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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한 ‘국민 MC’ 이수근에게 장인이 말하다 “힘내게!”

글·김민주 기자 | 사진·이기욱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2014. 01. 07

폭넓은 사랑과 지지를 받아온 만큼 실망도 컸다. 불법 도박이라는 잘못된 선택으로 자신은 물론, 가족과 그를 믿었던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히고 홀로 자숙의 시간을 갖고 있는 이수근의 근황을 장인에게 직접 들었다.

추락한 ‘국민 MC’ 이수근에게 장인이 말하다 “힘내게!”
몸을 사리지 않고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 부지런한 일꾼의 대명사 이수근(37). 그가 불법 도박으로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지하 단칸방에 살던 무명 시절부터 ‘국민 MC’ 타이틀을 얻기까지 그가 얼마나 힘든 세월을 감내해야 했는지는 이미 방송을 통해 잘 알려져 있다. 어머니의 신 내림으로 어릴 때부터 헤어져 살며 가슴앓이를 했던 사연, 2008년 결혼한 아내 박지연(27) 씨가 임신중독증으로 고생하다 2011년 11월 신장 이식 수술을 받고 여전히 투병 중인 속사정, 미숙아로 태어난 둘째 아이(4)가 뇌성마비라는 사실 등이다. 그럼에도 힘든 가정사를 외부에 알리지 않고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는 개그맨으로 밝고 씩씩한 모습만 보이고자 노력했음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이 이수근을 더욱 높이 평가했다. 그럴수록 불법 도박 사건에 연루됐다는 사실은 더욱 충격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수근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해외 축구 경기의 승패를 맞히는 일명, ‘맞대기 도박’에 약 3억7000만원 상당을 베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맞대기 도박이란,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경기의 승리팀을 예측해 휴대전화로 돈을 거는 도박이다. 이로 인해 이수근은 2013년 12월 6일,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요즘 그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12월 중순,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이수근의 집을 찾았다. 그는 집에 없었고 대신 어린이집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선 두 아들 태준, 태서와 마주쳤다. 아빠를 쏙 빼닮은 외모에 밝고 씩씩한 모습이었다. 특히 뇌성마비를 앓고 있다고 알려진 둘째는 혼자 뛰어다닐 정도로 건강해 보였다. 이수근의 소속사 측은 “이수근 씨가 자숙의 시간을 갖기 위해 집이 아닌 별도의 장소에 머물고 있다”며 “본인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지켜봐달라”고 부탁했다.

근처 주민들은 “이수근 씨에 대한 평판이 워낙 좋아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비난보다 동정하는 사람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주민들은 평소 이수근 씨가 연예인임에도 동네 이웃들과 스스럼없이 지내고, 먼저 다가와 인사하는 예의 바른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또한 눈이 오면 솔선수범해서 치우는 부지런함에 동네 어른들의 칭찬이 자자했다는 것. 아내와 아이들에게도 무척 자상했는데, 이 같은 일이 생겨 안타까울 뿐이라고 전했다.

추락한 ‘국민 MC’ 이수근에게 장인이 말하다 “힘내게!”

1년여 전 새로 이사한 이수근의 서울 마포구 상암동 자택.

이수근의 장인 박순기 씨 역시 기자와의 통화에서 “안타깝고 마음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사위가 지금은 도박에서 손 떼고 아내와 자식들을 위해 열심히 살고 있는데, 이런 일이 터져서 속상하죠. 결혼 초기에 뭣 모르고 했던 일이에요. 둘째 아이가 태어난 후부터 사위는 오로지 아픈 아내와 자식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왔어요. 그런데 사람들은 사위가 몸이 좋지 않은 아내와 아이를 두고 밖에서 도박한 줄 알고 비난을 하니까 제 마음이 좋지 않죠.”



이수근의 아내 박씨는 신장 수술 이후 많이 회복된 상태다. 하지만 여전히 통원 치료를 하며 투약 중이고, 일상생활도 조심스럽다고 한다. 둘째 태서는 놀이학교에 다닐 만큼 상태가 좋아졌지만 더 완벽한 치료를 위해 열심히 병원에 다닌다고.

홀로 자숙하고 있는 사위에게 장인 박씨는 격려의 말도 전했다. “사위! 마음 굳건히 먹고, 슬기롭게 이 상황을 잘 극복하기 바란다. 나중에 다시 꼭 재기해서 좋은 모습으로 팬들에게 보답하면 좋겠네. 힘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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