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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색시 한혜진, 냉탕과 온탕을 오간 Honeymoon 6개월

“시련 뒤 더 단단해진 부부, 꿈 같은 영국 신혼생활”

글·김명희 기자 | 사진·이기욱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뉴시스 제공

입력 2014.01.15 16:33:00

지난해 웨딩마치를 울린 수많은 유명인 커플 가운데 기성용·한혜진의 신혼은 유난히 궁금했다. 결혼과 동시에 기성용의 비밀 페이스북 사건이 불거지며 적잖은 비난과 구설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남편을 영국에 남겨두고 홀로 돌아온 한혜진이 그 궁금증에 답했다.
새색시 한혜진, 냉탕과 온탕을 오간  Honeymoon 6개월
배우 한혜진(33)이 SBS 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로 기성용(25·선덜랜드)과의 결혼 후 처음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냈다. 결혼 6개월 만에 다시 만난 한혜진은 한결 편안하고 여유 있어 보였다. 그 편안함이 특별히 더 반가웠던 이유는 그가 통과했을 만만치 않은 고통의 시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부부나 인생이라는 바다를 함께 항해하다 보면 몇 번쯤 거센 파도를 만나게 마련이지만 기성용·한혜진의 경우엔 그 시기가 너무 일렀다. 부부로서 팀워크를 다질 틈도 없이 논란의 한 가운데로 휘말려 들어갔다.

SNS 논란도 이들의 사랑을 막을 수 없었다

사실 결혼식 날까지만 해도 한혜진은 모든 골드미스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나가는 멋지고 잘생긴, 그것도 여덟 살 연하의 남편을 얻었으니 말이다. 여기에는 무려 30억원 가까이 되는 연봉도 포함된다. 하지만 바로 다음 날 기성용이 자신의 비밀 페이스북에 최강희 전 축구 대표팀 감독을 비난하는 뉘앙스의 글을 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 부부를 향한 시선이 싸늘해졌다.

이날 이후 승승장구하던 기성용의 커리어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소속팀 스완지시티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떠밀려 선덜랜드로 임대됐고, 국가대표에서 제외되는 시련을 겪었다. 다행히 현재는 소속 팀에서 주전 자리를 굳히며 맹활약 중이고, 국가대표로도 재발탁된 상황. 12월 18일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013∼2014 캐피털 원 컵 8강전 첼시와의 경기에서는 역전골을 터트리면서 15년 만에 팀을 4강에 올려 놓았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기성용이 다시 일어서기까지 한혜진의 내조가 빛을 발했다고 볼 수 있다.

▼ ‘힐링캠프’ 팀에서 한혜진 씨 앞으로 드라마 출연 축하 화환을 보냈더라고요. 두 분이 결혼하기까지 ‘힐링캠프’가 큰 몫을 했죠?



“저희 부부에겐 은인 같은 프로그램이고 갚아야 할 빚이 많아요. 영국에 있을 때도 제작진과 거의 매일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오늘도 감사하게 화환까지 보내주셨더라고요. ‘따뜻한 말 한마디’가 ‘힐링캠프’ 전에 방영되니, 잘돼서 시청률에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

▼ 생각보다 빨리 컴백한 것 같아요. 좀 더 신 혼생활을 즐기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텐데.

“영국 들어가던 날(2013년 7월 29일) 이 작품 시놉시스를 받고 3개월 동안 고민했어요. 솔직히 가정에 안주하고 싶은 마음도 컸죠. 그런데 제가 하명희 작가님 전작인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의 열혈 팬이었고, 필력에 놀랐기 때문에 마음이 흔들렸어요. 그래서 남편에게 물어봤더니 담담하게 ‘당신은 아내이기도 하지만 연기자이기도 하다. 선수가 그라운드에 서고 싶은 마음과 배우가 카메라 앞에 서고 싶은 마음이 같지 않겠느냐. 걱정하지 말고 가서 신나게 하고 오라’고 격려해주더라고요.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죠. 배우로서 흔치 않은 기회라는 점, 저희 부부만의 스케줄 등을 고려하고 충분히 고민한 후 출연을 결정했어요.”

▼ 남편이 그렇게 이야기해주면 없던 용기도 생길 것 같네요. 기성용 씨가 굉장히 자상한 스타일인가 봐요.

“결혼해보니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몇 백 배 이상 좋은 사람이더라고요(웃음). 가정적이고 책임감 강하고 현실적이고… 인생의 베스트프렌드이자 든든한 후원자가 생긴 기분이에요.”

매일 엄청난 애정 표현하는 남편

새색시 한혜진, 냉탕과 온탕을 오간  Honeymoon 6개월

결혼하자마자 기성용의 비밀 페이스북 사건과 국가대표 탈락 등으로 마음고생을 했던 두 사람은 그 일을 통해 서로의 사랑을 더욱 단단히 할 수 있었다고 한다.

당초 영국 웨일스 스완지에 신혼 보금자리를 마련했던 이들 부부는 기성용이 9월 중순 선덜랜드로 이적하면서 스코틀랜드로 이사했다. 한혜진은 그곳에서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영어와 요리를 배우며 평범한 주부로 지냈다. 기성용은 결혼 전 ‘힐링캠프’에 출연해, 한혜진의 요리 실력이 어정쩡하다고 공개한 적이 있다. “떡볶이를 만들었는데, 맛있는 건 아니었고 그냥 먹을 만했다. 요리학원에 다녔다는데 아무래도 학원을 잘못 다닌 것 같다”고 말한 것. 여전히 수준급 실력은 아니지만 한혜진은 남편에게 생활비를 타서 장을 보고 음식을 만들고 살림을 하며 살뜰하게 내조했다. 한혜진은 최근 ‘한밤의 TV 연예’에 출연해 이런 신혼생활의 단면을 공개하기도 했다.

▼ 요즘은 보통 아내들이 집안 경제권을 갖고 있잖아요. 그런데 남편에게 생활비를 타 쓰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제가 돈 관리는 자신이 없어서요. 대신 청소나 빨래 같은 집안일은 잘해요. 그리고 경제권도 슬슬 상황 봐서 제가 가져오려고요(웃음).”

▼ 결혼이 현실로 와 닿을 땐?

“결혼한 친구들끼리 농담으로 ‘우리는 이제 소개팅이 없다’는 얘길 한 적이 있어요. 그때 한평생 한 남자와 사랑해야 한다는 걸 실감했죠.”

▼ 운동선수들은 성적이나 컨디션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그런 부분을 다 맞춰주려면 아내가 힘든 점이 많을 것 같아요. 내조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저희 부부는 아시다시피 영국에 가자마자, 아니 결혼하자마자 많은 일들이 있었기 때문에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제 의견을 말하기보다 저를 낮추고 묵묵히 함께 했죠.”

새색시 한혜진, 냉탕과 온탕을 오간  Honeymoon 6개월
▼ 혜진 씨의 내조 덕분인지, 요즘 기성용 선수가 다시 제자리를 찾은 것 같아요.소속팀에서도 미드필드진의 핵심으로 떠올랐고, 11월 15일 스위스와의 월드컵 평가전에서도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죠.

“제 내조 때문이 아니라 남편이 지금껏 살면서 쌓아온 것들이 빛을 발하는 것 같아요. (남편이) 경기에 나가는 날도 있지만 못 나가는 날도 있는데 그럴 때도 혼자 집에서 운동을 하거나 불 꺼진 운동장에 찾아가 슈팅 연습을 하고 오곤 해요. 그런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지만 또 믿음직하고 존경스럽기까지 해요. 더군다나 지금은 제가 한국에 와 있는 바람에 챙겨주지도 못하고 미안한 상황인데도 잘하고 있어서 더 고맙고 감사하죠.”

▼ 지금까지 내조 이야기를 했는데, 남편의 외조 이야기도 좀 해주세요. 기성용 씨는 어떻게 외조를 하는지 궁금한데요.

“음… 애정 표현?(웃음) 매일, 틈날 때마다 거침없이 엄청난 사랑 표현을 해주는데 그게 굉장히 힘이 되는 것 같아요. 짧은 시간 함께 지냈지만 정말 행복했어요. 그 추억을 생각하면서 조금 있으면 만나니까 하루하루 힘내서 살자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어요.”

▼ 그 엄청난 표현 중 한 가지만 공개하자면?

“손발이 오글거리실 텐데…(웃음) 제가 제일 예쁘다고…(주변의 분위기를 살피더니) 그것 봐요. 오글거릴 거라고 했잖아요. 죄송합니다. 그리고 요즘은 매일 아침 ‘당신은 잘할 수 있고 당신에겐 이미 그럴 능력이 있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주더라고요.”

결혼이란 사랑하는 방법 배우는 과정

새색시 한혜진, 냉탕과 온탕을 오간  Honeymoon 6개월
처음 한혜진이 ‘따뜻한 말 한마디’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좀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드라마는 남편의 외도로 상처받은 아내가 또 다른 남자와 아슬아슬한 사랑에 빠지는 내용에서 출발한다. 불륜과 복수, 그간 드라마에서 수도 없이 봐왔던 내용이고, 잘못하면 막장이라는 비난까지 감수해야 한다. 반듯하고 건강한 이미지를 지켜온 한혜진이 결혼 후 컴백작으로 굳이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 한혜진은 “이 작품에서 불륜은 가정이 깨지는 소재로 사용됐을 뿐, 불륜 자체를 그리는 게 목적이 아니다. 부부 사이에 줄 수 있는 상처 중 가장 극적인 소재인 불륜을 통해 부부가 상처를 극복하고 치유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기에 이 작품에 눈길이 갔다”고 말했다.

▼ 불륜 연기는 처음이죠? 캐릭터 잡기가 어렵지 않았나요?

“처음 접했을 땐 이제 막 가정을 이룬 입장에서 생소한 배역이기도 하고 어려웠어요. (남편에게 상처받고 다른 남자와 불륜을 저지르는) 은진의 심리 상태를 시청자들께 이해시켜야 하기 때문에 주변의 의견을 많이 들어서 캐릭터를 구축해가고 있어요. 데뷔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스스로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서둘러 복귀한 데는 그런 이유도 있었죠. 그리고 다른 배우들도 동의하는 부분인데, 하명희 작가님 대본은 배우 실력이 다 들통나는 대본이에요. 잘하면 잘하는 대로 표가 나고, 못하면 바닥이 그대로 드러나죠. 그래서 더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솔직히 이게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임하고 있어요. 감사하게도 감독님께서 배우가 움직일 공간을 열어놓고 몇 번이나 기회를 주셔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연기하고 있죠. 그럼에도 부족한 부분이 있겠지만 제 노력과 최선을 봐주시면 좋겠어요.”

▼ 결혼 전 이런 배역을 맡았더라면 어땠을까요. 부부에 관해 깊이 있게 다루는 작품인 만큼 결혼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할 것 같은데.

“아무래도 제 상황을 많이 돌아보게 되죠. 요즘은 이런 생각이 들어요. 결혼은 어떻게 사랑하는지 배워가는 과정이 아닐까 하는. 옆에 있으면서 해줄 수 있는 게 있는가 하면 지금처럼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 해줄 수 있는 사랑이 있잖아요. 떨어져 있더라도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최선을 다해 사랑해주는 것, 그 사람을 어떻게 위해줄 수 있을지 알아가는 것, 그게 사랑이 아닐까요.”

부부간의 지지와 신뢰는 결혼 기간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다. 그야말로 힘든 순간의 따뜻한 말 한마디, 사소한 배려에서 신뢰가 싹튼다. 결혼이라는 관문을 지나 첫 번째 파도를 멋지게 넘은 기성용·한혜진 부부가 앞으로도 행복하고 평온한 항해를 이어가길 기대한다.

여성동아 2014년 1월 6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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