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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healing table

양은숙이 자연 속에 차린 그린 테이블

신록과 푸른 하늘은 덤

기획·한여진 기자 | 사진·현일수 기자

입력 2013.07.16 11:02:00

주위를 둘러보면 지천이 밥상 재료라는 푸드스타일리스트 양은숙을 그의 경기도 광주 작업실에서 만났다.
그가 자연을 소품 삼아 차린 테이블은 건강하고 편안하면서 스타일리시하다.
양은숙이 자연 속에 차린 그린 테이블


요리에는 요리한 이의 취향과 성격뿐 아니라 인심까지 버무려져 드러난다. 푸드스타일리스트 양은숙의 요리는 그를 닮아 건강하면서 편안하고 스타일리시하다. 얼마 전 시골 생활 이야기를 담은 책 ‘들살림월령가’를 발간해 화제를 모으는 그를 경기도 광주에 자리한 작업실에서 만났다.
그는 우연한 기회에 지인의 소개로 이곳에 이사 오면서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축복 같은 삶을 선물 받았다. 작정하고 시골 생활을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생활 터전을 옮기는 것에 대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던 건 집 전체를 아우르는 시원하게 뻗은 전나무 숲과 벼가 노랗게 익어가던 마을의 목가적인 풍경에 압도됐기 때문이다.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들어와야 만날 수 있는 이곳은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을 정도로 오지예요. 그만큼 자연과 가깝다는 얘기죠. 사소한 불편을 감수한 보상으로 도시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달디단 공기맛과 푸근한 사람 냄새를 느낄 수 있답니다. 늘 동동거리며 바쁘게 재촉하던 발걸음 속도를 늦추니 말의 속도도 늦춰지고 생각의 속도도 늦춰졌어요.”
아름다운 음식을 만들고 담는 일을 하는 푸드스타일리트에게는 열린 감성이 중요하다. 계절마다 달마다 날마다 시간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자연을 보노라면 저절로 감수성이 풍부해진다. 꽃, 나뭇잎, 나뭇가지, 돌 등 주위에 널린 천혜의 소재는 스타일링의 빛나는 소품이다. 시골 생활을 시작한 뒤 그의 테이블 스타일링도 자연을 닮아가고 있다. 푸른 풀밭을 테이블 삼아 요리를 차리고 파란 하늘을 배경 삼아 요리를 담아낸다. 햇살과 바람, 땅과 하늘에 항상 빚을 진 기분이지만 빚이 늘면 늘수록 삶은 풍요로워진다. 알근알근한 무처럼 소박하면서도 꾸밈이 없는 시골 생활의 매력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그는 진정한 행운아다.

양은숙의 시골 살림살이

양은숙이 자연 속에 차린 그린 테이블


1 그의 집 문을 열면 먼저 마주치는 것이 소반으로 다양한 모양의 소반이 조르르 쌓여 있다. 소반은 그의 스타일링에 빠지지 않는 소품 중 하나다. 풀밭에 자연스럽게 놓고 찻잔 하나만 올려도 멋스럽다.
2 테이블 세팅이 허전할 때는 향초를 활용한다. 따뜻한 불빛뿐 아니라 은은한 향기가 공간을 한층 아늑하게 만든다.
3 학창 시절 사용하던 빈티지 밀크 유리잔을 얼마 전 친정에서 갖고 왔다. 오래된 그릇에는 저마다 사연이 담겨 있어 보기만 해도 아련한 기분이 든다.
4 경기도 광주로 작업실을 옮기면서 이천과 광주의 도예 공방을 자주 찾는다. 흙을 빚어 뜨거운 불에서 구운 도자 그릇으로 테이블을 세팅하면 요리가 한층 맛있고 따뜻해 보인다.
5 동네 어귀에 서 있는 뽕나무와 벚나무에서 딴 오디와 버찌는 도심에서는 구할 수 없는 별미 간식이다. 현관을 열고 나가면 지천에 이렇게 특별한 음식이 가득하다. 이런 것이 시골 생활의 행복 아닐까?
6 그동안 하나둘 모은 젓가락은 테이블 세팅의 밑천이다. 젓가락을 정리해 보관할 수 있는 패브릭 주머니에 그의 스튜디오 이름 ‘bab’을 직접 수놓았다.
7 놋그릇의 쓰임새는 다양하다. 한식을 담아도 잘 어울리고, 서양식이나 디저트, 간식을 담아도 멋스럽다.
8 나뭇잎 코스터는 그가 애용하는 소품이다. 나뭇잎으로 테이블을 꾸미면 봄에는 연둣빛으로 물들고, 여름에는 짙은 초록색으로 변했다가 가을에는 붉게 물든다. 테이블에 계절의 정취를 고스란히 담을 수 있다.
9 하루 종일 햇살이 들어오는 작업 공간. 거친 나뭇결이 느껴지는 커다란 테이블을 중앙에 두고 사방에 그릇장을 짜 넣어 그릇과 소품 등 갖가지 살림살이를 수납했다.



양은숙이 자연 속에 차린 그린 테이블


Table Styling 01
“시원한 수박화채 생각이 간절해지는 여름이다. 야외에서 커다란 그릇을 챙기는 게 마땅치 않을 때 수박 껍질을 그릇으로 활용하면 편리하고 선홍빛 수박과 껍질의 초록 줄무늬가 청량감을 준다. 여름철 빼놓을 수 없는 간식인 옥수수는 쪄 먹어도 맛있지만 불에 한 번 구우면 더 고소하다. 구운 옥수수는 나무꼬챙이를 끼워 스타일링했다. 나무가 우거진 들판에 새하얀 천을 깔고 나뭇가지를 기둥 삼아 하얀 천을 내려 자연 속 테이블을 만들었다. 이곳에서 옥수수 하나씩 들고 동심으로 돌아가 옥수수 하모니카를 불어보면 어떨까?”

얼음 동동 수박화채

양은숙이 자연 속에 차린 그린 테이블


준비재료
수박 ½통, 참외 2개, 우유 3컵, 탄산수 1컵, 얼음 조각 20개, 레몬밤이나 민트 잎 약간
만들기
1 수박은 과육을 파내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2 참외는 껍질을 벗겨 먹기 좋게 썬다.
3 우유와 탄산수를 섞어 수박 껍질 속에 붓고 수박과 참외를 넣는다.
4 넓은 쟁반에 ③을 올리고 주변에 얼음 조각을 담아 장식한다.
5 개인 볼에 수박화채를 덜어 담고 얼음과 허브 잎을 띄운다.

구운 옥수수 하모니카

양은숙이 자연 속에 차린 그린 테이블


준비재료
옥수수·나뭇가지 10개씩, 물 11컵, 소금 1½큰술
만들기
1 옥수수는 속껍질 한 겹을 남기고 겉껍질과 수염을 벗긴다.
2 냄비에 물을 붓고 소금을 녹인 뒤 옥수수를 넣고 찐다.
3 나뭇가지 끝을 깎아 옥수수에 끼우고 불에 한 번 굽는다.






양은숙이 자연 속에 차린 그린 테이블

1 작은 손길 하나가 테이블을 한층 멋지게 만든다. 막걸리 잔에 얼린 얼음을 칼로 쪼개 수박 화채에 자연스럽게 담아 화채를 한층 시원하고 먹음직스럽게 만들었다. 2 마당에서 키우는 민트와 레몬밤 등 허브를 생수에 넣어 허브 물을 만들었다. 냉장고에 넣어 보관했다가 마시면 한여름 무더위도 싹 잊을 만큼 시원하고 청량하다.



Table Styling 02
“그늘이 내린 풀밭에 앉아 텃밭에서 딴 쌈 채소에 보리밥을 싸 볼이 미어지게 먹는 맛은 수라상에 비할 바가 아니다. 거친 밥상이 때때로 통쾌한 쾌감을 준다. 텃밭에서 뚝뚝 딴 쌈 채소와 보리밥, 밑반찬을 함지박에 소담하게 담고 찐 감자는 나뭇잎에 싸서 화로에 담아냈다. 감자를 나뭇잎에 감싸서 내면 푸른색이 식감을 좋게 하고 앞접시로도 활용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텃밭 쌈채와 보리밥

양은숙이 자연 속에 차린 그린 테이블


준비재료
쌈 채소 적당량, 보리밥 3공기, 쌈장 2큰술, 열무김치·밑반찬 적당량씩
만들기
1 쌈 채소는 씻어 물기를 충분히 턴다.
2 보리밥과 쌈장, 열무김치, 밑반찬 등을 그릇에 담아 큼직한 함지박에 담아낸다.








나뭇잎으로 감싼 하지감자

양은숙이 자연 속에 차린 그린 테이블


준비재료
하지감자 10개, 떡갈나뭇잎 10장
만들기
1 감자는 껍질째 찜통에 찐다.
2 한 김 식힌 감자를 떡갈나뭇잎이나 목련 잎에 싼다.







양은숙이 자연 속에 차린 그린 테이블


Table Styling 03
“커다란 전나무를 배경 삼아 테이블을 두고 국수를 한상 차렸다. 여러 사람이 둘러앉아 먹는 국수 상차림은 냉국과 국수를 커다란 그릇에 담아내 개별적으로 덜어먹는 방법도 재미있다. 테이블 중앙에 노란 들꽃을 비비추 잎과 함께 꽂고, 쓰러진 벚나무를 다듬어 젓가락 꽂이를 만든 뒤 모양이 다른 젓가락을 꽂아 고르는 재미도 선사해본다.”

향긋한 들나물 모듬전

양은숙이 자연 속에 차린 그린 테이블


준비재료
돌미나리·고들빼기잎·뽕잎·당귀잎·방풍나물잎 적당량씩, 치자 우린 물·밀가루 1컵씩, 소금·카놀라유 약간씩
만들기
1 나물은 여린 잎만 따서 다듬는다.
2 밀가루에 치자 우린 물을 섞은 뒤 나물을 넣어 섞는다.
3 달군 팬에 카놀라유를 두르고 반죽을 부어 앞뒤로 노릇하게 부친다.




오이미역 냉국에 만 쌀국수

양은숙이 자연 속에 차린 그린 테이블


준비재료
건미역 30g, 오이 1개, 양파·청양고추 ½개씩, 쌀국수 150g, 미역 양념(간장·참치액젓·다진 마늘 1큰술씩, 국간장 ½큰술, 소금 약간, 물 1컵), 국수양념(물 3컵, 매실청 2큰술, 식초 3큰술, 소금·통깨 약간씩, 조각 얼음 ½컵)
만들기
1 미역을 물에 불려 살짝 데친 뒤 찬물에 헹군다.
2 오이는 돌려 깎고 양파는 채썬다.
3 청양고추는 다진 뒤 ①에 미역양념과 함께 섞어서 냉장 보관한다.
4 물에 불린 쌀국수는 끓는 물에 데쳐 찬물에 헹군다.
5 분량의 재료를 섞어 국수양념을 만든다.
6 ②와 ③, 쌀국수를 그릇에 담고 국수양념으로 간을 맞춘다.

양은숙이 자연 속에 차린 그린 테이블

1 테이블 한쪽에 부채를 나뭇잎과 함께 두었다. 무심한 듯 한쪽에 두었지만 식사를 하면서 더울 때 시원한 바람을 쐬라는 작은 배려가 담겨 있다. 2 쓰러진 벚나무를 토막 내 구멍을 송송 뚫은 뒤 젓가락을 꽂아 테이블을 세팅했다. 들판에 핀 꽃은 테이블을 화사하게 만드는 일등 공신이다. 3 시골 생활의 즐거움은 함께 나누는 데 있다. 지난 5월 책 ‘들살림월령가’를 출간한 뒤 찾는 이가 부쩍 늘어 요즘은 손님 치르기에 여념이 없지만, 바쁜 가운데 행복이 솔솔 들어오고 있다.




요리·양은숙

여성동아 2013년 7월 5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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