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이 하는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외교는 ‘국가와 국가 간의 관계’이고, 외교관은 ‘나라를 대표해 국익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하면 너무나 추상적이다. 어느 모임에서, 캐럴라인 케네디(Caroline Kennedy)가 주일본 미국 대사로 부임했는데 우리나라에는 왜 그런 유명 인사가 오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미국에게 우리나라는 일본만큼 중요하지 않으냐는 질문과 함께. 어느 분은 내가 예전에 대사로 근무하던 나라에 우리 교민 숫자가 얼마나 되느냐고 물어 대답했더니, “교민이 적어서 할 일이 별로 없었겠네요”라고 했다. 일반적으로 외교관은 파티에 참석하고 교민에 불상사가 발생하면 달려가 구출하는 사람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해외 대사관은 국내 정부의 축소판
나라와 나라 간의 일을 담당하는 외교관이 하는 일은 매우 다양하다. 그래서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운 것이다. 해외의 대사관은 국내에서 정부가 하는 대부분의 일을 축소해서 담당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 경제, 통상, 문화, 홍보, 영사, 교민, 총무 등 모든 분야가 해당된다. 해당 국가에 따라서 업무량과 업무 비중이 다를 뿐이다. 교민이 많은 나라면 영사 업무가 더 많을 것이고, 경제·통상 관계가 긴밀하거나 자원이 풍부한 나라면 그 분야의 업무 비중이 클 것이다.
분단국인 우리나라의 해외공관 업무 중 정치 분야는 어느 곳이나 매우 중요하다. 한반도 주변 4대 국가와의 외교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국제 무대에서 우리 입장에 대한 지지와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국제기구 진출과 이사국 선출,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주요 국제 행사의 한국 유치도 모두 국제적인 지지 없이는 불가능하다. 대통령과 총리, 장관, 국회의원들의 해외 순방과 상대 국가 고위 인사들의 한국 방문 등 주요 인사 상호 방문을 위한 사전 준비와 실무 협상도 외교관의 주요 업무다. 우리 문화를 홍보하고 한국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각종 문화교류 업무도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세계가 하나의 지구촌으로 모든 것이 얽혀 돌아가면서, 외교 업무는 갈수록 다양해지고 외교관의 전문성이 더욱더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미국과 독일 등 여러 주요 국가에서 외교 장관이 정부 각료 중 선임 장관인 점은 외교의 중요성을 대변하는 것이기도 하다.
외교 업무의 조직은 업무를 총괄하고 지시하는 사령탑인 본부와, 지시에 따라 실질적으로 교섭하고 결과를 도출해내는 손발 노릇을 하는 해외공관으로 나뉜다. 해외공관은 대사관, 총영사관, 영사관, 분관, 출장소와 국제기구인 유엔(UN) 등에 대표부가 있다. 대사관의 직급은 대사·공사·공사참사관·참사관·1등서기관·2등서기관이고, 총영사관은 총영사·부총영사·영사 등이 있다. 대사관의 직급이 일반인에게 생소하다 보니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 어느 대사관에 교민 한 사람이 민원서류를 가지고 와서 영사과 창구의 여직원에게 “영사님 좀 나오라고 해”라고 말했다 한다. 그 여직원이 “영사님은 교민 행사 참석차 밖에 나가서 자리에 없습니다”라고 하니, 교민 왈 “그럼 공사라도 좀 나오라고 해”라고 했다. 그 교민은 대사 다음인 공사보다 영사를 더 높은 직급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퇴근 후 실질적 외교 활동 시작
외교관의 일상 업무는 출근하면 본부인 외교부에서 온 전문을 읽고 각종 지시 사항에 따라, 주재국의 해당 부처 담당관과 교섭한 후 그 결과를 본부에 보고하는 것이다. 나라에 따라 다르지만 주재국의 담당관과 면담하는 일부터 우리가 원하는 대로 수월한 것은 아니다. 어느 때는 상대방 담당관이 바쁘다는 이유로 면담 시간을 일주일 후에나 내어주기도 한다. 서울은 항상 급하고 당장 결과를 보고받고자 하는데. 평소에 주재국 인사들이나 외교부 담당관, 여러 부처 직원들과 좋은 친분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러 보고서를 써서 본부에 전문을 보낸 후 퇴근하면 실질적인 외교 활동이 시작된다. 리셉션, 디너, 각종 외교 행사에서 주재국 인사들과 다른 나라 외교관들을 만나 친교를 하고 정보를 파악하는 곳인 소위 ‘파티’에 참석해야 하는 것이다. 파티는 외교 업무의 중요한 일환이다. 어쩌다 파티에 참석한다면 즐길 수 있겠지만, 매일 저녁 업무적으로 파티에 참석하려면 체력이 단단해야만 가능하다.
외교관은 전문직이지만 동시에 다방면의 지식과 상식이 있어야 한다. 주요 외교 현안을 교섭하려면 전문적인 내용을 잘 알아야하고, 만나는 사람이 각계각층이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사람들로부터 수시로 받는 질문에 답하려면 우리나라 역사나 문화, 정치, 경제 현황에 대해서도 물론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나아가 국제적인 주요 흐름이나 현안에 대한 내용을 모르면 외교 모임에서 대화가 안 된다. 외교관은 항상 책을 읽고 공부해야 하며, 매일 주재국의 신문을 읽어 정세를 파악해야 한다. 외교관에게 외국어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구술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이 외국어로 항상 전문 서적을 읽고 외국인들과 대화하지 않으면 녹이 슨다.
외교관에게도 하루는 24시간이다. 외교관의 능력을 향상하고 국익을 더 잘 대변케 하려면 적절한 업무 배치와 업무량이 중요하다. 현재 우리나라 외교관들의 업무 처리를 보면 매일매일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에도 바쁘다. 많은 외교관들에게 장기적인 정책 연구나 전문적인 업무 능력 향상은 별나라 얘기처럼 들린다. 수많은 국제적인 현안에서 우리나라와 관계되지 않은 분야는 거의 없고, 지구상 어느 곳에도 우리 기업인이나 교민이 없는 곳이 없다. 그러나 인프라 등 환경이 빈약한 후진 지역의 경우 공관 하나가 주변의 2~3개 국가를 겸직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러한 공관일수록 직원 수는 3~4명에 불과해 겸임국에서 교민 문제가 발생하면 파견할 영사조차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과는 달리 문제가 발생하면 공관의 대처가 늦었다는 여론의 집중포화를 받는다. 현재 우리나라 해외공관은 모두 161개이고, 그중 60%가 직원이 5명 미만인 ‘미니 공관’이다. 내가 근무한 세르비아(몬테네그로 겸임)의 우리 대사관 외교관은 4명이었는데, 미국 대사관 직원은 300명이 넘었다. 현재 우리나라 외교관의 수는 총 1880명으로, 그중 1200여 명이 해외공관에 근무하고 있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직원들도 1명이 여러 나라를 담당하고 있어, 해당 국가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는커녕 매일 밤중까지 일해도 발등에 떨어진 불 끄기에도 바쁘다.
내가 오랫동안 근무했던 독일의 경우를 보자. 국력이나 인구 면에서도 우리와 큰 차이가 있지만, 외교력의 차이는 엄청나다. 독일은 현재 229개의 해외공관과 총 6750명의 외교관이 있다. 그중 본부에 2100명, 해외공관에 4650명의 외교관이 근무하고 있다. 그 밖에도 해외공관에는 5500명의 현지 전문 인력이 일하고 있다. 해외공관에 파견된 다른 부처의 직원 1200명까지 포함하면 독일의 해외공관 직원은 총 1만1350명이다.
독일에서 근무할 때 독일 외교관들의 뛰어난 업무 능력에 항상 감탄했는데, 그 배경이 더욱 부러웠다. 독일 외교부에는 각과에 문서와 자료를 보관, 관리하는 전문 사서가 수십 년씩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담당관이 바뀌어도 사서가 모든 관련 문서와 예전의 면담 내용을 뽑아다 주기 때문에 새 담당관은 이전의 모든 관련 사항을 정확히 파악하고 상대 측 외교관을 만난다. 해외공관에서도 문서는 철저히 관리된다. 문서나 자료 보존을 중요시하지 않는 우리 풍토와는 많이 다르다. 최근 일본의 우리 대사관에서 중요한 한일 관계 문서들이 60년 만에 발견된 것을 보며 한탄과 한숨이 절로 났다.
국제사회가 요동치고 있다. 강력한 외교력이 절실하다.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없고 오직 ‘자국의 이익’만 있다는 냉혹한 국제사회에서 외교력은 국력이다.
김영희 전 대사는…
전북 전주에서 6남 3녀의 막내로 태어나 전주여고를 졸업하고 서울시 9급 공무원으로 일하다 1972년 파독 간호보조원으로 독일로 건너갔다. 3년간 정형외과 병동에서 일한 후 공부를 계속해 쾰른대에서 교육학 석사와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쾰른대 6백 년 역사에서 최초로 ‘전공 과목을 강의한 외국인 여성’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독일 통일 직후 1991년 외무부에 특별 채용돼 주독일 한국대사관에서 1등 서기관부터 공사까지 역임한 뒤 2005년 세르비아 대사로 임명돼 대한민국 세 번째 여성 대사가 됐다. 공직에서 은퇴한 후 한국과 미국, 독일을 오가며 학술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20대, 세계무대에 너를 세워라’가 있다.
해외 대사관은 국내 정부의 축소판
나라와 나라 간의 일을 담당하는 외교관이 하는 일은 매우 다양하다. 그래서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운 것이다. 해외의 대사관은 국내에서 정부가 하는 대부분의 일을 축소해서 담당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 경제, 통상, 문화, 홍보, 영사, 교민, 총무 등 모든 분야가 해당된다. 해당 국가에 따라서 업무량과 업무 비중이 다를 뿐이다. 교민이 많은 나라면 영사 업무가 더 많을 것이고, 경제·통상 관계가 긴밀하거나 자원이 풍부한 나라면 그 분야의 업무 비중이 클 것이다.
분단국인 우리나라의 해외공관 업무 중 정치 분야는 어느 곳이나 매우 중요하다. 한반도 주변 4대 국가와의 외교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국제 무대에서 우리 입장에 대한 지지와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국제기구 진출과 이사국 선출,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주요 국제 행사의 한국 유치도 모두 국제적인 지지 없이는 불가능하다. 대통령과 총리, 장관, 국회의원들의 해외 순방과 상대 국가 고위 인사들의 한국 방문 등 주요 인사 상호 방문을 위한 사전 준비와 실무 협상도 외교관의 주요 업무다. 우리 문화를 홍보하고 한국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각종 문화교류 업무도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세계가 하나의 지구촌으로 모든 것이 얽혀 돌아가면서, 외교 업무는 갈수록 다양해지고 외교관의 전문성이 더욱더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미국과 독일 등 여러 주요 국가에서 외교 장관이 정부 각료 중 선임 장관인 점은 외교의 중요성을 대변하는 것이기도 하다.
외교 업무의 조직은 업무를 총괄하고 지시하는 사령탑인 본부와, 지시에 따라 실질적으로 교섭하고 결과를 도출해내는 손발 노릇을 하는 해외공관으로 나뉜다. 해외공관은 대사관, 총영사관, 영사관, 분관, 출장소와 국제기구인 유엔(UN) 등에 대표부가 있다. 대사관의 직급은 대사·공사·공사참사관·참사관·1등서기관·2등서기관이고, 총영사관은 총영사·부총영사·영사 등이 있다. 대사관의 직급이 일반인에게 생소하다 보니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 어느 대사관에 교민 한 사람이 민원서류를 가지고 와서 영사과 창구의 여직원에게 “영사님 좀 나오라고 해”라고 말했다 한다. 그 여직원이 “영사님은 교민 행사 참석차 밖에 나가서 자리에 없습니다”라고 하니, 교민 왈 “그럼 공사라도 좀 나오라고 해”라고 했다. 그 교민은 대사 다음인 공사보다 영사를 더 높은 직급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퇴근 후 실질적 외교 활동 시작
외교관의 일상 업무는 출근하면 본부인 외교부에서 온 전문을 읽고 각종 지시 사항에 따라, 주재국의 해당 부처 담당관과 교섭한 후 그 결과를 본부에 보고하는 것이다. 나라에 따라 다르지만 주재국의 담당관과 면담하는 일부터 우리가 원하는 대로 수월한 것은 아니다. 어느 때는 상대방 담당관이 바쁘다는 이유로 면담 시간을 일주일 후에나 내어주기도 한다. 서울은 항상 급하고 당장 결과를 보고받고자 하는데. 평소에 주재국 인사들이나 외교부 담당관, 여러 부처 직원들과 좋은 친분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러 보고서를 써서 본부에 전문을 보낸 후 퇴근하면 실질적인 외교 활동이 시작된다. 리셉션, 디너, 각종 외교 행사에서 주재국 인사들과 다른 나라 외교관들을 만나 친교를 하고 정보를 파악하는 곳인 소위 ‘파티’에 참석해야 하는 것이다. 파티는 외교 업무의 중요한 일환이다. 어쩌다 파티에 참석한다면 즐길 수 있겠지만, 매일 저녁 업무적으로 파티에 참석하려면 체력이 단단해야만 가능하다.
외교관은 전문직이지만 동시에 다방면의 지식과 상식이 있어야 한다. 주요 외교 현안을 교섭하려면 전문적인 내용을 잘 알아야하고, 만나는 사람이 각계각층이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사람들로부터 수시로 받는 질문에 답하려면 우리나라 역사나 문화, 정치, 경제 현황에 대해서도 물론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나아가 국제적인 주요 흐름이나 현안에 대한 내용을 모르면 외교 모임에서 대화가 안 된다. 외교관은 항상 책을 읽고 공부해야 하며, 매일 주재국의 신문을 읽어 정세를 파악해야 한다. 외교관에게 외국어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구술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이 외국어로 항상 전문 서적을 읽고 외국인들과 대화하지 않으면 녹이 슨다.
외교관에게도 하루는 24시간이다. 외교관의 능력을 향상하고 국익을 더 잘 대변케 하려면 적절한 업무 배치와 업무량이 중요하다. 현재 우리나라 외교관들의 업무 처리를 보면 매일매일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에도 바쁘다. 많은 외교관들에게 장기적인 정책 연구나 전문적인 업무 능력 향상은 별나라 얘기처럼 들린다. 수많은 국제적인 현안에서 우리나라와 관계되지 않은 분야는 거의 없고, 지구상 어느 곳에도 우리 기업인이나 교민이 없는 곳이 없다. 그러나 인프라 등 환경이 빈약한 후진 지역의 경우 공관 하나가 주변의 2~3개 국가를 겸직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러한 공관일수록 직원 수는 3~4명에 불과해 겸임국에서 교민 문제가 발생하면 파견할 영사조차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과는 달리 문제가 발생하면 공관의 대처가 늦었다는 여론의 집중포화를 받는다. 현재 우리나라 해외공관은 모두 161개이고, 그중 60%가 직원이 5명 미만인 ‘미니 공관’이다. 내가 근무한 세르비아(몬테네그로 겸임)의 우리 대사관 외교관은 4명이었는데, 미국 대사관 직원은 300명이 넘었다. 현재 우리나라 외교관의 수는 총 1880명으로, 그중 1200여 명이 해외공관에 근무하고 있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직원들도 1명이 여러 나라를 담당하고 있어, 해당 국가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는커녕 매일 밤중까지 일해도 발등에 떨어진 불 끄기에도 바쁘다.
내가 오랫동안 근무했던 독일의 경우를 보자. 국력이나 인구 면에서도 우리와 큰 차이가 있지만, 외교력의 차이는 엄청나다. 독일은 현재 229개의 해외공관과 총 6750명의 외교관이 있다. 그중 본부에 2100명, 해외공관에 4650명의 외교관이 근무하고 있다. 그 밖에도 해외공관에는 5500명의 현지 전문 인력이 일하고 있다. 해외공관에 파견된 다른 부처의 직원 1200명까지 포함하면 독일의 해외공관 직원은 총 1만1350명이다.
독일에서 근무할 때 독일 외교관들의 뛰어난 업무 능력에 항상 감탄했는데, 그 배경이 더욱 부러웠다. 독일 외교부에는 각과에 문서와 자료를 보관, 관리하는 전문 사서가 수십 년씩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담당관이 바뀌어도 사서가 모든 관련 문서와 예전의 면담 내용을 뽑아다 주기 때문에 새 담당관은 이전의 모든 관련 사항을 정확히 파악하고 상대 측 외교관을 만난다. 해외공관에서도 문서는 철저히 관리된다. 문서나 자료 보존을 중요시하지 않는 우리 풍토와는 많이 다르다. 최근 일본의 우리 대사관에서 중요한 한일 관계 문서들이 60년 만에 발견된 것을 보며 한탄과 한숨이 절로 났다.
국제사회가 요동치고 있다. 강력한 외교력이 절실하다.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없고 오직 ‘자국의 이익’만 있다는 냉혹한 국제사회에서 외교력은 국력이다.
김영희 전 대사는…
전북 전주에서 6남 3녀의 막내로 태어나 전주여고를 졸업하고 서울시 9급 공무원으로 일하다 1972년 파독 간호보조원으로 독일로 건너갔다. 3년간 정형외과 병동에서 일한 후 공부를 계속해 쾰른대에서 교육학 석사와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쾰른대 6백 년 역사에서 최초로 ‘전공 과목을 강의한 외국인 여성’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독일 통일 직후 1991년 외무부에 특별 채용돼 주독일 한국대사관에서 1등 서기관부터 공사까지 역임한 뒤 2005년 세르비아 대사로 임명돼 대한민국 세 번째 여성 대사가 됐다. 공직에서 은퇴한 후 한국과 미국, 독일을 오가며 학술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20대, 세계무대에 너를 세워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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