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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Green Life

사람이 다시 살아나는 공간, 아소재의 겨울 풍경

한옥 셀프 인테리어&건강 시골 밥상

기획·한여진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입력 2014.01.15 10:43:00

‘시골’은 언제부터인가 우리에게 새로운 삶에 대한 열망이 담긴 단어가 됐다.
나를 다시 살리는 집이란 뜻의 아소재(我蘇齋)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 엄윤진 씨를 만났다.
나를 소생시키는 집, 우리가 살아나는 집은 어떤 집일까?
아소재의 시골살이에 그 답이 있다.
사람이 다시 살아나는 공간, 아소재의 겨울 풍경
‘아소재는 가야산 자락에 있는 아름다운 한옥으로, 도시를 떠나 옛집으로의 여행을 꿈꾸는 이들이 머물다 가는 곳입니다. 이 안에는 책이 있고 음악이 있고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소재 블로그에 올라온 소개 글귀다. 함박눈을 가득 품은 구름이 하늘을 덮고 있던 날, 경북 성주에 위치한 아소재를 찾았다. 아소재는 서울 토박이였던 엄윤진(52) 씨가 시골살이를 하게 된 계기를 제공한 한옥이다. 그는 서울에서 살았지만 ‘오래된 우리 것’에 관심이 많아 시간이 나면 오래된 가구, 오래된 그릇, 오래된 나무, 오래된 집을 찾아다녔다. 그러던 중 경북 성주의 한옥, 아소재를 만나 인생 2막을 시작했다.

“당시 몸도 마음도 지쳐 있었어요. 그래서 이 집에 ‘내가 다시 태어나는 곳’이라는 뜻의 아소재(我蘇齋)라고 이름을 붙였지요. 이름을 불러주면 그리 되잖아요. 자꾸 그렇게 의미를 부여하면서 이곳에서 지낸 지 5년이 넘었는데, 몸도 마음도 다시 태어난 기분이 들어요. 아직 시골 생활에 서툴지만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는 것 같아요.”

그는 해인사를 가던 길에 우연히 오래된 한옥을 발견하고 한눈에 반해 구입하며 시골살이를 시작했다. 무작정 짐을 싸서 내려오긴 했지만, 서울에서 나고 자란 그는 풀인지 나물인지도 구분 못 하는 일명 서울촌놈이었다. 그런 그가 서울에서 4시간이나 떨어진 시골, 그것도 사람이 살지 않던 빈 한옥에서 사는 것은 만만치 않았다. 그는 우선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했다. 무시무시하게 자란 풀과 나무가 가득한 마당을 정리하고, 푸세식 화장실을 ‘신식’으로 고쳤다. 전기 시설을 정비하고 겨울을 대비해 보일러를 교체했다. 마루와 기둥에 옻칠을 하고, 창과 문의 창호지도 직접 붙였다. 주방이자 그의 아지트인 소미재는 커다란 통창을 만들고 싱크대를 지인과 함께 직접 만들어 꾸몄다. 황토방을 만들고 아궁이를 설치해 한겨울에도 땀이 날 만큼 따뜻한 방도 만들었다. 집 앞에는 연못과 연밭도 꾸미고 대나무 울타리를 만들었다.

“한옥에서 살다 보면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지불해야 할 비용이 많아요. 눈앞에 보이는 문제들은 많은데, 비용이 넉넉지 않고 시간도 부족하다 보니 자연스레 마음을 비우게 돼요. 꼭 해결해야 할 문제라면 우선순위를 정해서 하면 되고, 아니라도 좀 두었다가 해도 괜찮잖아요. 서울에서처럼 지금 바로 해결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는 시골에서 지내기 힘들답니다.”



그는 한옥 수리를 지인들과 친절한 이웃사촌들의 도움을 얻어 스스로 해결했다. 그리고 지금은 나이를 먹듯이 집도 자연스럽게 나이를 먹을 수 있도록 지켜보고 있다. 아소재는 지금 한옥 체험관과 카페로 운영하고 있다.

‘집은 가벼워야 한다’는 것이 집에 대한 그의 철학이다. 값비싼 가구와 장식품이 가득해 들어서기도 전에 숨이 딱 막히는 소품 전시장 같은 집이나 살림살이가 가득해 발 디딜 틈도 없는 집이 아닌 사람을 위한 집이 진정한 집이라는 것. 그러기 위해서 집은 가능한 한 가볍고 포근해야 한다. 추운 겨울, 아소재가 포근하고 따뜻한 이유는 이런 그의 마음이 곳곳에 배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다시 살아나는 공간, 아소재의 겨울 풍경
사람이 다시 살아나는 공간, 아소재의 겨울 풍경
1 겨울바람 사이로 은은한 풍경 소리가 퍼진다. 한옥이 아름다운 이유는 자연 속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바람이 있어야 풍경 소리가 들리는 것처럼.

2 엄윤진 씨의 취향을 반영한 그만을 위한 공간, 소미재는 웃으며(笑) 맛(味)을 낸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3 얼마 전 친정어머니와 함께 메주를 쑤었다. 가마솥에 콩을 세 번 삶아 커다란 무명 자루에 넣고 밟아 네모지게 만들고 망자루에 넣어 마루에 매달아두었다. 겨울에도 햇살이 잘 드는 한옥은 메주, 채소, 고추 등을 말리기에 딱이다.

4 시골 생활에서 겨울은 여유롭게 지낼 수 있는, 선물 같은 시간이다. 봄, 여름, 가을 동안 돌보지 못했던 살림살이를 챙기고, 책도 읽고, 음악도 듣는다. 내 몸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 하는 것이 나를 소생시키는 일임을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겨울은 아소재와 잘 어울리는 계절이다.

5 아소재에 머물다 간 손님이 선물한 고무신은 그의 애장품이다. 알록달록한 단추를 달고 빨간 실로 스티치를 넣어 만든 ‘서울스타일’ 고무신이다.

6 지난가을 늦게 친정어머니와 동생들과 함께 1박 2일 동안 배추 50포기로 김장을 했다. 김장할 때 배추 겉잎을 뜯어내 볏짚으로 엮어 그늘에 매달아 우거지를 만들었다. 반찬거리가 마땅치 않을 때 우거지 몇 장을 넣고 된장찌개 보글보글 끓이면 밥상이 푸짐해진다.

사람이 다시 살아나는 공간, 아소재의 겨울 풍경
사람이 다시 살아나는 공간, 아소재의 겨울 풍경
1 나무 기둥과 바닥에 직접 옻칠을 하고, 현판도 새로 달아 단장한 본채는 책을 읽고 차를 마시는 공간으로 활용 중이다. 아소재와 본채 옆 성우당, 소미재의 현판은 지인이 만들어준 것으로 아늑한 아소재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2 엄윤진 씨는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출판사에서 일하다 아이들 독서와 글쓰기 지도를 했다. 아소재에서도 아이들을 위한 독서 캠프를 운영 중이라 집 곳곳에 다양한 책들이 가득하다.

3 아소재에서는 본채와 별채인 성우당에서 한옥 체험을 할 수 있다. 하루를 머물면서 가야산을 등반하거나 해인사, 회연서원, 한개마을 등을 구경하고,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는 카페에 잠시 들러 차와 간단한 음식을 먹으며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을 수도 있다.

4 오래된 절구를 세로로 세워 책꽂이로 만들었다. 위에는 됫박에 기러기 한쌍을 넣어 장식했다.

5 길과 인접한 뒷마당에 대나무를 심었다. 대나무는 키가 크고 사계절 내내 푸르러 겨울에도 가리개 노릇을 충분히 한다.

6 소미재 통창 앞에 놓은 작은 테이블은 책을 읽거나 차를 마시고, 작업을 하는 그만의 공간이다.

엄윤진 씨의 소박한 살림살이

사람이 다시 살아나는 공간, 아소재의 겨울 풍경
1 됫박 안에 작은 솟대를 만들어 세웠다. 나무 소재라 집 안 어디에 두어도 잘 어울린다.

2 본채의 난로 위에서 겨울 내내 보글보글 끓으면서 방 안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동 주전자. 동 주전자는 사용할수록 윤기가 나 사용하는 맛이 있다.

3 기나긴 겨울밤, 은은한 빛으로 방안을 따뜻하게 만드는 대나무로 만든 호롱. 시간이 지날수록 손때와 기름때가 묻어 색이 진해진다.

4 김제 옹기마을의 안시성 옹기에서 한눈에 반해 장만한 옹기 주전자. 찬장 깊은 곳에 두었다가 귀한 손님과 차를 마실 때만 꺼내 사용할 만큼 애지중지 하는 녀석이다.

5 빡빡한 서울살이가 그래도 즐거웠던 것은 인사동이나 가회동 등에서 좋아하는 오래된 것들을 마음껏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인사동 어느 골동 가게에서 구입한 손때 묻은 다리미도 그 시절에 장만한 것이다.

6 동생이 손바느질로 만들어 선물한 코스터. 모시와 삼베, 면 등 다양한 소재의 하얀 천을 이어 만들어 사용할수록 멋이 난다.

7 친정어머니가 침침한 눈으로 한 코 한 코 떠서 만들어주신 손뜨개 숄. 친정어머니의 온기가 고스란히 배어 있다.

8 손으로 무언가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그. 손바느질도 그중 하나다. 누빔 천에 기다란 꽃 한 송이 수놓아 만든 코스터는 거친 옹기와도, 차가운 유리잔과도 잘 어울린다.

아소재의 건강한 시골 밥상

사람이 다시 살아나는 공간, 아소재의 겨울 풍경
사람이 다시 살아나는 공간, 아소재의 겨울 풍경
1 연근차는 소화 기관을 튼튼하게 하고 혈액순환에 도움을 준다고 해 장이 안 좋은 아들을 위해 항상 끓여둔다. 연근을 송송 썰어 햇볕에 말렸다가 차로 끓여 마시는데, 은은한 연 향이 나 차를 마시면 마음까지 차분해지는 느낌이 든다. 연근차는 물 1.5L에 말린 연근 4~5개를 넣고 끓여 만든다.

2 처음 시골 재래시장에 갔을 때 살 만한 것이 하나도 없어 빈손으로 돌아왔다. 서울에서 마트만 다녔던 그는 할머니들이 텃밭에서 뽑아온 채소나 나물 등이 눈에 안 들어왔던 것. 시간이 지나 눈도 입도 시골스러워진 지금은 장에서 돌아올 때 양손 가득 반찬거리를 들고 온다. 땅에서 막 뽑아 영양 가득한 채소와 버섯, 나물은 일 년 365일 그의 밥상을 푸짐하게 만드는 일등공신이다.

3 소미재는 싱크대와 넓은 좌식 테이블로 꾸며져 있다. 싱크대는 그와 지인이 함께 만들었다. 싱크대 상부는 선반을 여러 개 달아 경기도 이천과 서울 인사동 등에서 하나씩 사모은 그릇들을 올려두었다.

4 겨울밤 출출한 배를 달래주고, 손님이 왔을 때 주전부리로 내면 좋은 고구마. 생으로 먹어도, 쪄서 먹어도 맛있지만 겨울에는 뭐니 뭐니 해도 군고구마다. 껍질째 오븐에 구워 김장김치와 먹으면 별미.

마국

사람이 다시 살아나는 공간, 아소재의 겨울 풍경
준비재료

물 5컵, 멸치·표고버섯기둥·구운 소금·김가루 약간씩, 다시마(5×5cm) 3장, 마 500g, 표고버섯 3개, 쪽파 4대, 국간장 1큰술

만들기

1 냄비에 물과 멸치, 다시마, 표고버섯기둥을 넣고 끓여 멸치는 건지고, 다시마와 표고버섯기둥은 잘게 썰어 국물에 넣는다.

2 마는 껍질을 벗겨 강판에 곱게 갈아 ①에 넣고 저어가며 한소끔 끓인다.

3 표고버섯은 얇게 썰고 쪽파는 다져서 ②에 넣고 끓인다.

4 ③에 국간장을 넣고 구운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5 그릇에 마국을 담고 김가루를 뿌린다.

채소모둠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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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재료

두부·당근·마늘·새송이버섯·애호박 적당량씩, 올리브오일·구운 소금·파슬리가루 약간씩

만들기

1 모든 채소와 두부는 먹기 좋은 크기로 저며 썬다.

2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마늘, 당근, 새송이버섯, 애호박, 두부를 차례로 구워 구운 소금으로 간한다. 두부 위에 파슬리가루를 뿌린다.







콜리플라워브로콜리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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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재료

콜리플라워·브로콜리 ¼개씩, 올리브오일·소금 약간씩, 물 5큰술, 녹말가루 2큰술, 굴소스 1큰술

만들기

1 콜리플라워와 브로콜리는 한입 크기로 자른다.

2 올리브오일을 두른 팬에 콜리플라워와 브로콜리를 넣어 약불에서 볶다 소금으로 간한다.

3 물과 녹말가루, 굴소스를 섞어 ②에 부어 섞는다.

cooking tip 콜리플라워와 브로콜리는 너무 익히지 않아야 아삭한 맛이 나므로 가열 시간을 최대한 짧게 한다.

양배추샐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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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재료

양배추 ¼통, 노랑·빨강 파프리카 ¼개씩, 간장드레싱(국간장·감식초·물 2큰술씩, 꿀·매실효소 1큰술씩)

만들기

1 양배추와 파프리카는 채썬다. 양배추는 찬물에 담갔다 건진다.

2 분량의 재료를 섞어 간장드레싱을 만들어 양배추와 파프리카에 곁들인다.







감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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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재료

감자 2개, 호박·당근·소금·식용유 약간씩

만들기

1 감자를 강판에 갈아 체에 밭쳐 물기를 빼서 윗물은 따라내고 가라앉은 전분만 따로 둔다.

2 호박과 당근은 다진 뒤 소금으로 간한다.

3 강판에 간 감자와 감자전분, ②를 섞어 식용유를 두른 팬에 먹기 좋은 크기로 노릇하게 굽는다.



요리·엄윤진

여성동아 2014년 1월 6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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