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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커플 진태현·박시은 드라마에서 연인으로 재회하다

글·구희언 기자 | 사진·이기욱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MBC 캡쳐 tvN 캡쳐

입력 2013.11.15 14:12:00

드라마에 함께 출연한 인연으로 연인이 된 스타들은 왕왕 있었다.
그렇다면 실제 연인이 한 작품에서 연인으로 다시 만나면 어떤 연기가 나올까.
리얼 커플 진태현·박시은 드라마에서 연인으로 재회하다


2010년 SBS에서 방송된 1백24부작 일일드라마 ‘호박꽃 순정’에서 탤런트 진태현(32·본명 김태현)은 식품 기업 손수의 후계자 민수를 연기했다. 소박하고 털털한 성격으로 신분을 숨기고 농수산물 시장 배달꾼으로 일하다 여주인공 순정(이청아)에게 반하는 인물이었다. 이야기가 진행되며 의남매라는 사실을 안 민수와 순정은 우여곡절 끝에 재회하며 열린 결말을 맞았다. 당시 박시은(33·본명 박은영)은 어린 시절부터 순정과 친구였던 사라 역이었다.
현실에서 맺어진 건 민수와 사라였다. 진태현과 박시은은 2012년 4월 열애 사실을 인정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두 사람은 신앙생활을 함께하며 사랑을 키워나갔다. 소문난 야구광이자 두산 베어스의 열렬한 팬인 진태현은 지난해 7월 트위터에 야구장에서 유니폼을 맞춰 입고 커플 사진을 찍어 올린 뒤 ‘시은이랑 작년부터 열심히 같이 다녔어요. 야구장에서 이슈가 되는 건 관심 없어요. 저흰 야구가 좋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잠실 가서 베어스 선수들 응원하고 형들 응원할 겁니다. 그냥 야구가 좋아요’라고 글을 쓰기도 했다.
결혼 적령기 선남선녀의 만남인 만큼 결혼설도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올리브TV의 ‘올리브쇼 쿠킹클래스’에 출연한 박시은이 “할 줄 아는 요리는 고작 6개인데 언니들이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는 걸 보니 결혼하고 싶어졌다. 신부 수업 중 제일 중요한 요리에도 관심이 생겼다”고 이야기해 이런 추측에 힘을 보탰다.

“일은 일이고 사랑은 사랑이더라”
그러던 중 두 사람이 한 작품에서 연인으로 재회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10월부터 방송 중인 MBC 아침드라마 ‘내 손을 잡아’에 동반 출연하는 것. 어머니를 죽인 살인자라는 누명을 쓴 한 여자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진실과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에서 박시은은 주인공 한연수 역을, 진태현은 민정현 역을 맡았다.
연출을 맡은 최은경 PD는 “캐스팅할 때 상처와 결핍이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싶어 웃는 모습이 행복해 보이면서도 왠지 슬픈 것 같은 네 명의 주인공을 골랐다”며 “배우들이 대본 리딩하며 이렇게 운 게 처음이라 느낌이 좋다”고 했다.
박시은은 “인생이 말도 안 되게 꼬인 여자가 어떻게 다시 일어나는지, 살고자 노력하는지 보여드릴 것”이라고 했다. 올해 5월 인기리에 종영한 같은 방송사 아침드라마 ‘사랑했나 봐’에 이어 5개월여 만에 시청자를 만나는 데 부담은 없을까. 그는 “저보다도 시청자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강인하고 스펙터클한 연기를 보여줄 수 있어 욕심나는 캐릭터였다”고 말했다.
“감독님이 이 작품을 하면 액션부터 멜로까지 다 가능한 배우가 될 거라고 하셔서 굉장히 기대하고 있어요. 많은 분이 제가 주로 착한 역을 맡았다고 생각하시는데, 그동안 굉장히 얄미운 역을 주로 했거든요. 이번에 착한 역으로 캐스팅해주셔서 감사했죠.”
진태현은 올해 5월 종영한 MBC 일일드라마 ‘오자룡이 간다’의 악역 진용석에 이어 이번에도 선악을 넘나드는 역을 맡았다. ‘오자룡이 간다’ 방영 당시에는 강력한 존재감으로 그의 캐릭터를 제목에 패러디한 “진용석이 간다”는 말이 시청자 사이에서 유행하기도 했다. “2001년 MBC 공채로 들어왔지만 영화배우가 되고 싶어 드라마를 떠났다가 많이 고생했다”는 그는 “다시 드라마를 하는 계기가 된 게 2008년 방영된 최은경 감독님의 ‘하얀 거짓말’이었다”고 했다.

리얼 커플 진태현·박시은 드라마에서 연인으로 재회하다


“지금의 저를 있게 한 감독님이죠. 언젠가 찾아주신다면 무조건 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박시은 선배님, 배그린 씨와 삼각관계가 될 텐데 그런 부분 외에도 선악을 오가는 굉장히 복합적인 인물이죠. 힘들지만 재밌어요. 진용석이 ‘직진 앞으로’ 같은 캐릭터라면 민정현은 ‘직진하다 멈춰 서고, 직진하다 멈춰 서는’ 캐릭터예요. 부담감은 없어요. 다 똑같은 드라마 아닙니까. 열심히 할 거고, 잘할 수 있는 곳에서 이번에도 신나게 시청률 쭉쭉 올려보겠습니다(웃음).”
일과 사랑을 병행하는 심정은 어떨까. 박시은은 “겪어보니 일은 일이고 사랑은 사랑이더라”며 웃었다.



리얼 커플 진태현·박시은 드라마에서 연인으로 재회하다


“일과 사랑이 함께 가기란 어렵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어요. 연인이라서 연기하기 편한 부분도 있지만, 그래서 더 어색한 부분도 많더라고요. 처음엔 같이 한 작품을 한다는 걸 부정적으로 생각했지만, 연인이 처음부터 끝까지 한 드라마에 출연할 기회가 흔치 않잖아요. 또 언제 올지 모를 일이고. 그래서 재밌고 서로에게 힘이 될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매일 어떻게 즐겁게 촬영할지를 고민해요. 앞으로가 걱정이에요. 서로 싸우고 미워하는 감정을 연기해야 하는데, 연기할 때의 감정이 실제에서도 많이 표현되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어요.”
옆에서 진태현이 “싸우자는 거야?”라고 장난스럽게 묻자 박시은은 “그건 아닙니다”라며 화사하게 웃었다. 진태현은 공식 석상에서 연인을 꼬박꼬박 “박시은 씨” “박시은 선배”라고 칭했다. 그가 꼽은 가장 큰 장점은 “(여자친구를) 매일 볼 수 있다는 것”.
“단점은 아직 못 찾았어요. 최은경 감독님이 ‘태현아, 작품 같이하자’ 해서 바로 ‘예’ 했는데 갑자기 박시은 씨가 캐스팅됐다는 거예요. 처음에는 ‘이게 뭐지…?’ 싶었지만, 박시은 씨가 이 캐릭터를 하고 싶다는데 말릴 이유도 없었고 정말 잘해주고 있어서 뿌듯해요. 앞으로도 작품 끝날 때까지 응원하려고요.”

격정적이었던 키스 신 촬영

최 PD는 “이 두 분을 현장으로 끌어낸 장본인이 저”라며 캐스팅 비화를 들려줬다.
“처음 캐릭터만 놓고 적역을 뽑은 게 박시은·진태현 씨였어요. 뽑아놓고 보니 실제 연인이라 당사자들이 고민이 많았죠(웃음). 저는 전혀 걱정하지 않았어요. 얼마 전에 두 사람이 격정적인 키스를 하고 깊어진 감정 신을 찍었는데 ‘아, 내가 굉장히 올바른 선택을 했구나’ 느꼈어요. 오래된 연인의 기본적인 호흡은 물론이고, 눈빛의 교감이나 촬영장 분위기나 모든 것에 있어서 ‘이보다 자연스럽게 잘할 수 없겠다’ 생각했죠.”
지금까지 촬영한 분량 중 최 PD가 최고로 꼽은 건 민정현이 법정에서 눈물이 글썽이는 표정으로 연인 한연수의 무죄를 주장하는 장면. 그는 “실제로 박시은 씨가 감옥에 가거나 안 좋은 상황에 닥치더라도 뭐든지 할 것만 같은 진태현 씨의 엄청난 믿음과 불타는 의지가 보여서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진정성이 넘치는 장면이 됐다”며 흐뭇해했다.
진태현에게 박시은과 키스 신을 촬영한 소감을 물었다.
“일할 때는 일이라서(웃음). 아마 다른 여배우였어도 격정적으로 키스했을 거고, 눈물 그렁그렁한 표정으로 법정에서 변호했을 것 같아요. 마음 편하게 촬영장에 와서 그 감정에 빠져 박시은 선배에게 키스했는데 예쁘게 나와서 좋았어요.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촬영할 때만큼은 스킨십이든 싸움이든 수백 배 몰입해서 연기할 겁니다.”
이들과 함께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이재황(민주원 역)과 배그린(오신희 역)은 실제 연인과 연기하는 기분이 어떨까. 특히나 배그린은 진태현을 놓고 박시은과 삼각관계를 이루는 역이다. 배그린은 “연기하면서 (진태현이) 배역이 아닌 시은 언니의 남자친구, 형부로 보이더라. 감독님께 상의했더니 무조건 집중하라고 하셨다”고 했다. 이재황은 “원래 촬영을 시작하면 상대 여배우와 친하게 지내고 장난도 많이 치는 편인데 이번엔 좀 힘들 것 같다”며 “박시은 씨랑 이야기하다 보면 갑자기 스산한 느낌에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러고는 “저는 두 분 응원합니다!”라는 말을 덧붙여 현장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3년간 만나며 크게 싸운 적 없어
진태현·박시은 커플은 9월 가수 소향의 뮤직비디오에서 이별 연기를 선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tvN eNEWS와의 인터뷰에서 이들은 3년간의 열애 이야기를 들려줬는데,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건 ‘호박꽃 순정’보다 11년 앞선 MBC 드라마 ‘선물’에서였다고. 진태현은 “MBC 공채 탤런트로 입사해 막 연기를 시작할 때였다. ‘선물’에 단역1로 들어갔는데, 당시 청춘 스타로서 주가를 올리던 박시은이 주인공이었다. 예쁘고 성실한 모습에 호감을 느꼈는데 11년 뒤에 ‘호박꽃 순정’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 인연이라 생각해 먼저 다가갔다”고 밝혔다. 박시은은 “‘호박꽃 순정’ 촬영 때 팬이라며 먼저 다가와서 살갑게 대해줘 고마웠다. 자꾸 만나다 보니 편하고 마음이 갔다”고 했다. 교제하는 3년간 소리 지르면서 싸워본 적이 없다는 두 사람은 큐 사인이 들어가자 프로답게 절절한 이별 연기를 소화했다. 올해 4월 한재석과 박솔미의 결혼식에서 박시은이 부케를 받아 두 사람의 결혼설이 재점화되기도 했다. 박시은은 “때가 되면 (결혼)하리라 생각하지만, 아직은 계획이 없다”며 수줍게 웃었다.

여성동아 2013년 11월 5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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