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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짱, 장근슈어…다른 누구도 아닌 장근석

“배우 장근석 되찾길 원해”

글·구희언 기자 | 사진·이기욱 기자, 그룹에이트 제공

입력 2013.12.17 10:53:00

‘스타’와 ‘배우’ 중 뭘 택하겠느냐고 물었다.
장근석은 ‘스타 배우’가 되겠다고 했다.
근짱, 장근슈어…다른 누구도 아닌 장근석
‘역사도 바꿀 수 있는 얼굴’ ‘양귀비의 환생’으로 평가받는 국보급 비주얼의 소유자. 거기에 어떤 여자도 돌아보게 하는 후광과 여심을 빠르게 알아채는 마성의 꽃미남. 국내 20대 남자 배우 중 이런 배역을 맛깔나게 소화할 만한 사람이 누굴까. 그런 의미에서 KBS2 수목드라마 ‘예쁜 남자’의 남주인공 독고마테 역에 장근석 외 다른 배우를 떠올리기 어렵다.

그가 드라마 ‘사랑비’ 이후 1년 6개월 만에 출연하는 ‘예쁜 남자’는 ‘언플러그드 보이’ ‘오디션’ 등으로 잘 알려진 만화가 천계영의 17권짜리 원작을 각색한 작품이다. ‘예쁜 남자’ 독고마테가 대한민국 상위 1%의 성공한 여성 10인방으로부터 얻은 돈·인맥 관리 등 노하우를 활용, 큰 야망을 품고 성공을 향해 가는 내용으로 로맨틱 코미디와 성장 드라마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내세웠다. 인터뷰 내내 ‘고민’ ‘이름’ ‘정체성’이란 단어를 자주 쓰던 장근석. ‘꽃보다 남자’ ‘공주의 남자’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적도의 남자’ 등 다양한 ‘남자’ 시리즈를 히트시킨 KBS에서 그가 ‘예쁜 남자’로 아성을 이어갈 수 있을까.

‘예쁜 남자’로 배우 장근석 되찾고파

▼ ‘예쁜 남자’는 어떤 작품인가요?

“‘예쁜 남자’는 제가 나오는 드라마입니다(웃음). ‘예쁜 남자’ 독고마테가 10명의 여자를 정복하면서 인생을 살아가는 데 남자가 가져야 할 덕목을 배우는 성장 드라마이기도 해요. 다양한 패션을 보여주고 여러 시도를 해야 하는 드라마라 볼거리가 많을 거예요.”



▼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해요.

“저는 일본에서 ‘근짱’, 중국에서는 ‘장근슈어’라고 불려요. 이 작품은 한국에서 배우 ‘장근석’이라는 이름을 되찾고 싶어 선택했어요. 원작을 읽고서 정말 재밌고 도전할 만한 작품이라 생각했는데, 너무 장근석스러운 캐릭터가 되지 않을까 걱정도 앞섰어요. 친구들도 ‘예쁜 남자’ 출연한다니까 ‘너 말곤 할 사람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제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이 작품을 했겠죠. 단순히 패션과 과장된 연기 외에도 독고마테라는 캐릭터를 통해 성공한 여성 10인방에게 성장과 성공의 덕목을 배우고, 로맨틱 코미디물에 흔히 나오는 법칙을 깨며 연기하는 게 굉장히 재밌어요. 전화할 때, 전화 끊고 혼잣말할 때, 여주인공 보통이를 대할 때의 마테가 모두 달라서 10가지 저를 뽑아내기에 바빠요.”

▼ 특별히 작품을 위해 준비한 게 있나요?

“음, 머리를 잘랐죠. 다들 이전부터 왜 머리를 안 자르냐며 애걸복걸했는데, 정작 자르고 싶은 건 저였어요. 올 초에 짧게 자르려 했는데, 송병준 대표님이 극 중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자르자고 하셔서 기다렸어요. 자르니까 시원하네요. 더 짧게 자르고 싶어요.”

▼ 상대역인 아이유(김보통)와의 호흡은 어때요? (아이유는 “장근석과 연기하다 보면 ‘어떻게 대본만 보고 저런 행동을 생각했지’라는 느낌을 받는다. 충격을 많이 주는 배우다”라고 말했다.)

“대한민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지켜드려야 할 사람이라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존재죠(웃음). ‘사랑비’ 찍을 때 윤아와는 워낙 친했거든요. 아이유 씨는 배우로서 존중하고 있어요. 사전에 연기 포인트를 짚어보지 않아도 잘 맞아서 재미있게 촬영 중이에요.”

▼ 홍유라 역 한채영과는 어떤가요?

“채영이 누나랑 중국 에이전트가 같아서 1년 반 전에 만나 인사도 하고 식사도 했어요. 그때부터 중국 활동 정보를 많이 얻으며 중국에 진출한다면 누나 어깨에 타고 가야겠다고 생각했었죠(웃음). 캐릭터에 대한 감을 첫 회에 못 잡으면 스프링처럼 튕겨 나가는 느낌이라 대본 리딩 다음 날 주연 배우, 작가들과 다시 모이자고 제안했는데, 알고 보니 누나도 따로 얘기한 게 있더라고요. 함께 열심히 하는 분위기여서 고마웠죠.”

▼ ‘매리는 외박 중’ ‘미남이시네요’ ‘사랑비’ 등 전작이 기대보다 성적이 좋지 않았어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요?

“국내에서 배우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건 아직 덜 성장해서겠죠. 사실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없어요. 아직 스물일곱 살밖에 안 됐기에 ‘한탕의 대박’을 노리다 단명하고 싶지는 않아요. 다양한 캐릭터를 경험하면서 배우 장근석의 입지를 굳히는 게 제 방향성이고요. 이 작품으로 단점을 장점으로 부각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좋은 작품을 남기는 것도 꿈이지만, 혹시나 잘 안되더라도 상처 받거나 작품 하는 데 두려워할 성격은 아니에요.”

▼ 준비하면서 기분이 남달랐겠어요.

“그동안 촬영할 때마다 관심을 많이 받았는데, 실패로 주눅이 들거나 쉽게 포기할 거였으면 지금껏 집에만 있고 음반도 내지 않았겠죠. 원래 11월에 일본 나고야와 오사카에서 콘서트가 잡혀 있었는데, 이 작품에 출연하고 싶어 과감히 페널티를 지불하고 연기했어요. 아티스트가 아프거나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면 있을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결과를 떠나서 다 던질 수 있는 작품이라면 한번 해보고 싶은 마음이었죠.”

▼ 이 작품으로 추구하는 방향에 가까워질 것 같나요?

“스스로 뭐가 지나치고 모자란지 다 안다면 거짓말이지만, 그렇다고 바보처럼 아무것도 모른 채 하고 싶은 것만 하지는 않거든요. 스타로서의 장근슈어와 근짱은 톡톡 튀고 자기 할 말 다 하는 아이지만, 한국에서는 너무 넘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게 단점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도 정확히 알고 있어요. 그렇다고 해외에서는 전기 스파크 튀듯 하는 애가 한국에선 성격 죽이고 마스크 쓰고 착하게만 있어도 이상할 것 같아요. 텐션 조절이 관건이죠. 이번에 독고마테를 통해 완급을 조절하며 캐릭터를 완성해가는 모습을 지켜봐주세요.”

▼ 얼마 전에는 팬들이 직접 대형 할인점을 돌며 ‘예쁜 남자’를 홍보하더라고요.

“중국 팬들이 어떻게 홍보할까 고민하다 버스에 광고를 내셨어요. 오가며 봤는데, 많은 분이 노래하는 장근석보다 연기하는 장근석을 더 기다리신 것 같아요. 저도 기다려온 순간이고요. 축제를 즐기자는 의미에서 준비해주신 이벤트 같아요.”

▼ 기혼 여성에게도 인기가 많은데, 이번 작품에서의 최대 미션은 뭔가요?

“기혼 남성들도 제게 많이 빠지셨으면 좋겠는데요. 많은 남성 팬을 확보하는 게 미션이기도 하고요. 전 변태같이 도전하는 걸 좋아해요. ‘예쁜 남자’라는 드라마에서 10가지 캐릭터를 새롭게 뽑아내고, 배우로 돌아와 장근석이란 이름을 찾는 게 목표죠.”

계속 도전하는 건 지금이 마침표가 아니기 때문

근짱, 장근슈어…다른 누구도 아닌 장근석
▼ 만화 원작의 드라마는 잘하든 못하든 욕을 먹는 경향이 있던데 걱정은 없나요?

“사실 원작을 끝까지 보지 않아요. ‘너는 펫’도 그랬고, ‘메리는 외박 중’도 그랬죠. 어느 정도 읽다가 ‘얘가 정말 뭘 추구하는 인간인지’ 알게 되면 바로 책을 덮어요. 제가 만화가 원작인 드라마를 두세 편 했는데, 반응은 좋지 않았을지언정 욕을 먹은 적은 없어요(웃음). 만약 ‘미남이시네요’가 성공해서 연기만 하고 가수를 안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반대로 물어보는 거예요. 그 위치에서 계속 있었을까요, 확 떨어졌을까요? 스코어가 안 좋아도 계속 뭔가 던질 수 있는 건 지금이 마침표가 아니라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작품을 안 하고 콘서트를 열면 돈은 더 벌겠지만 한국에서 배우로서의 제 이름은 계속 잊히니까….”

▼ 스타와 배우, 둘 중에 뭐가 되고 싶은 건가요?

“어느샌가 작품을 할 때마다 제일 많이 듣는 질문이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고 들어가느냐’ ‘해외에서 어떻게 홍보할 거냐’가 됐어요. 해외에서 노래하고 콘서트 하면서 어느 순간 외롭더라고요. 팬들의 사랑이 부족한 게 아니라, ‘장근슈어’ ‘근짱’으로 불리지만 제대로 ‘장근석’을 불러주는 사람은 없다는 걸 알았거든요. 참 아이러니한 게, 지금도 연극을 정말 하고 싶어요. 배우가 되려고 지금껏 버텨왔는데, 너무 다른 것들이 중심이 된 게 아닌가 싶었거든요. 지금의 방향성에서 원초적 배우의 모습만을 가져갈 것인가, 스타가 될 것인가는 스무 살 때도 받은 질문인데, 저는 ‘스타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 그동안 고민이 많았나 봐요.

“한번은 친한 형들과 술을 마시는데 ‘일본에서 네 인기가 대단하다’는 말에 만취한 한 형이 ‘너 한국에서 그 정도는 아니잖아’ 하더라고요. 자신도 잘 아는 걸 누가 콕 찍어 말하니 짜증이 확 나더라고요(웃음). ‘장근석은 해외용이냐, 내수용이냐’를 묻곤 하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다른 것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져 정체성의 혼란이 있었어요. ‘황진이’ 할 때처럼 ‘장근석이 저런 연기를 한단 말이야?’ 같은 이야기를 듣는 게 배우로서의 목표예요.”

▼ 평소 조언을 듣거나 깊은 속내를 털어놓을 만한 사람이 있나요?

“조언을 잘하는 성격도, 듣는 성격도 아니어서…. 혼자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죠. 진로나 목표 앞에서 흔들릴 때는 어머니가 상담자가 돼주세요.”

▼ 아까 연극도 하고 싶다고 했는데, 이전에도 마음먹으면 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은 이유가 있나요?

“일단 제가 바뀐 거죠. 근짱에 행복해하던 장근석은 드디어 진정한 자신의 이름을 찾기 위해 치열한 전투를 시작했다는 거죠. 지금 왜 그렇게 됐는지는 모르겠는데, 작품 하나 선택하기도 어려워요. 하고 싶은 역이면 바로 달려드는데, 상대방은 일본 판권 도장 찍고 현금부터 주겠다는 식으로 나와요. 이건 거꾸로 된 거잖아요. 작품은 좋은데 상대방이 ‘장근석은 이 역에 안 어울린다’ 할 수도 있고요. ‘예쁜 남자’는 그렇게 기다리다 만난 작품이에요. 지금 누리는 걸 원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 때문에 정작 하고픈 걸 못한 게 아닌가 하다가 연극 생각이 났어요. 지금도 연극영화과 동기들은 대학로에서 연극을 하고 있거든요. 그런 애들을 보며 부러움을 느꼈죠.”

▼ 스타 배우가 되는 것, 가능할까요?

“불가능한 걸 가능하게 만들어봐야죠. 제가 공식대로 가는 걸 좋아하지 않는 성격인 걸 다들 아실 거예요. 한순간에 바뀌기는 어렵겠지만, 다음 스텝을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고민 중이에요. 뭘 추구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겠죠. 방향성만 확실하다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근짱, 장근슈어…다른 누구도 아닌 장근석

장근석은 ‘예쁜 남자’를 통해 10가지 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여성동아 2013년 12월 6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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