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강남 여성들에 관한 책을 쓸 생각은 아니었어요.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행복하게 사는 여성 롤모델을 찾아 인터뷰를 하다 보니 대상자들 대부분이 강남에 사는 분들이더라고요.”
‘강남 사모님의 특별한 조언’의 저자 김규정 씨의 말이다. 그럼 우리가 종종 위안을 삼곤 했던 ‘돈과 행복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말은 틀린 걸까. 강남 여성 100여 명을 인터뷰한 김씨는 뜻밖에도 그들의 이야기에서 세상은 공평하고 인생살이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다시 말해 강남 여성들이 행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일·사랑·결혼뿐 아니라 사소한 물건을 하나 살 때조차도 최고를 고집하고, 때를 기다릴 줄 알며,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부단히 노력하기 때문이라는 것. 세속적인 의미의 ‘강남 사모님’으로 치부하기엔 너무 아까운 그들의 인생 특강.
Lesson 01
남자를 보는 눈, 남편을 키우는 법
강남 사모님이 되는 가장 빠른 방법은 결혼을 통해 신데렐라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늘 이 공식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집안이나 학벌이 좋아도 능력이 부족한 남자를 만나면 결혼이 인생의 굴레가 될 수 있다. 이 위험을 피하는 방법은 ‘성공한 남자’보다 ‘성공할 남자’를 만나는 것이다. 집안·외모·학벌 같은 외적인 조건보다 평생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을 가진 남자, 그 일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남자 그리고 가정의 소중함을 아는 남자라면 조건이 조금 못 미쳐도 남편으로 존경하며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할 수 있다.
여자들이 흔히 빠지는 함정 중 하나가 ‘너 없이는 못 산다’는 남자의 달콤한 고백. 하지만 이런 말로 여자를 유혹하는 남자치고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 강남 선배들의 조언. 그 말은 언제든 ‘너 때문에 못살겠어’ 혹은 ‘네 도움 없이는 못 살아’라는 말로 바뀔 수 있으므로 주의할 것. 말보다 행동과 태도로 신뢰감을 주는 남자가 좋은 남편이 될 수 있다.
좋은 남편감을 골랐다면 그다음은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마음가짐으로 남편의 그릇을 크게 키울 차례다. 이와 관련해 ‘월급쟁이 남편을 이건희 회장처럼 내조해’ 대기업 임원으로 성공시킨 L씨는 남편과 함께 있는 시간 혹은 남편과 뭐든 함께해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고 남편을 밖에서 대접받는 진짜 남자로 만들라고 조언한다. 집안일에 육아의 책임을 함께 나누며 출세까지 하는 남편을 원하는 건 도둑 심보라는 것. L씨는 피로와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남편에게 주말엔 얼마만이라도 자신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했다. 남편이 꼭 아이들과 함께 할 일이 있다면 딱 몇 가지만 정해서 하도록 하고,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장 보러 갈 때 남편을 대동하지 않았다. 대신 공학을 전공한 남편에게 인문학, 예술, 경영학 등 다방면의 책을 권했다. 이들 부부는 그때의 독서가 남편의 직장 생활에 가장 큰 밑천이 됐다고 믿는다.
Action Tip!
남편 성공시켜 강남 사모님 되는 법
1. 능력과 목표가 있는 남자라면 외모와 학벌은 보지 마라.
2. 나만의 특화된 내조를 만들어라. 특히 음식 솜씨는 출신 배경과 같다.
3. 남편의 직장은 곧 나의 직장이라고 생각한다.
4. 짧게라도 남편만의 시간을 갖게 하라.
5. 남편에게 도움이 될 책 리스트를 준비한다.
6. 쓰레기 봉투 들려 내보내지 말고, 마트에 데리고 다니지 마라.
7. 가정의 화목은 남편 성공의 원동력이다.
Lesson 02
나이 들수록 아름다워지는 자태
전업주부건 워킹맘이건 강남 사모님들은 외모에 대한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려 노력하며 걸음걸이와 자세도 흐트러짐이 없다. 그야말로 매력적인 자태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고운 머릿결과 깨끗한 피부톤 때문에 어디서나 눈에 띄는 청담동 B씨는 그 비결로 10년째 매일 하고 있는 요가, 딸과 함께하는 발레, 필라테스를 꼽았다. B씨는 피부과나 마사지 숍은 잠깐의 위안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말한다. 평소 생활 태도가 바르지 못하면 아무리 돈을 들여 관리를 받아도 그때뿐이라는 것이다. 피부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헤어스타일은 얼마나 부지런한지를 보여주며, 자세는 어떤 태도로 삶을 대하는지를 보여준다는 그의 말은 강남 입성을 꿈꾸지 않는 여성도 새겨들을 만하다.
외모뿐 아니라 옷차림도 중요하다. 미국의 스타일 컨설팅 회사 대표 브렌다 킨셀은 ‘여자의 인생은 옷장 속을 닮았다’라는 책에서 옷장이 뒤죽박죽인 여자는 인생도 꼬여 있고, 인생이 잘 풀리지 않는 여자는 옷장도 난장판이라고 말한다. 철철이 옷을 사지만 매일 입을 옷이 없어 걱정이라면 옷에 대한 철학을 점검해봐야 한다. B씨는 자신에게 맞는 몇몇 브랜드를 정해놓고 디자인과 재질을 꼼꼼하게 따져서 구입한 뒤 오랫동안 입는다. ‘버버리 스타일’ 코트를 여러 벌 사는 것보다 진짜 버버리 코트 하나를 사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외모에 자신감이 생기면 마음에도 여유가 생기고 너그러워지며, 겉모습이 단정한 사람은 자신의 감정도 깔끔하게 정리할 줄 안다. 화가 나거나 억울할 때도 즉흥적으로 감정을 내뱉거나 토해내지 않고 이성적으로 정리하는 방법을 안다.
Action Tip!
외모부터 강남 사모님 되는 법
1. 어떤 순간이라도 여자임을 포기하지 말라.
2. 헤어스타일을 보면 그 사람이 얼마나 부지런한지 알 수 있다.
3. 옷장은 여자의 인생이다. 옷장부터 정리하라.
4. 정장, 백, 구두는 제대로 된 것 하나쯤은 마련해둔다.
5. 자세가 구부정하면 인생도 구부정해진다.
6. 품위 있고 단정한 말을 써라.
7. 잡지나 스타일북을 가끔이라도 사 봐라.
Lesson 03
아이를 최고로 키우는 여성들
남매를 모두 서울대에 보낸 C씨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것은 자녀들의 학력이 아니라 성품이다. 그는 아이가 어릴 때부터 육아에 관한 고전을 읽고 이를 실전에 적용했다.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엄마와의 유대감을 통한 정서적 안정. 그리고 훗날 무슨 일을 하든 필요한 자질인 상상력과 창의력, 집중력을 키우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 정성을 쏟았다. 정서 교육을 중시하는 부모들도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조바심이 생기기 마련. 하지만 C씨는 아이들 등수에 흔들리지 않고 어학과 운동, 책 읽기를 진득하게 하는 습관을 키워줬다. 그 덕분에 기본기가 탄탄해진 아이들은 중·고등학교에 진학해 비교적 수월하게 성적을 올릴 수 있었다고 한다.
직장 일을 병행하는 워킹맘은 육아에 대한 고민이 더 크다. 이들에게 선배들이 건네는 조언은 우선순위를 확실히 정하고 포기할 것은 깨끗하게 포기하라는 것이다. 그러지 않고 모두 부여잡고 있다 보면 이도 저도 아닌 상태에서 힘들기만 하다는 것. 대학생과 고등학생인 딸을 둔 워킹맘 D씨는 일과 육아를 고민하는 여성들에게 몇 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첫째, 일과 가정 중 어느 쪽에 더 강한 욕구를 느끼는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할 것. 둘째, 자신이 일에서 꾸준히 성과를 낼 능력이 있는지 돌아볼 것. 셋째, 일을 긍정적이고 간절하게, 발전적으로 바라보는 태도를 갖고 있는지. 넷째, 직장에서 일에만 몰입할 수 있는 집중력을 갖고 있는지. 다섯째, 집안 어른이나 베이비시터 등 육아를 대신해줄 믿을 만한 사람이 있는지 등이다. 그는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면 아이를 입히고 먹이고 정리 정돈하는 실무는 집안 어른이나 도우미에게 위임하고, 엄마는 전체적인 관리에만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대신 관리 리스트를 만들어 ‘세팅 타이밍’에는 철저하게 체크했다고. 세팅 타이밍은 학기 초, 성적 변동기, 사춘기 등에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하는 시기다. 어린이집·유치원·학교 등을 결정할 때는 그 사안을 모든 일 중 1순위에 두고 면밀하게 조사했으며, 일단 결정한 다음에는 후회하지 않고 완전히 믿고 맡겼다고 한다.
Action Tip!
자신만의 육아 시스템 지닌 강남 사모님 되는 법
1. 넘쳐나는 교육 정보와 트렌드에 연연하지 말라.
2. 운동이든 음악이든 아이가 즐길 거리부터 만들어줘라.
3. 초등학교 때는 독서와 어학, 운동에 집중하라.
4. 공부의 목표와 방향성을 잃지 않게 하라.
5. 즐길 수 없다면 일을 할 수 없다.(워킹맘)
6. 포기할 것과 다른 사람에게 맡길 것을 정하라.(워킹맘)
7. 아이의 성적과 정서를 집중 관리하는 ‘세팅 타이밍’을 가져라.(워킹맘)
8.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부모가 돼라.
‘강남 사모님’ 100인을 말하다
김규정(38) 씨는 잡지사와 출판사 에디터로 일하다가 결혼 후 다섯 살, 23개월 된 두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직장을 그만뒀다. 그런데 전업주부가 된 후 고민이 더 많아졌다. 아이도 잘 키워야 할 것 같고, 집안일도 소홀히 하면 안 될 것 같고, 무엇보다 직장에 다닐 땐 당당했던 자신이 날이 갈수록 소심해지는 것 같았다. 그때 도움이 됐던 게 함께 쿠킹 클래스에 다니는 친구들, 또 그들의 소개로 만난 선배들과의 대화였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속이 후련해지면서 얻는 게 많았다. 그들이 나눈 유익한 수다의 결과물이 바로 ‘강남 사모님의 특별한 조언’이다.
제목만 보고 욕망을 자극하는 것 같아 불편하다는 시선도 있는데.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이것이 강남 스타일이니 무작정 따라 하라는 게 아니라, 어떻게 사는가는 개인의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지금 강남에 사는 여성들 중에는 처음부터 그곳에서 나고 자란 사람보다 순간순간의 선택과 노력이 쌓여 그곳에 이른 사람들이 더 많다.”
직접 만난 강남 사모님의 평균 스펙은?
“대부분 전업주부였으며 남편들은 의사, 변호사, 기업 임원들이 많았다. 남편 직업에 따라 아내의 성향이 조금씩 다른 점이 흥미로웠다. 남편이 의사·변호사 같은 전문직인 경우엔 아내들도 사모님 스타일이 몸에 배 있는 것 같고, 샐러리맨에서 출발해 기업 임원이 된 분들의 아내들은 검소하고 겸손하며 외유내강형이었다.”
그들의 재테크 비법도 궁금하다.
“부동산이나 주식으로 부자가 됐다는 분은 극히 일부분이었고, 꾸준히 절약해서 돈을 모았다는 분들이 많았다. ‘금리 1~2% 꼼꼼하게 따져봐야 명품 백 하나 안 사는 것만 못하다’는 것이다. 차든 집이든 무언가를 살 땐 꼼꼼하게 따져보고 최고를 고집하지만, 일단 사면 정성껏 관리해서 오래 쓴다. 어떤 분이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들어가서 보면 비극이라는데, 집도 마찬가지’라는 말을 했다. 집이라는 게 밖에서는 좋아 보여도 막상 들어가 살려고 하면 지저분한 경우가 많다. 그럴 때 불평하면서 정을 못 붙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열심히 청소하고 정성들여 가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사람이 있다. 그게 바로 그 사람이 인생을 대하는 태도라는 것이다.”
시집의 경제력이 강할수록 며느리는 시부모와의 관계에서 ‘을’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이 강남 여성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요소가 아닐까.
“같은 여자로서 그들이 그런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했다. 결혼 초엔 거의 대부분 부당한 대우를 받더라도 참는다. 그러면서 해결책을 모색한다. 처음엔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지만 그런 방법이 어느 집안에서나 통하는 것은 아니다. 그럴 때는 포기도 방법인 것 같다. 어떤 분은 시어머니와 시누이가 결혼 초부터 드러내놓고 무시했다고 한다. 처음엔 그것 때문에 속앓이를 했지만 생각해보니 그것만 빼면 자신의 결혼 생활이 너무 만족스럽더란다. 그래서 ‘시월드는 원래 그러려니’ 하고 의식적으로 포기했는데 그렇게 홀가분할 수 없다고. 내가 만난 강남 여성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선택과 집중 못지않게 포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을 갖기 위해 필요하다면 부수적인 것은 과감하게 버린다. 예를 들어 워킹맘이라면 일터로 육아 문제를 끌어들이지 않는 것, 중요한 프로젝트가 생겼을 때 딴생각하지 않고 일에만 매달리는 것 등이다. 아이를 예쁘게 입히고 먹이는 걸 포기하는 대신 정서나 성격 형성만큼은 각별하게 신경을 쓴다는 전문직 여성도 있었다.”
강남에 산다고 자녀 교육에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닌데, 그들의 교육에 특별한 점이 있나.
“내가 만난 분들은 강남에서도 성공한 여성들이기 때문에 그들이 모든 강남 사람을 대표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어쨌든 자녀의 성적이나 공부에도 신경을 쓰지만 그 못지않게 남자는 남자답게 대범하게, 여자는 여자답게 곱고 예쁘게 키우려고 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요즘 젊은 주부들은 집안일이나 육아에 남편을 적극 동참시킨다. 그런 면에선 ‘남편을 이건희 회장처럼 내조하라’는 메시지는 좀 보수적으로 들릴 수 있을 것 같다.
“젊은 주부들을 인터뷰했다면 다를 수 있었겠지만 40~60대 여성들은 공통적으로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어떤 분이 ‘남편은 아내가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그릇의 크기가 달라진다. 왕처럼 대접하면 왕이 되고 머슴처럼 대하면 머슴이 된다. 그러니 제발 아침에 남편이 출근할 때 쓰레기 봉투 들려 내보내지 마라’고 했는데, 그 말이 재밌으면서도 공감이 갔다. 그리고 남편에게 인문학 책을 읽게 했다는 분들이 많았는데 그분들 모두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이나 교양이 결정적으로 빛을 본 순간이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그들이 후배 여성들에게 전해주고 싶어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예전에는 열심히 일하면 성공한다는 믿음이 있었지만 이젠 그런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자포자기하는 사람이 많은데, 절대로 그렇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물론 주식이나 부동산 재테크로 한 방에 부자가 되기는 어려워졌지만 여전히 능력이 신분 상승의 지렛대 노릇을 한다고 확신했다. 요즘은 능력으로 모든 것을 뒤집을 수 있는 세상이니 자신의 전부를 던져 노력하고 능력을 키우라는 게 공통된 조언이었다. ”
■ 일러스트·강민지
■ 참고도서·강남 사모님의 특별한 조언(알투스)
‘강남 사모님의 특별한 조언’의 저자 김규정 씨의 말이다. 그럼 우리가 종종 위안을 삼곤 했던 ‘돈과 행복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말은 틀린 걸까. 강남 여성 100여 명을 인터뷰한 김씨는 뜻밖에도 그들의 이야기에서 세상은 공평하고 인생살이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다시 말해 강남 여성들이 행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일·사랑·결혼뿐 아니라 사소한 물건을 하나 살 때조차도 최고를 고집하고, 때를 기다릴 줄 알며,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부단히 노력하기 때문이라는 것. 세속적인 의미의 ‘강남 사모님’으로 치부하기엔 너무 아까운 그들의 인생 특강.
Lesson 01
남자를 보는 눈, 남편을 키우는 법
강남 사모님이 되는 가장 빠른 방법은 결혼을 통해 신데렐라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늘 이 공식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집안이나 학벌이 좋아도 능력이 부족한 남자를 만나면 결혼이 인생의 굴레가 될 수 있다. 이 위험을 피하는 방법은 ‘성공한 남자’보다 ‘성공할 남자’를 만나는 것이다. 집안·외모·학벌 같은 외적인 조건보다 평생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을 가진 남자, 그 일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남자 그리고 가정의 소중함을 아는 남자라면 조건이 조금 못 미쳐도 남편으로 존경하며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할 수 있다.
여자들이 흔히 빠지는 함정 중 하나가 ‘너 없이는 못 산다’는 남자의 달콤한 고백. 하지만 이런 말로 여자를 유혹하는 남자치고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 강남 선배들의 조언. 그 말은 언제든 ‘너 때문에 못살겠어’ 혹은 ‘네 도움 없이는 못 살아’라는 말로 바뀔 수 있으므로 주의할 것. 말보다 행동과 태도로 신뢰감을 주는 남자가 좋은 남편이 될 수 있다.
좋은 남편감을 골랐다면 그다음은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마음가짐으로 남편의 그릇을 크게 키울 차례다. 이와 관련해 ‘월급쟁이 남편을 이건희 회장처럼 내조해’ 대기업 임원으로 성공시킨 L씨는 남편과 함께 있는 시간 혹은 남편과 뭐든 함께해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고 남편을 밖에서 대접받는 진짜 남자로 만들라고 조언한다. 집안일에 육아의 책임을 함께 나누며 출세까지 하는 남편을 원하는 건 도둑 심보라는 것. L씨는 피로와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남편에게 주말엔 얼마만이라도 자신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했다. 남편이 꼭 아이들과 함께 할 일이 있다면 딱 몇 가지만 정해서 하도록 하고,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장 보러 갈 때 남편을 대동하지 않았다. 대신 공학을 전공한 남편에게 인문학, 예술, 경영학 등 다방면의 책을 권했다. 이들 부부는 그때의 독서가 남편의 직장 생활에 가장 큰 밑천이 됐다고 믿는다.
Action Tip!
남편 성공시켜 강남 사모님 되는 법
1. 능력과 목표가 있는 남자라면 외모와 학벌은 보지 마라.
2. 나만의 특화된 내조를 만들어라. 특히 음식 솜씨는 출신 배경과 같다.
3. 남편의 직장은 곧 나의 직장이라고 생각한다.
4. 짧게라도 남편만의 시간을 갖게 하라.
5. 남편에게 도움이 될 책 리스트를 준비한다.
6. 쓰레기 봉투 들려 내보내지 말고, 마트에 데리고 다니지 마라.
7. 가정의 화목은 남편 성공의 원동력이다.
Lesson 02
나이 들수록 아름다워지는 자태
전업주부건 워킹맘이건 강남 사모님들은 외모에 대한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려 노력하며 걸음걸이와 자세도 흐트러짐이 없다. 그야말로 매력적인 자태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고운 머릿결과 깨끗한 피부톤 때문에 어디서나 눈에 띄는 청담동 B씨는 그 비결로 10년째 매일 하고 있는 요가, 딸과 함께하는 발레, 필라테스를 꼽았다. B씨는 피부과나 마사지 숍은 잠깐의 위안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말한다. 평소 생활 태도가 바르지 못하면 아무리 돈을 들여 관리를 받아도 그때뿐이라는 것이다. 피부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헤어스타일은 얼마나 부지런한지를 보여주며, 자세는 어떤 태도로 삶을 대하는지를 보여준다는 그의 말은 강남 입성을 꿈꾸지 않는 여성도 새겨들을 만하다.
외모뿐 아니라 옷차림도 중요하다. 미국의 스타일 컨설팅 회사 대표 브렌다 킨셀은 ‘여자의 인생은 옷장 속을 닮았다’라는 책에서 옷장이 뒤죽박죽인 여자는 인생도 꼬여 있고, 인생이 잘 풀리지 않는 여자는 옷장도 난장판이라고 말한다. 철철이 옷을 사지만 매일 입을 옷이 없어 걱정이라면 옷에 대한 철학을 점검해봐야 한다. B씨는 자신에게 맞는 몇몇 브랜드를 정해놓고 디자인과 재질을 꼼꼼하게 따져서 구입한 뒤 오랫동안 입는다. ‘버버리 스타일’ 코트를 여러 벌 사는 것보다 진짜 버버리 코트 하나를 사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외모에 자신감이 생기면 마음에도 여유가 생기고 너그러워지며, 겉모습이 단정한 사람은 자신의 감정도 깔끔하게 정리할 줄 안다. 화가 나거나 억울할 때도 즉흥적으로 감정을 내뱉거나 토해내지 않고 이성적으로 정리하는 방법을 안다.
Action Tip!
외모부터 강남 사모님 되는 법
1. 어떤 순간이라도 여자임을 포기하지 말라.
2. 헤어스타일을 보면 그 사람이 얼마나 부지런한지 알 수 있다.
3. 옷장은 여자의 인생이다. 옷장부터 정리하라.
4. 정장, 백, 구두는 제대로 된 것 하나쯤은 마련해둔다.
5. 자세가 구부정하면 인생도 구부정해진다.
6. 품위 있고 단정한 말을 써라.
7. 잡지나 스타일북을 가끔이라도 사 봐라.
Lesson 03
아이를 최고로 키우는 여성들
남매를 모두 서울대에 보낸 C씨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것은 자녀들의 학력이 아니라 성품이다. 그는 아이가 어릴 때부터 육아에 관한 고전을 읽고 이를 실전에 적용했다.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엄마와의 유대감을 통한 정서적 안정. 그리고 훗날 무슨 일을 하든 필요한 자질인 상상력과 창의력, 집중력을 키우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 정성을 쏟았다. 정서 교육을 중시하는 부모들도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조바심이 생기기 마련. 하지만 C씨는 아이들 등수에 흔들리지 않고 어학과 운동, 책 읽기를 진득하게 하는 습관을 키워줬다. 그 덕분에 기본기가 탄탄해진 아이들은 중·고등학교에 진학해 비교적 수월하게 성적을 올릴 수 있었다고 한다.
직장 일을 병행하는 워킹맘은 육아에 대한 고민이 더 크다. 이들에게 선배들이 건네는 조언은 우선순위를 확실히 정하고 포기할 것은 깨끗하게 포기하라는 것이다. 그러지 않고 모두 부여잡고 있다 보면 이도 저도 아닌 상태에서 힘들기만 하다는 것. 대학생과 고등학생인 딸을 둔 워킹맘 D씨는 일과 육아를 고민하는 여성들에게 몇 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첫째, 일과 가정 중 어느 쪽에 더 강한 욕구를 느끼는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할 것. 둘째, 자신이 일에서 꾸준히 성과를 낼 능력이 있는지 돌아볼 것. 셋째, 일을 긍정적이고 간절하게, 발전적으로 바라보는 태도를 갖고 있는지. 넷째, 직장에서 일에만 몰입할 수 있는 집중력을 갖고 있는지. 다섯째, 집안 어른이나 베이비시터 등 육아를 대신해줄 믿을 만한 사람이 있는지 등이다. 그는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면 아이를 입히고 먹이고 정리 정돈하는 실무는 집안 어른이나 도우미에게 위임하고, 엄마는 전체적인 관리에만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대신 관리 리스트를 만들어 ‘세팅 타이밍’에는 철저하게 체크했다고. 세팅 타이밍은 학기 초, 성적 변동기, 사춘기 등에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하는 시기다. 어린이집·유치원·학교 등을 결정할 때는 그 사안을 모든 일 중 1순위에 두고 면밀하게 조사했으며, 일단 결정한 다음에는 후회하지 않고 완전히 믿고 맡겼다고 한다.
Action Tip!
자신만의 육아 시스템 지닌 강남 사모님 되는 법
1. 넘쳐나는 교육 정보와 트렌드에 연연하지 말라.
2. 운동이든 음악이든 아이가 즐길 거리부터 만들어줘라.
3. 초등학교 때는 독서와 어학, 운동에 집중하라.
4. 공부의 목표와 방향성을 잃지 않게 하라.
5. 즐길 수 없다면 일을 할 수 없다.(워킹맘)
6. 포기할 것과 다른 사람에게 맡길 것을 정하라.(워킹맘)
7. 아이의 성적과 정서를 집중 관리하는 ‘세팅 타이밍’을 가져라.(워킹맘)
8.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부모가 돼라.
‘강남 사모님’ 100인을 말하다
김규정 씨는 강남 여성들을 만나 인터뷰한 경험이 아이를 키우고 삶을 꾸려나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제목만 보고 욕망을 자극하는 것 같아 불편하다는 시선도 있는데.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이것이 강남 스타일이니 무작정 따라 하라는 게 아니라, 어떻게 사는가는 개인의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지금 강남에 사는 여성들 중에는 처음부터 그곳에서 나고 자란 사람보다 순간순간의 선택과 노력이 쌓여 그곳에 이른 사람들이 더 많다.”
직접 만난 강남 사모님의 평균 스펙은?
“대부분 전업주부였으며 남편들은 의사, 변호사, 기업 임원들이 많았다. 남편 직업에 따라 아내의 성향이 조금씩 다른 점이 흥미로웠다. 남편이 의사·변호사 같은 전문직인 경우엔 아내들도 사모님 스타일이 몸에 배 있는 것 같고, 샐러리맨에서 출발해 기업 임원이 된 분들의 아내들은 검소하고 겸손하며 외유내강형이었다.”
그들의 재테크 비법도 궁금하다.
“부동산이나 주식으로 부자가 됐다는 분은 극히 일부분이었고, 꾸준히 절약해서 돈을 모았다는 분들이 많았다. ‘금리 1~2% 꼼꼼하게 따져봐야 명품 백 하나 안 사는 것만 못하다’는 것이다. 차든 집이든 무언가를 살 땐 꼼꼼하게 따져보고 최고를 고집하지만, 일단 사면 정성껏 관리해서 오래 쓴다. 어떤 분이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들어가서 보면 비극이라는데, 집도 마찬가지’라는 말을 했다. 집이라는 게 밖에서는 좋아 보여도 막상 들어가 살려고 하면 지저분한 경우가 많다. 그럴 때 불평하면서 정을 못 붙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열심히 청소하고 정성들여 가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사람이 있다. 그게 바로 그 사람이 인생을 대하는 태도라는 것이다.”
시집의 경제력이 강할수록 며느리는 시부모와의 관계에서 ‘을’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이 강남 여성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요소가 아닐까.
“같은 여자로서 그들이 그런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했다. 결혼 초엔 거의 대부분 부당한 대우를 받더라도 참는다. 그러면서 해결책을 모색한다. 처음엔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지만 그런 방법이 어느 집안에서나 통하는 것은 아니다. 그럴 때는 포기도 방법인 것 같다. 어떤 분은 시어머니와 시누이가 결혼 초부터 드러내놓고 무시했다고 한다. 처음엔 그것 때문에 속앓이를 했지만 생각해보니 그것만 빼면 자신의 결혼 생활이 너무 만족스럽더란다. 그래서 ‘시월드는 원래 그러려니’ 하고 의식적으로 포기했는데 그렇게 홀가분할 수 없다고. 내가 만난 강남 여성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선택과 집중 못지않게 포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을 갖기 위해 필요하다면 부수적인 것은 과감하게 버린다. 예를 들어 워킹맘이라면 일터로 육아 문제를 끌어들이지 않는 것, 중요한 프로젝트가 생겼을 때 딴생각하지 않고 일에만 매달리는 것 등이다. 아이를 예쁘게 입히고 먹이는 걸 포기하는 대신 정서나 성격 형성만큼은 각별하게 신경을 쓴다는 전문직 여성도 있었다.”
강남에 산다고 자녀 교육에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닌데, 그들의 교육에 특별한 점이 있나.
“내가 만난 분들은 강남에서도 성공한 여성들이기 때문에 그들이 모든 강남 사람을 대표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어쨌든 자녀의 성적이나 공부에도 신경을 쓰지만 그 못지않게 남자는 남자답게 대범하게, 여자는 여자답게 곱고 예쁘게 키우려고 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요즘 젊은 주부들은 집안일이나 육아에 남편을 적극 동참시킨다. 그런 면에선 ‘남편을 이건희 회장처럼 내조하라’는 메시지는 좀 보수적으로 들릴 수 있을 것 같다.
“젊은 주부들을 인터뷰했다면 다를 수 있었겠지만 40~60대 여성들은 공통적으로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어떤 분이 ‘남편은 아내가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그릇의 크기가 달라진다. 왕처럼 대접하면 왕이 되고 머슴처럼 대하면 머슴이 된다. 그러니 제발 아침에 남편이 출근할 때 쓰레기 봉투 들려 내보내지 마라’고 했는데, 그 말이 재밌으면서도 공감이 갔다. 그리고 남편에게 인문학 책을 읽게 했다는 분들이 많았는데 그분들 모두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이나 교양이 결정적으로 빛을 본 순간이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그들이 후배 여성들에게 전해주고 싶어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예전에는 열심히 일하면 성공한다는 믿음이 있었지만 이젠 그런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자포자기하는 사람이 많은데, 절대로 그렇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물론 주식이나 부동산 재테크로 한 방에 부자가 되기는 어려워졌지만 여전히 능력이 신분 상승의 지렛대 노릇을 한다고 확신했다. 요즘은 능력으로 모든 것을 뒤집을 수 있는 세상이니 자신의 전부를 던져 노력하고 능력을 키우라는 게 공통된 조언이었다. ”
■ 일러스트·강민지
■ 참고도서·강남 사모님의 특별한 조언(알투스)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