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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젠틀맨입니까?

글·구희언 기자 | 사진·현일수 기자

입력 2014.01.15 14:56:00

‘예능의 신’ 신동엽과 ‘교양의 신’ 이영돈 채널A PD가 만나면 어떤 시너지가 나올까. 두 사람이 의기투합해 대한민국에 숨은 정의, 매너, 품격 있는 ‘젠틀맨’을 찾아 나선다는데….
당신은 젠틀맨입니까?
“저도 젠틀맨 참 좋아하는데요. 제가 한번 찾아보겠습니다.”

tvN ‘SNL 코리아’ 이엉돈 PD가 진짜 이영돈 PD(58)를 만났다. 2013년 12월 22일부터 방송되는 채널A의 ‘젠틀맨’은 매주 사회적 이슈와 관련해 두 사람이 실험 카메라를 설치하고, 젠틀맨으로 선정된 사람에게 푸짐한 선물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과거 인기를 끈 MBC ‘일밤’의 코너 ‘이경규가 간다-양심냉장고’를 연상시키는 포맷이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예능과 교양을 반씩 버무렸다는 것이다. 이영돈 PD는 채널A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 ‘이영돈 PD 논리로 풀다’를 비롯해 과거 SBS ‘그것이 알고 싶다’, KBS ‘소비자 고발’을 제작하며 ‘교양의 신’으로 자리매김했기에 ‘예능의 신’ 신동엽(43)과는 어떤 재미있는 조합을 이룰지 기대되는 부분. 첫 촬영을 마친 두 사람에게 ‘젠틀맨’만의 매력을 물었다.

첫 촬영은 어땠나요?

신동엽_ 아무래도 첫 회라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몰라 약간 긴장했어요. 젠틀맨이 나타나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도 했고요. 솔직히 말씀드려 저라면 그런 상황에서 나서지 못할 것 같은데 다행히 젠틀맨이 나타났어요. 이영돈 PD님과는 처음 호흡을 맞추니 어색하고 어려웠지만, 나이 차도 많이 나는 저를 많이 감싸줘서 생각보다 편하게 진행했어요. 첫 촬영 끝나고 술 한잔하면서 급격하게 친해져서, 앞으로는 더 편한 분위기로 촬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PD가 생각보다 술을 잘 드시더라고요.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프로그램을 떠나 인생을 꾸려가는 데 도움이 됐고, 평생 방송하면서 화두로 삼아야 할 메시지를 던져주셔서 도움을 받았죠.

이영돈_ 그동안 ‘추적 60분’ ‘소비자 고발’ ‘먹거리 X파일’같이 취재한 걸 분석하고 전달하는 프로그램을 맡았거든요. 요즘 방송 추세가 교양의 예능화인데, 이번 프로그램은 제 인생 최대 고비예요. 예능 프로그램에 도전한다기보다는 MC로서 새롭게 시도하는 부분이라 밤잠도 설치고 고민이 많았죠. 신동엽 씨가 ‘SNL코리아’에서 저를 따라한 것처럼 저도 신동엽 씨를 흉내 내볼까 생각도 했는데 잘 안 되더라고요. 결국 두 사람이 각자의 색을 살리기로 했어요.



첫 방송에서 ‘젠틀맨’이 나온 건가요.

이_ 채널A가 개국 2주년을 맞았는데, 그간 착한 식당과 착한 먹거리를 찾아다니면서 채널의 콘셉트가 ‘착한 채널’이 됐어요. 그 착한 이미지를 한 단계 승화시켜 어려움을 당할 때 우리를 도와주는 ‘젠틀맨’이 있는지 찾아보고,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어요. 신동엽 씨가 함께하면서 이영돈과 이엉돈이 만나게 됐는데, 그동안 저는 연예인에 대한 약간의 선입견이 있었거든요. 녹화 끝나고 함께 술 마시며 ‘이 친구는 말이 잘 통하는구나’ 생각했어요.

녹화 중에 이영돈 PD가 돌발 행동을 했다고 들었어요.

신_ PD님이 그냥 진행자가 아니라 제작자로서 처음의 어수선한 분위기가 답답했나 봐요. 상황을 원활하게 만들려고 혼자 현장에 가신 거예요. 사람들이 우리를 알아보고 방송인 줄 알면 거기서 모든 게 끝나잖아요. 그런데 어설픈 분장을 하고 현장으로 가셔서 깜짝 놀랐죠. 그래도 오랜 노하우가 있어서인지 탁탁 적재적소에서 분위기를 형성하고 빠지니 놀라운 일이 벌어지더라고요. 정말 감동받아서, PD님의 판단력이 대단하구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두 번째에 힘을 얻어서 또 나가셨어요. 그때는 가면 안 되는 상황이었죠(웃음).

이_ 그땐 다른 생각은 안 들고, 프로그램이 될지 안 될지만 생각해서 돌발 행동을 했는데, 신동엽 씨가 무지 당황했죠(웃음).

이영돈 PD는 원래 예능 PD를 꿈꿨다던데, 이 프로그램으로 꿈을 이룬 셈이네요.

이_ 언젠가 ‘개그콘서트’ 연출을 해보고 싶다고 얘기한 적이 있었는데, ‘개그콘서트’가 잊히지 않고 사랑받는 건 시사적인 면이 있기 때문이에요. 이번에 ‘젠틀맨’을 통해 예능에 대한 꿈을 일부 이룬 측면도 있어요. 저는 예능 프로그램을 잘 만드는 PD가 다큐멘터리도 잘 만든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느 선을 넘으면 반대로도 마찬가지인데, 그런 의미에서 신동엽 씨가 나중에 시사 고발 프로그램이나 ‘먹거리 X파일’을 진행해도 잘할 것 같아요.

신동엽 씨가 ‘이엉돈 PD’를 연기하는 걸 보며 어떤 생각을 했나요.

이_ 아, 성대모사보다도 카메라 컷이 바뀌면서 턴을 할 때 제 어색한 모습을 흉내 내는 게 진짜 웃기더라고요. 제가 그 프로그램 PD라도 그렇게 연출했을 것 같아요. 더 심하게 했을지도 모르죠.

신동엽 씨는 ‘젠틀맨’ 첫 녹화 후 울컥했다던데요.

신_ 일반 사람들은 급박한 상황에서 저 사람을 제압할 수 있을지 판단해 아니다 싶으면 피하잖아요. 그런데 상대를 제압할 수 없고 이길 수도 없다는 걸 알면서도 위기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려고 행동하는 젠틀맨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어요. 덜덜 떨고 눈물을 흘리면서도 제스처를 취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괜히 심장이 벌렁거리고 부끄럽기도 하고, 여러 가지 감정을 느꼈어요.

‘일밤’의 ‘이경규가 간다-양심냉장고’와 차별화된 부분이 있다면요.

(연출을 맡은 정회욱 채널A PD는 “정의로운 사람에게 푸짐한 선물을 주는 게 비슷해 보이지만, 차별점이 있다면 예능과 교양의 고수가 현장에 직접 투입돼 상황을 만들 때 시민이 방관자가 아닌 참여자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신_ 첨언하자면 ‘양심냉장고’와 비슷하게 보이지 않으려고 선물을 안 주는 것도 잠깐 생각했는데 안 되겠더라고요(웃음).

이_ 하하, 이런 식의 관찰 카메라가 한동안 꽤 유행했죠. 기획은 돌고 도는 거라 이번에는 다른 형태의 관찰 카메라 포맷을 유행시켜보고 싶었어요. 인간의 본성과 본능을 본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두 분이 생각하는 젠틀맨은 어떤 사람인가요.

이_ 편견을 깨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자신이 피해를 입더라도 어려움에 처한 이가 있으면 도와줄 수 있는 사람. 그런 분들이 이제는 없어졌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진짜 없어졌을까 궁금했어요. 촬영할 때 조작은 0.01%도 없었어요. 1회를 촬영하고는 정말로 우리 사회에 희망이 있다는 생각을 했고, 개인적으로도 PD로서 뿌듯했어요.

신_ 방송을 보면 알겠지만 사실 젠틀맨이라기보다는 히어로 같은 사람들이에요. 제가 어떤 인터뷰에서 아이가 나중에 어떻게 크더라도 타인을 배려하고 어른을 공경하면 좋겠다고 했는데, 당연하지만 그런 걸 지키는 사람이 젠틀맨이고 영웅이 아닐까 싶어요.

그렇다면 두 분은 젠틀맨인가요?

이_ 불의를 보거나 긴급 상황이 닥쳤을 때, 저라면 젠틀맨처럼 행동했을 것 같아요. 그걸 보고도 그냥 지나가면 괴로워서 못 살 것 같아요.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했겠죠. 일상생활이나 제작 현장에서 어떤지 물으면 젠틀맨은 아니에요. 중간 정도?

신_ 전 불의를 보면 굉장히 잘 참는 편이라(웃음). 못 본 척 지나가면 마음이 아프니까 불의라고 생각하지 않고 뭔가 이유가 있겠지 생각해온 게 사실이에요. 감히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젠틀맨’ 첫 촬영 전의 신동엽과 촬영 후의 신동엽은 분명히 달라졌다는 거죠. 이제는 젠틀맨에 가까워지려고 노력하고, 예전처럼 쉽게 지나치지 않을 겁니다.

여성동아 2014년 1월 6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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