다였다. 항공사(3천1백9억1천만원)와 여행사·렌터카 업체(1천5백96억2천만원)도 휴가철에 재미를 쏠쏠히 봤다. 무더위의 절정인 8월, 휴가를 함께 보내지 못하는 반려동물을 맡기려는 사람들 덕에 동물병원(5백26억5천만원)은 1년 중 가장 붐볐다.

9월에는 추석을 맞아 상품권(3천1백72억3천만원)이 불티나게 팔렸다. 가구업체(1천65억2천만원)는 10월, 자동차 부품 및 정비업체(5천7백3억8천만원)는 11월에 한 해 중 가장 호황을 누렸다.

여기까지 오면서 빠진 달이 있음을 눈치챘는가. 바로 2월과 6월이다. 1년 중 6월의 신용카드 전체 사용액은 28조8천5백94억원으로 2월의 26조7천3백66억원 다음으로 적다. 1월과 3월, 5월과 7월 사이에 낀 달이기에 전국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이다.

참고로 사람들이 카드를 가장 많이 긁은 달은 12월(31조7천1백98억1천만원)이었다. 연말에 미소 짓는 업체는 노래방(1천1백45억5천만원)과 빵집(1천6백96억2천만원), 유흥·사치업(3천3백80억6천만원). 새해를 맞아 스타일 변신을 하려는 사람들 덕에 12월에는 이·미용실에서의 카드 사용액도 1천9백81억6천만원으로 한 해 중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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