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자리 잡은 고도일병원의 모토는 ‘통증 없는 세상’이다. 이 병원 고도일 원장은 2001년 개원한 이래 우리나라에서 척추 질환 치료에 비수술적 요법을 확산시킨 원조로 통한다.
인터뷰가 있던 날 마침 고도일 원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건강을 책임지는 주치의단 의료자문의사로 선정된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20명의 자문의사 가운데 개원의는 고도일 원장이 유일하다고 한다. 사실 고도일 원장은 그 어떤 의사보다 역대 대통령들과의 인연이 각별하다. 그 시작은 1996년 김영삼 대통령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강원도 화천에서 군의관으로 근무하던 그는 부대 내에 물리치료실을 만들고 사병과 군인 가족들에게 도수 치료를 하고 있었는데 입소문이 난 것이다.
고도일 원장은 군의관으로 복무하면서 김대중 대통령 취임 후에도 제대할 때까지 1년간 물리치료를 하게 됐다.
원래 척추 치료에 관심이 있었지만 청와대에서의 경험은 비수술적 치료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그는 치료 효과가 좋고 회복 속도도 빨라 환자들의 고통을 크게 덜 수 있는 비수술적 치료법을 끊임없이 배우고 연구했다. 테이핑 요법을 배워 일본에서 강의를 하기도 하고, 2000년엔 호주 카이로프랙틱 전문의 자격증도 땄다.
“처음 비수술 요법을 시도할 때만 해도 의료계의 시선은 냉담했어요. 불필요한 고생을 사서 한다는 것이었죠. 물론 아픈 부위를 수술하면 회복이 빠르지만 재발의 위험이 있어요.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응급 환자가 아니라면 비수술 요법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확신했죠.”
이런 그의 믿음은 10년이란 세월이 흐른 지금 과학적인 수치로 입증됐다. 과거에는 허리가 아프면 수술을 많이 했지만 요즘은 전체 환자의 5~10% 정도만 수술을 한다.
통증은 몸이 보내는 이상 신호, 정확한 원인 찾아 치료해야
고도일병원의 비수술 치료법 중 대표적인 것은 경막외신경성형술, 경막외내시경술, 고주파수핵감압술 등이다.
경막외신경성형술은 수술 건수만 2만5천 회 이상으로 아시아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 시술은 꼬리뼈에 있는 척추관으로 통하는 구멍을 통해 1mm 미만의 특수 카테터를 삽입해 디스크와 협착증이 신경을 압박하는 부위까지 도달시켜 물리적으로 유착을 풀고, 화학적으로 유착을 녹이는 효소제와 신경의 염증 및 부종을 줄여주는 항염증제를 주입해 통증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다. 20~30분 정도의 짧은 시술 후 일정 시간 안정을 취하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경막외내시경술은 내시경 카메라를 장착한 특수 카테터를 꼬리뼈로 집어넣어 척추 질환을 치료하는 시술이다. 내시경과 특수영상장치인 C-arm을 이용해 신경을 압박하는 디스크를 찾아낸 뒤 레이저를 쪼여 디스크 크기를 줄인다. 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 환자 혹은 척추 수술 후 통증이 지속되는 환자에게 효과적이며 국소마취만으로 시술이 가능하고 회복이 빠른 것이 장점이다.
고주파수핵감압술은 고주파 열에너지를 방출하는 특수 바늘을 탈출한 디스크에 삽입한다. 디스크 내에 열을 가해 튀어나온 디스크를 수축, 응고시키면 디스크가 줄어드는 원리다. 이 치료법은 60℃ 내외의 저온 고주파열을 이용한다. 허리 디스크, 좌골신경통, 만성적인 허리 통증 치료술로 유용하며 주변 조직의 유착을 줄여 부작용과 합병증이 적고 성공률이 높은 것이 장점이다.
1 서울 서초구 반포에 자리잡은 고도일병원은 첨단 기술과 함께 최상의 의료 서비스로도 유명하다. 호텔 같은 병원 외관.
이 밖에도 현재는 대부분의 병원에 보편화돼 있는 인대강화주사 요법 역시 고도일 원장이 국내 신경외과에 최초로 도입했으며, 바늘로 디스크와 협착을 치료하는 FIMS 요법·체외충격파 치료 등 다양한 비수술 치료를 환자 상태에 맞춰 복합적으로 적용해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코어운동도수치료는 척추 심부 근육을 강화시켜 디스크와 협착증을 예방하는 치료법으로 재발을 막으려는 환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2009년 고도일 신경외과 의원에서 병원으로 승격한 고도일병원은 또 한 차례 변신을 앞두고 있다. 기존 척추 질환은 물론이고 암성 통증과 섬유근 통증, 대상포진 등 모든 통증 질환의 진단과 치료, 운동과 재활 요법까지 망라하는 병원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최근 병원을 증축하고 시설과 장비를 업그레이드했다.
사람은 누구나 살면서 통증을 겪는다. 통증은 그 자체로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몸이 보내는 이상 신호일 수 있다. 고도일 원장은 “발병 초기에 정확한 원인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만성 통증 같은 경우엔 원인을 제거한 후에도 뇌의 민감성으로 인해 통증이 남을 수 있는데, 이 경우에도 치료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한다. 만성 통증 치료 요법으로는 자기장으로 뇌 신경세포를 자극해 통증을 치료하는 경두개자기자극술(TMS), 뇌로 통증이 전달되는 과정에 작용해 통증을 완화하는 스크램블러 요법 등 첨단 치료법을 시행하고 있다.
강남에서도 중심가에 위치한 고도일병원은 호텔처럼 깔끔한 외관과 쾌적한 인테리어, 발레파킹 등 친절한 서비스로도 유명하다. 여기에는 고도일 원장의 진료 철학이 담겨 있다.
“내원 환자들은 지치고 힘든 몸을 이끌고 오는 분들입니다. 그분들이 편하게 진료와 치료를 받고 쾌유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는 게 저희가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이죠.”
2 3 4 병원 내 야외정원, 운동도수센터와 대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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