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멀어지는 남녀 관계 같은 건 없다. 사소한 균열을 방치하다가 시간이 흐른 후 ‘아, 우리 사이에 꽤나 큰 문제가 생겼구나’ 하고 알아차리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멀어진 관계를 되돌릴 수 있는 강력한 ‘한 방’이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 멀어지는 데는 꽤 긴 시간이 걸렸는데 가까워지는 데는 아주 짧은 시간만을 쓰려고 하는 것이다.
섹스도 마찬가지다. 기혼자들은 묻는다. “어떻게 하면 신혼 때 느낌을 되찾을 수 있나요?” “오늘밤 뜨겁게 달아오를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라고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멀어진 사이를 한 방에 되돌릴 수 있는 비책 같은 건 없다고 보는 편이 낫다. 그렇게 쉽게 회복되는 것이 남녀간의 ‘케미스트리’라면 이 세상에 섹스리스나 섹스 트러블을 호소하는 커플은 존재하지도 않을 테니까. “잠자리에 심드렁하던 와이프가 갑자기 야한 속옷을 입고 있으면 반갑기는커녕 무섭다는 생각만 들죠”라고 말하는 남자들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섹스 라이프에 다시 불을 지피고 싶다면 갑작스럽게 큰 변화를 시도하기보단 작은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좋다. 남편이 피곤에 지쳐 누워 있을 때 갑자기 덮치는 식이 아니라 페니스 주변을 정성 들여 마사지하는 것처럼, 양 손바닥으로 그의 아랫배를 2~3분간 주무른 후 명치에서부터 아래로 내려가면서 굳어 있는 부위를 반복적으로 풀어주면 정체돼 있던 성 에너지가 활동을 시작하게 되지 않을까.
또 갑자기 하드코어 느낌의 바이브레이터를 사용해보자고 할 수는 없는 일. ‘당신을 위해 준비했어’라며 핫 마사지 젤로 그를 좀 더 특별하게 대하거나, 피곤에 지친 남편이 침대에서 잠에 빠져 있을 때를 틈타 자연스럽게 눈가리개를 하는 방법도 있다. 눈을 가린 채 깃털이나 붓 등 소프트한 자극을 줄 수 있는 도구를 사용한다면 그는 거부할 수 없는 강렬한 자극에 사로잡힐 것이다. 우리 신체의 다섯 가지 감각 중 한 가지를 제한하면 다른 감각들이 더욱 예민해지면서 집중력도 높아진다. 늘 하던 평범한 키스가 훨씬 예민하게 느껴질 테고, 늘 맡던 서로의 체취가 어쩐지 더 야릇하게 느껴질 것이며, 미처 알지 못했던 성감대를 발견하는 환희를 경험할 수도 있다.
강력한 ‘한 방’보다 디테일로 승부하라
하지만 이런 물리적인 자극에 관한 노력만큼이나 뇌에 대한 배려 역시 필요하다. 섹스는 뇌로 하는 것이라는 말도 있으니 말이다. 그와의 관계 도중에 잡념을 버리고 평상시 자기가 생각하던 섹시한 판타지를 떠올리는 것도 뜨거운 섹스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를 조금 더 적극적인 남자로 변화시키고 싶다면 작은 부분까지 칭찬하는 것도 좋은 방법. 침대에서 인정받고 싶고, 여자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끼는 남자들에게 칭찬만큼 좋은 보약도 없다. 칭찬을 어렵게 생각할 건 없다. ‘난 자기만 보면 왜 이렇게 달아오르나 몰라’라는 정도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작은 균열로부터 시작했던 두 사람의 멀어진 몸을 다시 가깝게 만드는 것은 결국 다시 또 ‘작은 노력’일 거다. 오늘밤부터 그 작은 노력을 시작하면 어떨까. 인생의 ‘한 방’이란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니듯, 섹스 라이프에도 ‘한 방’ 같은 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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