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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Wannabe Star

설수현을 탐하다

글·구희언 기자 | 사진·안지섭(ab STUDIO 02-548-5758)

입력 2014.01.03 16:27:00

프로 방송인과 프로 주부 사이를 오가는 설수현. 세 아이의 육아에 힘들 법도 하지만 늘 책 읽어주기를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예쁜 엄마는 무척이나 행복해 보였다.
그에게 엄마라는 평생직을 준 아이들과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설수현을  탐하다

화이트 오버사이즈 코트 나이스크랍. 큐빅 이어링 아가타파리.

설수현(38)은 방송가에서 꽤 선호하는 패널이다. 주로 가족사와 부부 생활, 육아의 시시콜콜한 부분을 풀어놓으며 시청자와 공감하는 프로그램에서 그를 자주 볼 수 있다. 올해만 MBC ‘세바퀴’, SBS ‘스타주니어쇼 붕어빵’, SBS E! ‘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엄마’, tvN ‘미녀들의 수학’, TV조선 ‘속사정’, 채널A ‘명랑해결단’, MBN ‘동치미’ 등에 출연하며 입담을 과시했다. 1999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미로 선발돼 세상에 이름을 알린 그는 MC로 활동하던 2002년 한독어패럴의 이창훈 사장과 결혼했다. 데뷔 초부터 1996년 미스코리아 선으로 데뷔해 탤런트로 활동하던 언니 설수진과 함께 ‘우월한 유전자의 미스코리아 자매’로 유명했는데, 언니가 2003년 검사 박길배 씨와 결혼하며 한 집안에서 사업가와 법조인 사위를 얻기도 했다.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그가 이런 이야기를 하나 둘씩 풀어놓으면 자연히 시청자들은 궁금증과 호기심으로 TV 앞에 앉게 마련이다.

▼ 다양한 연령대 스타들과 호흡하는 토크쇼에 많이 출연했어요. 촬영은 재밌나요.

즐기려 노력하는 편이에요. 다양한 토크쇼에 출연해 연륜과 경험 많은 선배님들과 촬영하다 보면 기도 눌리고… 이 말을 해도 되나, 치열하게 머리싸움을 해야 해서 한번 녹화하면 다음 날 기가 쫙 빠질 때도 있어요. 늘 모험은 하지 않고 안정적인 길로만 다녔는데, 이제는 사람들과 친해지려 노력하고 극복해나가는 중이죠.

▼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설수현을 찾는 건 다 이유가 있어서겠죠. 이야기보따리가 풍성해서일까요.

요즘 소재가 떨어졌어요(웃음). 아이 셋을 키운 게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소극적이고 남편 말을 잘 듣는 스타일인데, 부부싸움 횟수를 줄이려면 여자가 참아야겠더라고요. 어릴 때 부모님이 싸우시는 걸 본 게 기억에 오래 남았어요. ‘혹시 이혼하나?’ 싶어서 불안했죠. 제 아이에게는 불안함을 주고 싶지 않아서 절대로 부부싸움을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어요. 11년간 결혼생활을 하며 싸운 게 손에 꼽을 정도예요. 변할 수 있는 사람이 변하고, 참을 수 있는 사람이 참는 게 옳은 것 같아요. 육아랑 바깥일도 잘하는 사람이 해야 한다는 주의죠. 신랑이 은근 독설가라 말장난을 잘 치는데, 방송에서 이야기할 만한 소재거리를 종종 줘요. 남편과 둘만의 대화가 많은 편이에요. 아이들과도 마찬가지고요.



▼ 아이 키우면서 방송 활동을 하기가 쉽지는 않죠.

맞아요. 최근에는 일주일에 2~3일 정도만 일하고 다른 시간에는 아이를 보는 쪽으로 스케줄을 맞추고 있어요. JTBC ‘닥터의 승부’에 출연했을 때 표진원 씨가 저더러 남녀 차별을 하는 게 문제라고 하더라고요. 둘째인 가윤이가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한다고요. 며칠 전 학부모 모임에서는 엄마들이 아들인 승우만 예뻐하면 가윤이한테 남자친구가 빨리 생길 거라고도 했어요. 그래서 집에 돌아가자마자 가윤이랑 한 시간 넘게 대화하고 꼭 안아줬죠.

▼ 트위터만 봐도 교육에 대한 생각이 많아 보여요.

너무 쓸데없이 생각만 많아서 피곤해요(웃음). 생각을 멈추고 이제는 행동해야 할 것 같아요. 아이 낳고 어머니에 대한 마음이 커졌어요. 출산의 고통과는 또 다른 육아의 고통이 있더라고요. 어머니가 고생하며 저를 키우셨구나 하는 생각에 눈물이 핑 돌았어요.

▼ 어떤 엄마가 되고 싶나요.

어머니께서 어릴 적에 많이 편찮으셨거든요. 집에 안 계시면 엄마를 찾으며 운 기억이 나요. 지금도 함께 출연했던 의사들이 저더러 불안이 너무 크대요. 어머니에게는 감사하지만, 저는 어머니만의 삶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했거든요. 항상 돌보던 자식이 다 결혼하니까 어머니에게 우울증이 왔었어요. 그걸 보며 씩씩하게 삶을 살면서도 자식에게 걱정 끼치지 않는 건강한 부모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 강하고 튼튼한 엄마가 되려면 할 게 많겠어요.

일 끝나고 집에 가면 ‘책 세 권은 읽어줘야지, 꼭 안아줘야지’ 같은, 사소하지만 엄마로서 해줘야 할 것을 지키려 노력하죠. 혹시나 막내가 엄마 늙었다고 학교에 오지 말라고 할까 봐 꾸준히 안티에이징 관리도 하고요. 일주일에 세 번은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씩 근력 운동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고, 거의 매일 반신욕도 해요. 반신욕할 때 얼굴 마사지 팩도 하고, 향초도 켜놓고, 노래도 듣고, 책도 읽으면서 비로소 제 시간을 갖게 됐어요. 그 시간 안에는 피부에 좋다는 건 다 해요. 주변에서 “넌 참 부지런하다”고 말해줘요. 최소한 하루 30분은 습관처럼 피부에 투자해요. 바르는 것도 엄청나죠. 건조함을 못 견디고, 조금만 신경 쓰지 않으면 뾰루지가 올라오니 아침저녁으로 제품을 듬뿍 바르고 헤어 팩도 꾸준히 해요.

▼ 식습관은 어떤가요.

믹스 커피와 초콜릿을 끊은 지 꽤 됐어요. 그런데 방송하던 중에 이경애 씨가 “설수현 씨 당이 들어가야 말을 신나게 할 텐데 금단 현상이 너무 심하다”고 하셔서 많이 반성했어요. 그래도 그런 걸 줄였더니 살이 빠지더라고요. 과일을 정말 좋아해서 귤이나 포도를 많이 먹고, 커피로 시작하던 아침을 홍삼차로 바꾼 지도 꽤 됐죠.

▼ 요리는 잘하는 편인가요.

요리 프로그램 나가서 한 번 심하게 데서…. 프로그램 때문에 급하게 요리 학원 다니면서 배우고 요리 책만 몇 시간씩 들여다보느라 지쳤거든요. 요리하는 걸 싫어하지는 않는데 지금은 쉬는 중이에요. 아, 그렇다고 지친 거지 질린 건 아니에요. 그저 잠시 쉬는 중인데, 그 기간이 길어지고 있네요(웃음).

▼ 주로 무엇을 먹나요.

세 끼 모두 저염식이죠. 어머니께서 농사를 지어서 주말마다 채소를 가져다 주세요. 시금치며 양배추며 정말 맛있어요. 브로콜리, 가지, 호박, 두부 같은 걸 간을 안 하고 익혀 먹어요. 우리 가족은 맛있어 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싱겁다고 하죠. 그렇게 먹어 버릇을 해서인지 요리 프로그램에 나가서 간을 제대로 못 맞추겠더라고요.

▼ 아이들은 한창 과자를 좋아할 나이인데, 잘 먹나요.

셋 다 정말 채소를 잘 먹어요. 어릴 때부터 입맛을 잘 들여야 한다고 생각했죠. 승우가 아무렇지도 않게 양배추를 우적우적 씹어 먹는 게 신기할 정도죠. 상추도 뽑아다 주면 맛있게 먹고요. 아이들이 채소를 잘 먹으니까 정말 예뻐요.

▼ 집에서는 어떤 엄마인가요.

첫째 키울 때는 공부부터 알림장, 숙제까지 다 봐줬는데 둘째한테는 그만큼 신경을 못 썼더니 20문제 중에 13개를 틀려오더라고요. 자기는 최선을 다했다며 울기에 기본적인 것부터 봐주고 있어요. 과외나 학원 보내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필요한 것만 최소로 가르쳐요. 대신 책을 많이 읽어주죠. 첫째 가예에게 책을 많이 읽어줬는데, “가예야, 고양이가 쥐를 잡아다 대문 앞에 놓는 건 무슨 행동이니” 하면 “사랑받고 싶어서 나 잘했어요 하고 보여주는 행동이에요”라고 읽은 대로 말해요. 정말 똑똑해요. ‘아침에 먹는 토마토는 뭐에 좋고, 익혀 먹으면 뭐에 좋고’ 이런 식으로 박사님처럼 대답해요. 정말 노력한 보람을 느끼죠.

▼ 어떤 책을 주로 읽어주나요.

동화책요. 요즘은 책을 읽다가 잘 울어요. 하루는 ‘성냥팔이 소녀’를 읽는데 너무 슬픈 거예요. 죽음을 맞는 성냥팔이 소녀에, 어머니에 대한 감정이 겹쳐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마지막 선물’이라는 책은 할머니가 죽기 전 손녀에게 모든 걸 가르쳐주고 침대에서 일어나지 않는 걸로 이야기가 끝나는데 정말 슬퍼요. 10번 넘게 읽어줬는데, 읽을 때마다 엄마가 우니까 이제는 애들이 못 읽게 해요.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저도 성숙해지더라고요. 동화책만 한 양서가 없어요. 재밌기도 하고….

▼ 직접 동화책을 써볼 생각은 없나요.

어머니께서 제게 “너는 글 쓰는 거, 그리는 걸 좋아하니까 한번 해보라”고 하시는데, 그런 건 잘하는 사람이 해야 맞는 것 같아요.

▼ 예전에 ‘설수현의 러브소잉-엄마의 바느질’이라는 책을 냈죠. 여전히 바느질을 즐기나요.

아이들이, 만들어서 입힐 나이는 지난 것 같아요. 밖에 나가보니 엄마가 만들어준 옷보다 예쁜 게 많잖아요(웃음). 요즘은 리폼에 빠져 있어요. 쇼핑을 주로 온라인으로 하는 편인데, 뭔가를 사면 반드시 써먹자는 주의라 원피스를 잘라서 블라우스를 만들거나, 코르사주를 달거나, 니트에 레이스를 다는 등 예쁘게 만드는 걸 자주 해요. 최근에 생긴 재봉틀은 자수가 되는 거라 아이 옷에 이니셜을 박아주고 있어요.

설수현을  탐하다

도트 무늬 시스루 블라우스, 실크 미디스커트, 실크 벨트 모두 진태옥. 후프 이어링 케이트앤켈리. 진주 장식 브레이슬릿 프란시스케이. 오픈 토 스트랩 플랫폼 힐 슈즈원.



설수현을  탐하다

블랙&화이트 매니시 베스트, 재킷 모두 데무박춘무. 레더 레깅스 제시뉴욕. 핑크 골드 큐빅 이어링 인핑크. 골드 뱅글 케이트앤켈리. 블랙 탱크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 남편과는 어떻게 지내나요.

하루에도 수십 번씩 감정이 변하고 한번 빠진 감정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는 편인데, 남편이 그런 부분을 감내해줘서 고마워요. 예전에는 슬픈 일이 있으면 오랜 기간 그 감정에 갇혀 있었는데, 이젠 그런 감정을 잊고 일어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해요. 건망증이 심해지는 건 문제지만요. 엄마가 되면서 ‘여자’를 놓는 게 싫더라고요.

▼ 전문가가 말하길 결혼생활이 오래가려면 엄마가 여자임을 놓지 않아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맞아요. 저는 엄마여도 여자고, 그걸 놓고 싶지 않아요. 아마 나이 들어서도 변하지 않을 것 같아요. 강하고 카리스마 있는 할머니보다 여릿여릿한 매력 있는 할머니가 됐으면 좋겠어요. 나중에 무서운 시어머니가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자주 하고요.

▼ 남편과 싸우지 않고 잘 지내는 비결은 뭔가요.

감정을 표현하다 말이 막히면 눈물부터 나요. 그러다 보면 의사소통이 안 되잖아요. 그럴 땐 남편에게 답장이 오든 말든 장문의 카톡을 보내죠. 감정 코치를 하는 함규정 선생님이 “남편이 변하지 않는 것 같아도 감정을 싣지 말고 원하는 걸 최대한 무덤덤하게, 당연한 것처럼 도끼질하듯 말하면 언젠가 남편도 변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제 문제점은 말을 하지 않고 알아줄 때까지 참는 거였는데, 이제는 마음의 병이 생기지 않도록 계속 두드리고 요구해요. 싸울 때 유일한 표현은 말을 안 하는 거예요. 그러면 손해 보는 건 남편이죠. 재롱 떨 사람이 없으면 자기만 답답하죠(웃음).

▼ 스트레스 받으면 뭘 하나요.

술을 못 마시니까 노래를 불러요. “얘들아, 엄마 답답하니까 노래 좀 부를게” 하곤, 멜론에서 음악을 틀어놓고 가사를 보면서 따라 불러요. 이승철의 ‘사랑하고 싶은 날’ 같은 좋은 노래를 한 30여 분 따라 부르면 기분이 풀리더라고요.

▼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게 있나요.

얼마 전 박웅현의 ‘여덟 단어’를 읽고 어떤 분인지 정말 궁금해져서 ‘책은 도끼다’까지 사서 읽었어요. 하루하루 성실히 살다 보면 뭘 하든 어느 정도까지는 성취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러다 보면 굳이 큰 욕심을 내지 않더라도 나중에 ‘정말 열심히 잘 살았구나’라며 스스로 만족감과 자긍심을 갖게 될 것 같아요. 데뷔 초 아침드라마에 출연했는데, 그런 거 말고 영화에 정말 잠깐 카메오 출연을 해보고 싶어요. 따뜻한 엄마나 예쁜 아내 역으로요. 장르는 상관없이요. 영화 ‘시크릿’에 보니까 생각하면 생각하는 대로 인생이 펼쳐진다고 하더라고요. 지금은 ‘나중에 영화 엑스트라를 해봐야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 지금 행복한가요.

어릴 때부터 큰 꿈이 있던 게 아니었기에 지금이 행복한 것 같아요. 초등학교 1학년 때 아나운서가 뭔지도 모르면서 손석희 씨를 TV에서 보고 ‘정말 부럽다, 나도 저런 일을 해야겠다’ 싶었어요. 크면 방송해야지, 리포터가 돼야지 했는데 지금 삶은 그때의 상상 이상으로 가 있더라고요. 돌이켜보면 늘 생각한 것 이상을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운이 좋았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 워너비가 있나요.

없어요. 그냥 흘러가는 대로 자연스럽게 살고 싶어요. 욕심내지 않고, 변하지 않고요. 누가 봐도 한결같은 사람이고 싶은데, 남편 말로는 “예전에 비하면 달라졌다”고 하더라고요. 변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저도 조금씩 변하긴 하더라고요. 그래도 자연스럽고 따뜻한 사람으로 살고 싶어요.

▼ 독자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나를 놓지 말라는 것. 쉽게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더라도 나를 포기하지 말고, 지키고 참으면 그만큼 더 아름다워지는 것 같아요.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가 아닌 그냥 나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생각해보세요. 저는 자신에 대한 욕심이 많아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그래서 책을 놓지 않아요. 얼마 전에는 철학자 강신주의 ‘감정수업’을 읽었어요. 반신욕할 때 뭐라도 읽으면서 자극을 받으려고 해요. 100세 시대라고 했을 때, 제 인생은 이제 3분의 1 조금 넘은 거잖아요. 주저앉지 말고, 뭔가를 계속 꿈꾸고, 꾸준히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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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크업·하희현(작은차이)

스타일리스트·정수영

여성동아 2014년 1월 6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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