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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Trend Report | 구 기자의 캐치 업

집에서 써보고 구매하는 홈 트라이 시스템

바쁜 현대인에게 딱!

글·구희언 기자 | 사진·문형일 기자

2013. 12. 05

직접 가서 쇼핑할 시간은 없고, 온라인 쇼핑은 물건을 직접 살피고 만져볼 수 없어 아쉬웠던 소비자에게 홈 트라이(Home Try) 시스템은 새로운 소비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집에서 써보고 구매하는 홈 트라이 시스템

1 젠틀몬스터의 오프라인 매장.

집에서 써보고 구매하는 홈 트라이 시스템

2 젠틀몬스터의 홈 트라이 서비스를 신청하면 5가지 안경을 집에서 시착할 수 있다.

아직 생소한 서비스인 ‘홈 트라이’는 쉽게 말해 사고 싶은 제품을 집에서 택배로 받아 써본 후 마음에 들면 사는 후불제 시스템이다. 국내에서는 2011년 패션 안경테 브랜드 젠틀몬스터(www.gentlemonster.co.kr)가 처음 도입한 이후 현재까지 시스템을 유지하며 패션 피플의 지지를 얻고 있다.

젠틀몬스터의 안경은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데프콘, 프라이머리 등이 착용한 것은 물론 영화 포스터에도 등장할 정도로 연예인들이 애용하는 제품이다. 수제 안경테라 가격이 10만원대부터 시작하지만, 업체 측은 홈 트라이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안경테를 5개까지 무료로 써볼 수 있도록 보내준다. 이용법은 간단하다. 사이트 내에서 써보고 싶은 안경 5개를 고르고 배송지를 지정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제품이 배달된다. 받은 날부터 3일간 안경을 써보고 마음에 들면 구매, 아니면 반송하면 된다. 왕복 배송비는 전액 업체에서 부담한다.

젠틀몬스터 측 담당자는 “수년 전 영국에서 안경테 홈 트라이 서비스를 보고 영감을 얻어 국내에 도입했다”며 “매장을 찾는 고객과 홈 트라이 고객 비율은 반반”이라고 밝혔다. 매장을 찾을 시간이 부족한 고객이나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안경을 직접 써볼 수 없어 구매를 망설이던 고객에게 홈 트라이 서비스는 효율적인 구매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외에서는 좀 더 다양한 제품군을 홈 트라이 서비스로 체험할 수 있다. Warby Parker(www.warbyparker.com)나 Glasses.com(www.glasses.com)과 같이 안경을 홈 트라이하는 서비스도 있고, ‘피팅룸을 집으로’라는 콘셉트로 티셔츠를 무료 배송한 후 5일간 입어볼 수 있게 한 Pickwick·Weller(www.pickwickweller.com) 같은 곳도 있다. 힐스(www.heels.com)에서는 구두 두 켤레를 집에서 5일간 신어본 후 구매를 결정할 수 있다. 두 켤레를 모두 사면 한 켤레는 50% 할인해줘 자연스럽게 지갑을 열게 한다. 단, 여기서 언급한 업체들은 수일 내 반송을 조건으로 걸고 있어 국내에서 이용하기는 어렵다.

홈 트라이 서비스의 생명은 소비자와 판매자 간 ‘신뢰’다. 고가의 제품을 받고 구매 의사가 없음에도 반송하지 않는 ‘먹튀’가 이어진다면 손해는 고스란히 판매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홈 트라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선의의 구매자들에게도 피해가 돌아가게 된다. 젠틀몬스터 측 관계자는 “서비스 도입 초기에는 제품을 회수하지 못하는 일도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 홈 트라이 서비스를 받아볼 수 있는 브랜드는 이곳이 유일하다. 하지만 이들의 ‘실험’이 2년째 성공적으로 진행 중인 걸 보면, 더욱 다양한 제품을 ‘홈 트라이’로 만날 수 있는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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